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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Forum

알모하드 왕의 꿈 5

작성자흑풍|작성시간04.10.26|조회수250 목록 댓글 4

 "이번 연례정기회의는 안건이 꽤 많소. 그러니 다과라도 하면서 편히 하도록 하시오."
 "예, 전하."
 "그럼, 첫번째 안건은 짐이 먼저 말하도록 하겠소. 세자가 내년이면 성년식을 치르게 되오. 그래서 세자를 여러분들께 미리 소개시키고자 이렇게 불렀소. 어서 일어나 인사를 드려라."
 "알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저희들도 잘 부탁드립니다, 세자전하."
 "이 자리에 있는 여러 대신분들 모두와 한번씩은 안면이 있을 터이니, 개인적인 만남은 회의가 끝난 이후에 갖기로 하겠소. 이제부터는 공적인 자리로 넘어가겠소. 계속하게."

 

 "예, 전하. 에... 전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첫번째 안건은 세자전하에 대한 것입니다. 세자전하께서 성년을 1년 앞둔 지금, 그 능력이 세자로서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 말에 모든 대신들의 입이 한순간 꿀먹은 벙어리처럼 닫혔다. 그리고 그의 발표는 계속되었다.
 "현재 상태로 보면, 세자 전하께서는 1년 후의 평가에서 통솔력 1, 통찰력 1도 얻기 힘든 실정입니다. 그에 대한 유일한 대책은 로드 노가다뿐인데, 이에 대한 대신분들의 결재가 필요합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대신들의 의견이 분분히 나왔다.
 "반대입니다! 가뜩이나 컴도 않좋아서 한번 로딩에 1분씩이나 걸리는데, 될때까지 하려면 얼마나 짜증나는지 아십니까? 그냥 그대로 사는게 좋습니다."
 "다른 분도 아니고 세자 전하이신데, 그 정도의 수고는 감수해야지 않겠소. 저는 찬성입니다."
 "에잇! 지금의 세자 전하가 가망이 없다면 다음 왕자분께 기대를 걸면 될 것 아닙니까? 저는 반대입니다."
 "다음 왕자분? 그때 지금의 세자 전하의 입장이 어떻게 될지 알고 하는 말씀이요? 그때 불어닥칠 피바람에 자유로울 사람이 얼마나 되겠소? 이것은 대신들 모두 찬성해야 합니다!"
 "저는 반대입니다. 로드 노가다에 한번 맛을 들이게 되면, 사람들의 정신이 해이해지고 자꾸만 이 수단에 의지하려는 경향이 생깁니다. 이것은 나라의 기강과도 연관되어 있는 것이니, 지금 그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어디에나 예외는 있지 않습니까? 세자마마 정도는 예외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로딩 타임이 길어서 문제가 된다면 돈 좀 쓰면 되는 일입니다. 저는 찬성입니다."
 "한두푼도 아닌데, 이런 일에 쓰자는 말이요! 이 양반이 많이 벌지도 못하면서 왜 이러시나!!"

 

 "탕! 탕! 탕!"
 "그만!"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은 채로 대신들의 목소리만 높아지려는 기색이 보이자, 무하히드는 탁자를 치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도 감히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세자를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찬성 반, 반대 반의 상황.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별 무리가 없을 터. 그렇다면 자신이 원하는 결정을 내리기만 하면 된다. 간단한 일인 것이다.
 "로드 노가다를 하겠소. 그렇게 알아두시고 그에 대한 결재를 진행하도록 하시오. 알았소?"
 "예, 전하."

 

 "두번째 안건은 이집트 공략에 관한 것입니다. 최선의 공략법으로 두가지가 나왔습니다. 첫번째 공략법은 알리바바 장군의 야전군이 적의 주력을 격파하면서 신속하게 전진하고 후발의 공성군이 성을 함락하는 방법인데, 이 방법은 진격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으나 항상 숫적인 열세를 컨트롤로 감당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차선의 공략법으로는 알리바바 장군이 2개 이상의 부대를 이끌며 각 지역을 하나하나 공략하는 방법인데, 필승을 장담할 수 있으나 전쟁에 따른 군비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대신들의 의견은 어떠하시오?"
 "만장일치로, 첫번째 공략법을 지지합니다."
 "수동전투로 하라는 말씀이오?"
 "자동전투로 하기에는 아직 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그리고 전장의 감각도 익혀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좋소. 그렇게 결재를 하고, 부대 편성을 그것에 최적화된 상태로 바꾸도록 하시오."
 "예, 전하."
 
