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정리: 현재 "한식세계화"의 문제점 및 해결방안[편집]
위의 내용을 가급적이면 간략하게 총정리를 한다면, 결국 2016년 현재까지도 '한식세계화'의 문제는 한식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어눌하고, 무지하고, 창조성이 결여 된 '공무원식 접근법'으로 인한 문제가 크다. 한식의 매력포인트,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심도깊은 고찰과 구체적인 전략이 결여되어 있으며, 매우 쌍팔년도 식으로 "이거 맛있으니까 돈 잔뜩 투입해서 광고 잔뜩 때리고 사람들 잔뜩 초대해서 시식시키면 우왕ㅋ 맛있다고 퍼져나가겠지" 수준이다. 과도한 희화나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딱 이 수준이다.
국가마다 음식환경이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어느 정도 보편성을 띄는 음식의 분류 방법이 있다. 엄밀하고 학술적으로 나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요리연구 등에서는 다음과 같이 나눈다.
■ 파인다이닝 (fine dining): 일정 수준 이상의 고급 레스토랑, 호텔 등에서 나오는 비싸고 섬세한 최고 수준의 요리
■ 대중/서민요리 (rustic dining): 일반적인 대중요리, 향촌요리, 가정식 등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요리
■ 패스트푸드와 스낵 (fast food/snacks): 패스트푸드화 된 음식, 가판대 요리 등 싸고 빠르게 먹는 요리
한국 음식으로 치자면, 파인다이닝은 고급 한정식집, 궁중요리, 최고급 호텔에서 나오거나 국빈방문 등이 있을 때 대접하는 그런 수준의 비싼 요리들이 되며, 대중/서민요리는 설렁탕이라든지 쌈밥이라든지, 백반집이라든지 등 보통 식당요리, 고깃집 요리, 일반 가정식요리 등이 속할 것이며, 패스트푸드/스낵 분야는 순대, 라면, 떡볶이 등 분식이 될 것이다.
어떠한 요리, 음식을 세계화 하기 위해서는 음식으로서 그 요리가 어필할 수 있는 요소, 음식으로서 그 요리가 어필하기 힘든 요소, 그리고 음식으로서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오퍼레이션의 요소 등 세 가지가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한식으로서 양념불고기를 예를 들자면, 고기는 어느 나라든 대부분의 경우 다 즐기는 음식이고, 한국식 양념에 재워 먹는 방식은 "옷을 입혀 튀기거나 기름에 볶는 방식의 중국식 고기요리"나, "애초에 소고기나 돼지고기 자체를 별로 안 쓰는 일본 요리" 등에 비해 독특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양념도 짠맛과 단맛이라는 익숙한 맛이 적당히 잘 조화되어 서구에서도 호응이 좋기 때문에 어필의 요소가 컸다고 할 수 있다. 음식이 매우 단순하고 보편적으로 "그냥 불에 익힌 고기"일 뿐이라 딱히 서양인들이 꺼릴만한 점이 없었으며, 상업적 요리로서의 적성도 매우 좋았다. 엄청나게 복잡한 처리나 밑준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잘 재워두고 싱싱한 채로 꺼내와서 바로 불에 올려 구워 먹으면 땡이니까. 이런 식으로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으로 통하기 쉬운 보편성이 있을 때에는 적당히 홍보만 해도 당연히 쉽게 퍼져나간다.
반면, 비슷한 형식의 요리임에도 곱창의 경우는 어떨까?
기본적으로 서구권에서는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내장육' 자체를 먹는 곳이 없기 때문에 대중적인 인식은 "으웩"이다(....). 한국 사람들이야 곱창, 막창, 양 등등 구분하면서 서로 다른 맛을 음미할 정도에 그것으로 국까지 끓여 먹지만, 내장육은 내장육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이너스에 속한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매끌매끌하고 살짝 기름진, 잘 구워진 내장육은 매우 맛있게 느껴지지만, 서양인들은 입안에 들어갔을 때 그 매끌매끌한 느낌 자체가 낯설어서 싫어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서구 요식업계에서는 요리가 입에 들어갔을 때의 그 식감을 '텍스쳐(texture)'라고 하며 맛의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데, 공교롭게도 서구 요리에서는 멀렁멀렁 매끌매끌한 식감을 내는 요리가 거의 없다. 그러니 입에 들어간 순간 비호감... 거기에, 내장육인 만큼 누린내가 나는 것도 큰 마이너스이고, 애초에 내장에 대한 식용/요리용 수요가 거의 없다보니 그런 부위들은 폐기하거나 다른 동물 사료 만들기 위해 팔아버리는 경우가 많고, 우리 나라 처럼 식용 기준으로 관리하여 푸줏간이나 슈퍼마켓에 공급하는 경우가 없다. 장사로서 오퍼레이션도 까다로운 셈.
