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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Forum

오스만의 영화여~~

작성자securitad|작성시간04.08.21|조회수165 목록 댓글 1
투르크의 술탄 메메드는 호전적인 인물이었다. 사나운 유목민족의 성격, 습관을 가지고 있었던 투르크족의 역대 술탄들은 잔인하기로 유명했는데 포로를 학대하는 것을 오락거리로 삼았을 뿐 아니라 사람 죽이는 것을 평상시 일로 삼았으며 이를 매우 명예롭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들은 선천적으로 문화 애호가였다. 유목민족이었던 그들에게 있어서 비잔틴의 높은 문화수준과 이집트 카이로의 철학, 대수학, 기하학 등은 동경의 대상이었으며 그들에게 결핍되있던 그 무언가를 채울수 있는 매력으로 생각되었다.

투르크의 술탄 메메드는 지금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남반부의 이집트부터 공략할 것이냐 아니면 우리의 영원한 숙적인 비잔틴과 싸움을 할 것인가?

이집트는 비옥한 토지와 굉장한 병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비잔틴 제국은 강대국임은 틀림없
었으나 분명 지금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던 늙은사자에 불과했다.

"비잔틴과 전면전을 하겠다. 각 부족장들에게 말을 잘타며 활을 잘 쏘는 자들을 특별히 선발하라고 전하라 그리고 남방의 이집트와는 동맹을 맺는다. 지금 그들과 싸워서 얻을 이익은 전혀없다. 모든 것은 위대한 알라가 주관할 것이다.!"

술탄 메메드는 환관장 이하 제국의 모든 토후들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투르크의 불온한 낌새를 비잔틴 제국의 황제인 안드로니쿠스가 안 것은 그로부터 한달 후였다.

로마의 참된 계승자라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던 안드로니쿠스는 서쪽의 유목민들의 발호에 대해 코웃음을 치고 웃었다.

"선제께서 그놈들은 불쌍히 여겨 영토까지 하사하여 살게 해줬건만 역시 아랍놈들은 믿어서는 안되는 놈들이군... 그래봤자 오합지졸일 터이니. 걱정안해도 될듯하다. 마누엘 공은 당장 제국 기병대 휘하 2만 병사를 이끌고 트레비존스로 향하라. 반란 폭도들의 소굴인 룸과 아르메니아를 토벌하고 그들을 노예로 삼도록 하라."

그러나 안드로니쿠스는 한가지 간과한게 있었다. 바로 그 군대가 문제인데..전통적으로 비잔틴의 군제는 용병제였다. 따라서 이들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없었으며 막상 전쟁이 터지면 도주하거나 오히려 상대방의 돈에 넘어가는 등 그 폐해가 적지 않았다. 오직 믿을 것은 카타프락토이기병대와 바랑호위대뿐이었다. 그러나 이들을 육성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국고충원이 필요했으며 제대로 전투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비잔틴 녀석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술탄이여 어서 결전을.."

환관장인 아미르가 기다렸다는 듯이 출진을 재촉했다. 그러나 술탄 메메드는 걱정되듯 물었다

"카타프락토이가 얼마나 되는가? 바랑호위대의 정확한 숫자는?"

"까짓것들 오합지졸인데 아르메니아 친구들로 밀어버리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 친구들 요즘 공을 못세워 안달하던데 말입니다."

"그대가 잘 모르는구나. 비잔틴군이 무서운 것은 바로 그들 때문이다. 예전에 내 조부의 가족들이 그들에게 도륙을 당했으며 우리 부족남자 대부분이 노예로 끌려가 버렸다. 따라서 어찌 그들을 가벼이 여길수 있겠는가? 전장에서 그들을 보거든 결코 전면전을 해서는 안될것이니라. 환관장은 명심하라 만일 그들과의 싸움에서 패한다면 그것은 오직 카타프락토이를 막지 못해서일 것이니라"

"위대한 알라가 함께 하실 것입니다"

환관장인 아미르는 대답을 끝으로 투르크 궁기 수천과 아르메니아 기병단, 몇몇의 민병대와 창병대을 거느리고 트레비존스로 향했다. 트레비존스로 가는 길에 왕자인 셀림이 굴람호위대를 이끌고 함류했다. 굴람은 노예출신의 정예기병대로 각지에서 붙잡혀 온 노예들과 기독교인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트레비존스에 도착하자 이미 비잔틴측에서는 진형과 진체를 완전하게 마친 상태였다. 누가봐도 난공불락처럼 보였다.

환관장 아미르는 군령을 하달했다. '오늘은 비가 많이 오니 전투에 임하지 않는다. 다만 진채를 살피고 방비를 강화하라' 무라비트 척후단은 그들의 동향을 즉시즉시 나에게 전달하라. 그들에게 이상한 낌새를 발견하거든 무엇이든간에 나에게 보고를 해야한다. 알겠는가?"