 "세번째 안건은 대농장 제한법과 노예 금지법에 관한 것입니다. 이 두 법안은 알모하드의 자영농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나온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노예와 소작농을 이용해서 값싸게 대량생산하는 대농장 때문에 자영농민들이 파산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 나온 법안입니다. 하지만 법안의 홍보와 시행이 미비하여 자영농민들이 파산하는 일이 아직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앞으로의 세금징수와 병력수급에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파산하는 자영농민들 대부분이 과거의 대 스페인전과 이번의 대 영국전에 참여했던 병사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포상으로 받은 토지에서 농사를 지어봐야 먹고 살기에도 빠듯하다며, 나라를 위해 피를 흘린 댓가가 이것이냐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 세번째 안건이 나오자 장내는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이들 중에 대호족이나 대지주가 아닌 자들은 없다. 여기에 있는 대신들 모두가 이러한 대농장과 그에 관한 상행위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어찌 이리도 호응이 없단 말이오! 이 알모하드가 건국될 때부터, 여기 대신분들이 조상대대로 조국을 위해 피와 땀을 흘렸음은 누구나 알고 있고 그에 따른 반대급부를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소. 하지만 그것이 나라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면 문제는 다르오. 지금의 알모하드가 있기까지 백성들이 흘린 피와 땀에 대한 보상도 해주어야 하지 않겠소!"
 "....."

 추상과 같은 왕의 호통이 떨어졌지만 대신들의 떯은 감을 씹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왕의 시선을 피했다. 그러자 이번처럼 직접적인 이권이 걸린 문제에서는 왕의 위엄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무하히드는 재빠르게 슬며시 말을 돌렸다.
 "물론, 조상 대대로 내려온 땅을 내놓기가 쉽지 않음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오. 노력에 의한 댓가를 그냥 내놓으라는 것도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소. 하지만 백성들은 지금 땅이 있어도 제대로 먹고 살기가 힘들며, 땅을 팔고 도시로 올라가는 일이 허다하다고 하오. 게다가 이전에 알모하드군의 병사들이었던 농민들의 불만이 하나로 뭉쳐지고 있다고 하니, 이 어찌 큰일이 아닐 수 있겠소. 짐으로서는 양자택일을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니, 이에 대한 해결책을 빨리 내놓으도록 하시오."
 그제서야 대신들의 표정이 조금 풀어지면서 즉각적인 대답이 나왔다.
 "예, 전하!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네번째 안건은 영국에 관한 건입니다. 현재 영국은 우리 알모하드의 해군과 플랑드르의 반군에 의해 섬과 대륙이 분단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왕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섬 지역에는 모반의 기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모두들 잘 알고 있을 거이오."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 알모하드 상인연합을 통해서 망명중인 프랑스의 왕족이 접촉을 해왔습니다. 요점은 조국를 재건하려고 하는데, 자금을 지원하고 해상봉새를 유지해달라는 것입니다. 재건에만 성공하면 충실한 속국이 되겠다고 하는데, 이 안건에 대한 재가가 필요합니다."
 "짐에게 이미 복안이 서 있기는 하지만, 여러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소."
 "제가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프랑스의 재건을 돕는 것에는 세가지의 이익이 따른다고 사료됩니다. 첫째는 우리 알모하드의 주적중 하나인 영국의 힘을 크게 약화시키는 것이오, 둘째는 우리의 아군을 하나 더 늘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외시장이 4군데나 확대되어 경제적 이익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상인 연합에서 이 건을 물고 오지 않았겠습니까."
 "저희 대신들은 프랑스 재건을 돕는 것을 찬성합니다. 속국이 되겠다는 것은 거짓말이겠지만, 충분히 이득이 있는 일입니다."

 "좋소. 자세한 내용은 차후 협의를 통해서 진행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상인 연합 대표는 이리 나오라."
 "황공하옵니다, 전하."
 "경제부 대신을 너희 상인연합에서 두 명 기용하려고 한다. 후보를 뽑아서 보내도록."
 "예?"
 "뭘 그리 놀라나? 상업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으니 당연한 일 아닌가?"
 "예, 그렇기는 합니다만..."
 "앞으로 너희들을 부를 일이 많을 것이야. 짐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게."
 "예, 전하!"
 "이번 회의는 이것으로 끝내겠소. 모두 물러나도록 하시오."
 "예, 전하."

 

 "이보게."

 "예, 전하."

