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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Forum

엘시드 이야기1 광풍의 시작

작성자securitad|작성시간05.06.16|조회수326 목록 댓글 4

발렌시아의 한 산 기슭에 위치하고 있는 엘시드의 군막에 한 무리의 사신이 도착했다. 금은보화와 값진 보물을 지참한 그들은 엘시드에게 한 장의 서찰을 건냈다.

 

"카스티야의 왕이신 알폰소 전하의 서신이옵니다."

 

엘시드는 아무런 표정과 내색을 하지 않은 채 그 서찰을 조용히 읽어내려갔다.

 

"짐은 오늘부로 그대를 발렌시아의 공작에 임명한다. 그대가 비록 언제부턴가 짐을 모독하고 군사를 함부로 움직여 짐에게 감히 도전하는 등 불경한 행동을 서슴치 않고 자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한 순간의 오판일 뿐이니 더 이상 차후에는 언급하지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짐은 그대를 모두 용서할까 하노라. 지금 이 순간에도 그대의 조부는 위대한 카스티야의 신하로써 짐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다.그리고 그대는 그 조부의 피를 이어받은 아들이 아닌가? 앞으로는 그대와 더이상 이런문제로 다투고 싶지 않다.게다가 변방에는 아직도 잔악한 이교도의 무리가 호시탐탐 카스티야의 국경을 침입하는 등 국내사정 역시 만만치 않다. 짐은 그대가 과거의 충성된 신하로써 다시금 짐에게 돌아와 주길 원한다. 그것 만이 그대도 살고 짐도 사는 길일 것이다."

 

엘시드는 서찰을 읽은 후 잠시 생각에 빠졌다. 주위의 측근들 중 한 명인 구티예레스가 말했다.

 

"지금으로써는 카스티야의 왕과 화해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지금 군사들의 식량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 상태이고 많은 전쟁을 통해 군사들의 사기 역시 위험한 수준까지 내려간 상태입니다. 전쟁을 잠시 멈추고 재 정비를 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카스티야의 왕이 관직까지 준다는 것은 이 곳 발렌시아에 대한 주군의 통치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입니다. 카스티야의 왕의 청을 순순히 받아들이심이 옳을 줄 압니다."

 

"구티예레스의 말이 옳습니다. 주군이시여 부디 결단을!"

 

주위 측근들은 모두 구티예레스의 말이 옳다고 여겼다. 그러나 엘시드는 순순히 받아들일 것 같지 않았다. 엘시드의 표정을 본 사신들은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면서 엘시드의 말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나는 카스티야 왕에게 굴복하고 싶지 않다. 나는 지금까지 그에게 충성을 다했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배신 뿐이었다. 어찌 또 다시 그런 꾀임에 넘어가겠는가? 허나 지금은 사사로운 감정을 버릴 때고 자네들의 간언 역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몇 가지 약속을 왕으로부터 얻어내야 할 것이다. 차후에 어떻게 왕이 돌변할 지는 어느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신들은 이제서야 안심이 되는 표정이었다. 사신 중 한 명이 말했다

 

"알폰소 전하께서는 공작님과의 화해를 간곡히 원하십니다. 부디 모두가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두 가지다. 첫째로 발렌시아에 있는 카스티야 왕의 군대를 모두 영외로 철수시켜라. 두번째로 앞으로 매달 이년 동안은  발렌시아의 요새구축비, 전쟁으로 황폐화 되어 있는 영지를 다시 복구하는 데 필요한 금화 40000플로린과 농노 2천을 추가로 우리에게 원조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약속 된다면 나는 카스티야 왕의 신하가 되길 기꺼히 맹세하겠노라. 그러나 이를 거부할 경우, 우리는 계속해서 왕에 대한 반항을 계속 할 것이다."

 

"공께서 말씀하신 것에 대한 회답은 10일 후에 이 자리에서 다시 이야기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시간을 주십시오"

 

사신들은 진상 품을 두고 떠나갔다. 구티예레스는 사신이 떠난 후 말했다.

 

"잠시 전에 전령이 와서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코르도바의 지배자인 무스타파가 레온을 공격해서 크나 큰 승리를 거두었다는 전보입니다. 레온의 수천의 기사가 기습을 받아 살해되었고 불행히도 겁에 질린 레온의 백작은 단 한번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패잔병들과 함께 카스티야로 도주했습니다. 나머지 군사들은 지금 수성에 들어갔는데 남아있는 병력은 겨우 2백을 넘지 못한다는 전갈입니다."

 

"에르난도(주: 레온의 백작; 알폰소 왕의 사촌 형, 가끔식 발작을 일으키는 병에 걸려 있었음)이 한심한 놈 같으니! 그런데 무스타파라는 자가 그렇게 대단한 자인가? 물론 예전에도 몇번 들리는 소문은 들었지만.....

 

"알라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자이자 만인 앞에서 위대한 자입니다. 그는 정의롭고 용감한 용사일 뿐만 아니라 관대하고 자상하며 학문을 애호하는 학자입니다. 그가 지배하는 코르도바는 온 유럽에서도 가장 부유한 도시중의 하나이며 그의 군대와 도시민들은 강하고 날렵합니다. 그들은 평소에는 시와 학문을 논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지만 위기시나 전쟁시에는 강한 야수와 같이 돌변합니다. 게다가 그는 위대한 알라의 특별한 가호까지 받고 있는 자입니다. 주군께서는 그 자를 혹시라도 적으로 삼지 마십시오 그 자를 이용해야지 서로 대적해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측근 중에 터번을 쓴 유일한 아랍인인 알리가 대답했다. 알리의 출생지는 그라나다였으며 사정이 있어 지금은 엘시드의 신하로써 종군하고 있었다.

 

"자네의 말을 들으니 무스타파라는 자는 틀림 없이 대단한 자인 것 같다. 지금까지 그가 전쟁에서 졌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말이지...... 레온이 위험하면 카스티야도 마찬가지일 텐데...... 카스티야 왕도 골머리가 좀 아프겠군......그렇지만 이것은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걸 기회로 우리는 더욱 카스티야 왕에게 압력을 가할 수도 있을테고......"

 

"주군의 말씀이 맞습니다. 아마 카스티야의 왕은 우리쪽의 제안을 쉽게 거절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구티예레스가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바햐흐로 이베리아 반도의 피로 얼룩진 전쟁의 기운이 서서히 시작되려는 순간이었다. 남쪽 알모하드와 스페인의 오래된 갈등이 이젠 전쟁으로 이어지려고 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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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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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흑풍 | 작성시간 05.06.17 오오! 다시 시작하셨군요! 그런데 하필이면 알모하드와 상극인 스페인을... -_-;;
  • 작성자securitad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5.06.17 저도 갠적으로 알모하드를 스페인보다 더 좋아해요^^
  • 작성자Alice | 작성시간 05.06.23 기사 이야기는 어떻게 된건가요? 연재가 중지되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답니다.
  • 작성자securitad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5.06.23 아 기사 이야기요. 당시 일이 바빠서 중단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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