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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이 없는 사이 유럽에서는 어떤 전쟁이?

작성자the Prince of New South Wales|작성시간10.06.26|조회수1,203 목록 댓글 9

나폴레옹이 별로 실현가능성도 없는 인도정복이라는 망상을 위해 배타고 이집트에 가있었을때 유럽에서는 동맹국들이 러시아와 영국의 주도로 다시 대프랑스동맹을 구축했다. 프랑스는 이들에 대항하여 서쪽에 라인, 스위스, 이탈리아 방면군들을 배치해뒀지만 나폴레옹이 없는 프랑스군은 예전처럼 호락호락했다(?).

 

먼저 주르당이 이끄는 라인 방면군은 슈토카흐 전투에서 카를 대공에게 대판 깨진 뒤 라인강을 넘어 후퇴했고 셰레르가 이끄는 이탈리아 방면군 역시 자기라면 나폴레옹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는 명장 수보로프의 러시아와 오스트리아 동맹군에 밀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카사노 전투에서 대패한 뒤 셰레르 대신 모로가 새로운 사령관이 되었지만 밀리기는 매한가지였고 결국 밀라노마저 빼았긴채 그동안 나폴레옹이 정복한 영토를 거의 상실하게 되었다.

 

동맹군이라는게 항상 그렇듯 내부에서 반목의 조짐이 시작되고 있었는데 오스트리아는 만토바를 공성하기를 끝끝내 우겨대며 크라이의 군대를 만토바에 묶어두었고 이로인해 수보로프의 군세를 줄어들었다. 프랑스군은 동맹군이 둘로 나뉘자 이를 이용하여 각개격파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나폴리 방면군을 이끌던 맥도널드에게 북상하여 모로와 함께 수보로프의 앞뒤를 치기로 했다. 크라이는 맥도널드를 막을 수 있었지만 오스트리아 정부의 명령으로 만토바에 묶여있었기 때문에 오트의 군단만으로 맥도널드를 막게 했다.

 

육천 밖에 안되는 오트의 군단이 맥도널드를 막을리는 없었고 오트에게 파멸이 찾아올때쯤 수보로프는 하루만에 35마일을 주파하며 오트를 도우러 짠!하고 나타났다.

 

맥도널드 "허걱! 수보로프 저색히 언제 이렇게 빨리 온겨?"

수보로프 "우리를 각개격파시키겠다는 작전은 좋았지만 진짜 각개격파당하는건 너희들이다! 움홧홧홧홧!"

 

맥도널드는 사흘간 벌어진 전투에서 큰 피해를 입고 후퇴해버렸고 수보로프가 하루만에 주파한 거리를 사흘이 지나도록 따라잡지 못한 모로는 맥도널드가 깨졌다는 것을 알고 식겁하여 도로 꽁지빠지게 오던 길을 되돌아가야했다.

 

만토바가 함락되고 크라이가 합류한 덕분에 수보로프의 군대는 더욱 늘어났다. 프랑스정부는 주베르를 새로운 사령관으로 보내 다시 공세에 들어갔지만 그는 노비 전투에서 전사했고 모로가 지휘권을 맡았지만 중과 부적으로 결국 수보로프에게 깨지고 말았다. 지난 몇년간 나폴레옹이 이뤄놓은 업적은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와 수보로프 사이의 반목은 점점 깊어지고 있었다.

 

수보로프 "피에몬테 시민 여러분! 이제 곧 여러분들의 왕가가 복권되고 모든 것이 예전처럼 돌아갈 것입니다!"

오스트리아 "애써 차지한 피에몬테를 왜 사보이 왕가한테 돌려줘? 우리가 먹어야지! 수보로프 저색히 자꾸 쓸데없는 소리를 하네?"

 

피에몬테를 꿀꺽할 야욕에 젖어있던 오스트리아는 수보로프가 사보이 왕가의 복권을 지지하자 러시아 황제를 설득하여 수보로프를 스위스 전역으로 파견하도록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탈리아를 점령한 오스트리아군의 사령관은 멜라스로 정해졌다. 그는 일년후 나폴레옹에게 마렝고 전투에서 깨질 운명이었다.