 "대농장 제한법과 노예 금지법이 성공하리라 생각하나?"
 "예? 그것은 잘..."
 "지금 이 자리에는 아무도 없네. 허심탄회하게 말해보게."
 "예. ... 피를 보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역시... 그렇다는 말이지."
 "예, 귀족과 호족의 힘은 그들이 소유한 대농장에서 나옵니다. 그 기득권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는 분명히 격렬한 저항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조용히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빠져나가려고 하고 있지만 말야.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아직 전하께서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하의 태도가 확고할 때까지, 그들은 뒤에서 칼을 갈면서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겠지. 하지만 지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저들의 권력은 갈수록 강대하질테고 반대로 중산층은 붕괴되어 빈민으로 전락하겠지. 그것은 왕권의 쇠퇴를 의미하고. ... ... 좋아! 이런 일은 역시 선수를 치는 게 제일이지! 예정대로 이집트 원정군이 수도에 편성되는 1년 후에 거사를 단행하도록 하지. 살릴자와 죽일자를 구분하는 작업은 확실히 하도록 하게."
 "예, 전하."
 "토지귀족은 모조리 죽여도 상관없지만, 그들과 손을 잡은 상인들과 다른 자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방해가 되는 자만 죽이도록 해야 할 것이야. 상인들에게 짐이 먼저 손을 내밀었으니 그쪽에서도 무슨 반응이 있을 것이고, 잘만하면 상인들끼리의 분쟁도 표면화시킬 수 있겠지."
 "예."

 

 그로부터 1년 후,
 "음... 병사들과 백성들이 저렇게 많이 모이다니..."
 "통제관들의 보고에 의하면 10만 정도가 모였다고 합니다."
 "통제관들이 정말 수고하는군. 이번 열병식이 무사히 끝나면 그들에게 큰 포상을 해주게."
 "예."
 "그리고, 그것에 대한 준비는 다 됐는가?"
 "예. 물증과 증언 모두 완비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암살자들로 예상되는 자들이 앉아있는 위치입니다. 예상 결행 시각은 연설이 시작될 때와 끝날 때이니, 그 때 각별히 조심하십시요."
 "알았네. 연설문은 준비됐나?"
 "예. 이지, 노멀, 하드, 하드고어가 있습니다. 어느쪽으로 하시겠습니까?"
 "하드고어? 베리하드가 아니었나? 아무튼 그것부터 한번 줘보게."
 "여기 있습니다."

 "어디보자.... 제군들, 나는 전쟁이 좋다. .... 제군들, 나는 전쟁을 아주 아주 좋아한다. 섬멸전이 좋다. 전격전이 좋다. .... 울부짖는 포로병을 상냥하게 달래다가 금속성의 소리를 들으며 시미터로 걸레로 변할 때까지 그어대는 것도 최고다. .... 제군들. 나는 이 전쟁이 지옥과 같은 상태가 되길 원한다. .... -_-;;"
 "어떻습니까?"
 "이 연설문.... 인간을 상대로 한 것이 맞나?"
 "아드레날린 분비를 증대시키고, 군인들을 광적으로 싸우게 하는데 효과가 있는 연설문입니다."
 "기각! 읽고 있는 내가 다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군. 하드 모드는 어떤가?"
 "여기 있습니다."

 "어디보자.... 국력은 방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침략에 있는 것이다. 계속되는 침략을 통해 우리 선택받은 민족인 알모하드는 유대인을 쓸어버리고 역시 슬라브인들을 밀어내어.... 이성을 제압하여 승리를 거두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공포와 힘이다. 지금 야만스런 유럽의 침략에 대응하는... 이집트는 영국, 이탈리아, 비잔틴 제국과 함께 악의 축으로서..."
 "어떻습니까?"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데, 선동의 방식이 조금 저질 아닌가?"
 "무지한 대중들이 주요 대상일 경우에는 이런 선동적인 연설이 효과적입니다."
 "그래도 이건... 노멀 모드를 한 번 보도록 하지."
 "예. 여기 있습니다."

 "음... 국가가 나를위해 무었을 해줄것을 바라지말고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었을 할것인가를 생각하라.. 음.... 사치한 생활 속에서 행복을 구하는 것은 마치 그림 속의 태양에서 빛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음...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 응?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부분은 조금 이상하군. 국민에 의한 정부? 이 부분은 아무래도 오타인 것 같은데."
 "예. 그런 것 같습니다. 즉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아! 그리고 이 부분을 첨가한 자를 찾아서 조사하도록 하게. 방금 든 생각인데, 여기서 말하는 국민이란 귀족을 지칭하는 것 같군. 설마 백성일리는 없으니까 말야. 조사해서 나에게 보고하도록."
 "예. 그리고 이것은 이지 모드입니다."
 "그 정도면 됐네. 노멀 모드의 연설문을 채택하도록 하지. 전쟁이 내년에 시작될지의 여부도 확실하지 않으니 이 정도의 적당함이 좋겠지."
 "예, 알겠습니다."
 "그럼, 가지."
 "예."

