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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 있었지만 로마 제국 아닌 로마 제국 -라틴 제국

작성자마법의활|작성시간11.09.15|조회수972 목록 댓글 9

    1204년에 4차 십자군 운동으로 세워져서 1261년에 소멸한 통칭 "라틴 제국".

 

 그러나 이 명칭은, 비잔틴 제국이란 국호가 한 번도 당대에는 불린 적 없었듯 이 나라의 정식 명칭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명칭은 굳이 말하자면 "로마인들의 제국" 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1204년 이후에 비잔틴 제국의 구토에서 등장한 니케아, 에피루스, 트레비존드의 황제들은 누구일까?
그 나라들과 1204년 이전의 비잔틴 로마 제국과는 무슨 차이가 있다는 것일까?

  일단은 저 제국들 중 하나인 니케아 제국이 1261년에  정식 "동로마 제국"을 멸망시킨 후 그대로 없어진 다음 "비잔틴 제국"이 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는 자료들이 있는데, 이는 엄밀한 사실과는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콘스탄티노폴리스 정복 이후의 니케아 제국이 곧 비잔틴 제국으로 불려질 따름입니다.

 니케아 제국이라는 이름 자체도 원래는 없었습니다.  이들의 정식 명칭은 어디까지나 "로마 제국"이었습니다.<--- 아무도 인정 안 해줬지만...;;;

 

  그렇다면 뭐가 달랐던 것일까?   말하자면, 니케아, 에피루스, 트레비존드 제국은 비록 그 영토와 인민 면에서는

 비잔틴 로마 제국의 연장선상에는 있었으나, 그 국가들의 수장은 "정식 로마 황제"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결정적으로

 달랐다는 점입니다.  그전부터 가졌던 타이틀이 없는 상태였지요.

 

 말하자면, 여의주를 빼앗겨 땅바닥에 추락한 이무기라고나 할까. 

 

아무리 자기네들끼리 "로마인의 황제"라고 해봐야,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점유하지 않는 이상 그리고 서방 기독교권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이상, 그건 어디까지나 저 신성 로마 황제가 하는 것같은 광대 놀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그전에도 로마 제국 역사에서 흔히 있었던 "대립 황제"로 봐야 마땅합니다.

 한편 라틴 제국 황제는? 공식적으로는 "동로마 제국 황제"인 이들은....사실 법통으로만 따지면 딱히 문제될 것은
없었습니다.

 

  알렉시우스 무르추풀루스가 더러운 술수로 선제를 죽이고 제위를 찬탈했던 것도 사실이고,

멋대로 계약 위반을 한  것도 사실이었기에,

 

 4차 십자군으로써는 당연히 반역 도당을 제압하고 자기네들 사이에서 황제를 세울 권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이 "동로마 제국 황제들"께서는 정정당당한 로마 황제들이었는가?

 

 근데..그게 또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_-

 

 사실 이들은, "황제들"자체는 타이틀이 있는 데 정작 "체제 연속성"은 없었다는 중대한 결함이 있습니다.

 

  이들 중 진지하게 국사에 임한 황제는 2대 황제 에노의 앙리 외에는 아무도 없으며, 전부 남의 손에 정사를 맡겼었습니다.

흡사 호노리우스 황제 시대를 연상하게 한다고나 할까.

 

 게다가 상대적으로 우수했던  동로마 제국의 잔존 체제를 활용하기는 커녕 프랑크 왕국에서 하던 제도와 체제를 억지로 밀어붙인 탓에 그 이전의 비잔틴 제국과 체제 연속성이 있었다고는 봐주기가 힘듭니다.

 

 프로노이아르들도 사실 그전 왕조인 앙겔루스 가문에게는 별로 애정이 없었기에 이 새로운 황제를 섬길 준비가 되어 있었으나,

프랑크 정복자들의 거만한 태도에 화가 나서 다른 그리스계 분립 국들로 가버리고, 심지어 라틴 제국의 그리스유력자들은
불가리아에 침략을 의뢰할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지방 관리들도 상당수가 다들 다른 나라로 도망..

 

 그러니까, 로마 황제는 어떻게 보면 맞는데,  그 다스리는 나라의 연속성은 고대로부터 내려온 그 비잔틴 로마 제국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상한 형태였습니다.

 

  오스트로고르스키는 깔끔하게 걍 니케아 제국 황제들을 비잔틴 제국 황제 계보에 넣어서 봅니다만,

 존 노리치도 그렇고 존 노리치를 우회적으로 까는 워랜 트레드골드도 니케아 제국 황제들은 취급을 따로 합니다.

 아마 게 이유인 듯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 세 역사가 모두 라틴 제국 황제들은 아예 취급도 안해줍니다만(.....)

 

   그리고,   동양에서 이와 비슷한 경우로는 이자성 반란 이후 다시 청나라에게 북경을 빼앗긴 명나라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남명 정권들과 자칭 황제들이 여럿이 일어섰습니다만 이들은 숭정제의 그 북경 정권과는 직접적인 계승 관계가 없었습니다.

 

     다만 다른 점으론,  라틴 제국 측에서는 찌질한 황제들이 연속적으로 배출된 반면 다른 그리스계 분국들에서는 뛰어난

   지도자들이 나왔는데,   이 경우에는 청나라의 지배자들이 전부 효웅들이었고 반면 남명 정권의 수장들은 이상하게도

  모자란 이들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같은 점은 명나라의 사대부들 중 상당수가 남명보다는 청을 선택했듯, 비잔틴 제국에서도

    애초에는 그리스인 유력자들이 앙겔로스들 보다는 차라리 저 자들이 낫겠다는 생각을 한 것인데....

 

        다만, 결정적인 차이점은 찌질이 라틴 제국 황제들은 에노 외에는 전부 비타협적으로 으름장 놓기만 바빠서 이들을 전부

   적을 돌려버렸다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또 다른 의문이 생기죠.

 왜 특정 시기에 특정 세력에서는 계속해서 바보들만 지도자가 되고 혹은 그 반대 경우가 벌어지는가?

 

   ..... 하지만, 제가 아는 게 적어서 일단 이 끝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분들의 도움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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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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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빌리븜 | 작성시간 11.09.16 불려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싶은데요. 물론 그 분국들이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자격이 없겠지만요.
  • 작성자Roiche | 작성시간 11.09.16 일단 그것도 체제의 연속선상에서 볼수 있지 않을까요? 하나의 체제가 오랜기간동안 동네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았다면 그 체제를 배울수 있는 교육(ex>황태자 교육)이 보다 더 쉬운 지배를 할 수 있으며 이는 그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선정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라틴제국의 황제들은 자신이 교육받은 대로 다른 체제를 끼워맞추려고 했던 것이고 짜개진 동로마 제국은 기존의 동로마 제국의 체제와 교육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중국의 청나라는 태종 이후 교육과 체제가 중국에 맞게 변했으며 남명은 그러한 교육의 맥이 단절되었고 그나마 이어진 것도 풍습이 다른 남중국을 억지로 지배하려고 하다보니...
  • 작성자Aetius | 작성시간 11.09.19 이런 지식은 어디서 얻으시는건지.. 부럽습니다 ㅋㅋ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마법의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9.26 음.....! 또 그렇게도 말했군요? 놀라운데요. 근데 정작 나라들은 "로마"가 아니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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