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잔티움 제국은 제도 일반에서는 로마적이지만 주민, 언어, 문화면에서는 그리스적이었고 콘스탄티노플은 일찍이 로마 제국이 완수한 적이 없었던 전략상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이것이 그리스를 중심으로 소아시아와 이탈리아 해안의 여러 섬들을 포함하여 강력한 중앙집권 국가 조직을 갖추고 그리스도교와 동방적 색채를 포함한 군주국가로서 완전히 성립된 것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시대의 과도기를 거쳐 헤라클리우스 황제(610-641 재위) 때였다. 이후 콘스탄티노플은 행정과 학문에서 새로운 중심이 되었고 제국의 문화는 고전적 전통 및 중세 카톨릭 유럽과 소아시아의 이교 문화의 교차 지점으로서의 특성을 가지게 되었다. 비잔티움과 게르만족의 관계는 반드시 적대적인 것은 아니었다. 야만족에 대해서는 세례만 인정하면 개방했고, 비잔티움 역시 문화의 기원이 다른 문화들인 슬라브, 아랍, 셈, 투르크 등의 문화와 끊임없이 접촉했다. 그러므로 비잔티움 사회는 초기부터 사회적, 문화적으로 유동성과 수용력이 대단히 큰 제국이었음이 분명하다. 비잔티움의 사회구조는 서유럽과는 극히 다른 유형에 속하며, 이는 역사가들의 흥미를 끌어왔다. 또 12세기까지 지중해 교역의 중심세력으로서 아랍인과 경쟁을 벌인 역사 역시 중세 서유럽 상업을 부활시킨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관건이 된다. 12세기까지 비잔티움 제국은 중세의 국제정치무대에서 가장 막강한 세력이었고 지중해 경제와 신앙, 학문, 문화의 중심지였으나 이후부터는 지나치게 광범위한 정복지의 영역이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여러 종족 간의 갈등, 종교적인 분열, 변방의 잦은 침입, 끊임없는 정복전쟁 등은 제국의 재정과 인력에 심각한 부담이 되었다. 결국 행정적 구조가 더 이상 정복지에서의 통제력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어 제국은 마침내 붕괴 위기를 맞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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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립배경
로마적 전통은 비잔티움에게 커다란 유산을 남겨주었다. 라틴어, 화폐제도, 로마군의 국제성격, 도시의 수송로, 법률, 지혜로운 인간으로서의 황제의 인간상, 시민적 문화 등이 그것이었다. 이 모든 것은 아우구스투스 이래 지중해 세계의 통일과 번영을 가져다 준 원천이었다. 이 전통은 물론 끊임없이 다른 도전을 받곤 했는데, 정복사업은 로마의 막강한 지배하에서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영역들, 지방적 관습과 관행, 이교도 사원, 유대인 장로회, 황제 숭배를 거부하는 그리스도교와 부딪혔고 자급자족적인 영지나 속주 등의 경제적 단위 등은 제국 내의 통일성보다는 원심적 다양성을 추구하며 황제의 통제력을 벗어나려 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와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개혁
이 두 황제는 후기 제국을 보다 통일적으로 재조직하기 위해 세습적 황제계승권의 원칙을 세우고 행정을 정규화하기 위해 제국을 4개의 대관구로 나누고 그 하위의 작은 도시에 이르기까지 행정적 관료제 질서를 확립하는 대개혁을 시도하였다. 군사와 민간행정을 엄격히 분리해 정치적 내란을 막으면서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그리스도교를 공인된 신앙으로 허용해 이교도를 통합했다. 통화제의 개혁으로 가격, 임금을 통제하고, 보다 안전한 방어조건을 갖춘 동방으로 수도를 옮겼다. 동방은 로마와 달리 집중된 토지, 즉 라티푼디움의 수가 적어서 자영소농(自營小農)이나 도시 납세자가 많았기 때문에 도시 성장이나 원로원들의 군사적, 재정적 봉사능력에 유리했다. 3세기 말부터 후기 로마인들의 사회적 유동성은 두드러지게 줄어서 동방에서는 상업경제적으로 활력이 넘쳤다. 로마제국 말기의 동서 로마의 차이점 중 또다른 중요한 요소는 이민족과의 관계였다. 동.서 고트 족이 훈족의 추격을 피해 갑자기 4세기 후반에 도나우강을 넘어왔을 때 테오도시우스 황제는 변경지(feoderati)를 하사해 융화정책을 쓰려 했다. 이들은 프랑크족, 롬바르드족과는 달리 아리우스파로 개종했고 매우 호전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로마의 원로원 귀족제도에 호의를 느끼지 않았다. 그 결과 동로마에서 고트족은 대규모나 조직적인 방법으로 정착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제국군대조직 속에 충원되는 경향을 띠었다.
종교적 논쟁
6세기부터 동로마 제국에는 종교적인 논쟁이 제국의 통합을 위협할 정도로 가열되었다. 아리우스파의 이단 선언 이래로 2번째의 중요한 이단설은 단성론(Monophysite)이었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로스 등의 신학자들은 성자(聖子) 예수의 신성(神性)만을 강조하고 인성(人性)을 부정했다. 이에 반해 안티오키아의 네스토리우스 파들은 2가지 특성이 분리 병존하는 것으로 보고 오히려 인성을 강조했다. 오랜 논쟁 속에서 콘스탄티노플은 세력이 컸던 단성론을 배척하고 칼케돈 공의회(451)에서 택한 양성론을 지지했다. 단성론자들의 탄핵과 그에 뒤 이은 갈등은 정치적, 군사적으로 중요한 결과를 가져왔다. 단성론은 이집트, 시리아에서 계속 인기가 있었고, 중앙의 지배에 저항했기 때문에 7세기 이슬람의 침입 때까지 황제는 이 지역의 분리주의적 전통과 싸워야 했다. 결국 황제는 서유럽에서의 권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동방의 단성론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서유럽의 정통설을 만족시키는 교회를 형성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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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구분
비잔티움 제국의 역사적인 출발점을 어디에 두는가 하는 논의는 많으나 현재는 전체를 3기(期: 초, 중, 후기)로 나누는 방법을 많이 택하고 있다. 즉 330년 5월 11일(콘스탄티누스의 開都)로부터 610 년(포카스 황제의 퇴위)을 초기로 하고, 610년(헤라클리우스 황제 등극)부터 1204년(제4차 십자군에 의한 수도의 함락)을 중기, 이 중기를 다시 610년부터 1025년(바실리우스 2세의 몰년)까지를 전기, 1025년 콘스탄티누스 8세의 등극부터 1204년까지를 후기로 나눈다. 1204년(니케아 제국의 발족)부터 1453년 5월29일(오스만 투르크의 술탄 메메드 2세에 의한 수도함락)까지를 후기로 한다.
