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동북지방인 프리울리에 머물렀는데, 방문한 곳들중 하나인 1머전 유적지를 좀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 주의 항구도시 몬팔코네(Monfalcone)는 1머전 당시 트리에스테와 함께 오스트리아-헝가리령이었습니다. 1915년 이탈리아 전선이 열리고, 1916년 이탈리아군이 공세를 펼쳐 도시를 공격하자 오스트리아군은 도심에서 물러나, 도시 북쪽에 자리잡은 121 고지와 85고지 능선을 따라 침호를 파고 방어선을 형성했습니다. 이에 이탈리아군도 도시 외곽에 공세 및 역습 방어를 위해 두 겹의 참호 방어선을 부설했죠. 오늘 보여드릴 참호들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리고 이 참호들은 그 유명한 이손초 공방전의 격전지입니다.
*설명에는... 1917년 가을 오스트리아에게 몬팔코네 참호를 빼앗긴 후 이 일대에서의 군사행동은 막을 내렸다 써있는데... 카포레토에서 뒤지게 쳐맞고 프리울리를 죄다 뺏겨서 그렇다고 왜 말을 못하니! 꺼이꺼이
121 고지 이탈리아군의 "조프레" 참호입니다.
소총수들이 사격을 위해 밟고 올라설 수 있는 디딤돌들
총안구
이런데는 아마 중화기들을 배치했겠죠.
베르지네 동굴입니다. 들어갈 수 있는데 저는 개쫄보라 사진만 찍었습니다.
총안구들. 지금이야 나무가 빽빽하다만, 105년 전에는 달랐을 듯 하네요.
벙커
여기부턴 고지 정상에 자리잡았던 오스트리아군 참호를 복원&재현해놓은 것 입니다.
위령탑입니다.
좌우로 이렇게 헌화된 기념물들이 늘어서있는데
개중 하나는 적병이었던, 오헝군 전사자를 기리는 것이고
나머지엔 위처럼 이손초 공방전 몬팔코네 전역에 투입된 이탈리아군 부대명이 적혀있습니다.
85 고지의 이탈리아군 "토티" 참호
산악전이었던 관계로, 양측은 땅파서 나온 흙은 물론, 산의 돌덩이들, 몬팔코네 조선소에서 뜯어온 금속, 콘크리트 등등 온갖 재료를 동원해 참호를 건설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현지 어르신들이 산책하는 것 외엔 방문객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지만, 시간을 내 한번쯤은 가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역덕 밀덕의 눈에는 또 다르잖아요?
후기1. 참호 내부 존내 습합니다. 물론 아침이었고, 유럽의 겨울이 워낙 축축한 것도 있긴 한데, 참호 밖이랑 안이랑 습도가 확연히 차이나더군요.
후기2. 고지전은 쉣입니다. 힘들어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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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눈사람no.3 작성시간 22.11.29 으으으... 저걸 인력으로 팠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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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Red eye 작성시간 22.11.29 …. 서늘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오스트리아는 더이상 해군을 가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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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heidegger 작성시간 22.11.29 사진 잘 보고 갑니다. 1차대전 전쟁 유적이 남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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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ZEALOT 작성시간 22.11.29 벙커입구는 아예 돌깍아서 만들었네... 전쟁하라고 보내놨더니 예술을하고 앉아있엌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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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나아가는자 작성시간 22.11.29 잘 봤습니다. ㅎㅎ
그런데 참호가 흙이 아니라 돌로 만들어져서 특이하네요. 바닥이 덜 진흙탕이 되니 훨씬 좋겠지만, 전투중에 급하데 만드는 참호의 특성상 돌로 만드는 일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참 특이하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