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더박>이 정말 혐한 작품일까...

작성자PRODIGAL|작성시간15.12.03|조회수1,424 목록 댓글 3

작가는 '야마토 다이스케'라는데 누군지 전혀 모르겠지만, 화풍은 <산적왕>, <차나왕 요시츠네>의 작가인 사와다 히로후미의 그림을 붕어빵 레벨로 닮아서, 혹시 사와다가 가명쓰고 그린게 아닌가 싶을 정도... (하지만 메이져작품을 통해 이미 데뷔한지 오래인 작가가 극도로 논란이 강한 이런 만화를 굳이 가명까지 쓰면서 그렸을까...도 미심쩍고...)


아뭏든, 이 부분은 전혀 모르는 세계라서 혹시 이미 독자들 사이에서는 다 결론이 나 있을 수도.


하지만 중요한건 어떤 말을 써도 "괴작"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이 짧은 작품, <태권더박>...일단 10화 정도 밖에 안되는 짧은 만화니까 궁금한 사람은 함 읽어 보시고..  → http://marumaru.in/b/manga/111711


...사실 1화 부터 읽으면서 "이게 정말 혐한인가"라는 의심이 든 것은, 소위 풍자나 해학 문학에 있어서의 경향인데... 그게 참 미묘한 것이 비꼬고 조롱하기 위한 부정적인 풍자적 묘사가 일정 레벨을 넘어서 지나치게 과장된 형태를 취하는 순간, 그건 오히려 의미가 달라진다는 점.


예컨대, 보통 부정적 묘사를 위해서 "까는 대상"을 그릴 때에는 여러 특색에 주목하는데, 주로 이런 정치적 풍자의 계통에서는 "교묘한 협잡꾼" "사기꾼"의 이미지로 그 역겨운 위선과 무지를 까는게 정석이다. 그런데, 캐릭터 묘사에 있어서 바로 그런 "악당포스"를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서는 아무리 만화적으로 과장한다고 할지라도 그 병신력이 어느 정도는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태권더박>에서 주인공 "박성일"의 경우에는 그냥 놀려먹기 위해 병신력 묘사를 하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나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완벽하게 병신스러움을 강조해서 왠지 "어, 저게 극우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민족주의 과잉의 한국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나??"라는게 의심이 들 정도이다.


바보스러움이 지나치게 과하게 가미되다 보니, 이 만화를 읽는 어느 극우 혐한 일본인이 있다면 처음에는 "으하하, 저 바보 병신 쉣키~ 그래 원래 한국인들이 딱 저 수준이지"하면서 비웃다가, 이게 점점, "...어라" 와 같은 위화감을 주다가, 종국에는... "어.. 시발 이건 '한국인은 바보 병신'이라고 주장하는 내 인식 수준이 딱 이 만화 수준이라며 나를 돌려까는건가????"라는 의심을 하지나 않을지 걱정 될 정도이다.


무엇보다도 당혹스러운 것은, 이 만화에 등장하는 "민족주의 내셔널리즘 과잉으로 쓰러지지 않을까" 싶은 병신들의 군상이 한국인 주인공에만 한정되는게 아니라, 그냥 나오는 인물들이 일본인이든, 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중국인이든, 네덜란드든 러시아든 뭐든간에 그냥 아주 죄다 하나같이 전부 똑같은 병신들이라는거;;;;;;;;