 

당시 스위스 방면군의 사령관은 마세나였는데 양익을 보호해주던 라인과 이탈리아 방면군이 캐관광당하자 졸지에 전선에서 볼록 튀어나온 형세가 되었다. 공격당하는 범위가 넓어진 상황에서 보통의 사령관이라면 겁에 질려 프랑스 영내로 후퇴했겠지만 마세나는 달랐다. 오스트리아군이 북쪽과 서쪽에서 공격해오자 마세나는 이들을 막아내는데 성공했지만 곧 현위치가 방어에 불리하다는 것을 깨닫고 취리히에서 철수하여 리마트강 너머에 새로운 방어진지를 차렸다. 당근 정부에서 지랄을 했다.

 

집정부(Directoire) "마세나 이 ㅅㅂㄻ! 이겨놓고서는 왜 취리히를 그냥 내주고 물러나? 앞으로 전진해야지!"

마세나 "뻔뻔도 하셔라. 보급이나 제대로 해주고 그런말을 하던가."

집 "이 색히 이탈리아전역때 나폴레옹 밑에서 현지조달하는거 못봤냐?"

마 "어익후, 거긴 풍요로운 북이탈리아였고 이 스위스 산골짝에서 현지조달을 하라니 낯짝이 두꺼워도 분수가 있지..."

 

마세나를 싫어하던 베르나도트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마세나를 해임시키고 모로를 대신 그자리에 앉히려고 했지만 장 폴 바라의 비호로 인해 마세나는 자리를 보전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수보로프가 스위스 전역에 파견되기로 하면서 뭔가 어색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가 스위스로 가도록 만든건 오스트리아였지만 당시 스위스에는 라인 방면군을 캐관광시키고 마세나와 대치하던 카를 대공이 있었다. 수보로프는 "총사령관"으로서 스위스에 파견되었는데 그렇다면 카를 대공이 수보로프 밑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황제의 동생이 다른나라 사령관의 부하로 전락(?)하는걸 불편하게 생각한 오스트리아 정부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적의 요새인 만하임을 견제토록 한다는 핑계로 카를을 스위스에서 뻬버렸고 그대신 러시아에서 파견된 림스키-코르사코프를 그곳에 배치함으로서 전력의 약화와 혼란을 불러왔다.

 

오스트리아 정부가 계획한 작전은 코르사코프가 북쪽, 오스트리아군이 서쪽, 수보로프가 남쪽에서 마세나를 협공함으로서 스위스 방면군을 캐박살낸다는 것이었지만 모든 군사작전들이 그렇듯 항상 문제는 있기 마련이었다. 수보로프가 스위스로 떠나기전 오스트리아는 그에게 장담했다.

 

오스트리아 "삼면협공작전인데 어때? 완벽하지? 타베른에 모든 물자들도 준비시켜 놨으니까 쓸데없는거 주렁주렁 매달고 갈것없이 군대만 데려가면 돼."

 

하지만 막상 타베른에 도착한 수보로프는 울화가 치밀었다.

 

수보로프 "오스트리아넘들, 물자 다 준비해놨다더니 그넘들을 믿은게 잘못이지-_-^"

 

준비해놨다던 물자들은 막상 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고 하는 수 없이 수보로프는 그곳에서 일주일의 시간을 지체해야만 했다. 이 일주일의 지체는 결국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오게 된다.

 

그동안 마세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었다. 이미 북쪽과 서쪽이 압박당하는 상태에서 수보로프까지 북상해오니 파멸이 눈앞에 펼쳐진 듯 했지만 그가 괜히 나폴레옹 최고의 부하로 평가받는게 아니었다. 그는 휘하의 사단들을 적절하게 배치한 뒤 코르사코프와 오스트리아군이 공격을 개시하자 이탈리아 전역 때의 나폴레옹과도 비견되는 뛰어난 기동과 작전으로 적군들을 각개격파해버렸다. 전사상 길이 남을 위대한 승리였고 패배한 적군들은 허겁지겁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되자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되어 북상하던 수보로프는 졸지에 오도가도 못하고 갖혀버린 형국이 되었다. 이제 더이상 다른 전선에서 압박을 받지 않게된 마세나가 모든 전력을 수보로프에게 집중시킬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난 마세나가 이번에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수보로프에게 안겨준 것이다! 오스트리아 정부가 약속한대로 물자들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었고 일주일을 지체하지 않았다면 성공했을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고 이제는 군대를 잃을 지경에 놓인 것이다!