전기
테오도시우스 1세의 죽음(395) 후, 로마 제국은 동방령과 서방령으로 나누어졌다. 후에 비잔티움 제국의 모체가 되는 동방령이란 다키아, 마케도니아, 아시아나, 폰투스, 오리엔트, 트라키아, 이집트 각 지방을 가리키며, 이들 영토가 서방령과 함께 소위 [디오클레티아누스-콘스탄티누스 제도]에 의해 통치되고 있었다. 즉, 수도를 제외한 전 영토는 민정(民政).군정(軍政)이 각각 독립된 2두(頭)지배를 받고 있었다. 수도를 제외한 모든 영토는 2개의 주(오리엔트, 일리리쿰)로 나누어지고 오리엔트 주는 5개의 관구(이집트, 오리엔트, 폰투스, 아시아나, 트라키아)로, 일리리쿰주는 2개의 관구(다키아, 마케도니아)로 나누어졌으며 다시 각개의 관구는 속령으로 나누어져 그 수는 6세기 전반 64속령에 달했다. 행정적으로는 1명의 황제 밑에 2명의 주장관, 7명의 관구장, 64명의 속령장관이 지배하고 있었다. 군사적으로는 황제 밑에 5명의 원수(元帥)가 있어 2명은 수도(首都)에, 나머지 3명은 각기의 관할구(오리엔트, 트라키아, 일리리쿰)를 맡고 있었다. 국경 경비군, 수도 주둔부대가 군의 주력이 되었으며 기마병 중심의 부대편성으로, 5세기 초의 기록에 의하면 명목상 50만에 가까운 상비군이 있었다고 한다. 국정, 신앙, 문화, 교육, 경제의 중심인 수도의 규모는 테오도시우스 2세의 이중(二重) 성벽의 완성(413)으로 정립되었다. 수도는 서로마와 마찬가지로 행정구가 되어 도시의 치안유지, 식량확보, 시민의 재판권, 상업활동의 규제와 보호 등 시민생활에 관한 행정상의 처리는 수도 총독에게 맡겨졌다. 국정의 중추인 궁정에서는 재상.재무장관.궁정 재무장관, 궁정장관, 시종장 등이 황제를 보좌했다. 원로원은 황제의 공식 자문기관으로서 정권의 교체나 제위가 비워있을 때, 또는 새 황제 선출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통치체제에 뒷받침된 제국은 대외적으로는 항상 2정면작전(二正面作戰)이 강요되었다. 즉 동쪽의 사산 조(朝) 페르시아와는 전대(前代)부터 계속 전투상태에 있었으며 이것은 율리아누스 황제의 전사(363), 유스티니아누스 1세 치하의 일시적인 화평조약의 체결(545)을 거쳐 6세기 후반의 아시아에의 침입과 이에 대한 헤라클리우스 황제에 의한 최종적인 승리(627,니네베의 싸움)에 이르기까지 단속적으로 계속되었다. 또, 발칸반도에서는 4세기 고트족의 남하, 이어 게르만 민족의 침입, 5세기 중엽 아틸라의 내습이 있었으나 이들은 모두 [테오도시우스의 성벽]으로 극복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유스티니아누스 1세 때 잃어버린 구(舊)로마 제국 서방령을 되찾기 위한 대원정군이 파견되었다. 그 결과 534년 북아프리카의 반달왕국, 554년 지중해의 섬들과 함께 서고트 왕국의 일부를, 그리고 555년 이탈리아의 동고트 왕국 을 다시 각각 제국령으로 삼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지역들도 6세기 후반에는 다시 이민족의 침입을 받게 되어 마우리키우스 황제는 이탈리아의 라벤나(584)와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591)에 황제 대리로 총독을 두고 제국영토 확보에 힘썼다. 그러나 6세기 후반의 대외적 위기는 북방의 도나우 전선에서 시작되었다. 즉 대(對) 서방, 대 동방정책에 쫓긴 제국은 도나우강을 건너 남하해 온 슬라브, 아바르 족을 막아낼 수가 없어서 마우리키우스 황제 때 발칸의 주요 도시 시르미움, 싱기두눔이 잇따라 함락되었다. 마침내 발칸반도의 슬라브화가 시작되었고 제국의 행정망은 단절되었으며, 통치기능은 크게 후퇴하여 7세기 변혁의 일대요인이 되었다.