보통 혐한매체의 공식은 처음에는 어떤 악의도 없는 선량한 일본인이, 민족주의 중독증에 걸린 미치광이 같은 한국인 씹새에게 걸려들어 뒷목잡고 쓰러질만큼 디스 당한 후에 조용히 적개심에 불타오르며 "이제 더는 당하고만 살지 않아!"라며 분연히 혐한의 길에 나서는거다. 즉, 한국인의 과잉 피해망상에 의해 아시아를 위해 진심으로 노력한 것 밖에 없는 선량한 일본인들이 피해를 입는다는게 혐한계통 작품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그런데 이건 뭐 시발;;; 그런거 없다;;;; 걍 죄다 병신들이다. 물론 주인공이 한국인이고, 일단 표면적인 주제로 '혐한들의 눈에 비친 피해망상의 거만한 한국인'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작품에 나오는 한국인들이 극강의 병신들이긴 한데, 문제는 그 병신들과 맞서는 일본인들도 죄다 동급의 병신레벨인데다가 찌질하고 약하고 멍충스러운 것도 각별하고, 그 미친 군상의 겉저리로 도는 서양인들도 죄다 디스감인데, 그 방식 또한 하나같이 앞서 언급한 "위화감이 들 정도로 부자연스럽고 지나친 병신력 묘사"가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인에 대한 묘사는 딱 "아시아girl들은 하나같이 위대한 양키님 앞에서 가랑이 벌릭로 대줘야 한다 ~~ hoohahahaha!"... 이런 수준인데, 이건 일본에서도 대충 30년은 전에나 통용될 '악당 귀축 서양인'이미지지, 오늘날에는 극우주의자들도, 미군철수를 외치는 일본 좌익계도 이런 식으로는 바라보지 않는다. 혐한만화 같은 매체도 그 병신성과는 무관하게 분명 시대성이 있다. 그런데 이건 너무나 시대성에 어긋나는 나머지 일종의 "희화의 역희화"라는 생각이 들 정도. 게다가 일본의 정치인들에 풍자는 과거 시끌벅쩍한 화제의 인물인 수상은 물론이거니와 지금 그 아베수상 조차도 완전 상병신으로 까고 있는데, 아베야말로 지금 시점에서는 일본 극우의 영웅인데 말이다.


 그 뿐인가.



...그러다 보니, <태권더박>이 정말로 혐한작품이 맞는지가 아주 혼란스럽다. 어떻게 봐도 이건 혐한을 부르짖는 일본 극우들을 까는 만화는 물론이거니와, 실제로 혐한류에게 빌미를 줄만한 한국의 민족주의 과잉 나부랭이를 까면서, 동시에 최근에 지랄맞은 짓거리 하고 있는 중국인을 까고, 이 동북아의 미친 정세에 고심하는 주변 열강 미국, 러시아도 까고, 한류에 뻑간다는 태국도 까고, 그냥 까는 대상이 한국인인게 아니라 어느 나라든 미친 민족주의 국뽕에 빠져 병신 짓거리 하는 이 동북아 양상 전체를 빗대어 까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그냥 죄다 다 깐다. 왜냐하면 죄다 다 별거 아닌 것으로 병신짓들 하고 있으니까.


물론, 만화의 맥락에서 안중근이니 김구니 하는 한국의 위인들이 희화되어 등장하는 것에서 불쾌감을 느낄 여지는 있으나, 다 읽고 나서 "대체 내가 지금 뭘 본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만화에 대해 별로 분노할 여지조차 없다. 왜냐하면, 내 감각으로는 적어도 이 만화를 "혐한"으로 인식을 할 수가 없어서;;; 이게 뭐 진짜 혐한 냄세가 나야지 화를 내지, 이건 혐한도 아니고 그야말로 혐한 탈을 쓰고 동북아 전체를 까는 미친 괴작의 미친 고차원적 풍자인 것 같아서 그냥 당혹스러울 뿐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받은 느낌... 최종화 끝나고 작가가 올린 '제작비화'를 보면... 왠지 일목요연하다는 느낌이 든다. "전 정치같은거 잘 몰라서요~ 데헷~"하는 식의 작가의 마무리가 왠지, 민족주의 과잉으로 다 같이 병림픽 벌이고 있는 혐한 일본인이고 국뽕한국이고 거만중국이고 나발이고 간에, 그냥 그 사람들 앞에 죄다 "이거나 먹어라~ 데헷~"하며 가운데 손가락 푸짐하게 먹여주는 그런 조롱처럼 들리는건 왜일까...


암튼, 희대의 괴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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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그레친 | 작성시간 15.12.03 아니 하필이면 우마루 하우스를 링크하시다니요ㄷㄷㄷ
  • 답댓글 작성자havoc(夏服ㅋ) | 작성시간 15.12.04 22 저 사이트기 블락되면 어쩌려구...아니 쿨럭 쿨럭 불펌시비가 카페로 넘어오면 어쩌려고 쯧. 링크 지우시고 그레치님도 명칭 지워주세욧! 후다닥!
  • 작성자포레스트벨 | 작성시간 15.12.04 정말 정확한 분석이십니다. 분명 한국을 까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든 것 같은데 워낙 내용이 내용인지라 오히려 한국인조차 그래 하면서 웃게 만드는 괴작 중의 괴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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