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ROME: Forum

평화는 없다 - 3

작성자◀阿修羅▶|작성시간04.09.13|조회수94 목록 댓글 0
크리미아는 황태자의 지휘아래 공격하는 원정군을 얼마 막아내지 못하고 함락되었다. 원정대는 카자르 침공에 앞서 황제군과 합류하기 위해 이동했다. 그러나... 무언가 이상했다. 키예프의 강가에 수많은 시체들이 나뒹굴고 있었던 것이다. 초원 기병대나 리투아니아 주변에서 유명한 나무꾼병사대들, 궁병단들과 기마궁사들의 시체들이었다.

‘반군끼리 서로 싸우기라도 한건가...?’

얼핏봐도 이 시체들은 수백은 족히 넘어보였다. 그러나 강 너머의 비잔틴 제국의 문장이 새겨진 카타프락토이들의 시체들을 본 황태자는 원정대의 진군을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리고 또 달린 원정대는 역시 집결지로 향하고 있던 황제군을 따라잡았다.

“호오. 이거이거.. 여기가 집결지가 되어버렸군.”

황제는 여유있게 말을 하고 있었으나 갑옷 이곳저곳은 화살에 맞은 자국, 창에 긁힌 자국 등이 즐비했다. 황태자는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따지듯 말했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아버님! 며칠전 강가에서 본 수많은 시체들은요? 관련이 있습니까?”
“...무례하군 황태자. 난 포로가 아니다. 그런식으로 윽박지르지 않아도 돼.”
“...폐하, 소자는 그저...”
“반란군들이 역공을 해오더군. 네가 크리미아로 진격하여 나와 멀어지는걸 기다렸던 모양이지. 꽤 많은 수이긴 했다만... ‘황제 직속부대’라는 명성은 괜히 있는게 아니다. 소란 피울것없다, 우리는 승리했고, 원정은 예정대로 진행할것이다.”

황제는 여유있지만 그 특유의 위엄서린 어조로 말을 마친뒤 황태자에게서 등을 돌렸다. 원정대는 격전지역으로 기수를 돌려, 전사한 병사들에 대한 간단한 장례를 치렀다. 그때서야 황태자는 황제군의 장수인 보고슬라프 소챠체프에게 구체적인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황태자의 원정군이 크리미아로 떠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체르니고프, 리투아니아, 게다가 카자르에 있던 반란군 전부가 순식간에 황제군을 포위한 것이다. 그 숫자만 해도 무려 1천7백에 달했다고 한다. 황제군은 240여명으로 구성된 기사단으로, 숫적으로는 절대 열세였다.

그러나 황제는 볼리니아로 퇴각하자는 장수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장수들은 프러시아 반란군이었다가 제국의 장수가 된 헤르만 폰 로트링겐의 부대와 합류하여 반격을 노리자고 했지만, 황제는 그들을 크게 꾸짖을 뿐이었다. 황제는 ‘후퇴는 없다’며 자신이 직접 적들을 맞았다. 양군이 마주친곳은, 바로 키예프의 강...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240명의 기사단과 1700의 군단이 맞붙은것이다. 황제는 6배나 많은 적군이 다리를 건너오려고 하자 자신이 직접 적들과 맞서 싸웠다. 적군이 아무리 많다한들 다리에 올라올수 있는 인원은 한정되어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가 있는법... 죽여도 죽여도 끝이없이 다리너머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막아내느라 카타프락토이들은 거의 탈진상태가 되었고 차츰 하나 둘씩 쓰러져갔다. 그때였다, 반란군의 최고수장, 카자르의 전사 타르칸 쵸르판이 자신의 기병대를 이끌고 황제에게 돌격해 온것은...

쵸르판은 탈진한 황제라면 제아무리 뛰어난 카타프락토이라 해도 자신의 기병대를 이길수는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이 돌격해가자 하늘에서 비오듯 화살이 쏟아졌다. 기마 궁병대가 일제사격을 개시한 것이다. 좁은 다리위로 집중된 화살의 비는 순식간에 몰려있는 기병대들을 덮쳤고 쵸르판 자신도 말이 화살을 맞자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어릴때부터 말에 올라 경험이 풍부한 쵸르판은 안전하게 낙법한뒤 다시 일어서서 전투태세를 갖추려고 했으나, 어느새 다가온 황제의 창이 그의 가슴을 관통한 뒤였다. 전투 경험은 황제가 훨씬 많았던 것이다.

수장이 쓰러지자 남은 군대는 사기가 완전히 꺾여, 감히 다리를 넘어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황제는 기마 궁병대에게 일제 사격을 명했다. 태반의 적이 다리를 건너려다 죽은 판국에 다리를 건너지도 않은 병사들이 화살에 맞고 쓰러지기 시작하자 반군들은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채 도망치기 바빴다.

“그...그래서. 피해정도는 얼마나?”

황태자는 입을 다물지 못한채 물었다. 그는 과연 자신이라면 이런 명령을 내릴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폐하의 직속 카타프락토이가 49기 쓰러졌습니다. 적의 대응사격에 기마궁병대가 10여명 손실을 입게 되었고요... 황제폐하는 큰 부상은 없으셨습니다만 전투 후 근 3일간을 주무셨고 거의 일주일간 극심한 근육통이 있으셨습니다.”
“그런가......”

황태자는 자신이 한참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다른 한편으로는 아버님과 함께 싸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장례식이 끝나는 날, 황태자는 황제의 막사로 가서 이와 같은 자신의 심정을 말하려 했으나...

“카자르의 잔여병력은 굳이 군대를 보낼 필요도 없다. 불가록토누스라면 그들을 잘 설득하겠지. 나는 지금 페레야슬라프로 갈것이다. 너는 볼리니아에 머물고 있는 로트링겐 장군의 부대와 합류하여, 신 원정대를 구축하라.”
“하오나 아버님! 아버님의 기사들은......!”
“내 걱정은 필요없다고 했을 텐데. 흑해 원정은 완수되었다. 비록 니가 이 원정을 만족스럽게 끝마치지 못한 것이 아쉽다만. 그러므로 너에게 다시 임무를 주겠다. 나는 동유럽 전체를 수중에 넣을것이다. 너는 노브고로드와의 국경선을 확실히 긋는 역할을 수행해라.”
“아버님 폐하, 그것은...”
“그래. 리투아니아를 거쳐, 서둘러 리보니아까지 쉬지 않고 진군하여, 제국의 영토임을 선언하라.”

황태자는 명령을 받은 뒤 황제의 막사를 나왔다. 결국 자신의 생각은 말도 꺼내보지 못했으나, 이번에야말로 라는 생각이 황태자의 의지를 불살랐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