중기 전반
이 시대의 속령 통치방식 및 중앙집권 체제 내에서의 최대 변화는 대외정세의 변화에 재촉을 받은 군사부문의 강화와 문관(文官) 세력의 후퇴이다. 제국영토의 2두지배에서 테마제도(군관구제)로의 전환과 디오클레티아누스-콘스탄티누스 제도에서 군사, 세무를 중시하는 로고테시아 제도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둘 다 로마적 행정제도로부터의 변신이다. 테마제도는 헤라클리우스 황제 치하 때의 국력의 전체적인 저하를 보완하기 위한 비상수단으로서 지방영지의 자급자족을 목적으로 하여 출발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정비되어감에 따라 군사적.경제적 장점이 대단히 컸으므로 마케도니아 왕조 번영의 기초가 되었다. 제국의 성운(盛運)은 실로 테마 제도의 성쇠와 직결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즉, 지방 호족(豪族) 및 중앙의 고급관리, 군인 층, 거기에다 교회, 수도원으로 이루어진 대토지 소유자 층은 중소 자유 농민 층을 흡수하고 대두하였다. 그리하여 테마 제도를 내부로부터 침식하고, 나아가 거듭되는 대외 위기에 의한 내정의 혼란이 테마 제도의 기능을 위협할 때(중기 후반) 제국의 성운도 흔들리게 되었다. 대토지 소유자의 증대는 이미 8세기경부터 현저하였다. 9세기 초 니케포루스 1세는 경제개혁을 단행하여 대토지 소유자 층의 재력을 강제로 국가에 환원시키려고 애썼다. 또한 10세기 로마누스 1세를 비롯한 여러 황제들은 중소 자유농민들의 농지 전매(轉賣), 기진(寄進), 유증(遺贈)을 금지함으로써 대토지 소유자 층의 증대를 막으려고 했다. 납세의 연대제(連帶制) 강화(부자가 가난한 자를 대신하여 납세), 대토지 소유자의 선매권(先買權) 금지 등의 보호책에 의해 중소 자유 농민층의 확보가 요구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보호책은 국세(國稅)에 의한 수입 확보를 위한 정책이며 중소 자유농민의 진정한 사회적, 경제적 보호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였다. 그리고 11세기 초 대토지 소유자 출신인 로마누스 3세가 종래의 보호책을 폐지하고 반대로 대토지 소유자 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우우책(優遇策)으로 전환하자, 중소 자유 농민 층의 몰락은 시대와 함께 가속적으로 진행되었다. 이것이 11세기 변혁의 일대 요인이다. 7-9 세기에 걸쳐 외적의 침입(페르시아, 이슬람, 슬라브, 불가리아)이 잇따라 수도(首都)를 위협하였다. 그 때문에 중앙정부 내에서는 군사, 세무관계를 취급하는 부국(部局)의 중요성이 증대하여 그들 부국장이 정치의 중추를 차지하게 되어 디오클레티아누스-콘스탄티누스 제도하의 여러 궁정대신, 장관과 교체하게 되었다. 즉, 로고테시아제의 등장이다. [로고테시아]란 본래 회계계(會計係)를 의미한다. 이 제도의 중심은 주계국장(主計局長)이며 그는 세무부장과 군정부장을 그 관할에 두고 외무대신과 내무대신의 직을 겸하는 역체국장(驛遞局長)과 함께 강력한 권력을 장악했다. 그러나 관료기구의 정비와 함께 황제는 소위 무임소대신과 같은 식으로 자기가 신임하는 인물을 이 관료기구 요소에 앉혀 이를 움직이고자 했다. 이런 행정기구의 개편은 대외적 요인에 의해 야기된 것인데 그 제1의 요인은 7세기 전반에 시작되어 9세기 후반까지 계속된 이슬람과의 싸움이었다. 헤라클리우스 황제의 페르시아 원정이 성공한 9년 후, 재빨리 시리아에 침입한 이슬람군은 야르무크의 싸움(636)에서 비잔티움 제국의 군대를 대파했다. 이후 시리아,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같은 중요한 영토는 순식간에 제국령 밖으로 사라지고, 소아시아는 물론 수도마저 2번에 걸쳐 이슬람군에게 포위되는 형편에 놓였다. 그 후 비잔티움 제국이 이슬람군에 대하여 공세로 나올 수 있게 된 것은 9세기 후반부터였다. 제2의 요인은 불가르족의 등장이다. 7세기 중반 발칸 북부에 출현한 그들은 육로(陸路)로 남하를 계속하여 콘스탄티누스 4세의 원정군을 대파했다(679). 그리고 아스파루프 왕 때 발칸 반도 중부에 비잔티움 영내 최초의 독립국가인 제1차 불가리아 왕국(681-971)을 수립했다. 특히 9세기 초-10세기 전반의 크룸 왕, 시메온 왕 등은 제국을 대단한 곤경에 빠뜨렸다. 이에 반해 시기으로는 일찍 남하, 정주를 시작한 슬라브족은 독립국가를 형성하지 않고 선주민인 그리스계 주민과 융합의 길을 걸었다. 그리스 민족의 슬라브화가 그것이었다. 그러나 이것도 9세기 초엽에는 슬라브족에게 점령되었던 지역의 탈환이 남그리스로부터 시작됨에 따라 이른바 슬라브의 그리스화가 시작되었다. 그 상징적인 사건이 슬라브의 사도(使徒) 키릴루스(별명 콘스탄티누스)와 메토디우스 형제에 의한 슬라브 문자(키릴 문자) 작성이며, 이것을 바탕으로 한 슬라브족에 대한 전도(傳道)였다. 이에 슬라브족이 비잔티움 문화를 섭취하는 길이 열렸다. 또 9세기 중엽에는 후에 키예프 공국을 수립한 로스족이 처음으로 수도 주변에 출몰하였다. 그 후 오레그왕 때 제국과의 통상 조약을 체결(911)하고 또 여제(女帝) 올가가 세례를 받으며(957), 블라디미르 1세 때 그리스도교의 국교 선언(988)이 있자 키예프 공국도 그리스 정교권의 유력한 일원이 되었다. 이렇게 대외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행정, 군사기구의 정비와 중소 자유농민의 번영을 배경으로 하여 제국은 바실리우스 2세 때 아르메니아, 시리아의 연안지대, 도나우강 이남의 발칸 반도를 다시 제국령으로 삼아 유스티니아누스 대제 이후 최대의 영토를 얻었다. 이것이 마케도니아 왕조의 번영이다.
