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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Forum

기사 이야기 4(위기와 행복)

작성자securitad|작성시간05.02.07|조회수98 목록 댓글 2

멀리 어둠 속에서 휏불을 든 수십명의 무리가 보인다. 다행이 그들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막다른 죽음의 공포 앞에서, 그것은 너무나도 큰 신의 축복이었다. 역시 다행스럽게도 여기서 여자와 아이들의 돌 팔매질에 죽을 운명이 아닌가 보다......나는 그 벙어리 여자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제 너도 살 수 있어!

 

"자크리......!!"

 

"도련님 거기 계십니까? 거기 계시거든 말씀을 하세요!"

 

"자크리 어디 있는 거니!" 

 

카트린과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금까지 이토록 그들의 목소리가 반가웠던 적은 일찌기 없었다. 그러나 온 몸은 찢겨지고 상처 투성이가 되었으므로 난 그들의 외침에 대답할 힘조차도 없었다. 

 

" 오......카...트.....린......네가 결국 와 주었구나....."

 

이 말을 끝으로 나는 곧 의식을 잃었다. 그 다음부터는 나도 모른다. 말을 들어보니 삼일 동안을 꼭 죽은 사람처럼 잠만 자더라고 한다.

 

 

 

삼일 후..........

 

".......으..........."

 

"오 자크리! 이제 정신이 좀 드니?, 오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흐리흐리한 눈을 애써뜨려고 노력하자, 여긴 내 방이었고 카트린이 내 침대 옆에서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카트린 내가 어떻게 된거지? 분명히 난 그들에게 둘려 쌓여 있었는데......"

 

"이 바보! 정말 아무 기억도 안나는가 보구나? 그때 혼자 성으로 간 후 이상한 생각이 들어 너의 행방을 아버지한테 물어보니 아직 네가 성에 안 들어왔다는 것이었어. 그래서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어 아버지를 졸라 병사들과 영지 곧곧을 순찰하던 중, 그 사람들 속에 있던 너를 발견했지. 우리가 널 발견했을 땐 넌 죽기 일보직전이었어, 그 사람들 제 정신이 아니더라, 아버지랑 병사들에게 혼쭐이 난 다음에야 물러갔지!"

 

그녀는 내가 깨어나 다행인듯, 그녀의 표정에 활기가 돌았다. 얼굴을 보니 몇일간 잠을 못 잔 것처럼 보인다. 비록 부시시한 얼굴이었지만 정말 아름답게 보인다. 

 

"....아, 그랬구나..."

 

"........................."

 

".......카트린........."

 

"...........?............."

 

"전에 내가 심했어......용서해 줘.......다음부턴 그런소리 안할께."

 

"미안한 것은 아는 모양이지? 흥! 자크리 미워!"

 

카트린이 짖굿게 대답했다. 그러나 짖굿게 내 뱉은 말과는 달리 그 표정에서는 그 날의 분노를 찾아볼 수 없었다. 분노가 완연히 풀어진 듯 보였다.

 

"이번 한번만 봐준다. 앞으로 그러면 정말 너랑 끝이야, 알았어?"

 

"........알았어........."

 

나는 바보처럼 가볍게 웃음지었다. 그런데 순간 뇌리에서 나와 함께 있었던 벙어리 여자가 떠올랐다. 그녀는 무사히 돌아갔을까? 그 생각이 드는 순간 노파심이 들었다.

 

"카트린..........."

 

"..........?........."

 

"혹시 나와 같이 있었던 그 여자는 어떻게 됬는 줄 아니?"

 

"그 여자? 그 여자가 누군데?......."

 

그녀는 잠시 생각에 빠진 듯 보였지만 마침내 생각이 난 듯 말했다. 

 

"아..... 그 벙어리 여자?.......그 무리들이 사라진 후 그 여자 역시 어디론가 떠났어, 상처가 상당해서 아버지랑 내가 성에서 좀 쉬어가라고 권해봤지만 그냥 떠나고 싶어하는 것 같았어.......그 후부턴 나도 잘 모르겠는 걸......"

 

"아 그랬구나.......사실은 그 벙어리 여자가 마녀로 몰린 바람에 내가 나서게 된거야" 

 

"이 바보! 네 몸도 간수 못하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 처지까지 생각할 수 있니? 남자들은 어떻게 보면 바보처럼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들 목숨, 아까운지를 모른다니까"

 

그녀의 무시하는 듯한 말을 듣자 난 부아가 끓어 올랐다.

 

"기사란 말이야! 어떤 상황에서도 정의감이 투철해야 해! 사악함을 보면 의로운 분노를 당연히 품어야 하지! 그들이 수가 너무 많아서 망정이지, 열명만 되었어도 그런 수모는 당하지 않았을거야!" 

 

비록 기사작위도 아직 못 받은 풋내기였지만 난 그녀 앞에서 호기를 잔뜩 부렸다. 

 

"흥 하나도 안 멋져! 난 사납고 무서운 남자는 딱 질색이야!"

 

사실 호기만 부렸다뿐이지 난 겁이 많은 겁장이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녀 앞에서는 용감하게 보이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마지막 남은 내 자존심일테니까......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 사이 난 말없이 그녀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오전의 창빛에 비쳐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그녀의 금발머리와 이름모를 향기가 나는 그녀의 풍만한 육체, 그녀의 표정에서 나오는 포근함, 수정같은 눈.....뭐라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나는 문득 그녀가 사랑스러운 생각이 들어 그녀를 허리를 한손으로 안고 그녀의 풍만한 육체를 내 몸 가까이로 밀착시켰다. 그녀의 붉어진 얼굴이 내 얼굴과 마찰을 일으켰고 입술과 입술이 뜨거움에 반응하는듯 부르르 떨렸다.

 

"카트린!!............"

 

"안돼! 자크리, 이러지마.....우리 아직까지는 이러면 안돼!"

 

"그냥 이대로 있고 싶어 너랑 영원히........."

 

"자크리 제발.......이건 부모님들께 죄를 짓는 것이고 결국 이런 불경한 행동은 신 앞에서 부끄러운 행위야, 나 성당에 가야겠어! 불경스러운 마음을 품었......"

 

"쉿!"

 

난 그녀의 입술에 손가락을 대며 그녀의 엄숙한 설교연설을 중지시켰다. 처음에 그녀는 매우 당황한 듯 보였으나 지금보니 그리 싫은것 같지는 않았다. 우린 뜨거운 키스를 나누었으며 그것은 내 생애 처음의 키스였으며 여자의 입술이 이처럼 달콤한 것인지 이제야 진실로 확신할 수가 있었다. 오 신이시여! 용서하소서! 이 불경한 죄인을!

 

그 천국과도 같은 순간도 잠시, 누군가가 내 방문을 두드렸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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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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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Berserk_Chang | 작성시간 05.01.23 누가 초딩 짓을 했나요? 여기가 회원이 많아지다 보니 교육 덜된자들이 좀 있더군요. 개의치 마시구 하세요.
  • 작성자securitad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5.01.24 감사합니다. 제글도 지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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