"예 알겠습니다. 부디 알라께서 함께 하시기를"

장수들은 대답했다. 그후 왕자와 단둘이 남은 아미르는 작정한 듯이 왕자에게 말했다.

"술탄께서는 전면전을 피하라고 저에게 신신 당부하셨지만 저는 그들이 두렵지 않습니다. 내일안으로 출격할 것이니 왕자께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십시오"

"카타프락토이를 절대 무시하면 아니됩니다. 내가 궁기 수백을 데리고 그들의 진을 교란시킬테니 공격은 반드시 그 후에 하십시오. 아버님말대로 전면전은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궁 기병가지고 언제 그들을 제압한단 말입니까? 카타프락토이 사냥은 창병이 제격입니다 저도 그들을 막을 방법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에 특별히 창병대를 많이 선발하여 데려온 것이 아닙니까?"

"카타프락토이는 창병가지는 안됩니다. 먼저 궁기로 그놈들의 진을 빼놔야 됩니다. 그후 공격은 창병에게 맞김이 옳을 것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언성이 차츰 높아졌다. 왕자 셀림은 유격전을 환관장 아미르는 전면전을 주장했으나 그 의견은 좁아지지 않았던 것이다. 오랜 시간끝에 결국 셀림은 궁기병대를 이끌고 유격전으로, 환관장 아미르는 진채를 숲으로 물리고 매복하여 때를 기다리는 것으로 의견일치를 보게 되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셀림이 먼저 궁기 수백을 이끌고 난공불락의 비잔틴 진체로 향했다. 아미르는 공명심에 조바심이 났으나 상대가 왕자인지라 어쩔 수 없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셀림의 궁기 수백이 비잔틴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이자 마누엘 공은 코웃음을 쳤다.

"투르크의 병력이라는 것이 바로 저런 것이다. 저렇게 작은 활 따위를 가지고 중무장한 우리 군대의 갑옷이라도 뚫겠는가? 이 전쟁은 하나마나다. 그대들에게 포상이 기다리고 있으니 즐겁게 교전에 임하라"

그러나 막상 그 작은 활을 날리자 전면의 몇몇 보병이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몇몇 병사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마누엘공은 승리를 장담하고 있었다. 우리에겐 무적이라 일컫는 카타프락토이 기병대가 있지 않는가?

"겁먹지 마라 저런 작은 활따위에 겁먹는 놈은 위대한 비잔틴 제국의 병사라 할 수 없다. 알란의 용병들이여 저놈들을 추격하여 도륙하라!"

드디어 마누엘 공측에서도 출진 명령을 내렸다 알란기병이 셀림쪽으로 접근하자 셀림은 말머리를 뒤로 돌린체 달아가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마누엘 공은 한 껏 웃으며 호기를 부렸다.

"하하하 병사들이여 저꼴을 보라! 저렇게 꽁무니를 빼고 도망가는 투르크놈들을"

알란기병대 또한 적의 패주에 고양된 듯 미친듯이 셀림을 뒤쫒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누가봐도 계략이었다. 숲쪽으로 셀림의 궁기들이 다가오자 숲속에 매복해 있던 창병들이 일제히 준비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치 패신에 들린듯 알란 기병대는 절대로 가지 말아야 할 숲까지 쫒아오고 말았다. 거의 숲의 중간을 지나칠 무렵, 갑자기 사방에서 매복한 창병들이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알란기병단장은 속은 줄 알았으나 때는 이미 늦어 수백이 죽거나 포로로 잡혔다.

기세좋던 알란기병단이 눈앞에서 사라지자 마누엘 공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차츰차츰 이성마져도 잃어가고 있었다.

"저놈들이 날 속이다니 전군 전진하라! 오늘 저놈들을 반드시 도륙내고 말것이니라!"

전군은 함성을 지르며 투르크군 진형 쪽으로 빠른 속도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투르크 본진을 담당하고 있던 환관장 아미르는 전군 후퇴명령을 내리며 말꼬리를 뒤로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자 더욱 고양된 마누엘 공은 더욱 빠른 속도로 추격을 명령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 차츰차츰 부대들간의 간격이 벌어지며 뒤에 따라오는 군대와 선두의 군대의 거리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병력의 분열 및 각개격파의 위험성을 의미했다. 게다가 비잔틴군 같이 기동성이 떨어지는 군대일수록 그것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함을 의미했다.

그러나 패신에 홀린 마누엘공은 홀로 카타프락토이를 이끌고 투르크군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뒷쪽의 부대에 일시에 혼란이 일어났다. 궁병과 농민병대가 대부분이었던 뒤쪽이 숲속에 잠복해있던 셀림의 궁기와 아르메니아 기병대의 급습을 받은 것이다. 기습을 받은 궁병과 농민병대는 싸울 엄두도 내지 않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비잔틴 전군의 사기가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도망가지 마라 도망가는 놈들은 이 칼이 용서치 않으리라"

마누엘은 분통이 터져 고함을 질러댔으나 대부분이 용병들로 이루어진 비잔틴군대의 약점답게 국가보다는 돈과 목숨이 더 중요했던 그들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각기방향에서 기습을 받은 비잔틴 군대는 싸우다 말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마누엘의 카타프락토이 기병대만 유일하게 비교적 속도가 느린 투르크의 궁병이나 창병을 도륙하고 있었지만 이미 승패는 결정되어가고 있었다.

