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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벽

작성자KWEASSA|작성시간05.01.13|조회수839 목록 댓글 3

보병의 밀집진형은 사실 전사상 특출한 것은 아닙니다.

창과 방패로 무장한 병사들이 밀집진형을 이루는 경향은 이미 앗시리아나 수메르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이러한 형태의 밀집진이 '팔랑크스'의 조상격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우리가 상상하는 부류의 '팔랑크스'라는 진형도 또한 기원전 4세기 마케도니아에서 비롯된 것에 불과하고, 기원전 8세기 무렵 그리스에 도입되었다는 '팔랑크스'는 마케도니아의 것과는 다른 방식이었습니다. '팔랑크스' 자체가 원래는 특수한 형태의 진법을 일컫기 보다는 '보병밀집진' 정도의 좀 더 일반적인 정의를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방패를 지닌 여러 사람이 가장 효율적으로 집단방어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서로 밀집하여 방패를 잇대고 끊이지 않는 보호면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기>에서는 게르만족들도 훈련도가 높은 부족들의 경우에는 그러한 방식의 탄탄한 진형을 구축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즉, '팔랑크스'는 그리스인에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지역에서 모든 병사들이 사용하는 보편적인 형태의 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팔랑크스'란 것은 '방패벽'을 세련되게 부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겠죠. 다만 각 민족에 따라 그러한 보편적인 진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으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똑같은 진형을 이룬다고 해도 간담이 콩알만한 농부들이 방패들고 밀집해있으면 '오합지졸'일 뿐이고, 사기와 용기가 넘치는 정규보병들이 제대로 버텨서있으면 '방패벽'이나 '팔랑크스'가 되는 것이죠.

따라서, 병사들의 질적 수준에 따라 방패벽의 효용성은 팔랑크스의 효용성과 동일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마케도니아인들의 장창형 팔랑크스라기 보다는, 그리스인들의 호플라이트 밀집진형과 더 유사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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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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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다크킬러 | 작성시간 05.01.13 근데 팔랑크스가 어감이 좀 고급틱해서 그렇지..그거 왠만한 고대시절부터 다 있었던것이 아닐까 합니다만..일단 어느정도의 체제를 갖추고 뭉치면 팔랑크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 합니다만..
  • 작성자웰링턴 | 작성시간 05.01.13 그것을 그쪽에서도 누벽이라고 하죠....정확한내용은 모르지만...
  • 작성자청4대황제강희제 | 작성시간 05.01.14 그래서 로마군단병은 그라디우스 외에 '필룸'이라는 보조무기를 하나 더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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