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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Forum

소설.. VLAD total war..^^;

작성자Daum Bark|작성시간06.10.31|조회수196 목록 댓글 4
 

막간에... 어설픈 소설 몇줄 끄적여 봅니다... ^^ 혹시라도 놀리지 마세요....쩝..

시간이 좀 남아서..^^

 

 

때는 AD 463년의 어느 무더운 여름날..

이날도 콘스탄티노플의 아침은 무더위를 피해서 일찍 일어나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부산함으로 시작되었다. 길거리에서 빵을 구워서 파는 사람의 고함소리, 구두수선공이 구두수선을 하면서 두드리는 망치소리, 물건을 나르는 마차의 기름먹이지 않은 바퀴에서 나는 삐걱거리는 기분 나쁜 소리, 각종 야채를 파는 사람들의 흥정하는 소리까지 섞여서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멀리는 마르마라 해를 가로질러서 Bosphorus 해협을 따라 올라와서 정박하는 각국의 무역선들과 물자들을 싣고 내리는 분주한 손길이 있었다. 선주들의 외침소리, 모처럼 기항함을 즐거워하는 선원들의 웃음소리에 이들의 주머니를 노린 항구의 매춘부들의 교태스런 목소리까지 간간히 들려왔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어느 여름의 아침나절이다. 이제 정오가 되면 찌는 듯한 더위가 콘스탄티노플을 덮치고 사람들은 집으로 도망가듯 숨어들 것이나, 도시는 바닷가에 있는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바닷바람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잇 점도 있었다. 

이런 시끄러운 일상의 현장, 한참 위에서 이를 내려다보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동로마 제국의 8대 황제, Aulus Maximius황제였다. 7대 황제인 Castilius가 동방전투의 실패로 울화병으로 비탄 속에서 죽으면서 후계자로 임명한 사람이 그였다. 사실 황제의 자리가 그렇게 갑자기 자신에게 올 줄은 몰랐던 그였다. 그저 제국의 한 성주로서 자신의 일과, 가족, 신하와 성민들에게 존경받는 지도자요, 가장이요, 일개 관리로서의 꿈만 가졌던 그에게 이제는 광대한 제국의 “Caesar”라는 칭호를 받았으니 말이다.

문득 그의 시야에 가마를 탄 일행과 수행원들이 눈에 들어왔다. 검은 색 휘장으로 보아 아마도 질제(姪娣)인 Asinus Severus로 보였다. 이 사람이 그를 바로 황제로 임명한다는 조서를 선포한 인물이다. 이제는 그의 가장 신임하는 신하인 사람.

바랑기안 경비병들의 군호, 열리는 궁성의 문을 보고는 황제는 거리구경은 그만하고 접견실로 향했다. 오늘 조찬을 하기로 약속했었던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던 터라, 우선 토가를 걸치고, 위에 황제의 위엄을 나타내는 망토를 두르고, 시종의 손이 가는대로 몸을 맡겼다. 이 망토를 두르면서 "Imperator!!" 선언을 받지 않았었나? 늘 입을 때마다 감격스러운 황제의 휘장 망토!!


잠시 생각에 잠기는 그를 깨우는 나직한 한마디.

“지금 Nicomedia의 성주이자, 위대한 황제폐하의 충성스런 신하인 Severus경이 도착했습니다.”

시종장의 나직하면서 황제를 깨우는 한마디에 번쩍 정신이 들었다.

“음. 알았네. 바로 접견실로 가지.”


접견실에 가서 황제는 옥좌에 앉아서 홀을 쥐었다. 사람 정강이뼈만한 길이의 홀에는 두머리 독수리가 달려있었다. 좌측은 서로마, 우측은 동로마를 상징하는 두 독수리 머리와 신이 부여한 권위를 상징하는 십자가와 교회의 보호자임을 자임하는 정의의 칼을 각기 양발에 쥔 모습이었다. 마치 전설에 나오는 머리 여럿달린 지옥의 문지기개 켈베로스같은 모습이 싫지는 않았다. 늘 쥘 때마다 묵직한 느낌과 더불어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해주는 홀.

이윽고, severus가 들어왔다.

“Bona dea!! (아이고 맙소사!!)“이게 누구야~~?^^   

"Hail Caesar!!"

