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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Forum

알모하드 왕의 꿈 6

작성자흑풍|작성시간05.02.18|조회수454 목록 댓글 5

 "전원 하선!"

 

 명령이 떨어지자, 알모하드군은 빠른 걸음으로 배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상인들과 뱃사람들이 앞에 나타났고 그들이 이내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졌지만, 병사들은 그것에 개의치 않고 미리 하달된 명령에 따라 재빨리 움직였다.

 

 그래서 그날 저녁 원정군 총사령관 알리바바와 부사령관이자 태자인 알리는 푸짐한 식사를 하면서 최종보고를 들을 수 있었다.

 

 "항구 진압을 완료했습니다."

 

 "항구 인원 대부분을 제압하는데 성공했으나, 전령들이 탈출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함선들이 모두 출항했습니다. 이집트 해역을 장악하기 위한 전투는 약 한달 후에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보고를 받은 후, 알리바바는 지시를 내렸다.

 

 "경기병들을 풀어서 항구주변을 정찰하도록. 밤이 깊어지고 있으니 오늘은 멀리 가지 말도록 전하라."

 

 "예!"

 

 "그리고 주민들이 소요를 일으키지 못하도록 경계를 철저히 하고, 병사들은 충분히 먹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도록 하라."

 

 "예!"

 

 "당분간은 이 항구에 머물면서, 오랜 항해로 지친 병사들의 상태를 회복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다. 제장들은 이것을 명심하고 병사들이 엉뚱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잘 단속하도록 하라."

 

 "예!"

 

 

 

 그리고 다음날.

 

 알리바바는 이집트 왕성과 수도방위병력을 공략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그 작전회의에는 태자인 알리와 참모급 장교들, 그리고 이집트에 상주하면서 첩보활동을 벌여온 사신들과 알림들이 참석했다.

 

 넓은 탁상 위에 이집트의 지도가 펼쳐지고, 알모하드군과 이집트군의 여러 병종들을 상징하는 물건들이 사전 정보에 따라 그 위에 배치되고 나서 회의는 시작되었다.

 

 알리바바는 항구가 있는 곳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알라의 가호를 입어, 우리는 무사히 이집트 항구에 상륙할 수 있었소. 하지만, 그 사실은 이미 이집트 왕성에 전해졌을 것이고, 그들은 농성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오. 이대로 성을 공격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말을 멈추고, 알리바바는 이집트 왕성과 나일강 유역에 위치한 대규모의 이집트군을 번갈아 가리켰다.

 

 "한번에 성을 함락시키지 못하면 여기에 있는 이집트군에 의해 역습을 당할 위험이 있소. 그래서 성을 공략하기 전에 이들을 격파하는 것이 우선이 될 것이오. 이것들을 보시오."

 

 알리바바는 가벼운 차림을 한 기병 모양의 인형과 낙타에 탄 전사의 모양을 한 인형을 지휘봉으로 한대씩 가볍게 치며 말했다.

 

 "이곳에서 정보를 수집하신 두 분의 말에 따르면, 이들은 5성장군 알콰림이 지휘하고 있고 선발대는 낙타병같은 사막특화병들이라고 하오. 그래서 사막에서 싸우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하오."

 

 그리고 잠깐 말을 멈추더니, 알리에게 주의를 집중하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우리 알모하드군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싸울 수 있을 것인가? 태자마마, 마마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불의의 기습에 가까운 알리바바의 질문에 알리는 잠깐 멈칫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대답했다.

 

 "우리가 먼저 자리잡은 곳으로, 그들이 나오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왕성을 향해 무력시위를 하면 그들이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정확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에게 불리하니, 그들이 빨리 튀어나올 수 있도록 손을 조금 써둘 필요도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무언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고 있는 알리바바와 역시 감 잡았다는 표정의 알리. 공포수치가 최고수치인 적장을 만난 이집트의 악몽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한달 후.

 

 "이야~ 잘 타는데~"

 

 "이정도로 연기가 치솟으면 놈들한테도 잘 보이겠지?"

 

 "아마도. 그건 그렇고 이짓도 이제는 지겹네 이거."

 

 "너는 불장난만 하니까 그렇지. 다른 친구들은 벌써부터 약탈에 살인에 강간을 부업으로 벌이고 있다고."

 

 "야,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 마음껏 날뛰어도 괜찮다는 훈령이 내려왔어도, 나는 그런 짓은 도저히 못하겠더라."

 

 "원래 처음이 어려운거야. 시작이 반이라고 하잖아."

 

 "그런가?"

 

 요새 알모하드 병사들의 생활이 이랬다.