 

 "투둥둥 둥 둥!!"
 "알~ 모 하 드!!"
 "투둥둥 둥 둥!!"
 "알~ 모 하 드!!"
 "투둥둥 둥 둥!!"
 "대~ 한 민 국!! 꿰엑!!!"
 "투둥둥 둥 둥!!"
 "지~ 크 지 온!! 끄아악!!!"
 "투둥둥 둥 둥!!"
 "알~ 모 하 드!!"

 

 흥분으로 가득한 광장은 왕의 등장으로 인해 이내 침묵으로 젖어들었고, 그들은 일시에 무하히드에게 시선을 돌렸다. 10만의 사람들과 20만의 눈동자. 그것을 응시하며 무하히드는 침을 한번 삼켰다. 역시 연단 위에서 군중들의 시선을 받는다는 것은 연단 밑에서 그냥 있는 것과는 그 중압감이 다르다. 게다가 이번에는 반드시 나타날 암살자를 대비하기도 해야 한다.
 '오래 끌면 꽤나 힘들어지겠군. 암살자가 어서 나타났으면 할 정도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무하히드는 연설문을 펴들었다.
 "친애하는 나의 백성들이여! 짐은 이 자리에서 중대한 발표를 하려고 한다. 그것은..."

 그때, 군중들 사이에서 한 사람이 벌떡 일어났다. 그자의 손에는 도시락이 들려있었고, 그자는 그것을 무하히드에게 힘껏 던졌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었지만, 왕이 연단에 오르기 전에 모두 자리에 앉도록 조치했기 때문에 무하히드는 그 행동을 이내 알아차릴 수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너무 빠르잖아!'
 이런 생각을 하며, 무하히드는 있는 힘껏 뒤로 몸을 날렸다. 무하히드가 몸을 피함과 동시에, 폭음과 함께 무하히드가 서 있던 연단이 화염에 뒤덮였다. 암살자가 범행에 사용한 것은 바로 나프타 폭탄이었던 것이다.
 "으아아아!!"
 "누가 좀!!"
 화염에 휩싸인 근위병들과 대신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무하히드는 그 광경을 잠깐 눈에 담은 후, 바로 그 암살자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 암살자는 지금 무하히드의 직속 암살자가 후려친 몽둥이에 뒤통수를 맞고 쓰러지고 있는 중이었다.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면서 겉으로는 굳은 안색을 한 채, 무하히드는 급히 겉옷을 벗어서 대신들과 근위병들의 몸에 붙은 붙을 껐다. 물론, 물밀듯이 밀려오는 다른 병사들에 의해 곧 그럴 필요가 없어졌지만 말이다.
 "근위병! 전령병! 알리바바 장군을 불러라! 계엄을 선포하라! 백성들의 동요를 막아라!"
 침착하고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는 무하히드. 그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몇몇은 듬직함을 느꼈을 것이고 다른 몇몇은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그날 밤, 암살시도에 실패하고 생포된 이 암살자는 왕과 대신들이 참석한 국문에서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고통을 받았다. 그리고 그가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토해냈다. 그의 입에서 이름이 거론된 대신들의 얼굴은 단번에 흙빛으로 변했으며, 연판장의 존재가 거론되고 그 연판장이 모종의 장소에서 실제로 발견되자 대신들 대부분의 얼굴은 거의 죽은자처럼 변했다.
 그리고 무하히드는 다음날 수많은 대신들을 체포하고 국문에 들어갔다. 동시에 알리바바와 900인의 도적, 아니 군인들은 각지로 흩어져 역모혐의를 받은 대신들의 본거지를 진압해나갔다.
 
 "어서 말하지 못할까! 누구의 사주를 받은 것이냐? 정녕 교황의 사주를 받은 것이 확실한가?"
 "치이이이익!!"
 "으아악!!!"
 "참으로 지독한 놈들이로구나! 아무리 짐을 왕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하지만, 저 잔인무도한 이교도와 손을 잡다니! 네놈들에게는 알라마저도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다!"
 "퍽! 퍽! 퍽! 퍽!"
 "흐억! 흐억! 흐억! 흐억!"
 "물증과 증인이 이렇게 명백한데도,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냐!"
 "풍덩~"
 "꾸르륵! 꾸륵! 꾸륵!"
 "전하, 오늘은 이만 마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러다 대역죄인들이 심문도중에 죽을까 염려되옵니다."
 "음. 그렇게 하지. 심문관들은 들어라! 오늘 그대들의 솜씨는 실로 만족스러웠으나, 저 간악한 자들에게는 아직 2% 부족하도다! 알리바바 장군의 귀환까지는 아직 한달의 시간이 남았다! 역모를 도모한 다른 자들과의 대질심문이 있을 때까지 저들의 입에서 반드시 진실이 나오도록 해야할 것이다!"
 "예! 전하! 명심하겠습니다!"