오른손을 번쩍 드는 로마식 경례를 한 severus. 황제는 아무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기다릴 것도 없이 시종장은 바로 식탁을 내왔다. 4명의 시종이 들고 온 식탁에는 온갖 산해진미가 있었다. 우선 멀리 흑해에서 가져온 캐비어, 아르메니아의 무화과, 이집트에서 보내온 물오리 고기, 그리스산 포도주에, 키프로스산 올리브, 이베리아의 연어, 트라키아산 뒤쥐요리에, 아나톨리아산 양고기, 레바논에서 가져온 대추야자 조림까지. 마치 제국의 모든 판도가 음식에 녹아 있는 것 같은 푸짐한 조찬이었다. 우선은 간단히 신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올린 두 사람.

거추장스러운 망토와 무거운 홀을 가지고 시종장이 물러나갔다. 식사 시중을 드는 귀머거리 시종 두명만 남기게 하고...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그 침묵을 깬 한마디.

"Salve"(반갑네)“

“Ave Caesar! 오늘 포도주 맛은 아주 좋군요.”

“그런가? 이거 지난주에 이탈리아에서 수송해온 것이지. 모처럼 우리 선조들이 마시던 포도주의 맛을 알아보는 것을 보니 자네도 역시 로마인이야. 아무튼 이거 고급일세.”

“아닙니다. 폐하 저는 포도주 맛에 그리 연연하지 않사옵니다.”

“Bene!(됐네)..우리끼리는 존칭은 생략하지..”

“아 그러시다면..”^^

시종은 연신 술잔을 채우고, 고기를 먹기 좋게 잘라서 접시에 담아서 내왔다. 역시 이집트산 밀로 막 구운 빵에서는 향기로운 냄새를 피우고, 오리고기의 독특한 양념은 냄새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일 정도였다. 우선 캐비어를 조금 덜어서 연어살에 얹어먹는 두 사람.

“그래. 자네가 나를 알현하고자 한 이유는? 물론 내가 부르려고는 했네만 시간이 나지 않았다네.”

“아. 그냥 폐하를 뵌지 워낙에 오래되어서..”

severus가 문득 식사시중을 드는 시종을 의식하자,

“걱정말게. 이 시종들은 귀머거리라서 내가 손으로만 지시를 하지. 전연 못알아 듣는다네. 지난번 고트족 정벌 때 적장의 수하였던 자들인데, 내가 듣지도, 말도 못하게 만들었다네.”

“그렇습니까...”

severus는 겉으로는 미소를 띄었지만, 이 황제를 볼 때마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사실 그라고 권좌에 욕심이 없었을까? 아니다. 다만 그는 그런 위치에 오를만한 고귀한 출생이 아니었다. 순전히 전공으로 장수가 되고, 유력자의 눈에 띄어서 사위가 된 덕택에 이 자리에 섰지만, 그의 본래 출신은 미천했다. 고조부 때에 지금의 아테네로 이주하였는데, 그의 집안내력으로 봐서 원래부터가 트라키아 출신이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의 집안이 아테네에서 자리를 잡은 이유 중의 하나가 아테네의 사치품을 트라키아에 팔고, 트라키아의 토산물을 아테네에 팔아서 제물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그의 고조부는 당시 고트족을 격파하던 한 로마 장수의 클리엔테스로서 트라키아인으로서는 드물게 교양과 학식이 있는 고조부를 좋게 본 장군의 조언에 따라서 아테네로 이주한 것이었다. 그의 조부 대에는 아테네의 지방관직도 맡을 지경이 되었는데, 그러면서도 장사를 계속하였다. 당시 훌륭한 집안은 관직에 있으면서 장사와 같은 이런 일을 직접 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봐도 그의 집안이 본디 그렇게 훌륭한 집안은 아니었다.

그의 아버지는 아직 10살도 안된 그를 떼어내서 콘스탄티노플의 군관학교에 입학시켰다. 당시 외적의 침입에 시달리던 때인지라, 입학조건이 대폭 완화되어 무사히 입학한 그는, 타고난 체력과 완력으로 금방 두각을 나타냈다. 혼란의 시대. 군인이 되는 것은 출세에서 상당한 고속도로를 타는 것과 같았던 시대였다. 이후 그는 대 고트전쟁당시 종군, 빗발치는 적의 화살 속에서도 병사들을 독려하여 방진을 사수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Campus-silistria의 방위책임자로 부임했다. 여기서 2차례의 고트족의 공위를 수적으로 절반인 절대 열세인 병력만 가지고도 성공적으로 방어한 공로를 인정받아 결국 그 도시의 행정장관이 되었고, 결국 콘스탄티노플의 유력귀족의 호감을 사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서 지금의 아내와 결혼한 그였다. 아름답지는 않으나 독실한 기독교도인 아내 octavia..

