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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ger] 체첸항쟁사

미국 남북전쟁- 리치먼드로 가는 붉은 길 5. 윌더니스 전투 = 리 장군님은 뒤로!

작성자jager|작성시간08.03.11|조회수1,314 목록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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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핸콕의 힐군단 공격

                                                    

 

  핸콕 군단의 공격 개시 시간은 5월 6일 새벽 5시였다. 버니사단의 공격으로 시작된 핸콕의 공격은 8시경이 되자 번사이드 군단의 스티븐슨 사단과 5군단의 워즈워스 사단까지 합세한 대공세가 되었다. 9시경이 되자, 힐군단의 방어선이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마침내 오전 10시, 기본 사단장이 핸콕에게 남군이 더 이상 방어선에 있지 않다고 보고했다. 군단 전체가 붕괴된 것이다.

  당시 리장군은 힐군단과 함께 있었기 때문에 이 대공세에 휘말리게 된다. 11시 무렵이 되자, 북군의 공세는 남군 사령부가 있는 위도우 농장까지 파고들었다. 리장군은 포대를 배치하여 북군의 공세에 저항하였다. 힐 군단장까지 포대를 거들면서 포격을 하였지만 북군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포대가 노획될 지경이었다.  힐군단은 완전히 패주하고 북버지니아군도 파괴되기 직전이었다.


  바로 그 순간, 포연을 뚫고 후방에서 누더기를 입은 한 무리의 부대가 나타났다. 북군의 포격 속에서 흐트러지지 않고 정렬한 채 남군 포대 뒤에 나타났다. 과거 후드가 지휘했던 전설적인 부대, 그레그의 텍사스 여단이었다. 마침내 롱스트리트의 군단이 도착하였다. 그것도 가장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장소에서, 리의 최정예 여단이 도착한 것이다.


  리장군은 참을 수 없어 소리쳤다. “텍사스 만세! 텍사스인들이 적을 몰아내 주는구나!” 이에 텍사스 여단은 열광적인 환호로 답하였다. 여단장 그레그는 부대를 정렬시킨 다음 명령하였다. “텍사스 여단, 리장군님이 지켜보고 계시다. 전진!”

  텍사스 여단은 사기가 충천한 채 앞으로 나아갔다. 리장군은 끓어오르는 투지로 인하여 자신이 직접 여단을 지휘하고자 하였다. 애마 트래블러 위에서 권총을 뽑아든 뒤, 부대의 선두에 나섰다. 남군은 자신들의 사령관이 전방에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하였다. 말고삐를 붙잡으며 말했다. “장군님, 뒤로 가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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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장군과 텍사스 여단
 
 

  하지만 리장군은 들리지 않는 듯 말을 몰아 전진하고 있었다. 마침내 부대가 정지한 채 소리쳤다. “장군님이 뒤로 가시지 않으면 저희는 전진하지 않겠습니다!” 다행히 롱스트리트의 참모인 베너블 대령이 와서 작전을 위해 상의할 내용이 있다고 하자 물러섰다. 텍사스 인들은 물러나는 리장군에게 환호로 답하며 소리쳤다. 어느 병사는 복받치는 감격에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나는 여기서 죽어도 좋아! 리장군님을 위해서라면 지옥에라도 돌격하겠어!”

  텍사스인들은 리장군이 물러선 뒤에 핸콕의 선두 부대를 향하여 반격을 가했다. 670명 정도였던 텍사스 여단은 500명이 사상될 때까지 북군의 진격을 저지하고 롱스트리트 군단이 도착할 때까지 버텼다. 그들은 리의 사랑받는 부대로서 자신들의 임무를 완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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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더니스에 있는 텍사스 여단 기념비

 

 


  롱스트리트 장군은 리장군과 만나 전방의 사정을 들은 뒤에 역습을 계획하였다. 힐 군단의 전방에 부대를 배치하여 핸콕의 진격을 저지한 뒤에, 우측에 있는 공사중인 철도를 발견하고 부관인 소렐 중령에게 4개 여단을 지휘하게 하여 핸콕의 좌측면을 강타하였다. 6시간의 전투로 지친 핸콕은 롱스트리트의 상대가 되지 못하였다. 기습은 성공하였고 북군은 와해되어 도주하였다. 롱스트리트는 공격의 기세를 올리기 위해 전방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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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스트리트와 만나는 리장군


 

  그런데 공격 부대 중 하나인 마혼 여단의 병사들이 전방에 나타난 롱스트리트 일행을 북군으로 오인하고 발포해 버렸다. 이 사격으로 인해 롱스트리트는 목에 중상을 입는다. 1년전 챈슬러슨빌에서 잭슨이 오인사격을 당한 곳과 거의 같은 장소였다. 다행히 롱스트리트는 목숨을 건졌지만 그 뒤 10개월동안 부대를 지휘하지 못한다.


 롱스트리트의 중상으로 인하여 남군 공격의 기세는 수그러졌다. 사령관의 교체로 인해 공격시간이 늦어졌으며, 부대를 정렬하는 데 다시 시간이 늦춰졌다. 오후 4시경에야 다시 공격을 가했지만 이미 핸콕은 부대를 정렬하고 방어진지를 구축하였다. 이로써 북군을 다시 강가로 밀어낼 기회가 사라졌다.