 

마세나 "움홧홧홧홧! 명성이 하늘을 찌르는 수보로프가 내게 무릎꿇는 날이 다가왔군하! 이 압도적으로 불리한 위치와 절대적인 숫적차이는 아무리 날고기는 수보로프라도 내게 항복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마세나는 잔치는 시작도 안했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수보로프의 항복을 받을 준비까지 하라고 시켰다. 만약 수보로프가 보통의 장군이었다면 앞뒤로 포위된 상황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한 적군에게 항복했겠지만 수보로프는 달랐다.

 

수보로프 "앞으로도 뒤로도 갈수 없다면 옆으로(?) 가리~"

 

수보로프는 어마어마한 통솔력과 포스를 발휘하며 길도 제대로 없는 산악지대를 뚫고 탈출해버렸고 손안에 들어온 먹이가 졸지에 사라져버린 마세나는 벙찐 얼굴로 수보로프의 뒷통수만을 바라봐야만 했다.

 

마세나 "뭐 저딴 괴물이 다있냐?"

 

암튼 동맹군이 계획한 삼면포위로 마세나의 스위스 방면군을 친다는 작전은 마세나의 뛰어난 승리로 인해 대실패해버렸고 그사이 멜라스가 이탈리아 방면군을 약간 더 밀어붙였다는 것을 제외하면 전선은 교착상태로 들어갔다. 까딱 잘못했다간 프랑스가 직접 침공받을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마세나의 뛰어난 전략전술과 동맹국 정부들이 당장의 눈앞의 정치적이득에만 눈이 멀어 카를 대공과 수보로프라는 뛰어난 두 명장들을 제대로 써먹지 못한 탓에 결정적인 승리의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수보로프는 노령의 나이에 고생을 심하게 해서 건강이 매우 나빠졌고 러시아로 소환되었다. 황제가 준비한 화려한 개선식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변덕심한 황제가 갑자기 개선식을 취소하는 바람에 울화통이 터져 건강이 더욱 나빠졌고 결국 얼마 안가 죽게 되었다. 그의 장례식은 그를 영웅으로 생각하는 백성과 병사들이 잔뜩 몰려들었지만 황제와 귀족들은 콧배기도 보이지 않았다.

 

그사이 나폴레옹이 이집트에서 돌아왔고 곧 오스트리아는 마렝고와 호엔린덴 전투에서 캐관광당함으로서 애써 회복했던 영토를 도로 내놔야했다. 옛날보다 더 차지하려고 욕심부리다가 오히려 손해만 더 보게 된 것이다.

 

외전

 

뜬금없는 외전이냐 싶겠지만 그래도 나폴레옹이 돌아온 후 직접 군대를 이끌며 참전하기 전의 전황도 약간 다룰까해서다.

 

스위스에서의 뛰어난 활약으로 프랑스가 침공당할 위기를 벗어나게 만든 마세나는 이탈리아 방면군의 사령관으로 임명되었다.

 

마세나 "예전에 내가 원래 이자리에 앉았어야 했는데 느닷없이 나폴레옹이라는 스물여섯의 애송이가 사령관이라 나타나 그 꿈이 좌절되어버린 적이 있었지...(감회...) 결국 이자리에 앉게되다니... 근데 뭐가 이리 수가 적어?"

부관 "그동안 왕창 깨졌으니 그렇죠."

마 "그럼 지금 병력수가 얼마냐?"

부 "삼만오천명인뎁쇼."

마 "그럼 멜라스가 이끄는 오스트리아군의 숫자는 얼만데?"

부 "구만오천명인데요."