그런 출생배경이라서 그 스스로도 권좌에 욕심은 있을지언정, 스스로 황제가 되고자 하는 시도는 하지도 않았고, 스스로도 제2인자의 자리정도로 만족하였다. 이 것이 그의 선택이자 뜻하지 않은 보신책이 되었다. 그와 비슷한 처지의 Numerius는 북아프리카에서 반란을 일으켰다가 죽음을 당하지 않았던가?

“음.. severus. 자네 처는 잘 있나?”

“아 네. 요즘 아이들 때문에 아주 바쁩니다.”

“음 그런가? 이제 아이들이 좀 더 크면 내 콘스탄티노플의 근위대 양성소에 추천서를 써주지.”

“아!! 이런 황공할데가....”

당시 근위대 양성소교를 졸업, 근위대 장교가 된다는 것은 바로 출세를 의미했다. severus의 군관학교가 일종의 하사관양성소였다면, 근위대 양성소는 지금의 사관학교라고 할만했다. 출세도 보장되고, 운만 따르면 권좌도 넘볼 수 있는 위치에 오를 수도 있다. 8명의 황제 중 5명이 이 근위대학교출신이 아니던가? 다만 입학을 위해서는 최소한 행정관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아무리 성주라도 자신의 아들은 자신이 추천을 못한다는 규정이 있던 터였다. 더구나 황제의 추천서라면 더 말해서 무얼하랴?

“참 그런데, 지금 자네 큰 아들이 지금 7살인가?”

“네. 이제 곧 8살 입니다.”

“음 우선은 가정교사나 잘 두게. 순수 그리스인으로 말이야. 가끔 트라키아나 달마티아 출신자들이 그리스인인척하고는 강습비나 뜯어내는 경우가 많다네. 무식한 야만인들이 말일세..”   

문득 severus의 얼굴에 어두운 구석이 지나갔으나 바로 웃으면서 말했다.

“당연하지요. 지금 신학을 가르치는 선생은 아나타시우스 신학의 대가입니다. 그리고 교양은 전부 아테네에서 온 그리스인 교사가 맡고 있습니다. 무예는 제가 틈틈이 가르치지만.”

“자네 무용이면 되지, 자네보다 더 싸움 잘하는 장수가 있나?”

“하하 과찬이십니다.“

“그 신학자가 혹시 단성론자는 아니겠지?”

“단성론자라니요? 요즘 단성론을 누가 믿습니까?”

“누가라니. severus.. 지금 안티옥의 주교나 이집트의 주교는 모두 단성론자일세. 다 영향력이 막대한 자들인지라 나도 내버려두고 있네. 물론 여기 콘스탄티노플은 아니지만. 아나스타시우스 신학자들 가운데서도 단성론을 동조하는 자들이 많네.”

“물론 그리스도께서는 신의 아들로서 신성만을 가지고 있다는 견해가 그렇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그분의 교리를 이처럼 따를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자네는 그렇게 생각하나? 내 생각은 좀 다르네. 그리스도의 신성은 말일세, 섞이거나 변화되거나 나누어지거나 분리되지 않는 두 본성으로 인지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시종이 다시 포도주잔을 채웠다. 오리고기를 먹느라 잠시 대화가 끊어졌다.

“저는 종교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폐하. 어누 복잡해서요.”

“자네 같은 장수가 한낱 종교에 너무 심취해서는 안되지. 물론 신앙생활은 착실해야 하네. 종교이야기가 불편한가 보군.”

“그런 것은 아닙니다. 폐하”

