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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Forum

붉은휘장 1장(章) 검은늑대

작성자폼카|작성시간06.09.16|조회수635 목록 댓글 3

 

 

 

가상의 세계를 채용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주인공의 나라는 미디블의 스페인

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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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휘장-프롤로그

 

 

1장(章) 검은늑대

 

 

 

 


 

 

스베린 왕국, 프레이네스크 북부에 걸린 붉은 석양이 언덕을
비추었다. 그림자를 등 뒤로 두른 그의 말은 전장의 냄새를 맡고 흥분한 듯
콧김을 연신 내뿜는다.

 

"푸르륵"

 

그는 말없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검은 갑옷을 입은 기사 120여

명이 위압적인 기세를 내뿜으며 그의 뒤를 따른다.

 

그가 내려다보고 있는 곳에는 삼천에 달하는 이들이 장비를 풀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기사의 장비를 하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그들의 출신지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적당히 검은색 칠을 한 장비

에서는 통일성을 찾아볼 수가 없었고, 그들이 정규군인지 어떤지도

알 수 없었다.

 

"움직인다."

 

나직히 울린 그의 목소리에 기사들은 침묵으로서 대답했다. 그들은

전투때 입을 여는 법이 없는 강인한 전사들인 것이다.

 

반란군의 대부분은 대지주에게서 땅을 빌어먹고 사는 이들이었기에,

그들이 장비하고 있는 무기라고 해 봐야 예리하지 못한 롱소드나 숏

소드,그것 마저 없다면 적당한 농기구를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카를로스 전하."

 

카를로스 페네쥬. 스페린의 제 4왕자이자 겔드기사단 단장인 그를 부른

것은, 겔드족기사인 소르탄이었다. 이제는 이미 21살에 스페린 제일의

용자라 불리는 카를로스의 스승이자 부족을 이끄는 부족장이기도 한

소르탄은, 카를로스의 외할아버지이기도 했다.

 

즉, 카를로스에게는 친 어머니이자, 스페린의 귀빈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이리베너스가 소르탄의 딸인 것이었다.

 

"아직-."

 

일체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였다.
부관으로서의 소르탄은 참언을 하는 존재일 뿐이다. 결정적인 판단과

명령은 오직 그,카를로스만이 내릴 수 있는 것이었다. 17살에 후계자

다툼에 휘말려 북방군에 떨어질 때부터, 그는 지독히 냉정한 성격으로

바뀌었다.

 

북방군에서의 그의 태도는 궁정에서와 달리 오만했다. 그런 점을 몇번

이나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카를로스는 전혀 흔들림 없이 대답했다.

 

"오만하다는 말은 내가 실패했을 때나 쓸 수 있는 말이다."

 

카를로스는 아직 단 한번도 실패한 일이 없었다.

 

카를로스왕자는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군영을 세우기 위해 여기저기로 흩어져 각종 목재를 끌어

모으기 시작할 것이었다.

 

보름간 계속된 추적에서 그들을 이끄는 리더들 중에 군대를 경험한 자

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체계적인 군사훈련을 받지 않은 이들이기

때문에 정찰에 병력을 투입할 여유는 없을 터.

 

기다림은 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들은 전혀 소리를 내지 않고 있

었다. 말이 완벽히 통제되고 있다는 의미였다. 카를로스와 그의 기사들

이 겔드족기사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간은 흘러 이제 해는 지평선의 끝에 걸려 있을 뿐이었다. 어둑어둑해

시야가 많이 줄어 들었다는 생각이 들 즈음이었다.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기병은 그 존재가치가 특히 커진다.
기병은 매우 빨리 기동할 수 있으며, 저녁의 말발굽 소리는 멀리까지 들

린다. 1개 백인대(120명)급의 기병대도 독립대(480명)나 기사단(2000명)

급의 규모로 위장해서 적의 주의를 끌 수 있으며, 일부러 혼전 상황이 만

들어 적진 한가운데로 돌격해 들어가 적 지휘부를 타격하는 데에도 유리

했다.

 

이는 굉장히 유효한 전술이었으며, 특히나 반란군의 경우 지휘부가 꺽이

면 아무런 저항도 없이 무너질 것이었다.

 

"지금."