 

 

 

 한편, 이집트군 진영에서는.

 

 "나일강 유역의 농장들 완전 파괴! 이집트 전역의 농장수입이 20%로 줄어들었습니다!"

 

 "여관과 교역소가 파괴되었습니다! 상인들과 용병들이 칼을 피해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습니다!"

 

 "무기관련 시설들이 약탈당하고 있습니다! 그놈들은 공방에 걸어놓은 장식용 검까지 걷어간다고 합니다!"

 

 "무시무시한 학살로 인한 아비규환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몽골이 했던 짓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루 빨리 저 악마들을 몰아내라는 전하의 독촉이 있었습니다."

 

 이런 보고를 매일 같이 들으며, 알콰림은 자신의 수명이 하루에 십년씩 줄어드는 듯한 기분을 요즘 느끼고 있었다.

 

 같은 무슬림 형제들인 알모하드의 행패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다. 그리고 그 목적은 너무나 분명했다. 자신과 자신의 군대를 끌어내는 것이다. 벤치마킹도 유분수지. 하필이면 그 지옥(타르타로스)에서 올라온 놈들의 흉내를 내다니.

 

 하지만 상대방의 수를 뻔히 알고 있는데 그대로 따라갈수야 없지 않은가.

 

 알콰림은 얼굴을 있는대로 찌푸려진 얼굴을 간신히 펴고 전령에게 말했다.

 

 "전하께 전하라. 조금만 더 기다리시라고. 그 난봉꾼들을 처단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이집트의 전령이 나타났습니다. 출발지는 알콰림의 진영, 목적지는 왕성으로 추정됩니다. 차단합니까?"

 

 "추격하지 말도록 하라."

 

 "예!"

 

 정찰병을 물리고 나서, 알리바바는 회의의 참석자들을 향해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이제 알콰림이 기어나올 때가 됐습니다."

 

 "어제 떠난 사신이 서찰 하나를 품고 있던데, 그것 때문입니까?"

 

 "그렇습니다, 마마. 이집트왕이 이번에 내릴 왕명은 알콰림이 결코 거부하지 못할 성질의 것이 될 것입니다. 이제 슬슬 전쟁의 태세를 갖춰야 합니다."

 

 

 

 알콰림의 앞에서 왕의 전언을 전하는 전령의 목소리는 지금 무척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있는 알콰림의 얼굴은 차마 보기 민망할 정도로 굳어져 있었다.

 

 왕의 전언을 모두 듣고 나서, 알리바바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가 다시 내쉬었다.

 

 "그러니까 정리해보면, 전하께서 지금 극도로 진노하고 계시고 있고, 내가 출전하지 않으면 전하께서 성을 나와서 직접 적을 치시겠다는 말이냐?"

 

 "예, 그렇습니다."

 

 "도대체 전하께서 왜 그렇게 진노하고 계신 것이냐? 그냥 명령만 받고 오지는 않았을 터. 말하라."

 

 "제가 성에 도착하기 전에 알모하드의 사신이 먼저 왔습니다. 그 사신이 전하께 알모하드 왕의 친서를 받쳤는데, 전하께서 그 서찰을 읽어보시더니 마치 광기에 휩싸인 것처럼 진노하셨습니다."

 

 "그래서?"

 

 "전하께서는 그 자리에서 알모하드의 사신을 베어 죽이시고는 당장 성밖으로 출정할 준비를 하라고 명을 내리셨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알모하드가 가져온 서찰의 사본입니다. 현실성을 더하기 위해 그 사신이 하던 그대로 읽어보겠습니다."

 

 "그렇게 하라."

 

 전령은 잠시 숨을 가다듬더니, 고개를 뒤로 살짝 젖히고 목에 힘을 잔뜩 주는 형태로 얼굴을 찡그렸다. 그리고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서찰을 읽기 시작했다.

 

 "이 존만아! 형님 왔다. 지금 항구에 있으니까 10일 내로 빨리 튀어와라. 8일도 아니고 9일도 아니다. 딱 10일이다. 하루 늦을 때마다 죽방 100만대니까 존나게 뛰어와라. 뭐? 오기 싫다고? 예전에 굴다리 밑에서 존내 맞았던 내가 아니라고? 너 그렇게 깝치다가 내 손에 잡히면 나일강이 마르고 닳도록 맞는 수가 있다. 어서 와라, 이 존만아. 이게 다 이 형이 너에게 애정이 있어서 그러는거다. 유학 시절의 형님 "싱하히드"로부터"

 

 찬바람이 불었다.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서인지 회의에 참석한 이집트 장교들 모두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알콰림이 물었다.

