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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Forum

평화는 없다 - 2

작성자◀阿修羅▶|작성시간04.09.12|조회수110 목록 댓글 2
원정대의 첫 출전지는 키예프. 이곳은 타르칸 불칸이라는 자의 6백여군대가 점령하고 있는 상태였다. 황태자의 원정대 병력과 거의 같은 수였다.

‘첫상대로 부족함은 없다...’

비단 황태자 뿐만 아니라, 그를 보좌하는 두 장군도 마찬가지의 생각이었다. 초원 기병대를 이끄는 적의 수장은 멀리서 보기에도 꽤 자신에 차 있었다. 그러나 이쪽은 대비잔틴제국의 제1왕위계승후보자이며, 흑해원정의 시발점이 되는 시점이었다. 절대 질수 없었다.

브라나스의 트레비존드 궁병단은 이번에도 그 명성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그의 100여명의 궁사단은 반란군의 200여 궁사단을 상대로 부족함이 없는 연사력과 정확도로 적들을 제압했다. 무수한 사상자를 낸 궁병대가 주춤하자 이내 본대 전체에 화살의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불칸은 쓰러져가는 아군을 수습하여 일단 후퇴명령을 내렸다.

“어라? 놈들이 카자르 쪽으로 도망친다. 본거지는 따로 있었던 건가?”
“그렇다면 확인을 해봐야겠군요,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그는 니케포로스 트지미스케스라는 장군이었다. 그는 휘하의 알란 용병 기병대에게 일제히 돌격명령을 내리고 도망치는 적들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들이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온 트지미스케스는 포로 40여명을 대동해왔다.

포로들을 간단히 심문한뒤 제대로 대답하는 자는 풀어주는 방식으로, 황태자는 여러 정보를 얻어냈다. 포로들은 자신이 싸운 상대가 고작 17세의 소년이라는 사실에 꽤 놀란 것 같았다. 그들의 본거지는 카자르이며, 현재 도망친 병력은 키예프 성, 크리미아, 카자르 등지로 도망쳤으며 성은 타르칸 조일루스가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황태자는 신속하게 성의 포위를 명령하였다.

뒤이어 황제의 직속 카타프락토이 친위대가 키예프로 진군했다. 황제의 군대는 황태자의 원정대를 지원하면서 성을 단단히 포위했다. 포위망이 완성되자 황태자는 황제의 거처로 서둘러 찾아갔다.

“오. 알렉시우스.”

황제는 아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황태자 알렉시우스는 무릎을 꿇었다.

“아버님 폐하. 적을 완전히 소탕치 못하고 성으로 도피하게끔 한 소자를 꾸중하여 주옵소서...”
“괜찮다. 그보다 초원지대의 반란군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아냈다고 하던데.”
“예. 적의 잔당들이 현재 크리미아와 카자르에 퍼졌으며, 특히 본거지인 카자르의 반란군은 타르칸 쵸르판이라는 강력한 장수가 지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초원기병대는 총 600여명에 이르며, 창과 활을 자유자재로 다룬다 합니다.”
“대단한 명성이군. 그렇다면 꽤 어려운 전투가 되겠는데.”
“그러나 결국 우리의 발 아래 있을 자들입니다.”
“지금 키예프 성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은가?”
“책사의 말에 의하면 주변상황과 반군의 보급물품을 토대로 2년정도 버틸수 있을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황태자의 거침없는 답변에 황제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는 곧 그 표정을 감추고 지체없이 명령을 내렸다.

“키예프의 포위망은 나의 임페리얼 카타프락토이가 지키겠다. 원정대는 본연의 임무를 잊지 말고 크리미아로 도망친 반란군의 세력을 추격하라.”
“아버님께서 직접 지키시겠다는 말씀입니까..?”

황태자가 황제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러나 황제는 대답없이 뭘 귀찮게 또 물어보느냐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표정속에 숨겨진 명령불복종에 대한 불만을 알아챈 황태자는 더 이상의 대꾸 없이 물러났다. 황제의 거처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안겔루스가 황태자에게 물었다.

“폐하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키예프 성의 포위는 아버님 폐하께서 직접 맡으신다. 흑해 원정대는 목적달성을 위해, 크리미아로 진격한다. 그곳이 점령 되는대로, 원정군은 황제폐하의 군세와 합류하여 곧바로 카자르의 반군 본대를 쳐부술것이다.”

어리지만 위엄있게 말하는 황태자의 명령을 들은 안겔루스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의 앞을 물러났다. 한시간도 안되어 군열이 정비되고, 원정대는 빠른 속도로 크리미아를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크리미아로 도망쳤던 반군들은 또다시 자신들에게 진격해오는 원정대를 보고 공포에 질려 성에 틀어박혔다. 원정대는 키예프에서처럼 크리미아 성을 포위했다.

자신의 거처에 있던 황태자는 브라나스에게 포위상황을 보고받고 있었다. 브라나스는 보고를 마치고 나가려다 말고 황태자에게 말했다.

“뭔가?”
“원정대가 출발한 이후 황제 폐하의 행로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황태자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첫출전이었고 이런 군대를 직접 지휘해 본적도 없었기에, 다른곳에 신경쓸 겨를도 없었다. 또한 아버지는 황제 직속 부대를 움직일때는 자신의 최측근들에게만 말한뒤 돌연 출진해왔기 때문에 신경을 쓴다 해도 항상 뒤늦은 소식을 들을 뿐이었다. 브라나스가 말을 이었다.

“폐하께서는 저희가 키예프의 반란군을 진압할 동안 볼리니아와 프러시아까지 국경선을 확정하신뒤 폴란드 제국과의 동맹까지 체결하셨다고 합니다.”
“......!”
“종횡무진하시는 황제폐하가 자신들의 땅으로 공격해 올거라고 착각했는지, 폴란드 제국 밀사가 아주 필사적이었다고 하더군요.”

역시나 빠르고, 확실한 황제였다. 원정대의 총사령관을 맡은지도 어언 4년, 벌써 20세의 혈기왕성한 나이인 황태자는 아버지에게 질수만은 없다는 생각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은 전투다운 전투는 한번 뿐이었고 적의 포위로만 긴 시간을 허비했는데 비해, 아버님 께서는 그 모든일을 끝마치고서도 자신을 보조하기 위해 키예프까지 진격해오지 않았던가...

“브라나스 장군.”
“예, 전하.”
“크리미아 성을, 즉시 함락시키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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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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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creios | 작성시간 04.09.12 아주 잘 쓰셨군요^^
  • 작성자HOJOCLAN | 작성시간 04.09.12 맞아요~ 아주 소설가 뺨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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