 

카를로스가 나직히 말을 흘렸다.

 

"돌격 준비!!!
 
소르탄이 크게 외치며 전투전의 마지막 명령을 하달했다.
어차피 돌파 기동이라면 기사단장으로서의 지휘가 중요하지 않았다.

기병대의 기동 자체는 매우 정교하게 이루어지지만, 보병과는 달리 기본

기동 방향이 매우 단순하여 지휘관과 돌파제대의 기동 그 자체로 통제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으므로, 따로 작전 명령을 하달할 필요가 없었다.

 

소르탄의 명령에 따라 기사들이 말안장에 꽂아놓은 3미터에 달하는 기병

창(Lance)을 뽑아들고 수직으로 곧추세웠다. 카를로스 역시 안장에 꽂아

두고 있던 기병창을 뽑아 수직으로 곧추세운 다음 말을 몰아 앞으로 두세

발짝 나아갔다. 그 뒤를 소르탄과 각 십인대의 기수들이 따랐다.
 
 "돌격 목표는 전방 4백 세겔. 반란군! 돌격하라!"

 

뿌우우우우우우-!
 
소르탄이 돌격 명령을 내리는 것과 동시에 힘찬 뿔나팔 소리가 들렸다.

그 나팔소리에 카를로스의 말이 반응하여 화살처럼 앞으로 튀어나가기 시

작하고,바로 그 뒤를 겔드기사단 120 명이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육중한

말발굽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

 

1차 돌격 목표와의 거리는 불과 4백세겔에 불과했으며, 언덕을 타고 내려가

는 돌격이므로 십 수여초도 안돼서 돌격(Charge)이 이루어질 것이었다.

 

온통 검은색 일색인 겔드족은 어둠속에 녹아들어가 거의 보이지 않았으나 그

소리는 요란했다. 허를 찔린 반란군은 산산조각이 나 달아나기 시작했다. 나무를

구하러 갔던 이들은 이변을 알아채는 즉시 꽁무니를 빼기 시작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남아있던 인원이 이천오백에 가까웠다. 그들의 한가운데로

찔러 들어가는 카를로스와 그의 기사는 너무나도 무모해 보였다. 그러나 그러한

겉보기와 달리 카를로스와 그의 기사들은 너무나도 쉽게 중앙을 찢고 들어갔다.

중무장 기병이 언덕을 타고 내려와 그들의 중심부를 강타한 것이다.


---------콰아앙.

 

최초의 차지때 느낀 묵직한 느낌에 카를로스는 자신의 창을 버리고 검을 뽑아 적들

을 베어나가며 중앙을 가르기 시작했다.

 

모럴(moral)이 강하지 못한 적들은 공포에 더 쉽게 빠져버린다. 어둠때문에 정확히

어느정도의 적이 쳐들어왔는지 알 수 없었던 반란군은 저항할 의지를 단 한번의

돌격(Charge)에 잃어버린 것이었다.

 

"검은 늑대다! 검은 늑대가 쳐들어왔다------!"

 

검은 늑대 카를로스의 무용담은 이미 이 북방군 근처의 부족들에게는 신화가 되어

있었다.

 

그는 이름있는 전사였고, 무모할정도의 용맹을 과시하며 반란을 일으킨 부족들을

하나하나 부셔버렸다. 최초의 전투 때 12명의 전사와 함께 300여명의 고휜부족에게

덤벼든 것은 이미 전설이었다.

 

그들의 말을 타며 활을 쏘는 기사(騎射)기술은 스페린 대륙에서 이미 그 이름을

감춘 솔족의 것과 흡사했다.

 

1진의 중단을 뚫어버린 겔드기사단과 카를로스는 재빨리 활을 꺼내 쏘기 시작했다.

어둠에서 쏘아진 철시는 평소보다 훨씬 더 무서운 화력을 자랑하며 많은 이들을 비명

에 가게 했다.

 

석궁을 가지고 있던 자들중 몇몇이 반격을 시도했지만, 이미 속도가 붙어버린 이들에게

그러한 수단은 통용되지 않았다.

 

"살려줘! 살려줘! 살려줘어어어! 커억. 크윽."

 

다리가 날아가버린 사내는 도망치는 이들에게 밟혀 생을 마감했다.