마 "왜 나한테는 어려운 임무만 맡겨-┏"

 

당연한 말이지만 아무리 마세나가 명장이라도 세배가까운 숫자를 상대로 제대로 싸울리가 없었다. 제노바와 병참선만 간신히 지키는 상태에서 오스트리아군이 그마저도 끊기위해 사보나를 공격해오자 마세나는 술트와 쉬셰의 사단이 서로 협력하여 이를 막도록 했지만 쉬셰가 마세나의 명령을 가볍게 씹어주는 바람에 결국 사보나는 점령당하고 마세나와 술트는 제노바에 고립되고 말았다.

 

육지에선 오스트리아군이, 바다에선 영국해군이 포위하는 상황에서 마세나는 두달을 제노바에서 버텼다. 그동안 스위스에서부터 마세나의 오른팔역할을 했던 술트는 도중에 부상당한뒤 포로로 잡혀버렸고 포위가 길어지면서 식량이 없어 두달째가 되자 하루에 수백명의 사람들이 굶어죽을 지경이었다.

 

제노바의 공성을 책임지는 것은 오트의 군단이었는데 총사령관인 멜라스는 급하게 오트에게 편지를 보냈다.

 

멜라스 "나폴레옹이 알프스 넘어왔어! 오트 이 ㅅㅂㄻ 빨리 공성 포기하고 나랑 합류해!"

오트 "아 ㅅㅂ 이제 거의 다 끝난거나 마찬가진데 아깝겠스리... 그냥 무시하고 계속 포위한다!"

 

마침내 식량이 모두 떨어지자 더이상 버틸 수 없었던 마세나는 협상을 시작했고 급했던 오트는 이탈리아 방면군이 명예로운 항복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한 뒤 급히 멜라스와 합류하러 떠났다. 명예로운 항복이긴 했지만 프랑스군은 대포를 모두 두고가야 했는데 당근이지만 대포를 끌 노새와 당나귀, 말들을 다 잡아먹어 버렸으니 가져갈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마세나는 제노바를 내주긴 했지만 이탈리아 방면군의 전력을 거의 보존시키는데 성공했고 오트를 되도록 오래 붙잡아둠으로서 나폴레옹이 전역을 승리로 이끄는데 이바지했다. 오트는 서둘러 멜라스에게 달려갔지만 이미 장 란의 군단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란에게 허벌나게 터져버린 것이다. 멜라스는 마렝고에서 처음에 반짝하더니만 대역전을 당해서 발려버렸고 결국 전쟁은 프랑스의 승리로 돌아갔다.

 

한편 어려운 임무만 맡는 마세나는 1809년 바그람 전투에서도 다른 군단장들이 적의 군단들을 하나씩 사이좋게(?) 맡는 와중에 혼자만 세 군단을 맡아 그들의 맹렬한 공격으로부터 버티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잠깐 무너질뻔 한 것을 제외하고는 버티는데 성공한 탓에 공격의 핵심이 된 프랑스군의 우익이 적을 무너뜨리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게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참으로 명장인데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다가 마지못해 억지로 맡게된 포르투갈 방면군을 이끌고 웰링턴과 싸울때는 그 포스가 다 날아가버렸다. 그래도 푸엔테스 데 오뇨로 전투에서 웰링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어서 웰링턴을 하마터면 패배시킬뻔한 위기에 처하게 만든 장군은 위털루 이전 마세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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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 치우승천 | 작성시간 10.06.27 보면 볼수록 대단해... 마세나.
  • 작성자기러기 | 작성시간 10.06.27 역시 마세나도 대단한 포스를 발휘하는 명장이네요..
  • 작성자bookmark | 작성시간 10.06.28 서로 호흡이 안맞는 명장 둘(카를 대공, 수보로프)을 정말 못쓰는군요. 대프랑스 동맹군.
  • 작성자김 광 표 | 작성시간 10.07.02 림스키-코르사코프.. ^^ 연아의 스케이팅 배경곡(세헤라자데)을 쓴 사람과 이름이 같네요? 설마 동일 인물은 아니겠죠?
  • 작성자움직여! | 작성시간 10.07.07 다부는 세배의 병력과 싸워 승리한적이있죠 방어전인데 철벽 같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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