  번사이드의 경우, 이러한 핸콕의 공세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했다. 기동이 너무 늦은 데다가 남군 람서 여단과 전투하느라 힐의 측면을 돌파하지 못했다. 한참 싸우고 있는 동안 핸콕 군단이 무너져서 이를 지원하기 위해 후방으로 행군하였다. 하지만 숲이 우거진 지역이라 역시 행군하는 데 너무 시간이 걸려서 이날 전투에서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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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스트리트 군단과 고든의 공격

 

 

 한편 이웰군단의 경우,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고든여단이 북군 우측면을 기습하였다. 전날 전투에서 큰 전과를 올린 고든 준장은 이른 아침부터 북군 진지를 정찰하였고 좌익이 비어있음을 알았다. 적의 보급선을 차단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 고든은 자신의 여단으로 공격을 하도록 허가를 구했다. 오전 9시에 상관인 얼리 사단장에게 요청하였지만 얼리는 위험하다고 이를 반대하였다. 고든은 계속 끈덕지게 요구하였다.

  오후 5시가 넘어서, 리장군이 이웰 사령부에 나타나서 고든과 이웰, 얼리의 논쟁을 목격한다. 리장군은 고든의 보고를 들은 뒤에 이 공격을 승인한다. 고든은 기다렸다는 듯이 부대를 진격하여 세지윅 군단의 우익을 선회하여 북군 보급선을 차단한다. 비록 잠시뿐이었지만, 포토맥군 전체의 보급로가 고든 여단에 의해 막히게 되었다.

  고든은 이 공격으로 400명의 북군을 죽이고 600명을 포로로 잡는다. 포로 중에는 북군 세이무어 장군과 세일러 장군이 포함되어 있다. 북군 우익 전체가 위험해 졌지만 날이 너무 어두워서 공격의 기세가 끊겼다. 북군은 방어선을 뒤로 후퇴하여 이 위기에서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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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전 중에 중상을 입는 롱스트리트
 

  마침내 밤이 되어 전투는 끝났다. 숲 속 여기저기에서 불이 붙어서 마치 지옥을 보는 듯 하였다. 리와 그랜트의 최초의 전투인 이 윌더니스 전투에서 북군은 1만 7천의 사상자를 냈다. 남군은 확실한 자료가 없지만 7천에서 1만의 손해를 입었다. 6만 2천의 남군이 12만의 북군을 맹타한 것이다.

  5월 6일 밤, 숲 속에서 붙은 불로 인하여 북군 부상자 500명이 타죽었다. 이들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그랜트는 자신의 천막 속에서 울부짖었다. 리장군과 처음 접하게 된 그는 자신의 작전이 여지없이 실패한 것에 참을 수가 없었다.

 강을 건넌 다음날, 그는 예상치 못한 남군의 기습으로 인해 숲속에서 전투를 치러야 했다. 다음날 대부분의 북군을 동원하여 힐 군단을 공격하였지만 먼 행군 끝에 도착한 롱스트리트 군단의 공격으로 인하여 실패로 끝났다. 거기다가 고든의 공격으로 주 보급로마저 위험해 진 것이다.


 하지만 그랜트는 지금까지 리장군과 싸워온 북군 장군들과는 확연히 다른 사람이었다. 5월 6일 정신없는 전황 속에 북군 사령부는 겁에 질렸다. 특히 고든의 공격으로 인하여 공포가 극에 달했다. 심지어는 이제 리장군이 남군 전부대로 라피단강과 북군 사이를 차단할 것이기 때문에 빨리 도망가야 한다는 참모도 있었다. 이 때 그랜트가 나섰다. “지휘부로 돌아가! 리가 뭘 하건말건 우리가 어떻게 할까 생각해! ”


 그리고 후커나 번사이드, 맥클레란과는 달리 그랜트는 강을 건너 후퇴하지 않고 리치먼드를 향해 진격하기로 하였다. 비록 사상자의 비율이나 규모로 보아 챈슬러슨빌보다 더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랜트는 굴하지 않았다. 그는 애초에 포토맥군 사령부에 왔을 때부터 리의 군을 결판내기로 결의한 것이다.


  사실상 이 순간부터 북부의 승리가 거의 확실해 졌다. 북부의 막대한 물량으로 소모전을 하겠다는 최초의 근대장군이 등장하면서 남부의 패배는 확실시 되었다. 그랜트가 남쪽으로 진격하겠다고 하자 북군은 환호성으로 이에 답했다. 마침내 포토맥군은 리장군을 상대할 만한 지휘관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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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더니스 전투가 끝난 뒤의 그랜트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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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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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로마정신병원 | 작성시간 08.03.14 참 보면 신사적으로 싸운다는 느낌; 현대전에서는 기대못할 일들이 많네요
  • 작성자부여 | 작성시간 08.03.14 리장군은 어쩌면 남부의 상황이 절망적인것을 알고 남부와 함께 장렬히 전사하고 싶었는지도....
  • 작성자jage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03.14 리와 휘하 장군들은 대부분 남부가 결코 최종적인 승리를 얻어내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남부에 가담하였습니다. 그리고 살아서 자신들의 패배를 보기를 원하지 않은 사람도 많았습니다.
  • 작성자임용관 | 작성시간 09.08.13 잭슨과 스튜어트라는 명장이 남군의 오인사격으로 죽게 되다니... 남군은 참으로 운이 없군요...
  • 작성자기러기 | 작성시간 09.10.31 리도 대단한 지휘력을 보였지만 그랜트도 만만치 않군요..그토록 큰 피해를 입고도 굴하지 않고 진격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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