 

 "그것.... 정말로 알모하드 왕 무하히드의 친서?"

 

 "예, 그렇습니다. 시종들에게 물어보니 싱하히드는 알모하드의 왕이 과거에 이집트에 유학왔을 때 사용했던 가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알모하드의 사신이 정말로 그런 표정과 목소리로 친서를 읽었고?"

 

 "예."

 

 그리고 다시 찬바람이 불었다. 알콰림은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

 

 잠시 동안의 침묵이 흐르고 알콰림은 정신을 차려 결론에 이르렀다.

 

 "결국은 지금 전하께서 적들을 향해 진군할 준비를 하고 계신다는 것인데... 할 수 없지. 우리가 먼저 적을 치는 수밖에. 전하께서는 저 알모하드군을 감당하지 못하신다. 출발 준비를 하라."

 

 "예!"

 

 

 

 그로부터 2개월 후.

 

 "제 6 굴람기병대 전투 준비 완료!"
 
 "제 3 철석궁병대 전투 준비 완료!"

 

 "이상으로 모든 부대의 전투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각 부대에서 보내온 전령들의 보고를 듣고 알리바바는 즉시 명령을 내렸다.

 

 "굴람기병대는 좌우로 넓게 산개! 모든 보병대는 완보로 전진하도록 하라! 사전에 회의했던 내용에서 한치의 벗어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

 

 전령들이 물러나고, 알리바바는 약간 긴장한 목소리로 알리에게 말을 걸었다.

 

 "이번 전투는 마마께 큰 공부가 될 것입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이번 전투에서 이집트군은 소모전으로 전황을 이끌어 나가려고 할 것입니다. 여기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콰림을 생포하거나 죽여야 합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 마마께서는 휘하의 친위대와 함께 후방을 지켜주도록 하십시요. 특이사항 발생 시, 전령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예! 그럼."

 

 

 

 알모하드군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대형을 갖추며 이집트군을 향해 전진했다. 이에 대응하여 이집트군은 언덕 하나에 자리를 잡고 방어대형을 갖춘 상태에서 움직임을 멈췄다.

 

 물론 이것은 보병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알모하드의 기병대는 현재 일부는 보병의 옆에서 대기하고 다른 일부는 좌우로 넓게 돌아서 이집트군을 우회기동하고 있었다. 또한 이집트의 기병대는 보병대를 호위하듯이 좌우에서 거리를 두고 대기하면서 뛰쳐나올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다.

 

 첫 공격은 이집트 궁기병이 시작했다. 그들은 알모하드군의 우측으로 돌더니 알모하드의 굴람기병대에 활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예측했던 일이라 화살공격을 받은 굴람기병대는 침착하게 뒤로 물러났다.

 

 "제 3 철석궁병대 속보 전진! 목표는 이집트 궁기병!"

 

 "속보 전진!"

 

 "우측 회전!"

 

 부대장의 명령과 구령에 따라 보병대의 선두에 위치한 알모하드군의 철석궁병대는 이집트군의 궁기병에게 한발 먹이기 위해 움직였다. 그리고 사정권에 들자마자 바로 한발 먹였다.

 

 "목표에 집중하라! 지금 매직아이 하고 있나! 명중률이 형편 없다!"

 

 "재장전 안하고 뭐하고 있나! 맞던 안맞던 바로 재장전이다!"

 

 "파비스 밖으로 머리 내미는 놈은 뭐야! 네 대가리에 맞춰달라고 고사지내냐!"

 

 장교들과 하사관들의 호통 속에서 병사들은 허겁지겁 움직였다. 그리고 다시 석궁을 겨눴을 때에는 이미 이집트의 궁기병들은 원래의 자리로 물러난 후였다. 그래서 알모하드군도 원래의 배치로 들어왔다.

 

 알모하드군의 전진은 계속 됐고 이윽고 양군은 본격적인 전투를 시작했다.

 

 "적들의 궁시 사정권에 들어왔다. 적들의 화살이 소나기처럼 쏟아져도 걱정하지 말고 구령에 맞춰 응사하라!"

 

 "적들이 일제 사격한다! 파비스 뒤로 숨어!"

 

 "응사한다! 발사! 재장전! 재장전! 너 이 새끼, 파비스 밖으로 머리 내밀지 말랬지! 너 오늘 전투 끝나면 대가리 박을 줄 알어! 한 번 쏜 화살은 미련을 갖지 마!"