마누엘 공은 분통이 터졌는지 도망가는 같은 편까지 공격했으나 효과는 없었다. 때는 흘러 이윽고 마누엘의 카타프락토이기병대와 소수의 비잔틴보병이 남았다. 그런데 그들에게 몇몇의 투르크 잔병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무엇인가를 들고 있었는데 바로 치명적인 나프타를 들고 있었다.

마누엘 공은 비잔틴 보병으로 하여금 그들을 붙잡도록 하였다. 그런데 그들이 던진 나프타가 엄청난 폭음과 함께 불이 붙기 시작하자 비잔틴 보병들은 갑자기 겁에 질려 도망가기 시작했다. 마지막 남은 보병대마져 혼비백산하고 도망가자 마누엘은 비장해졌다.

'어차피 이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퇴각해봤자 그동안 쌓아놓았던 명예만 더럽혀진다. 결국 도망자라는 닉네임이 붙겠지. 기사로써 가장 명예로운 것은 전투에서 죽는 것이다. 카타프락토이여..너희들은 비잔틴의 상징이자 자존심이다. 지옥길로 가는 동료는 바로 저기 있는 투르크 놈들이다. 카타프락토이여 돌진하라!!'

이윽고 카타프락토이 기병대는 서서히 포위되고 있었다. 뒤에는 셀림의 기병대, 전면에는 환관장 아미르의 본군이 서서히 숨통을 좁혀오고 있었던 것이다.

카타프락토이는 아미르쪽 본군으로 돌진했다. 용감한 비잔틴의 용사들은 일당백이였다. 그러나 역시 중과부적이었다. 사방으로 포위된 그들은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도망가지 않았다. 맞다 도망가는 것은 그들에게 치욕이었던 것이다.

이윽고 시간이 흘러 마누엘 공과 종복 하나만이 남았다. 마누엘은 종복에게 미소를 지었다.

"내가 너를 훗날 자유인으로 해방시켜주려고 했건만 여기서 부질없이 죽게되는구나 너는 어서 달아나라. 그리고 내 가족들에게는 명예롭게 싸우다 죽었다고 전해라."

"주인님을 홀로 놔두고 갈수는 없습니다.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을 겁니다"

"이제와서 살기는 힘들다. 게다가 너는 아직 어리다. 이제 너를 자유인으로 해방시키니 어서 달아나라"

종복은 머뭇거렸으나 체념한 듯 눈씨울을 붉히며 달아났다. 마누엘은 그러한 종복을 보며 눈씨울이 붉어졌으나 곧 호기롭게 웃으며 외쳤다.

"자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모두 덤벼라"

그러자 환관장 아미르가 비웃었다.

"항복만 한다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혼자서 뭘 어쩌겠다는 건가?"

그러나 마누엘은 말없이 아미르쪽으로 말을 달려 진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미르는 창병뒤로 사라졌다. 그런데 창병들이 마누엘의 위풍에 질린듯 동요하기 시작했다. 비잔틴 제국 최후의 용사인 마누엘의 모습은 그처럼 무서웠던 것이다.

마누엘이 홀로 창병진을 휘저으니 한칼에 서너명이 쓰러졌다. 게다가 갑주가 단단하기로 유명한 카타프락토이니 웬만한 칼질에도 견딜수 있었다. 그러나 무적의 마누엘공도 사방으로 포위된 상황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윽고 마누엘공은 창병들로 둘러쌓여 움직이기조차 힘든 상황에 빠졌다. 마누엘의 싸움을 구경하고 있던 아미르는 때를 놓치지 않고 창을 꺼내들고 마누엘의 뒷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헐떡이는 마누엘의 등뒤에 창을 꽂으니 마누엘은 소리도 못지르고 말아래로 떨어졌다. 아미르는 마누엘이 죽은 것을 확인하고 사악한 웃음을 뛰며 그 목을 베어 군사들에게 흔들어댔다.

"환관장 아미르가 마누엘을 처단했노라"

그러자 투르크군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함성이 일어났다.

셀림은 안타까운 듯 말했다.

"적이지만 용감한 용사였으니 후히 장사지내도록 하지요."

"알겠습니다. 그러나 마누엘의 목을 술탄께 보이고 난 다음에 치루도록 하는 것이 순리일 겁니다."

한마디로 말해 마누엘을 죽인 공로부터 인정받자 이거다. 그만큼 아미르는 집요한 구석이 있었
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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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creios | 작성시간 04.08.21 메메트 하니까 메메트 2세가 생각나네요. 여자보다 미소년을 더 좋아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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