중기 후반
11세기를 경계로 한 비잔티움 제국의 쇠퇴현상은 1204년 4월 13일의 제4회 십자군의 기사(騎士)와 베네치아 총독 엔리코 단돌로에 의한 수도 점령으로 상징된다. 그 원인은 국내 봉건화의 진행과 셀주크 투르크, 십자군 원정(제1-4회), 제2차 불가리아 왕국, 세르비아 왕국이 가져온 외압(外壓)이었다고 할 수 있다. 국내 봉건화의 현상은 11세기 초 콘스탄티누스 9세 하의 프로노이아제(Pronoia: 토지매체에 의한 황제와 신하의 주종관계)의 성립과 발전·보급에 나타나 있다. 당시 면세 특권이 부여된 대토지 소유자층의 영지, 징세청부인에게 임대로 내놓은 토지, 또 프로노이아로서 지급된 토지 등의 3종류는 징세상 치외법권적인 존재였다. 이러한 토지의 증가는 한편으로는 중소 자유농민의 납세 부담이 증가된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결국 중소 자유농민의 몰락이라는 악순환을 낳았다. 이러한 사태는 국고(國庫)의 빈곤을 가져왔는데 그것의 상징은 비잔티움 금화의 금 함유량의 하락이었다. 콘스탄티누스 9세 치하에서는 90-80%였던 것이 30년 후인 니케포루스 3세 치하에서는 30%로 하락하였다. 이러한 사회 경제상의 변혁은 행정, 군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테마 제도는 소아시아와 발칸 반도의 주요부분이 11세기 중반을 넘어서면서 제국령에서 벗어나게 되고, 국내 봉건화를 위해 서서히 소멸되었다. 남은 영토(領土)의 대부분이 봉건화의 물결에 휩쓸려 대토지소유층의 소유로 넘어가 버렸다. 황제들도 거의 모두 대토지 소유자층 출신이었다. 따라서 그 지배체제에는 전대(前代)까지의 중앙집권제가 겨우 유지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주로 토지를 매개로 한 황제와 신하군(臣下群)의 봉건적 지배관계가 많이 혼입하게 되었다. 알렉시우스 1세 치하에서와 같은 일시적인 융성기는 있었으나 황제의 권력 그 자체의 저하는 부정할 수 없었고, 그와 상대적으로 대토지 소유자층의 발언권이 증대했다. 중앙과 지방을 불문하고 내란과 반란, 세력확장을 위한 음모와 투쟁이 빈발했다. 11세기 후반의 축소된 제국령에서는 두 사람의 군사령관이 전 영토를 동서 두개의 군구(軍區)로 나누어 자국군(自國軍)을 대신하는 용병(傭兵)부대를 지휘하면서 국방에 임했다. 이같은 불안한 내정에 박차를 가한 것이 대외(對外) 위기였다. 11세기 후반 노르만인의 진출은 제국의 남이탈리아 지배에 종지부를 찍고(1071) 노르만왕 로베르 기스카르는 그 죽음에 이르기까지 제국을 괴롭혔다. 로마누스 4세는 셀주크 투르크 군을 만지케르트에서 공격했으나 패하고 소아시아의 중앙에 룸 술탄국 수립을 허락하고 말았다. 이런 동서의 외압에 대항하기 위해 알렉시우스 1세는 이탈리아의 상업도시 베네치아에 군사원조를 의뢰했다. 그 대가로 제국 영토 내에서의 무역, 면세 특권을 주었다. 그러나 이후 제국의 상업, 경제 활동은 이탈리아, 그 중에서도 특히 베네치아의 상인진출로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다시 혼란을 가져온 것은 페체네그, 마자르, 쿠마나, 우즈와 같은 이민족의 남하와 내습이었으며 네마니치(네마냐) 왕 치하에서의 세르비아 왕국의 융성과 제2차 불가리아 왕국(1186-1393)의 수립이었다. 이런 외압의 정점(頂點)이 제4회 십자군(1096-99) 통과 때 서유럽과 비잔티움 제국간에 생긴 오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쌍방의 반감과 적의(敵意)로 변하여 제 4회 십자군 원정에 이르러 그 절정에 달했다. 물론 동방의 부(富)에 눈이 어두운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동지중해 무역의 독점을 계획한 베네치아 총독 엔리코 단돌로는 이것을 기회로 단숨에 수도점령을 단행하려고 십자권 원정에 보조를 맞추었다. 이리하여 1204년 4월 13일 수도를 함락하고, 구(舊) 제국 영내에 보두앵 1세를 황제로 하는 라틴제국(1204-61)이 탄생했다.
후기
수도를 빼앗긴 구(舊) 비잔티움 제국의 세력은 니케아(1204-61)와 에피루스(1204-1335)에 각각 망명정권을 수립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파는 수도 함락 직전에 흑해 연안의 트레비존드에 독립된 왕국을 세웠다.(1204-1461). 이 망명정권 중에서는 니케아 제국의 부흥이 눈부셨다. 불과 반세기 동안에 주변의 외적을 무찌르거나 친화하여 마침내 미카엘 8세 때 페라고니아 싸움(1259)을 승리로 이끌어 그 지위를 확고히 하였다. 그리고 1261년 8월 15일 미카엘 8세는 구 수도를 라틴제국으로부터 탈환하여 팔라이올로구스 왕조를 열었다. 그러나 부흥된 제국에는 내외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었다. 대외적으로는 13세기 후반에 수도 탈환을 노리는 반(反)비잔티움 세력에 시달렸다. 시칠리아 앙주가의 책동으로 구 라틴 제국의 보두앵 2세 이하가 모두 집결하여 수도 공격에 나섰으나, 미카엘 8세는 역으로 [시칠리아의 만종(晩鐘) 사건](1282)에 의해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국내 봉건화에 의한 악폐로 행정의 혼란, 경제활동의 부진, 외국인 용병의 증가는 한편으로 일반시민과 농민층을 중세(重稅)로 압박하였다. 다른 한편 내정상(內政上)의 악순환은 외정상(外政上)의 무책과 실패에 연계되었다. 그 가장 큰 것은 14세기의 대(對) 오스만 투르크 정책이었다. 