 

 이렇게 한참동안 알모하드군과 이집트군의 궁병들은 각각의 선두에서 쉴새없이 화살을 쏴댔다. 그리고 궁시전의 승부는 점점 알모하드군에 우세하게 흘러갔다. 비록 수많은 화살을 쏘아 붙였지만, 파비스로 확실하게 방어하고 있는 알모하드의 철석궁병들에게는 큰 피해를 주지 못한 것이다.

 

 

 

 "끙..."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알콰림은 얼굴을 찌푸리면서 혀를 찼다. 확실히 지금의 병력으로는 알모하드군에 맞서기 어려웠다. 소모전으로 나가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저 멀리서 대기하고 있는 알모하드의 굴람기병 부대들도 마음에 걸렸다. 만일에 대비해서 낙타병들을 대기시켜 놓기는 했기만 모두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 같았다.

 

 "사라센 보병대의 출진을 전하라."

 

 "예!"

 

 명령을 받은 사라센 보병대가 앞으로 나서자 이집트의 궁병들이 길을 열었다. 사라센 보병대는 빠른 속도로 언덕을 내려가 알모하드의 궁병들을 향해 돌진했다.

 

 "놈들을 꼬질대에 박아 버려라!"

 

 "와아아!!"

 

 하지만 이집트의 궁병들이 길을 열 때부터 이미 모든 것을 짐작한 알모하드군에서는 가지보병대가 그들을 맞고 있었다.

 

 "인샬라!"

 

 "무슬림 세계의 통일을 위해!"

 

 양군은 방패를 앞세우고 줄줄이 돌격했다.

 

 "적의 창을 겁내지 마라! 놈들을 팔랑크스가 아니다! 들어갈 틈은 얼마든지 있다!"

 

 부대장의 외침에 따라, 가지 보병대는 방패를 몸에 바짝 붙이고 두 눈을 부릎떴다. 그리고 적의 창이 가까이오자 방패를 기울여 창을 왼쪽으로 흘려버렸다. 이 동작이 실패한 몇몇은 말 그대로 꼬치가 되어 버렸지만, 첫번째 열의 대부분은 무사히 사라센 보병대의 품안에 파고 들 수 있었다.

 

 "콰쾅!"

 

 격한 소음과 함께, 첫번째 열의 가지 보병대원들은 방패와 몸을 하나로 해서 사라센 보병대원들의 방패와 충돌했다. 양쪽 모두 강한 충격을 받았지만, 애초에 무게중심에서 열세였던 사라센 보병대의 첫열이 몸의 중심을 잃고 크게 밀려났다.

 

 "크악!"

 

 하지만 뒤에 있던 사라센 보병대의 두번째 열의 병사들이 첫번째 열의 사람들을 받쳐줌에 따라 그들은 바로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간신히 자세를 수습한 그들에게 가지 보병대 병사들은 도끼를 휘둘렀다.

 

 "쾅!"

 

 "크윽!"

 

 이집트 병사들은 급히 방패를 들어 도끼 공격을 막았다. 방패에 도끼가 박혀들자, 알모하드의 병사들은 발로 적의 방패를 걷어찼다. 이번에는 조금 밖에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덕분에 방패에 박힌 도끼는 빼낼 수 있었다. 그것에 만족한 알모하드의 병사는 이번에는 급히 방패를 들었다. 사라센 보병대의 두 번째열의 병사가 창을 들어 찔러왔기 때문이다.

 

 "서두르지 마라! 혼자만 앞으로 나가지 마라! 대열을 유지하라! 두번째 열은 언제든 백업할 준비를 하라!"

 

 "와아아!"

 


 
 알리바바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음... 병사들이 잘 싸우고 있군. 일이 잘 풀리겠어. 철석궁부대를 뒤로 빼고 나머지 보병대를 모두 좌우로 우회해서 돌격히 들어가라고 해. 특히 낙타부대의 발목을 단단히 붙잡으라고 해."

 

 "예!"

 

 "기병대에 연락해라! 보병들이 이집트 군의 삼면을 둘러싸는 것을 보자마자 모두 이집트군의 뒤로 기동하라고. 그리고 기회를 봐서 돌격하라고 하라."

 

 "예!"

 

 승부는 예상했던 것보다 꽤 빨리 날 것 같았다. 보병들의 전투에서는 계속해서 밀리고 있었고, 낙타부대는 알모하드의 창병대에 잡혀서 죽어나가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적의 굴람기병대가 자신들을 포위섬멸하기 위해 뒤로 돌고 있었다.

 

 "하나라도 더 죽이고 죽어야 하는데..."

 

 알콰림은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창을 빼들었다. 그리고 휘하의 기병대에게 말했다

.

