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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Forum

[2부작]-_-제목미정 -1-

작성자P-51 Mustang|작성시간05.02.02|조회수39 목록 댓글 0

훗..단편 하나 써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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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2년 7월 2일. 스코틀랜드 군 머시아 성을 포위하고 있는 마지막 영국 국왕의 부대.

 

 

 

-쏴아아아아아앙

 

 

빌어먹을 빗줄기는 그치지 않는다. 암울한 분위기를 더욱더 암울하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

다. 그때문에 참 빌어먹을 빗줄기...모두들..긴장하고 있다.

 

지난 7년간의 전투로 영국군은 북쪽의 스코틀랜드군에게 패하였다. 장검을 멋들어지게 높이

쳐들고 쉴새없이 돌격해오는 스코틀랜드군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자신들에게도 여파가 미칠것을 예상한 독일군과 프랑스군이 종종 군사를 보내서 스코틀랜드

군대를 막으려 시도했지만 소용 없었다. 그들 연합군이 버밍엄과 리버풀에서 스코틀랜드군에

완전히 대패해버린후 독일과 프랑스는 서로 눈치만보며 더이상의 동맹군을 파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최후의 웨섹스성에서의 혈투끝에 우리는 2000여명의 스코틀랜드군을 전멸시켰다. 우리는

곳곳에 퍼져있는 영국 기사들과 병사들을 다시 재편성해 머시아에서 재결합했다.

 

그러나 실수였다. 그때를 노린 스코틀랜드군들이 웨섹스성을 점령해버렸고, 우리는 섬 자체

를 뺏긴채였다. 물론 서유럽쪽으로 몇개의 땅이 있기는 하지만 그곳은 영국의 힘을 키우기가

역부족한 땅들이었다. 사방에 강대국들이 널려있었으니까. 결국 이 섬을 잃는다는것은 영국

의 몰락과 마찬가지였다.

 

영국을 위해 모인 전사들은 오직 600명. 우리 눈앞에 펼쳐저있는스코틀랜드군은 수천명이었

다. 빗방울을 뚫고 저들을 모조리 다 몰살시켜야 하는게..영국을 위한 마지막 임무라면 기꺼

이 수행할수있는 영국 군사들이었다. 대영제국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것이라면 나도

죽을 준비는 되어 있지만 죽기는 싫다.

 

"자랑스러운 대영제국의 병사들이여!"

 

둔탁한 소리를 내며 쇠와 부딪치던 빗방울들의 소음을 헤치고 장엄하면서도 위엄이 느껴지는

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국왕 폐하였다.

 

"우리는 지난 수백년간 잉글랜드라는 이름 하나로 뭉쳤다!"

 

잠시 몇몇 기사들이 불만이 섞인 목소리를 내었다. 아마도 스코틀랜드쪽이거나 웨일즈 쪽

기사들이 틀림 없다. 이런 중요한 순간에 지역적인 감정을 토로하는 저들을 이해할수가 없다.

 

"모두들 겁이 난다는것을 안다... 그러나 이 순간만큼은. 난 행복하다."

 

웅성거리던 용병기마병들이 곧 말을 멈췄다. 그들도 조용히해야할것을 알았을까, 영국 기사

들 진영에는 오직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밖에 나지 않았다.

 

"영국을 위해 이게 마지막 목숨을 바칠 기회라면, 나는 더할나위 없이 기쁘고 행복하다.

지난 수년간 우리는 스코틀랜드 군에게 짓밟히고 무너졌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우리의 최후

의 보루까지 점령당해버렸다! 후퇴할곳은 없다."

 

마지막 말은 매우 조용하게 말했으나 멀리 떨어져있는 나에게도 들릴만큼 위엄있었다.

 

"병사들이 어떤 감정을 갖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기

바란다. 우리는...자랑스러운 영국의 아들들이기에!"

 

순간 검을 검집에서 빼는 소리와 함께 한 병사가 환호성을 내었다. 그러자 옆에있던 병사들도

같이 환호성을 내질러댔다. 저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 적들에게

공포감을 주기 위해? 그때까지도 난 어리석은 자만심에 빠져 있었다.

내 생각은 온통 적을 많이 죽여 직책을 수여받는 것 뿐이었다.

 

순간, 뒤쪽에서 경쾌한 나팔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장교들의 고함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전군 쐐기 대형으로!"

 

곧이어 부지런한 말발굽소리와 함께 쐐기대형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내가 맨 뒤에 있다고는

하지만 쐐기대형에서는 맨 앞이었다. 그러나 진형이 바뀐것일까. 생전 처음보는 휘황찬란한

갑옷을 입고 멋드러진 망토에 보석이 껴진 검과 방패를 든 한 기사가 내 옆에 스더니, 곧 내

앞에 국왕 폐하가 섰다.(아마도 내 옆에 있는 기사는 왕실기사인것 같았다.)

 

쉴수없이 많은 군대들. 기병이라고는 하나도 없었고, 우리가 높은 언덕을 차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저렇게 많은 숫자의 군대들을 보니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우리를 비웃기라도 하

듯 거대한 장검을 휘두르며 야유 비슷한 소리를 냈다.

 

나는 피식한번 웃고선 검을 뺐다. 시잉 하는 쇠 부딪치는 소리가 내 귀를 울렸다.

 

"자랑스러운 영국의 아들들이여...돌격!!!"

 

순간 국왕 폐하가 빠른속도로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국왕

폐하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스코틀랜드군은 당황스러웠던지 제대로된 방어준비도 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우왕좌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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