소아시아의 부르사에 수도를 두고(1326) 기회를 엿보던 오스만 투르크 군은 재빨리 니코메디아·니케아 양 도시를 점령했다. 이와 같은 대외위기에 처했어도 국내에서는 제위 계승문제인 칸타쿠제누스의 난으로 인해 효과 있는 대책을 내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1365년 오스만 투르크의 무라드 1세는 수도를 아드리아노플로 옮겼다. 이에 비잔티움 제국은 해상으로는 이탈리아의 상업도시인 베네치아와 제노바에, 육로로는 오스만 투르크에 둘러싸인 동 지중해의 일개 소국(小國)이 되었다. 체르모나의 싸움(1370)에서 오스만 투르크 군에 대패한 세르비아 왕국과 마찬가지로 비잔티움 황제도 술탄에 대해 진공(進貢)의무를 지게 되었다. 이로써 비잔티움 제국의 정치적 독립은 상실되었다. 이어 계속되는 코소보의 싸움(1389)에서 세르비아가 패하고 니코폴리스의 싸움(1396)에서 헝가리가 패하자 발칸 반도에서는 오스만 투르크 군에 대항할 세력이 없어졌다. 동서 양 교회의 재 통일을 조건으로 로마교황을 통해 라틴 세계로부터 군사원조를 끌어내려는 시도가 여러 번 거듭되었으나 모두 실패로 끝났다. 몽골의 티무르 칸이 소아시아에 침입하여 오스만 투르크의 술탄 바예지드를 앙카라의 싸움으로 격파하여 제국은 일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나 무라드 2세 이후 수도 공략은 날로 심해져 헝가리왕 브바디스바프 3세가 조직한 그리스도교도 군이 바루나에서 대패한(1444) 후로 비잔티움 제국에 대한 구원의 희망은 완전히 끊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1453년 봄 술탄 메메드 2세는 해륙에서 한 달 동한 수도를 포위했다. 그리하여 5월 29일의 총공격으로 마침내 수도 콘스탄티노플은 함락되었다. 술탄 메메드 2세는 수도의 약탈을 3일로 제한하고 신앙의 관용을 베풀 것을 약속했다. 이로써 비잔티움 제국의 정치적 생명은 사실상 종식되었으며, 수도 함락에 이어 아테네·미스트라·트레비존드가 차례로 오스만 투르크 군에게 굴복함으로써, 1,000년 동안 찬란한 그리스도교 문화와 그리스 문화를 융화시켰던 비잔티움의 역사는 그 막을 내렸다. 그러나 그리스 정교회만은 오스만 투르크의 종교적 유화정책(宥化政策)으로 그 존속이 허용되었다. 그리고 성화(聖畵), 교회음악과 교회건축으로 대표되는 종교예술은 그리스 정교회와 함께 오늘날까지 비잔티움 문화의 계승자로서 존속하고 있으며, 또 아토스산의 수도원군(群)은 지금도 여전히 그리스 정교의 성지(聖地)로서 번영하고 있다. 중세에 선진국이었던 비잔티움 제국의 정치, 법률, 문화를 수용하고 그리스 정교를 국교로 한 슬라브 제국, 특히 불가리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키예프 러시아(후의 모스크바 대공국)에는 제국 멸망 후에도 다방면에서 그 영향력이 계속 살아 있었다. 그 중에서도 모스크바 대공국의 이반 3세는 비잔티움 제국 최후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의 조카 소피아와 결혼했다(1472). 그는 비잔티움 황제의 즉위식에 준하는 대관식(戴冠式)을 거행하고 스스로 비잔티움 제국의 계승자로 칭하고 모스크바를 [제2의 로마]인 콘스탄티노플에 다음 가는 [제3의 로마]라고 선언하였다.
참고자료
제4회 십자군과 베네치아가 1204년 3월의 ＜로마니아(비잔티움제국 지배영역)분할협정＞에 근거하여 같은 해 4월 콘스탄티노플 공략 뒤에 합작(合作)한 국가. 이 협정이 정한 황제선고위원회(皇帝選考委員會；베네치아측과 기사측 각각 6명으로 구성)는 스스로 종군(從軍)한 베네치아총독 E. 단돌로의 계획대로 십자군 지도자인 몬페를라토 변경(邊境) 백작의 보니파치오를 제쳐놓고 플랑드르 백작 보두앵을 선택하였다. 이에 따라 보두앵은 황제를 내지 않은 베네치아측에서 선출한 콘스탄티노플 라틴 총주교 T. 모로시니(베네치아 귀족 출신 수도사)에 의하여, 1204년 5월 하기아 소피아 대성당에서 보두앵 1세(발두이누스 1세；재위 1204-1205)로 대관(戴冠)되었다. 그는 ＜황제이자 로마인(옛 비잔티움 제국령의 주민)의 지배자＞라 칭하고, 서방에서 수행해 온 가신(家臣)과의 관계에서는 ＜플랑드르 에노백작＞을 부가했다. 로마니아는 위의 협정에 의거하여 1/4은 황제에게, 나머지 3/4은 절반씩 베네치아 및 기사(騎士)들에게 할당되었다. 황제에게는 마르마라해(海)를 둘러싼 트라키아 및 소아시아 서부·키오스·사모스 등 에게해(海)의 여러 섬이, 베네치아에는 발칸 서부의 에피루스·아카르나니아·아이토리아·펠로폰네소스(실제로는 두라초·라구자·콜론·모돈의 여러 해항도시의 영유로 만족), 코르푸 이하의 이오니아 제도(諸島), 보니파치오와 동행한 베로나의 세 귀족이 베네치아의 종주권 하에서 정복한 에게해의 에우보이아섬, 콘스탄티노플의 베네치아귀족 사누드와 그 일당이 독자적으로 정복을 감행하여 낙소스섬을 중심으로 한 에게해 공국을 만들고 베네치아 시민권을 가지면서 라틴 황제에게 신종(臣從)한 낙소스섬 이하의 키클라데스 제도, 헤레스폰트와 마르마라 해안의 갈리폴리·라이데스토스·헤라클레아 3해항(海港) 및 내륙의 아드리아노플이 지정되었다. 그밖에 베네치아는 1204년에 보니파치오로부터 크레타섬 영유권(領有權；1203년에 비잔티움 황제 알렉시우스 4세로부터 증정 받았던 것)을 매수하여, 이미 이 섬을 점령하고 있던 제노바인을 쫓아내고 1217년 군사식민지를 구축하였다. 콘스탄티노플 시역(市域)도 황제와 베네치아에 분할되어, 후자는 골든혼 연안의 제일 좋은 땅과 하기아 소피아 대성당을 얻었다. 