 "대단히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모두 각오해라. 하지만! 우리는 지지 않는다! 호국의 열정에 불타는 후발 부대들이 지금 대기중에 있음을 잊지 마라! 우리가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싸운다면 승리는 우리 것이 될 것이다!"

 

 "와아아!"

 

 

 

 "타게팅 완료! 1번과 2번기는 좌측으로, 4번과 5번기는 우측으로 해서 폭격을 시작한다. 나머지는 알콰림을 목표로 정밀폭격을 가한다."

 

 "라져!"

 

 "암호명 샌드위치풍 다굴빵 개시!"

 

 "고!!!!!!!!!!!!!!!!"

 

 땅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알모하드의 굴람 기병대들은 전력으로 말을 달렸다. 주위의 풍경이 휙휙 지나가고 시야가 한곳으로 집중될 정도로 그들은 달렸다.

 

 "으아아아!!!"

 

 "이야야야야!!!"

 

 귀청이 찢어질 듯한 함성과 함께 알모하드의 기병대들은 창을 지면과 수평으로 눞혔다. 그리고 적과 부딪쳤다.

 

 "콰쾅!!!"

 

 "퍼커걱!!!"

 

 "으아아악!!"

 

 "꿰엑!!"

 

 알모하드 기병대의 첫 돌격의 결과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무수한 이집트 병사들이 등과 옆구리에 창을 맞고 절명했다. 그중에서도 알콰림에게 크리티컬이 터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알콰림은 사방에서 창을 맞고 전사했다.

 

 "적장이 죽었다!"

 

 "목을 베어 창에 매달아라!"

 

 "알모하드 만세!!"

 

 그 다음은 더 이상 볼 것도 없었다. 일방적인 학살이 벌어졌고, 뒤늦게 나타난 후발 부대도 연달아서 학살을 당했다. 그리고 이듬해 성은 함락된다.

 

 

 

 "전하께서 찾으십니다."

 

 "이, 이보게. 살려주시게!"

 

 알모하드의 병사는 고개를 갸웃했다. 저 이집트의 왕이 왜 저렇게 떨고 있는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현재 수도에 있을 자신의 왕이 지금 이집트 왕과 면담하기를 원한다고 있다는 알리바바 장군의 지시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옛날의 굴다리 밑에서 만나자는 것인데 무엇을 그리 두려워 하십니까?"

 

 "몸값이라면 얼마든지 지불하겠네. 이대로 나를 그냥 보내주게."

 

 "그것은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우선 알리바바 장군님부터 만나보시지요."

 

 "고맙네. 고마워."

 

 눈물, 콧물 다 흘리며 기뻐하는 이집트 왕을 바라보며 이 병사는 왕이라는 인종도 결국은 사람이군 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쨋든, 이 한 싸움으로 알모하드는 이집트의 최고 명장을 죽이고 수도를 점령하게 된다. 그리고 2만 플로린에 달하는 몸값을 받아낸다.

 

 그리고 이집트는 남으로부터 계속되는 알모하드의 연이은 침공과 북으로부터 시작된 몽골의 침공을 받아 3년 후 멸망하게 되고, 두 왕은 굴다리 밑에서 감격의 상봉을 된다. 누구한테는 비극이겠지만.

 


ps1 : 이게 몇개월 만인지....
ps2 : 이 전투는 제가 겪은 가장 황당했던 전투 중, No 2에 해당합니다. 덕분에 엄청 고전했을 싸움을 아주 쉽게 이겼죠.
ps3 : 실제 게임 상에서 적장의 휘하 병력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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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Silver_Knight[엘시드] | 작성시간 05.02.18 싱하히드..강추 드리고싶습니다 글구 너무 오랜만에 봐여 ㅜㅜ 빠른 연재 부탁 드릴꼐용
  • 작성자Berserk_Chang | 작성시간 05.02.19 처음 제목보곤 어디서 많이 보던건데 했습니다. 흑풍이란 아이디를 보기 전까지는요. 이제 좀 여유가 생기셨으면 기다리는 사람들 생각도 해ㅈ시길...^_^
  • 작성자나베싱 | 작성시간 05.02.19 ㅎㅎ 굴다리 밑에서의 감격의 상봉~~~
  • 작성자securitad | 작성시간 05.02.19 님의 소설을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던 애독자입니다. 글을 참 재미있게 쓰시는군요, 그것도 능력인데.......그렇다고 가볍기만 한 이야기도 아니고.....가끔식 위트와 풍자도 있고요.....정말 대단하십니다.
  • 작성자Hotpocket | 작성시간 05.03.02 너무오래만에 봐서 기쁘네요. ㅎ 다시 첨음 부터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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