즉, 현재 한식세게화를 추진하는 몇몇 기관들은, 비유하자면, 과거 불고기의 성공사례를 보고 불고기와 똑같은 식으로 곱창을 세계에 알리려는 것과 똑같다고 할 수 있다. 통할리가 있나.
즉, 음식의 어필요소를 부각시키고, 단점을 개선하여 '현지화'를 해주고, 현지에서 상업적으로 전파되기 쉽도록 오퍼레이션을 고려해줘야 하는데, 이 세 가지 요소들은 앞서 언급 한 파인다이닝, 러스틱, 패스트푸드 각각에서 분야에서 전부 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두 다 별개로 고려해줘야 하며, 그 각 분야 내에서도 음식과 소재에 따라 또 다 다르다.
한 마디로 말해서, "한식"이라는 음식의 세계화는 어떤 하나의 총괄기관이 팔을 걷어붙여서 예산 만들고, 홍보영상 찍고, 시식회 좀 하고ㅡ 이건 하고 저건 말고 하는 식으로 명령 내리면 되는 그런 종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핵심 음식 분야나 종류 하나를 홍보하는 것도 아니고, 숱하게 다른 한식들이 제각각 특징이 있는데 그걸 하나의 기관이 공무원 부리듯 혼자서 머리 짜내고 꽉 잡고 컨트롤하면 홍보가 될 것이라는게 바보같은 망상이라는 말. 달리, 매우 비판적으로 말을 한다면 "한식세계화위원회"라는 것 자체가 현대사회에서 마케팅 및 홍보, 품질브랜딩이 어떻게 전파되는지 모르는 채 쌍팔년도 식으로 만들어놓은 무의미한 삽질이라는 소리.
각각의 분야와 각각의 음식 종류에 맞춰 어떻게 현실적으로 외국에 맞는 현지화를 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고민하는 민간인들을 지원하고, 그들이 각자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이상으로 어떤 인위적인 홍보니 기자회견이니 시식회니를 할 필요가 없다는 소리다. 제대로 맛있는 것을 만들면 자연히 입소문을 타고 번지는 법이다.
전문 연구가들에 의하면 현재 한식이 가장 어필할 수 있는 것, 세계에서 독특하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다양하고 풍부한 식물성 재료의 활용이다. 세계 어느 곳이라도 현지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을 활용한 요리는 있으나, 대체로 향신료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서양 사람들의 경우에는 사실 늘 먹는 몇 가지 채소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식물성 재료는 그냥 죄다 조미료의 일종에 속하지 한국 처럼 인근 작은 야산에서조차 열 종류는 넘을 나물을 캐어, 각각 다른 맛을 살리는 조리법을 써서 반찬으로 먹는 경우는 없다. 실제로, 서양에는 식용 채소를 제외한 나머지 식물들에 붙이는 이름이 없다. 그냥 죄다 "향초(herb)" 아니면 "풀"이라고 부를 뿐. 도라지가 더덕과 어떻게 다르고 그런거 그냥 모른다.
이것은 풍부한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건강식, 그리고 요즘 늘어나고 있는 채식주의자 및 비건(vegan)층을 공략하기에 거의 최적인 재료구성이며, 싱싱한 식물재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음식은 잘만 어필하면 통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그러나 이 경우 문제는 한국에서 이 음식을 먹는 방법 중 많은 조리법 및 맛내기 포인트가 서양인들의 입맛과 어긋나 있다는 것인데, 결국 이 재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서양 요리에 한국식 채소, 나물들을 적용해 본다든지, 기존의 서양 샐러드 요리 등에 맞게 한국의 나물 등을 써 본다든지 하는 현지적응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한국에서 먹는 한식과, 서양에서 먹는 한식 재료의 용법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런 부분에서 고민과 연구가 되어야 하고, 어느 정도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 생겨나기 시작한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런 식재를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농가를 만든다든지 하는 추가적인 요소들이 성립되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어필할 수 있는 특성을 활용하여 현지화 하고, 그 쪽의 취향에 맞출 수 있는 다양한 조리법을 연구하며, 상업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공급 측면에서 준비를 갖춰주는 등의 복합적인 과정임에도 현재 소위 '한식 홍보'의 수준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김치 전사만 봐도...
전략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다. 요리의 전파를 위해서도 탑-다운(top-down)방식과 바텀-업(bottom-up) 방식이 존재한다.