이로써 베네치아는 옛[舊(구)] 비잔티움 제국 전역(全域)에 걸친 상업특권을 독점하는 ＜식민제국＞이 되었고, 단돌로는 황제의 파트너로서 황제에 대한 봉건서약의무(封建誓約義務)가 면제되었는데, 1205년 그의 사망 후 이 지위는 베네치아 지방관에게 인계되었다. 이에 반해 십자군 기사는 모두 라틴 황제의 봉건가신(封建家臣)이 되었다. 보니파치오는 소아시아에서 영토를 배당 받았으나 유럽 영역과의 환지(換地)를 요구해서 인정받고, 남아 있던 그리스 귀족의 저항을 배제하여 테살로니카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영역(1209년 이후 왕국)을 만들었으며, 또 그의 지휘 아래 현지의 그리스 귀족을 배제하거나 귀순시키면서 그리스 중·남부를 정복하여 아테네 공국·아카이아 대공국(大公國)을 성립시켰다. 1205년 보두앵 1세가 아드리아노플의 전투에서 불가리아 황제 칼로얀에게 패배하여 포로가 된 뒤, 후계자인 동생 앙리(재위 1206-16)는 불가리아인을 쳐서 트라키아의 지배를 공고히 하고, 소아시아에서도 니케아 제국의 그리스 황제 테오도루스 1세 라스카리스와 싸워 영토를 늘리고 국위를 신장하였다. 그러나 황제 앙리가 죽은 뒤 후계자로 지명된 그의 누이 욜란데의 남편 피에르는, 1217년 서방에서 콘스탄티노플로 부임하러 가던 중, 알바니아 산중에서 에피루스 제국의 그리스 황제 테오도루스 1세에게 체포되었다. 뒤를 이은 아들 로베르(재위 1221-28)와 로베르의 아우 보두앵 2세(재위 1228-61)는 모두 어려서 즉위했는데, 이들 황제 밑에서 라틴제국은 급속하게 쇠퇴하여, 소아시아의 영토 및 레스보스·키오스·사모스를 니케아 제국에게 빼앗기고, 트라키아에서는 니케아 제국 및 에피루스 제국에 밀려, 콘스탄티노플 주변으로 지배영역이 좁혀졌다. 1261년 7월 수도가 기습을 당하여 니케아 황제 미카엘 8세 팔라이올로구스의 수중으로 들어가고 라틴 제국은 멸망하였다. 이탈리아로 망명한 보두앵 2세의 망명황제 명의는, 후대 그 자손들의 혼인관계를 통하여 앙주 왕가(王家)에 귀속되어, 콘스탄티노플 탈환의 구실이 되었다. 이에 반해 베네치아는, 재건된 비잔티움 제국 아래에서 거듭되는 탄압조치와 그리스인의 반(反)라틴인 감정의 폭발, 경쟁상대인 제노바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로마니아에서의 지반을 굳히고, 드디어 동방인 그리스와 서방인 라틴 사이에 종교상(교회 통일문제)·문화상(서방에서는 그리스고전, 동방에서는 스콜라신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의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중요한 교량 역할을 하였다.
1204년 테오도루스 1세 라스카리스(1208-22 재위)가 세운 왕국으로 비잔티움 제국의 망명정부 중 하나. 정치·문화의 중심지였으며 미카일 팔라이올로구스가 통치하던 13세기에 비잔티움 제국이 이곳에서 부활하였다. 1204년 제4차 십자군이 콘스탄티노플을 침범하자 테오도루스는 다른 비잔티움 지도자들과 함께 아나톨리아로 도망가서, 남동쪽으로 64km 떨어진 니케아(지금의 터키의 이즈니크)에 자리잡았다. 1208년 황제에 즉위하고, 점차 아나톨리아 서부의 상당부분까지 지배력을 넓혔다. 그와 그의 후계자들은 수도에서 그리스 고전 연구의 부흥을 후원했다. 니케아 제국의 다음 황제는 요한네스 3세 바타체스로, 그는 경쟁자였던 에피루스의 전제군주 테오도루스 두카스나 불가리아의 이반 2세 아센(1218-41 재위)보다 먼저 콘스탄티노플을 탈환하려고 했다. 그는 1230년 테오도루스를 클로코트니트차(현재 불가리아 영토)에서 격파하고 1240-50년 서방 황제 프리드리히 2세(1220-50 재위)와 콘스탄티노플을 재정복하는 것을 돕기로 협상했으나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테오도루스 2세 라스카리스(1254-58 재위)와 요한네스 4세 라스카리스(1258-61 재위)는 짧은 통치기간에 몽골의 침략에 대항해서 니케아 제국의 세력을 유지했다. 1261년 니케아 제국의 장군 미카일 팔라이올로구스는 콘스탄티노플을 다시 탈환하고 미카일 8세가 되어 비잔티움 제국의 마지막 왕조를 창설했다.
발칸 반도에 있던 비잔티움 제국의 망명정부 중 하나(1204-1337)이다. 라틴인들이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했던 기간(1204-61)에 그리스의 비잔티움인들이 전개한 저항운동의 중심지였다. 지금의 알바니아 남부와 그리스 북서부 지역에 있었으며, 수도는 아르타(현재 그리스 영토)이고, 폐위된 앙겔루스 왕가 출신의 미카일 앙겔루스 두카스에 의해 창건되었다. 이복형제로서 그의 뒤를 이은 테오도루스 두카스는 1222년 동쪽으로 영토를 넓혀 테살로니카에 이르렀으며 비잔티움 황제 자리를 요구했다. 테오도루스와 대립하던 니케아 황제 요한네스 3세 바타체스와 불가리아의 이반 2세 아센은 각각 동쪽과 북쪽에서 테오도루스를 공격했다. 이반 2세 아센은 클로코트니트차(현재 불가리아 영토) 전투에서 테오도루스를 격파하고 사로잡았다. 미카일 2세(1236-71 재위)의 통치기간에 에피루스의 영토는 대폭 축소되었으며, 1264년 미카일은 콘스탄티노플에서 라틴인들을 몰아내고 비잔티움 제국을 복구한 미카일 8세 팔라이올로구스의 종주권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13세기 에피루스에서는 그리스 고전 연구가 부흥했는데 이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발전에 기여했다. 에피루스 전제군주국은 1337년 비잔티움 제국에 다시 합병되었다.