황제가 서거하기 직전에 근위대장이 마침 공석이었다. 그 때에 지금의 황제가 얼른 근위대장에 임명되고, 곧 황제가 화병으로 죽자, 조서가 나왔다. 조서의 내용은 콘스탄티노플의 의회의 추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 전에 봉인을 열어보면 안되게 되어 있었으나, severus는 몰래 봉인을 뜯고 다시 붙였다. 황제를 Aulus Maximus로 임명하라는 조칙이 있었다. 우선 서두르지 않으면 반대파가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따라서 우선 콘스탄티노플의 행정장관인 장인어른에게 부탁하고는 자신의 심복들을 의회에 배치했다. 혹시라도 반 황제파가 집결하면 행동을 취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는 근위대를 장악할 만한 인물을 수배했다. 그 사람이 얼마 전 로마의 공위를 담당했던 socius였다. 이들의 사전준비는 Maximus 본인도 몰랐고, 의회에서 별 반대없이 추인이 된 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Imperator!!"의 함성을 울릴 수 있었던 것이 severus의 공로였다. 워낙에 빨리 진행된 일이라서 반대파가 있을수도 없었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뭔가를 할만한 시간도 없었다. 새 황제는 즉위하자, 그를 Nicomedia의 총독으로 임명했는데, 콘스탄티노플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라서 한달음에 달려올 수 있었던 까닭이었다. 지금은 여름철이라서 행정일도 쉬는 경우가 많았고, 모처럼 휴가를 낸 까닭에 콘스탄티노플에 올 수 있었던 것이었다.

“폐하. 앞으로 서로마를 어찌할 계획입니까?”

“음..글쎄. 수복해야지. 안 그런가?”

“수복은 하는데, 서로마의 황제는 어찌할 것이냐는 것입니다.”

“글쎄. 잡아놓은 다음에 의논하지 뭐. 그게 어떤가? 자기가 알아서 전장에서 죽어주면 더한 행운이 없지만 말이야.”

“그렇겠군요..”

“이보게 severus. 자네가 가진 생각을 내 알지.”

“무얼 말입니까?”

“자네는 내가 왜 전 황제의 위업을 이어받아서 페르샤를 공격하지 않는지 궁금하지 않나?”

“네. 사실 그랬습니다.”

“하하. 이유는 간단해. 전황제의 비망기를 보았네. 나에게 그것을 남겼더군. 자네는 몰랐겠지만.”

“비망기라 하오면?”

시종이 다시 포도주잔을 채우려 하자 severus는 손을 내저었다. 아침부터 취할 수는 없었고, 이미 식사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벌써 몇 잔이나 마셨다. 시종은 머리를 조아리고, 곧 아라비아의 대추야자와, 크레타 섬의 오렌지, 실리시아의 건포도를 후식으로 내왔다.

“전 황제는 더 이상 페르샤를 몰아붙이면 안 된다고 했네.”

“흠.. 왜일까요?”

“글쎄..알만한 자네가 물으면 어쩌나? 우선 지금 우리가 페르샤의 목줄을 쥐고 있는 것은 알겠지? Van과 크테시폰이 우리 손에 있네. Van이 우리 손에 있는 한, 저들의 phraaspa, singara, artaxarta등의 3개 군현은 자기기능을 전연 못한다네. 세금도 제대로 거둘 수도 없고, 무역로도 막히고, 다른 전선에 병력을 보낼 수도 없지. 스스로 지켜야 하는 주제에 어디를 가겠나? 또한 크테시폰을 함락하여 저들의 국토는 이제 두 동강이 났네. 조만간에 예루살렘에서 신의 축복을 받은 우리의 군이 발진, 적의 사막한가운데 있는 dumatha를 칠걸세. 그러면 사산조 페르샤는 사실상 재기 불능이야. 유프라테스강 이남의 모든 땅이 우리차지가 되는 것이지.”

“그래도 이 기회에 아주 후환을 없애는 의미에서 멸망시켜버리는 것이 어떻습니까?”

“물론 멸망시켜버려야지. 다만 언젠가! 그러나, 갑자기 멸망시켜버리면 그 국토를 로마화 하는 시간이 얼마며, 자금이 얼마나 들겠나? 천천히, 죽이는 쪽으로 해야지. 또한 지금 북쪽에서 훈족과 대치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세력이 바로 이들 페르샤일세. 페르샤를 없애면 우리가 훈족까지 상대하여야 한단 말이야. 난 그게 싫어. 정나미 떨어지는 야만인들!”

“음 훈족이라면 아주 무서운 야만인들이지요. 지독한 고트족이 그리도 겁을 내는 것을 보면..”

“그래. 바로 이런 이유에서라도 나는 페르샤의 마지막도시로서 Campus Alan은 남겨둘 생각이야. 아 참.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왜 고트족의 영토로는 군대를 발진시키지 않는가? 내가 봐서는 당장 혼내줄 대상이 그들이 아닌가? 자네는 늘 난색을 표명하던데.”

“아 폐하. 역시 이유가 있습니다.”

“어디 들어보도록 하지.”