검에 경동맥을 잘린 이는 솟아오르는 피를 막아보려 하지만, 이내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피분수를 터트리며 쓰러진다.

 

"내 배- 내 배-"

 

배를 찔린 이는 흘러나오는 내장을 잡고 자신의 배 안으로 필사적으로 넣었다.

그러나 뱃 속에 넣어도 넣어도 다시 흘러나오는 내장을 그의 정신은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 끈을 놓아버렸다.

 

"훅-훅-."

 

입안에서 차오르는 피맛이 쓰다. 최초의 돌격(Charge)때 입을 너무 세게 문 탓이었다.

언덕을 타고내려오는 중기병의 충격력은 적에게만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온 몸 구석구석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후두부에 자꾸 울렸다.

 

"합!"

 

카를로스는 눈에 핏발을 세운 채로 사방으로 검을 휘둘렀다.

 

"아아아악! 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악!"

 

다리를 다쳐 도망치지 못한 듯한 사내가 공포에 빠져 비명을 질렀다. 카를로스는 그의

목을 쳤다.

 

스겅.

 

이제는 살려달라는 비명에도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스스로 무기를 내려놓으며

항복을 외치는 이들의 목을 친다. 자신은 이들을 섬멸시키기 위해 온 것이다.

 

카를로스는 전열이 완전이 무너져버린 반란군들 사이에서 연회에 초청받은 듯이 천천히

가로지르며 지휘부를 향해 말을 몰아갔다. 처음에 그들은 도망치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곧 카를로스가 그들을 소떼처럼 구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이 물러나고 있는 곳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숲이 있었던 것이다.

 

"소르탄-!"

 

소르탄이 재빨리 카를로스의 곁으로 다가왔다.

 

"놈들의 목에 마지막 이빨을 박아넣어라."

 

"하!"

 

소르탄은 직접 깃발병에게 달려가 그의 깃발을 뺏어 자신이 직접 휘둘렀다. 붉은깃발이

휘날리자 곧 숲속으로 들어간 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버써커들이 움직인 것이었다. 중기병과 경기병에게 측면과 후면을 강타당해도 적의 반수

이상을 죽인다는 버써커였다. 더군다나 지금 그들이 싸우고 있는 곳은 숲 속이었다.

 

숲에서라면 스페린 최강이라고 불리는 산티아고 기사단조차 몰살 시킬 수 있는 존재들

이었다. 샘(Sam)족의 정예중의 정예 200이 카를로스 휘하에 있었던 것이다.

 

"섬멸하라-!"

 

지휘부라고 생각되는 이들을 순식간에 섬멸하는 것을 보는 순간, 카를로스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말을 돌려 추격을 개시했다. 최대한 많은 이들을 죽여야 했다. 그의 피는 끓어

오르고 있다.

 

지난 4년간 얼마나 많은 이들을 죽였는지 알 수 없었다. 궁성을 떠날때의 부드러운 기질을

가지고 있던, 제 4왕자 카를로스는 전장에서 화려한 기술을 자랑하는 유명한전사로서,사

람을 맨손으로 죽일 수 있는 괴력의 소유자로서 그 자신의 가치와 형태를 바꾼 것이었다.

 

이제는 스페린의 극소수의 기사만이 일 대 일로 그를 상대할 수 있었고, 그를 상대할 수 있는

병사는 거의 없었다.

 

"전장에서 검은 늑대와 마주치면 비겁하다 생각지 말고 말기수를 돌려라."라는 말마저 생길

정도로, 카를로스는 천성적인 살인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 반면, 아군에게는 선두에서 훌륭하게 지휘하며, 군사들에게 영감을 주고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전설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무모할 정도의 용기는 그의 군대를

물러서지 않는 악귀로 만들었고,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 상승장군으로서의 명성이 그를

휘감고 있었다.

 

"섬멸하라!"

 

검은 늑대의 포효가 북방을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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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RuneWind | 작성시간 06.09.17 검은 늑대 = 말탄 버서커 공식 성립.
  • 작성자엘렌딜 | 작성시간 06.09.17 검은 늑대... 악덕 많이도 붙었겠군요..ㅋ(아닌가?)
  • 작성자폼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6.09.17 애가 좀 거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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