1204년 십자군이 콘스탄티노플을 약탈한 후 황제 안드로니쿠스 1세 콤네누스의 손자인 알렉시우스 콤네누스와 다비디스 콤네누스 형제가 아나톨리아 반도 북동부의 항구도시인 트레비존드(지금의 터키의 트라브존)를 점령하고 세운 비잔티움 제국에서 독립한 방계국가(초대 황제는 알렉시우스 콤네누스). 콤네누스 황제의 뒤를 이은 대(大)콤네누스 왕조는 비잔티움의 어떤 왕조보다 더 오래 이곳을 통치하면서(257년 동안 존속) 결혼을 통해 외국 군주들과 광범위한 동맹관계를 맺었으며, 성 에우게니우스를 받들고 왕조의 실제적·전설적인 업적을 찬양함으로써 왕조의 위신을 높였다. 잠깐씩 룸 셀주크 술탄국, 몽골족, 비잔티움인들에게 지배되기도 했는데, 스쳐 지나가는 정도에 그쳤던 것은 트레비존드 제국이 상대적으로 고립되어 있어 접근하기가 어려웠고, 그 적대국들 사이에 분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국의 번영은 부분적으로는 생산품(은·철·명반석·의류·흑포도주) 수출에 바탕을 두고 있었으며, 일부는 페르시아 서부지역으로 가는 교역품에 대한 통과세로 이루어졌다. 1461년 마지막 황제 다비데 콤네누스 때 술탄 메메드 2세의 침공으로 영토가 오스만 투르크에 합병되면서 왕조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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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제국(Latin Empire, 120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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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파괴운동 iconoclasm
이사우리아 왕조(717-820)와 아모리움 왕조(820-867) 사이의 약 150년 간 비잔티움은 역대 황제들의 성상파괴운동으로 최대의 종교적 내분을 겪었다. 서유럽에서는 로마 카톨릭 교회가 세속 권위보다 우월한 권리를 행사했지만 비잔티움 제국에서는 황제가 정치적 목적으로 교회를 복종시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기 때문에 성상파괴 분쟁은 교회와 국가의 관계에 명확한 경계를 그으려는 노력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 성상숭배의 관행은 692년 퀴니섹스트 공의회 이래로 더욱 강화되어 왔으나 이에 대한 반대이론은 730년 레오 3세(717-741 재위)의 성상파괴칙령에 의해 불붙게 되었다. 성상 숭배론자나 성상 파괴론자들은 다 같이 그리스도교가 성상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갖지 않으면 번영할 수 없으리라는 신념을 지녔지만 8세기 다마스쿠스의 성 요한네스는 신플라톤주의에 입각해서 성상은 신의 상징적 이미지에 지나지 않으며 신은 육화(肉化)를 통해 인간이 되었기 때문에 이미지 창조는 정당하다고 보았다. 이에 반해 파괴론자들은 일부 이슬람교와 단성론자들의 영향을 받아 일체의 종교적 우상을 거부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강조했다. 이들이 보기에 예수의 육체적 이미지는 신성모독이었다. 이와 동시에 콘스탄티누스 5세는 754년에 광신적 수도원의 박해를 결정하고 성상을 황제의 초상화로 대체하려 했다. 그는 수도원과 교회의 권위가 황제와 세속 학문의 세계를 경멸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또한 황제권의 휘하에 봉사하던 온건파 성직자들 역시 수도원의 광신파에게 대립적 태도를 취함으로써 세속적 봉사와 교육에 의한 훈련을 중시했던 것이다. 이들 군사 및 관료 귀족 층은 성직 귀족 층과 대등한 권위를 누리고 싶어했다. 그러나 성상파괴운동은 비잔티움 사회의 인종적.사회적 이면에 보다 더 깊은 종교적 분열을 하나 더 보태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편, 성상파괴운동은 비잔티움과 로마 카톨릭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교황 그레고리우스 2세는 레오 3세의 이 박해운동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고 게다가 롬바르드족이 점령한 라벤나와 일리리쿰 지역의 교회재판권을 비잔티움 대주교에게 넘기게 됨으로써 양쪽의 관계는 서먹해졌다. 게다가 교황 스테파누스 2세가 카롤루스를 서로마 황제로 대관한 일은 '하나의 제국, 하나의 황제' 사상과 대립하기에 이르렀다. 9세기 후반에 로마와 콘스탄티노플의 경쟁을 부추기는 더욱 심각한 사태가 일어났는데, 그것은 중부 유럽의 슬라브인과 발칸의 불가리아인. 러시아인의 개종과 교회 사법권을 둘러싼 문제였다. 포티우스 총대주교는 외교수완을 발휘해 비잔티움의 영향력을 넓혔지만 이는 경쟁관계로 치닫던 동.서 교회의 대분열의 조짐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성상숭배금지령 聖像崇拜禁止令 iconoclasm
성상파괴운동(聖像破壞運動). 성상 숭배의 시비를 둘러싸고 8-9세기 동로마 제국에서 전개된 사회운동이다. 이사우리아 왕조의 레오 3세는 전부터 성상숭배가 너무 지나친 것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일부 교회관계자들의 진언도 있어서 726년에 궁전 문에 있는 성상의 철거를 명했다. 이것이 성상 숭배 금지령의 발단으로, 그 저변에는 화상표현(畵像表現)에 대해서 헬레니즘적 관용성을 버린 소아시아, 아르메니아 지방의 반 헬레니즘적 감정이 깔려 있었다. 그래서 소아시아 출신자가 많았던 군대가 이 운동의 추진자가 되었다. 이제까지 성상으로 여겼던 것을 갑자기 우상 취급을 하는 것에 대해서 저항이 강했으며, 그리스, 시칠리아, 남 이탈리아 등에서는 반란도 일어났다. 레오 3세는 730년 칙령에 의해 성상 숭배 금지령을 철저히 하고,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를 성상파괴자로 전환시켰다. 그것을 비판한 로마교회에 대해서는 제국(帝國) 서부에서의 로마교황의 관할권을 무시했는데, 이는 동.서 교회 분리의 간접원인이 되었다. 레오 3세를 계승한 아들 콘스탄티누스 5세는 754년 히에리아 주교회의에서 성상 숭배 금지령에 신학적 근거를 두고, 762년부터 성상 옹호파 특히 수도사에 대한 박해를 시작했다. 