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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Forum

평화는 없다 - 8

작성자◀阿修羅▶|작성시간04.10.02|조회수102 목록 댓글 0
 

제국군이 원정을 시작한 이래 자신들보다 적은 병력을 상대하기는 처음이었다. 특히 황태자는 한숨이 나올지경이었다. 노브고로드 대공 예볼로드 1세의 아들인 예볼로드 2세는 “왕실 혈통의 순수성”을 위해 계속된 근친결혼의 희생자로, 선천적으로 어딘가 모자란 구석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전투기술 만큼은 꾸준히 연마하여 당당히 왕세자로서 랴잔의 국경을 지키고 있었다.


300백이 채 안되어 보이는 병력에, 예볼로드의 보야르들은 적은 수에도 기가 죽지 않은채 전열을 정비하고 있었다. 하기사, 퇴로가 제국에 의해 완전히 차단되었으니 이들은 싸울 도리밖에는 없는 것이다. 원정군은 길게 대열을 세우고, 보야르를 상대로 기마석궁병대를 내보냈다.


어지럽게 화살이 왔다갔다 하였으나 기마석궁병대는 그 느린 장전속도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보다못한 안드로니쿠스는 기마석궁병대를 후퇴시키고 석궁병대와 궁사대를 내보냈다. 보야르는 산개대형으로 대항하는 듯 하더니만 동료들이 조금씩 쓰러지자 갑작스럽게 돌격해오기 시작했다. 멋모르고 재장전을 하던 궁사대는 전속력으로 달려드는 보야르의 말발굽에 밟히게 되었다.


“이런... 감히!!”


좌익을 맡고 있던 황태자는 궁사대가 밀려나는 것을 보고 바로 돌격명령을 내렸다. 보야르는 도망치는 궁병대를 베다가, 측면에서 들이치는 카타프락토이에 순식간에 10여기가 쓰러졌다. 예볼로드가 후퇴 명령을 내리자 전 보야르는 죽을힘을 다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네 이놈! 지금 나와 장난을 치자는 거냐!!”


황태자는 화가 나서 돌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달려들었다. 예볼로드는 나름대로 다급해져서는 숲속으로 도망쳐들어갔다.


...그때였다. 어느새 측면으로 돌아서 그 숲에 매복하고 있던 바이킹들이 기습한것은.


“으아악. 뭐냐!!”


뒤에서는 랴잔의 민병대가 숲을 뒤덮기 시작했다. 숲속에 갇힌 카타프락토이들은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적의 날카로운 공격이 말을 쓰러뜨리고 두터운 갑옷을 뚫었다. 황태자의 직속부대는 빠르게 수가 줄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것은 황태자 뿐만이 아니었다.


“형님 전하!!! 이런, 보병대와 창병대는 숲을 포위하여 들이쳐라! 황태자 전하를 구해야 한다!!”


안드로니쿠스는 시급히 명령을 내리고는 자신도 말을 몰아 숲으로 돌격해들어갔다. 황태자의 카타프락토이들은 숲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도, 이를 악물며 적들을 찌르고 쓰러뜨리고 있었다. 특히나 제국의 기를 매고 있는 황태자의 경우는 특히 더 했다. 숲속에서도 이리저리 틀며 적들을 죽이고 있었던 것이다.


숲속으로 비잔틴 보병대가 들이닥치자, 빈약한 랴잔의 군사들은 수세에 몰려 쓰러지기 시작했다. 황태자의 어깨에는 어느새 화살 하나가 날아와 박혀 있었으나 공격이 수그러들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숲속에 매복해있던 군사들은 숲을 나와 정신없이 도망치기 바빴다.


"어딜 도망치느냐!! 숨어있기에 도망치기에... 비겁한 놈들 같으니!!“


황태자는 화를 내며 군사들을 죽이거나 잡아들이며 종횡무진 했다. 그가 숲 밖으로 나와 병사들을 다그치려 할때였다.


‘쉬익’ ‘ 푹 ’

“으윽!”


숲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보야르들의 화살 공격은 무섭도록 정확한것이었다. 황태자는 쇄골 아래와 왼쪽 아래의 갈비뼈 부분에 두 대의 화살을 맞고 말았다. 황태자는 말에서 쓰러질 듯 몸이 옆으로 기울었으나, 다시 말고삐를 고쳐잡으며 소리쳤다.


“저놈들을.... -쿨럭- 모두 박살내라!!!”


황태자가 화살 3대를 맞고 피를 토하면서도 앞장서서 돌격해오자 보야르들은 한동안 굳어버렸다. 찰나의 시간이었지만 카타프락토이들이 그들앞에 도달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후.. 후퇴!!!”


카타프락토이의 막강한 돌격력에 1,2열이 순식간에 괴멸되자 예볼로드는 고작 10여기 남은 보야르들을 다그쳐 전속력으로 도망쳤다. 이미 보병대들은 죽기 아니면 살기로 도망치고 있었다. 그러나 뒤에서 황태자는 더욱 매섭게 소리쳐 추격을 명하고 있었다. 그의 직속부대는 그가 걱정되면서도 앞장서서 달려나가는 모습을 보고 같이 따라서 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전투는 끝났다. 제국군은 백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300여 반란군을 거의 괴멸시키게 된것이다... 그러나...


“......”

“저...전하!! 황태자 전하!!!”


황태자는 승리를 확신하자 천천히 말 위에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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