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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사

[신화, 전설]미국은 정말 기독교 원칙 위에 세워졌을까?

작성자왕마귀|작성시간11.09.28|조회수805 목록 댓글 3



*** 위의 책에서 인용한 글입니다. ***


성서를 열렬히 찬양하는 전도사와 우파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현재의 "미국은 기독교 원칙 위에 세워졌다"고 설교한다. 그들은 미국의 헌법제정자들이 한결같이 독실하고 거듭난 기독교인들로서, 미국 사회의 모든 면에 하느님이 개입하기를 바랐으며 성서가 미국 헌법과 정부의 도덕적 기반으로 활용되기를 원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신보수주의자들이 과연 정확한 역사 기록을 우리에게 재시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들의 정치적 의제를 개진하기 위해 잘 꾸며진 수정주의적 역사를 제시하고 있는 것일까? 달리 말해, 미국은 정말 기독교 원칙 위에 세워진 것일까?





헌법제정자들에게서 어느 정도 종교적 성향을 찾아볼 수 있다면, 그것은 18세기에 널리 퍼져 있던 이신론(理神論)이 느슨하게 반영되었다는 것 정도이다. 이신론은, 처음에는 초자연적인 힘이 우주를 창조했지만 더 이상 하루하루의 활동을 관리하거나 사적으로 인간사에 끼어들지 않는다는 믿음이다.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토마스 제퍼슨, 벤저민 프랭클린 그리고 토머스 페인이 지니고 있던 종교적 믿음은 기독교가 아닌 이신론이었다.


선입견에 의한 역사적 오류와 기독교의 주장을 모두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면, 특별하고도 매우 뜻깊은 한 가지 사실이 드러난다. 미국이 실질적으로 근거를 두고 있는 두 개의 문서인 독립선언서와 미합중국 헌법에는 기독교나 기독교 원칙, 성서나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된 단어가 단 한 개도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십계명, 천국, 지옥이나 구원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다. 단 하나의 단어도 없다! "창조자로부터 양도할 수 없는 확고한 권리를 부여받았다."라는 구절은 기독교의 하느님이 아니라 이신론의 창조자를 언급하는 것이다.





독립전쟁 시기의 기독교 성직자들은 헌법 속에 기독교와 관련된 내용을 직접적으로 끼워 넣으려고 노력했지만, 매번 헌법제정자들로부터 거절당했다. 그러므로 건국의 기초가 된 두 가지 문서에 기독교나 성서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미국이 "기독교에 근거해 건국되었다."는 주장은 역사적으로 올바르지 않다.





토머스 페인



《상식 Common Sense》



《이성의 시대 The Age of Reason》


1800년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제퍼슨의 정적들은 그에게 "터무니없는 무신론자"라는 딱지를 붙였다. 독립전쟁에 영향을 끼친 소책자 《상식 Common Sense》의 저자이며 "지금이야말로 인간의 영혼을 시험해볼 때"라는 불후의 명언을 남긴 토머스 페인은 성서가 신의 말씀이라는 주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고 부인하는 《이성의 시대 The Age of Reason》를 집필했다.





실제로 헌법제정자들이 독립선언서와 헌법을 작성할 때 두 가지의 '기독교 원칙'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그중 마음속에 너무도 생생하게 남아 있던 '기독교 원칙''마녀들'을 처형하던 청교도들의 풍습이었다. 제퍼슨은 자서전에 "기독교가 도입된 이래로 수백만의 무고한 남녀와 아이들이 불태워지고, 고문당하고, 벌금을 내거나 감옥에 갇혔다."고 썼다.


헌법제정자들에게 영향을 끼친 두 번째 '기독교 원칙'은 영국국교회가 승인한 방식으로 예배를 봐야 한다는 국왕 조지 3세의 절대적인 명령이었다. 다른 요인들 중에서도 마녀 화형식과 강제적인 교회 참석은, 헌법제정자들이 '교회와 국가를 분리하는 장벽'을 확립하도록 이끌었다. 그것은 바로 시민 각자의 판단에 따라 종교의 자유와 종교로부터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었다.