대추야자를 한 쪽 입안에 머금은 황제가 천천히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severus는 포도주잔을 단숨에 비우듯 마시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현재 우리의 전선은 북쪽의 sirmium, campus-silistria, Danube 입니다.”

“그렇지. 그리고 콘스탄티노플 북쪽에는 아드리아노플이 있고”

“네 잘 아시는군요. 문제는 강을 건넌다는 것입니다. 거기는 야만의 땅입니다.”

“허 강은 건너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야만족이 사는 땅이 야만의 땅이지. 당연한 것 아닌가?”

“그렇습니다. 헌데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우선 첫째. 강을 건너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강을 건넌 직후 도로가 없습니다. 도로의 부재는 진군속도를 최악의 더딘 상황으로 만들 것입니다. 즉, 기습이 어렵고, 기습을 하더라도, 병력 보충과 병참에서 많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어찌하여 도로를 어렵게 놔도, 우선 지금 고트족은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현재 파악한 것만 약 7개 군단 규모입니다. 이중 단 2개 군단만 우리와 맞대고 있고, 나머지는 콰디족, 슬라브족이랑 싸우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럴수록 뒤를 쳐야지.”

“아닙니다. 야만족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우리가 뒤를 치면 분열된 저들이 순식간에 단합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럴 경우 싸움은 의외의 장기전을 띌 확률이 높아갑니다. 마지막으로 셋째. 온갖 어려움을 무릎 쓰고 함락해도 사실상 이득이 없습니다. 우리가 야만족들에게 가하는 공벌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지요. 저들의 땅은 척박하고, 변변한 생산물도 없으며, 인구도 적습니다. 이런 곳을 점령하여 지금 우리의 수준으로 만들려면 얼마만의 시간과 자금이 들어갈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군. 그럼 언제 저들을 혼내줄텐가?”

“우선 페르샤 전쟁과, 이탈리아 반도가 어느 정도 안정된 후로 생각중입니다. 재정비축고가 20만 데나리우스 정도는 되어야 장기간의 원정에 따른 비용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지금 상태로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지난 황제께서는 콰디족과 동맹을 맺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나도 그거는 알아. 그게 불만이네. 왜 우리가 1만 데나리우스나 되는 돈을 그런 야만인들에게 줘야 했는지 말야!”

“폐하. 그 돈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콰디족은 그 돈으로 병력을 조달하여 지금까지 고트족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싸움을 대신해주는 댓가라고 보시면 됩니다. 손해는 아니지요. 또한 우리는 동맹도 얻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그렇지만 그것 때문에 북아프리카에서 확전을 못하는 것이야.”

“저도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자네가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나?”

“아. 재무장관인 Gnaeus가 그런 말을 하더군요. 제가 알면 안됩니까?”

“아니 그런 것은 아니네. 그런 것이라면 되었어. 아무튼 현재 서로마의 상태는 오히려 지극히 안정적이네. 내가 몇몇 도시를 빼앗았지만, 사실 서로마 제국이 우리보다 강력하고, 그 도시 몇몇 잃었다고 해서 망하지도 않을 거야. 그리고 이미 갈리아와 루시타니아 지방에서 야만족들을 거의 몰아냈네. 불과 몇년전에는 Vandal horde들의 침공도 성공적으로 막아낸 그들이야. 그들의 저력을 무시해서는 안되네.”

“그렇습니다.”

시종이 과일을 바로 치우고 시원한 물을 가져왔다. 당시로선 귀하디귀한 얼음이 담긴 물이었다.

“얼음이군요. 이 귀한 것을..”

“하하 황제가 되니까 제일 좋은 것이 바로 이런 더운 날에도 얼음물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일세.” 

“하하 그렇겠군요.”

“또 하나.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남에게 변명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

“그것도 이유는 되겠습니다. 폐하”

“severus..나는 고대 아테네의 참주같은 자가 아닐세. 그것은 어찌보면 자기책임이지. 즉 나의 작은 언행하나하나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나아가서 제국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이네.”

“알고 있습니다. 폐하께서는 그전부터 자기 관리는 확실하셨던 분이 아닙니까?”

“물론 주님의 은총으로 이 자리에 오르기는 했네만...그런 그렇고, mediolanium을 함락한 이후에는 어찌했으면 좋겠나? severus?"