그런 뜻에서 성상 숭배 금지령은 비대화된 수도원 세력에 대한 투쟁양상을 보여 주었다. 다만 성상파괴가 철저하게 실행되었던 곳은 수도 콘스탄티노플과 소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제국의 동부였으며, 그리스, 시칠리아, 에게해 제도 및 남이탈리아 등지에서는 철저하지 않았는데, 특히 남 이탈리아는 성상 옹호파의 피난처가 되었다. 이슬람 칼리프 왕조 지배하에 있던 이집트와 시리아에서는 성상 숭배 금지령이 실행되지 않았다. 황제 레오 4세가 죽은 뒤, 그의 아내 이레네가 787 년 니케아에서 개최한 제7차 공의회에서 성상숭배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여 제1기의 성상 숭배 금지령은 종결되었다. 그러나 제국의 정치적 정세는 혼란이 계속되고, 813년 제위에 오른 레오 5세는 군대의 의향을 무시할 수 없어 다시 성상 숭배 금지령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제2기는 오래 계속되지 못했으며 수도에 있는 스투디오스 수도원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원측의 저항도 강력했다. 그래서 황제 테오필루스가 죽은 뒤 황후 테오도라는 843년 주교회의에서 성상숭배의 부활을 선언했다. 성상 숭배금지령은 신앙문제가 황제 주도의 사회운동이 된 점이 특징이고, 정치적으로는 황제권과 교권의 관계가 문제로 등장했으며, 교의(敎義)에서는 성화상의 공경이 확립되었다.
725-843 비잔티움 제국에서 성상(icon)을 사용하는 문제를 놓고 벌어진 분쟁. 성상파괴론자들은 <구약성서> 십계명(출애 20:4)에서 형상을 만들어 숭배했다는 것을 금지했다는 것과, 우상숭배로 전락할 가능성 등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성상숭배에 반대했다. 성상숭배론자들은 성상의 상징적인 성격과 피조물의 존엄성을 강조했다. 초대 교회에서는 그리스도와 성인들의 상(像)을 만드는 것을 지속적으로 반대했는데도 성상을 사용하는 것은 특히 로마 제국의 동부지역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었다. 6세기 말엽과 7세기에 성상은 교회가 공식 권장하는 숭배 대상이 되었고, 성상이 생명을 갖고 있다는 미신적인 신앙을 내포하기도 했다. 이러한 관행들에 대해 특히 소아시아에서는 반발이 점차 거세졌다. 726년 비잔티움 황제 레오 3세는 공식적으로 성상에 반대하는 입장에 섰고, 730년 성상을 사용하는 일을 공식적으로 금지했다. 이 조치로 성상숭배자들에 대한 박해가 시작되었고, 이 박해는 레오의 계승자 콘스탄티누스 5세(741-775 재위) 때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787년 여황제 이레네가 니케아에서 소집한 제7차 에큐메니컬 공의회는 성상파괴주의를 단죄하고 성상 사용을 재확립했다. 814년 레오 5세가 즉위한 뒤 다시 권력을 잡은 성상파괴론자들은 공의회(815)에서 성상 사용을 다시 금지시켰다. 성상파괴론자들이 권력을 잡은 이 2번째 기간은 842년 황제 테오필루스가 죽음으로써 끝났다. 843년 그의 미망인인 황후 테오도라는 최종적으로 성상숭배를 회복시켰으며, 동방정교회는 지금도 이 사건을 정교회의 축일로 기념한다.
살아 있는 생물이나 종교적인 인물을 성상으로 만들거나 시각적으로 형상화해서 사용하는 것을 종교적인 이유에서 반대하는 주장. 특히 유대교·이슬람교·비잔티움 예술전통과 관련이 있다. "자신을 위하여 상을 새기거나 다른 물체의 형상을 만들지 마라......"는 10계명의 2번째 계명(로마 카톨릭과 루터파 교회에서는 첫번째 계명에 해당함)은 우상숭배 금지를 뜻했으며, 비록 시대에 따라 정도는 달랐지만 많은 영향을 끼쳤고, 특히 조각작품이나 유대인의 예술활동을 제한하는 기능을 했다. 사람이나 동물의 모습을 새긴 조각상은 아바스 왕조, 대부분의 시아파교도, 투르크 왕국에서는 공공건물에서만 사용하지 못했으나 초기 이슬람 시대, 아프리카의 베르베르 왕조, 이집트의 맘루크 왕조, 시리아에서는 어디에서도 사용할 수 없었다. 성상파괴논쟁(Iconoclastic Controversy: 725- 843) 기간 동안 비잔티움 제국에서는 성인이나 성직자를 조상(彫像)으로 만드는 일이 금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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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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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제국기사단 작성시간 07.07.23 체계적이고 좋은 글이기는 한데.. 좀 읽기가 힘드네요..;(선리플 후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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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메디치 작성시간 07.07.23 중간에 큰 지도 좀 작게 해줬으면 좋겠네요... 그것 땜에 앞부분이 읽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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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아틸라 작성시간 07.07.23 내용이 좀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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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정철 작성시간 07.08.15 이 책 사려고 했는데 돈이 부족해서 못사고 있어 이걸로 읽고 있네 ㅋ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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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미리별 작성시간 08.04.27 너무 좋은 자료네요.. 퍼가도 되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