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ROME: Forum

평화는 없다 - 7

작성자◀阿修羅▶|작성시간04.09.27|조회수90 목록 댓글 0
1105년, 리보니아에서는 황제의 4번째 아들인 로마누스가 태어났다.

동유럽의 반란군은 모조리 진압된 시점에서, 현재 비잔틴 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는 북으로 노브고로드, 서로는 신성로마제국, 폴란드 왕국, 헝가리 왕국. 동남쪽으로는 투르크와 이집트가 있었다. 신성로마제국과는 맞닿은 국경이 좁고, 헝가리와 폴란드는 제국의 동맹국이었다. 투르크와 이집트는 서로 격렬한 전투를 몇 년째 계속해오고 있었다.

‘그렇다면...’

동맹국도, 전쟁중도 아니고 서유럽 국가들과는 한참 떨어져 있는 노브고로드의 대공 예볼로드 1세는 불안에 떨고 있었다. 알렉시우스 1세 황제는 쵸르트 쿠리체프를 리보니아의 대공으로, 오레크 도마슬라보프를 리투아니아의 대공으로 각각 임명하고 통치를 맡긴뒤 자신은 황태자, 왕자의 군대와 함께 스몰렌스크로 이동중이었다. 또한 볼가 불가리아 지역에는 비잔틴 보병대가, 카자르 지역에는 대규모 초원 기병대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하니 도저히 안심할 수가 없었다. 동맹을 청하는 사절을 보냈으나 역시 “정중히” 거절당했다.

‘노브고로드의 평화도 이제 끝인가...’

한편 안드로니쿠스 왕자는 랴잔 침공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해두고 시기만을 고르고 있었다. 노브고로드 원정의 지휘를 맡은 것이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더 이상 ‘형의 부관’으로서 조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전략을 짜고 이끌어야 했다. 자신있었지만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다. 형이 자신의 부관으로서 명령을 따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은근히 자존심이 강한 형이 불만을 표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황태자는 재미있는 구경이라도 하게 되었다는 듯이 병사들의 기강을 잡아주고 있었다.

3번째 왕자인 마누엘은 성인식을 치르기가 무섭게 황제와 함께 국경선을 지키게끔 되었다. 쿠리체프 대공이 보좌하는 리보니아, 황제군이 직접 지키는 리투아니아는 이제 노브고로드와의 전면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타르칸 이타크 장군께서는 초원기병대를 이끌고 스몰렌스크로 진격하여, 아버님 폐하와 마누엘과 더불어 노브고로드를 겁주시면 되겠습니다. 수도방어에만 놈들의 전력을 집중시키는 것입니다.”
“과연... 그러면 랴잔이나 무스코비 쪽은 상대적으로 허술해지겠지.”

황태자가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바로 형님 전하와 저는 원정군을 이끌고 랴잔으로 침공을 개시하면 되겠습니다.”
“그렇지만 왕자님. 랴잔의 군사들이 후퇴해버리고 그 사이 무스코비의 병사들이 무방비인 볼가 불가리아를 침공한다면 졸지에 저희가 양옆으로 불리한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그런다고 해도 경험 많은 형님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기는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이미 볼가 불가리아에는 니케포로스 모노마쿠스 장군이 비잔틴 보병대를 이끌고 지키고 있을 겁니다. 사전에 지시해 놨거든요. 또... 아마 무스코비에 있는 예볼로드 왕자는 자신에게 쳐들어오는 제국군 막기에도 벅찰겁니다.”
“무슨 의미이신지...?”
“이타크 장군께서는 알고 계시겠지요...”

이타크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스몰렌스크로 간다고는 하나 직접 국경지대에 도착하는 것은 얼마 안되는 병력입니다. 실질적으로는 노브고로드로 진격하는 척 하다가 무스코비로 진격해 들어갈 것입니다. 왕자님의 명령대로 말입니다.”

그 말에 전략회의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감탄사를 표출했다. 어릴때부터 검술 뿐만 아니라 전술전용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안드로니쿠스는 타고난 지도자이며 달변가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었다.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그러면 로트링겐 장군 께서는 선전포고를 띄워주십시오.”

전략회의가 끝나기 무섭게 원정군은 분주하게 움직여 진군 채비를 갖추었다. 노브고로드 - 비잔틴 제국의 전면전은 이것으로 시작을 알리게 되었다...

발빠른 이타크의 천여명 규모의 초원 기병대는 보병중심의 원정군 본대보다도 더 빠르게 무스코비에 도착했다. 무스코비 수비군의 수장인 보이스라프 쵸트로프는 바이킹, 나무꾼들, 창병들로 하여금 자신의 보야르를 호위하게 하고 있었다. 양측의 군세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타크 장군의 기마궁병대가 먼저 적들에게 화살을 퍼붓자, 보야르들이 대응사격을 하면서 창병대가 진격해왔다. 보야르의 사격실력은 수준급이었다. 기마궁병대가 뒤로 물러나자 이타크는 초원기병대의 주특기인 전군돌격을 감행했다. 전군이 2열대형으로 넓게 퍼진 초원기병대는 마치 학이 날개를 접듯 둥그렇게 적들을 포위했다. 조여드는 창을 피하려는 노브고로드 군은 포위된 상태에서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갔다.

‘어차피 원으로 포위당한 지금으로선... 도망치나 싸우나 죽을뿐이야!!’

열세를 면치 못하던 노브고로드 군은 피해봐야 피할곳이 없음을 깨닫고는 결사항전을 해왔다. 잠시동안 전술을 찾아볼수 없는 격한 난전이 벌어졌다.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전투는 끝났고, 쵸트로프는 간신히 목숨만 건져 달아났다. 유명한 그의 보야르들은 전멸당해버렸다. 난전의 여파로 이타크의 부대는 400여명의 사상자를 냈으나, 역시 400 여명의 적들을 죽이고 또 400여명의 포로들을 잡아들였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승리였다. 이타크는 서둘러 모스크바성을 포위한뒤 랴잔에서 들어오는 길목을 단단히 지키게 했다.

제국의 900명이 넘는 원정군을 보고 무스코비로 후퇴하려던 예볼로드 왕자의 랴잔수비군 300여명은 졸지에 갇혀버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