"우선 방책을 쌓아서 적의 조기반격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적의 도시인 hella를 우리수중에 넣어서 지금의 salona와 연결, 우리와 육상으로 제국을 연결해야 합니다. 그런 연후에 이탈리아 반도는 수비로 전환하고, 한 2개 완편군단을 뽑아서 고트족을 바다에서 공격하는 방법을 구사하면 어떨까 합니다.“

“바다?”

“네. 바다는 우선 한 면은 적의 침공위협이 없는 바다이고, 해로를 이용한 병력과 물자의 보충에 용이합니다. 육지만 바라보면 되니 지키기도 쉽지요.”

“해적들은 어쩔 셈인가?”

“어차피 해적들은 일소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nicomedia에서는 함선을 건조중입니다. 곧 완성되면 이제 해적들부터 토벌해야지요.”

“호 그런가? 함선을 모으면 곧 징병도 대대적으로 해야겠군. severus?"

"그렇습니다. 당연하지요. 징모계획도 다 세워놨습니다.“

여기까지 말한 severus는 아차 싶었다. 병력을 콘스탄티노플이외의 전선이 아닌 지역에서 임의로 징모한다는 것은 곧 반역으로 보일 수도 있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특히 병력의 징모는 황제의 재가사항이었으므로 함부로 병력을 조달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로마제국의 적“으로 낙인이 찍히면 어찌되는지는 뻔한 일이었으니까. 너무 자신에 차서 자기도 모르게 하여서는 안 되는 선을 넘고 만 것이었다.

“하하하. 역시 자네는 기민해. 내가졌네.”

“아 네..... 황공합니다.”

등에 식은땀이 주르르 흘렀다.


조찬 접견은 끝났다. 인사도 대충 허둥지둥하고는 severus는 서둘러 궁성문을 나왔다. 지금까지 쌓아온 그의 공이 까딱 잘못하면 한순간에 날아갈 수도 있는 터. 자신의 입을 탓하면서 서둘러 가마에 올랐다. 가마를 이용한 이유는 말을 타고 지나가면 사람들이 다 보기 때문에 귀찮아 질까봐 그런 것이었지만, 출궁 행렬을 바라보는 황제의 얼굴 양옆 관자놀이에는 얇게 힘줄이 맺혔다가 풀어지곤 하고 있었다. 정문의 바랑기안 호위대에 황제가 한마디만 하면 severus정도는 문제도 아니었지만, 사실 그를 해칠 명분은 없었다. 다만 최근에 수상하다는 첩보가 들어와서 떠본 것이었는데, 묘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사라져 버린 severus.

“요즘 저자가 많이 커도 너무 많이 컸어. 그렇지 않나?”

시종장이 옆에서 작은 미소를 머금으면서 말을 받았다.

“너무 어린 나무는 잘라내어도 장작이상의 쓸모가 없습니다. 허나 자란 나무는 목재로 쓸 수도 있는 게지요. 적절한 때에 벌목하여 목재를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난 자네의 그 비유법이 때로는 마음에 드네. 아무튼 저자가 내게 칼을 겨누는 일은 없을 것을 바라야겠지만 말일세.”

“폐하. 세상에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는 법이옵니다.”

“그 말이 맞다. Coelius. 너도 언젠가는 내 적이 될 날도 오는 것인가?”

“미천한 제가 어찌 감히..”

시종장은 더 이상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동로마 황제의 정복을 입은 Maximus는 천천히 방을 걸어나갔다. 문득 오전의 햇살이 비추면서 황제의 금빛찬란한 옷과 홀에 빛이 닿았다. 시종장 coelius는 가끔 석양에 비춘 순금 홀을 보면 핏빛으로 보이는 것을 기억해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란 말이더냐!! 그 겉은 황금의 화려한 빛이지만, 이면에는 잔인한 핏빛도 있는...


여기까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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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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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나아가는자 | 작성시간 06.10.31 멋지군요.^^ 그나저나 이제 곧 북이탈리아에서 전쟁 시작인가요?
  • 작성자세크리드밴드 | 작성시간 06.11.01 습작의 수준이 아니네요~멋짐니다~!!
  • 작성자라파예트 후작 | 작성시간 06.11.19 +ㅁ+乃... 멋있네요! 이정도 수준이면 책을 출판해도 될듯 싶을 정도의 창작력인데....
  • 작성자라파예트 후작 | 작성시간 06.11.19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제가 담아 가겠습니다 ㅇ_ㅇ~ 주소:http://blog.naver.com/gpgp0386 출저랑 저자 명의는 꼭 밝히겠습니다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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