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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Forum

브루티아이1

작성자이찬선|작성시간05.04.15|조회수233 목록 댓글 2

<갈림길>

 세계는 알렉산더 대왕 사후 발발한 후계자 전쟁과 북쪽 야만족들의 발호로 매우 혼란스러웠다. 로마 연합 역시 내부적으로는 단결된 하나의 연합체였지만 그들을 하나로 묶고 있는 연결고리는 점차 느슨해지고 있었다. 로마 연합은 원로원과 줄리우스, 스키피오 그리고 브루투스 가문으로 형성되어 있었는데, 브루투스 가문은 이탈리아 반도의 남서쪽에 3개의 도시를 소유한 작은 세력이었다.

 

 기원전 270년 브루투스 가문의 수도인 Tarentum으로 원로원의 명령이 하달되었다. 내용인즉슨 5년내에 그리스령인 아폴로니아를 점령해서 발칸 반도로 진출하라는 것이었다. 짤막한 내용의 명령이었지만 그것이 몰고온 파장은 거대했다. 당시 그리스는 시칠리아 일부와 발칸 남서부 대부분, 크레타와 로도스 섬을 소유한 거대한 세력이었고, 이러한 그리스와 브루투스가 싸운다는 것은 브루투스의 멸문을 의미했다.

 

 가문의 수장인 티베리우스는 원로원의 명령을 따를 수도, 거부할 수도없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몇날을 고심하던 그는 Bovianum과 Croton을 다스리고 있던 아울루스와 아울리우스, 비비우스 삼형제를 불러들였다. 하지만 삼형제 역시 원로원의 명령은 말도안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음모론자였던 삼남 비비우스는 이것은 브루투스 가문을 멸문시키려는 원로원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티베리우스 역시 회의를 위해 삼형제를 불렀지만 그 역시 이건 말도 안된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하지만 원로원에 대한 항명은 곧 브루투스 가문의 멸문을 의미했기에 티베리우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음모론자인 비비우스가 이번기회에 로마로 쳐들어가 원로원을 뒤집어 엎자고 주장했다. 티베리우스는 그런 비비우스를 보며 '원로원보다 이 놈이 더 위험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장남인 아울루스가 조용히 비비우스를 타일렀다. 원로원의 프레토리안즈가 얼마나 강력한지 모르느냐며 타박했지만 그 역시 원로원을 타도하고 싶기는 마찬가지였다. 프레토리안즈! 그들은 로마의 스파르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로마 연합 최강의 군대였다. 원로원이 마음만 먹으면 로마 연합내의 가문 한 두 개쯤은 단박에 없애버릴수 있을만큼 강력하다는 것은 이탈리아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차남인 아울리우스는 비비우스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이야 계란으로 바위치기지만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며 아버지와 형을 설득했다. 하지만 소심한 티베리우스는 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수십년간 힘들게 쌓아올린 자신의 기업이 일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기에...

 

 차남과 삼남은 어차피 죽는 거라면 한번 개겨보고 죽자는 둥, 이대로 당할수만은 없다는 둥 끈질기게 티베리우스와 아울루스를 설득했다. 티베리우스 역시 그런 아들들의 주장에 혹하게 되었고 결국 이들 4부자는 그 날부로 원로원 타도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반역자>

원로원이 아폴로니아를 점령하라며 준 기한은 로마를 점령하기 위한 시간으로 둔갑했다. 기원전 265년 원로원이 제시한 기한이 다되가도록 브루투스 가문은 발칸반도에 상륙조차 하지 않았고, 이에 원로원은 사법관인 섹스투스를 보내 이를 질책했다. 새파랗게 젊은 섹스투스의 질책에 소심한 티베리우스는 하얗게 질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다행히 그나마 말주변이 좋은 차남 아울리우스가 여자저차해서 기한이 더 필요하다며 섹스투스를 설득했지만 섹스투스는 사법관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맞섰고, 눈치빠른 아울리우스의 일천 디나르짜리 어음 증서를 받은 후에야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이라며 로마로 말을 돌렸다.

 

 겨우 위기를 모면한 브루투스 가문은 계속해서 '타도 원로원'을 외치며 군비 확충에 박차를 가했다. 그렇게 다시 5년이 흐른 후, 브루투스 가문은 정규군단 1개와 치안군단 1개를 확보했고, 마침내 로마 점령의 장도에 올랐다. 당시 브루투스 가문의 서쪽으로는 스키피오 가문이 있었다. 스키피오는 시칠리아에서의 세력확장을 위해 그리스, 카르타고와 이길 수 없는 전쟁을 하는 중이었다. 결국 그리스의 강력한 군사력에 Mesana를 빼앗겼고, 이를 탈환하기 위해 수도 Capua에서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원전 260년 어느 날 밤 Capua인근의 평지에서 군사훈련을 지휘하고 있던 아물리우스 스키피오의 막사에 브루투스 가문의 암살자가 침입했다. 당시 백부장들과 회의를 끝마친 아물리우스가 막 잠자리에 들려는 찰나 침상 밑에 숨어있던 암살자가 힘을 다해 침상위로 칼을 내질렀다. "아야!" 암살자의 칼은 아물리우스의 둔부(?)를 강하게 가격했다. 하지만 상대는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장군이었다. 아무리 기습이었다고 하지만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게다가 호위병들까지 들이닥쳐 암살자는 생포되고 말았다.

 

 둔부를 움켜쥔채 아물리우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누구냐 너..." 그는 결국 통증을 참지못해 혼절해 버렸다. 암살자는 즉시 취조실로 끌려갔고 호위병들의 혹독한 고문에 모든 것을 불어버렸다. 브루투스 가문 소속의 암살자가 스키피오 가문의 장군을 암살하려 했다는 사실은 곧바로 로마로까지 전해졌고, 가뜩이나 줄리우스, 스키피오, 브루투스 세 가문을 탐탁치 않게 여기던 원로원 의원들은 이번 기회에 이탈리아 반도 전체를 장악하자며 이들 모두를 로마 연합에서 추방해버렸고, 로마 연합의 4개 세력은 서로가 적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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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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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Lord_ET | 작성시간 05.04.16 순간 역사게시판인줄 알고 '어째 게임이랑 시나리오가 비슷하네' 하다보니 소설 게시판 -_-; 아무튼 재밌게 읽었습니다.
  • 작성자julian | 작성시간 05.05.25 누구냐 너에서 긴장이 풀려버렸습니다. 지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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