1797년, 미국은 조지 워싱턴이 직접 작성하고 그의 후계자인 존 애덤스가 서명한 트리폴리 조약을 비준했다. 이 조약은 "미국 정부는 어떤 의미에서도 기독교에 근거해 세워지지 않았다."는 선언이었다. 의회는 만장일치로 이 조약을 내용을 승인했다.





토마스 제퍼슨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처녀의 자궁 속에서 태어났다는 신비로운 예수의 출생이, 주피터의 뇌 속에서 태어났다는 미네르바의 출생우화와 함께 분류될 날이 올 것입니다."


- 토마스 제퍼슨(1743~1826) '존 애덤스에게 보낸 편지'중에서 (1823년 4월11일)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믿어야 할까? 설교대를 두들겨대며 미국이 기독교에 근거해 건국되었다고 주장하는 TV 복음전도사들을 믿어야 할까? 아니면 조지 워싱턴이나 존 애덤스, 그리고 건국 초기에 만장일치로 찬성한 의회를 의심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들의 적법한 주장을 꼼꼼하게 다시 읽어보자.


"미국 정부는 어떤 의미에서도 기독교에 근거해 세워지지 않았다."


(트리폴리 조약의 원문은 공공 도서관이나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건국 후 180년이 지난 1956년이 될 때까지 국시(國是)는 "우리는 하느님을 믿는다In God We Trust"로 바뀌지 않았다. 이와 마찬가지로 1954년까지 '하느님의 가호 아래Under God'라는 문구는 국기에 대한 맹세에 덧붙여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오늘날 '기독교로 태어난 국가'라는 보수주의자들의 선전은 우주의 탄생에 대한 기독교의 선언만큼이나 자기만족적이며 잘못된 것이다. 두 경우 모두, '하느님의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실질적인 증거를 완전히 무시하고 가공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고 나서 이들은 날조된 증거와 함께 신화를 널리 퍼뜨리고 그 신화를 자주 반복해 들려주었으며 그로 인해 시민들은 아무런 비판 없이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미국은 그동안 국가의 지도자를 민주적으로 선출해왔다. 하지만, 입후보자는 당선이 되기 위해 자신의 실제 의견과는 상관없이 당대의 우세한 종교적 견해에 립 서비스를 해야만 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미국 역사에서는 기독교 신자들의 표심에 영합하기 위해 거의 모든 정치인들이 사용했던 성서와 관련된 인용문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확한 역사적 상황은 무대 뒤에서 펼쳐지는, 즉 사적인 서신이나 사무실을 벗어난 후의 언급들을 통해서만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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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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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위저Weezer | 작성시간 11.09.28 아니 우주에는 신이 없다뇨!! 나의 백치 아자토스 짱 요그 소토스님은 어떻게 된거냐능!
  • 작성자Venice의 선원 | 작성시간 11.09.28 하지만 대통령이 손을 얹고 선서하는 책은 성서 ㅡㅡ;
  • 작성자Charment | 작성시간 11.09.29 뭐 '기독교에 근거'했느냐 라는 문제는 쉽게 답하기 어려운데, 기독교가 워낙 오랜 시간동안 서구 문명에 영향을 미치다보니 이게 어디까지가 종교의 영역이고 어디부터가 문화적 영역인지 나누기 어려워졌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곘지요. 미국도 기본적으로는 서구문명에 기원했기 때문에 기독교로부터 영향을 받은 흔적은 상당히 보입니다.

    다만 서구 문명에서도 미국이 건국될 무렵은 종교의 영향력이 사라지고 계몽주의가 득세하던 때인지라, 종교가 정치에 끼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수 밖에요. 정확하게는 떠오르지 않지만 당시 미국 지도자들은 대부분 기독교인이라도 이신론적 입장을 취하고 있었던거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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