탑다운 방식은 파인다이닝 등 고급요리를 통해 상류층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인 후에 그 기호가 한국 요리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퍼지기를 기다려, 차차 대중요리, 패스트푸드, 그리고 "현지화가 아닌 진짜 한국식 요리"까지 관심이 미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며, 바텀업 방식은 정 반대로, 쉽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 등을 위주로 빠르고 널리 전파시키면서 수요를 만들어내어, 점차 고급 한국식 요리로까지 관심이 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인데, 당연히 이는 홍보를 하고자 하는 각국마다 달라야 하고, 또 그 같은 국가 내에서도 지역, 계층 등등 수 많은 요소로 방식이 갈린다.
떡볶이를 예로 든다면, 떡볶이라는 음식의 컨셉 자체는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소가 분명히 있다. 문제는 그 자체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에컨대, 떡볶이 양념은 서양인 기준에서는 "꽤 맵다"로 인식되는 경우도 많으며. 보통 서양사람들이 익숙한 '매운 맛내기'와 떡볶이가 사용하는 고추장의 매운 맛은 좀 많이 다르다. 떡볶이의 길쭉한 떡 모양도 (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서양인들에게는 마이너스 요소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좀 더 '보편적(??)'인 모양으로 바꾸어 '볼' 형태 등으로 잡는 것이 일반적으로 더 유리하다. 떡의 그 매끌매끌하고 몽글몽글한 식감도 서양인들이 그다지 즐기는 편이 아니기에, 맛의 이질성과 식감의 문제를 동시에 잡기 위해 한국 식으로 고추장소스, 육수, 어묵, 떡만 딱 넣어 만들기 보다는 고추장에 보다 친숙한 다른 소스를 섞어주어 매운 맛을 확 낮추고, 좀 더 친숙한 맛을 느끼게 하고, 식감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 재료들을 (에컨대, 칠리요리 만들 때 처럼 다진고기를 섞어주던지...) 섞어주는 등 창의력을 발휘할 여지가 많다. 서양에서 간단한 길거리음식으로 1인분 종이박스 바닥에 쌀밥을 깔고, 위에 떡볶이를 올려넣은 뒤에 포크 주고 먹으라고 하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나오는데 실제로 이런 식으로 떡볶이를 개량하여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처음부터 낯선 한국식 요리가 먹혀들지 않기 때문에 시작할 때에는 온갖 창의력과 경험을 갖고 개량한 요리들을 통해 기호를 퍼뜨리게 되는데, 이 방식은 본격적으로 스시가 자리잡기 전에 우선 "롤"이 먼저 퍼진 과정과 동일하다. 롤이 유명해지고 비슷한 형식의 요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사람들이 점차 거부감을 극복하고 날생선 스시를 먹기 시작한 것이고, 점차 거기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개량"이 필요 없이 "원래 먹는 식"의 음식에까지 관심이 뻗어나간 것이다.
이러한 전체적인 과정은, 앞서 말한 것처럼 일개 기관이 담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일반 공기관처럼 계획에 따라 수치적 실적을 낼 수 있는게 아니다. 외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민간인들이 스스로 각종 해법을 고안하고 만들어내며, 실제로 성공하면서 수 년의 시간에 걸쳐 자리잡아 가는 것이고, 그러한 활동을 뒤에서 지원해 줘야 한다. 지금차럼 무슨 위원회 식으로 만들어서 높으신 양반 몇명이 자기 이름 알리려고 실적을 계획에서 "몇 년 내에 한국 음식 소비를 X% 늘린다" 이딴 식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소리.
애초에 그렇게 세계화된 요리가 있가나 한가? 죄다 자연스럽게 퍼져나간 것이지. 불고기와 갈비가 자리잡은 것도 솔직히 말해서, 정부가 한 것 아무 것도 없다. 미국 서부에 진출한 한인들이 요식업으로 장사하면서 한국식 불고기요리, 갈비요리를 현지인들 입맛에 맞게 조금씩 소스를 개량하면서 나온게 LA갈비이고, 그런 활동을 통해 차츰 유명해진 것이며, 거기에 "홍보해준다"며 숟가락 얹은게 한국 정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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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프리드리히대공 작성시간 16.04.13 애초에 세계화한다고 본국에 이득되는 건 없지 않은가요. 식당 차리는 사람이 해외에 살면서 운영하는 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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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Dondegiri 작성시간 16.04.13 소프트 파워. 국가 이미지를 브랜딩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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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프리드리히대공 작성시간 16.04.14 Dondegiri 국가 입장 말고 국민 개개인 입장에선 그다지 이득될 게 없을 겁니다. 한국 구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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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Dondegiri 작성시간 16.04.15 프리드리히대공 당장 한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 국가 숫자가 지난 30년간 얼마나 늘어났는지만 봐도, 그리고 90년대 초반 매스미디어에 나오는 한국인의 이미지와 2016년 지금 한국인의 이미지 변화만 살펴봐도 소프트파워가 개인의 이득이 되지 못한다는 건 말이 안되죠. 지금이 18세기 앙시앙 레짐 시절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