 

 "대역죄인들과 그 가족들의 형집행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집행을 허가한다."
 "예, 전하."
 
 "무하히드! 이 폭군아!! 내 말 듣고 있는가!!"
 힘없이 떠밀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 사람이 이렇게 소리질렀다. 당황한 병사가 주먹으로 후려쳤지만 그는 소리지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원혼이 되어서라도 절대 네놈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네놈의 죄값을 받아낼 것이다!"
 "이 가이새끼야! 닥치지 못해!!"
 옆에 있던 병사들이 이번에는 아주 다구리를 쳤다. 그리고 개처럼 끌고가더니 순식간에 형을 집행해버렸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무하히드는 가볍게 비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더니... 네가 만든 원혼부터 걱정해야 할거다."

 

 "이번 연례정기회의는 안건이 꽤 많소. 그러니 다과라도 하면서 편히 하도록 하시오."
 "예, 전하."
 "이제 알모하드 내에서 피를 볼 일은 없을 것이오. 여러 대신분들은 떨 필요가 없소이다."
 "예, 전하."
 "이번에는 짐이 회의를 주관하도록 하겠소. 첫째, 세자 알리가 통솔력 4와 통찰력 5의 우수한 성적으로 성인식을 치뤘소. 둘째, 앞으로 있을 이집트 정벌에서 공성군의 대장은 세자가 맡을 것이요. 셋째, 이집트의 수도인 이집트는 레온과 함께 알모하드의 3번째 수도로서 육성될 것이오. 넷째, 프랑스가 드디어 영국 본토에서 거사를 일으켰소. 예비대를 편성하여 만일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즉각 도울 수 있도록 하시오. 다섯째, 지난 해에 많은 피를 흘렸기 때문에 민심이 아직 안정되지 못한 상태요. 게다가 역도들의 잔당들이 아직 암약하고 있으니 이에 대한 대비로 예비군을 모집하려고 하오. 이상의 다섯 가지 안건에 대한 대신들의 의견을 묻고자 하오."
 "오래 전부터 계획해 오고 있었던 안건들이니, 새삼스럽게 고치고 덧붙일 일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예비군은 어느 병과에서 모집하려고 하십니까?"
 "물론, 농민부대요. 대신 수도에 항상 정예부대를 배치해 놓고 있으니, 전국에 300씩만 배치해 놓아도 무방할 것이오."
 "예, 알겠습니다. 그럼, 모집문구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몇가지가 올라왔소. 어디보자... 짧으면 1년 길어도 3년만 탱자탱자하면 1년 당 0.37플로린! 싸움은 없다. 작업은 가라. 얼차려는 거부한다. 100% None action! 예비! ... 어떻소?"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군대에 소속될 것인데, 지나치게 기강이 해이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럼... 4천만이 하나로! 잘보면 꼬리가 보입니다. 잔당신고 113. ... 이건 어떻소?"
 "이해하기가 좀..."
 "음... 모두가 그런 종류의 문구들인데, 어렵구려. 조금 더 의논하도록 합시다."
 "예, 전하."

 

 그러부터 2년 후, 나라가 완전히 안정을 찾았다고 판단한 무하히드는 이집트 원정을 단행하게 된다.

 

 

ps1. 4편이 올라온 후 2개월 만에 다시 올리는군요. 기억하고 있는 분이 계실려나....

ps2.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구상을 실제로 글로 옮기는 것은 정말 장난 아니군요.

ps3. 앞으로의 연재 속도는 더욱 늦어질 듯.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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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제국의명장 | 작성시간 04.10.27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역시 최후의 대대 소좌의 연설은 전쟁광만이 할수 있는 연설 인것 같습니다.헌데....힘을 빼앗긴 귀족들이 가만히 있을지....;;
  • 작성자바람2040 | 작성시간 04.10.27 하드고어 연설문 초본 좀....쿨럭~ ㅋㅋㅋ
  • 작성자Berserk_Chang | 작성시간 04.11.01 오랫만 입니다. 반갑습니다. 근데 그간 무슨일을 하셨길레.....이리 무서워지셨는지....하드고어....
  • 작성자㈜치안보병 | 작성시간 04.11.04 투둥둥 둥 둥 대한민국!! 꿰엑!!....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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