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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사

[근대 유럽]프로이센 제 6연대 Lange Kerle

작성자Venice의 선원|작성시간20.05.16|조회수542 목록 댓글 16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역사글을 남겨봅니다.


여러분들은 프로이센 6연대에 대해 아시나요? 


이 6연대는 1675년 프로이센이 아직 브란덴부르크였던 시절 창설되었습니다.



-아직은 브란덴부르크공국이던 시절 대 선제후 프리드리히 빌헬름-


이때만해도 평범한 프로이센의 보병연대였던 제 6연대는 1688년 명목상으로 임명된 연대장에 의해 크게


변하게 됩니다. 바로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였죠.



-군인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


이 시기에는 아직 후계자였었으니 별 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1713년 이 사람이 왕위에 오르자 갑자기 급변하게 됩니다.


이 사람이 1688년생이고 태어나자마자 명목상 연대장이었으니 이 연대가 아마 제일 애착이 갔나봅니다.


그래서 왕위에 오르자마자 군비 증강을 실시하면서 이 연대에 애정을 듬뿍 담아 키우기 시작하니 바로


프로이센의 거인 연대 포츠담 자이언트가 만들어집니다.



안그래도 키큰 병사들 -뽑는 기준이 6프러시안 피트(188cm)에다가 길쭉한 미트라(저 특이한 꼬깔모자)까지 씌웠으니


아마 2미터를 훌쩍 넘기지 않았을까요? 이 거인들을 좋아했던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는 160cm대의 키였다고 하니


같이 서있으면 키차이가 너무나서 우스꽝스러워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당시 유럽인들이 그렇게 잘먹은것도 아니고 당장 잘먹은 왕 같은 경우도 160cm니까 이 병사들을


어디서 조달했을까요? 당시 유럽에서 키큰 사람이면 돈을 얼마를 주고서도 데리고 오기도 하고, 각국의 군주들이 


프로이센과 잘 지내려고 일부러 수소문해서 보내주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납치(!)로 끌고 왔다고 하니...


그런데도 언제나 연대를 채우기에는 숫자가 부족했고, 유럽을 넘어서 중동까지 손을 뻗쳤다고 합니다.


당시 오스만 제국 술탄이 보내주기도 하고, 러시아 표트르 대제는 키큰 병사를 보내주는 대신 호박방을 장식할


예술품을 받았다고 하죠.


하여간 이 왕은 이 연대를 너무 사랑해서 자신의 근위연대로 삼았고, 포츠담에 있는 프로이센 궁전을 지키는 병사들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독일어로 Potsdamer Riesengarde (포츠담의 거대 경비병)이라고 불렀지만 프로이센 사람들은 쉽게 


Lange Kerle(키큰 남자들)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럼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는 왜 이렇게 키큰 남자에 집착했을까요? 여러가지 설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머스켓 총이 워낙 길고 전장식이라 총구로 화약과 총알을 밀어넣었어야 했는데, 키가 크면 아무래도 장전하기가 보통


병사들 보다는 수월했을거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또 키가 크고 덩치가 있으니 많은 짐도 들고 다닐 수 있었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 혼자 신나게 병정놀이(...)를 한걸로 취급합니다. 그냥 키 큰


남자들 모아두고 심심하면 사열식 벌이고, 맘에 드는 병사는 초상화 그려주고, 심지어 몸이 아플때도 사열하러 나갈정도로


애착을 보였죠. 당시 기록등을 살펴보면 이 부대는 실전에 나가는 일이 없었고, 지금이야 180cm이상이 흔하지만 당시 


180cm 이상은 대부분 거인증을 앓고 있던 사람들이라 오히려 실전에 부적합한 인원이라고까지 여겨졌죠.



- 이런 초상화들이 남아있는데, 지금으로 따지면 프리드리히 빌헬름 에겐 아이돌 굿즈느낌?-


기록에 따르면 제일 키 큰 병사는 핀란드에서온 다니엘카 야누스라고 하는데 무려 234cm였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 병사는 거인증을 앓고 있어서 군인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모자랐다고 합니다.


하여간 이 거인 연대는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가 죽을때까지 포츠담궁전의 경비를 서며 꿀빨고 지냈는데


문제는 다음 왕인 프리드리히 대왕때부터는 사정이 달라졌죠.



-저저 밥만 축내는 놈들-


아버지랑 취향이 달랐던 프리드리히 대왕은 아버지 사후 3200명 규모의 이 6연대를 해체시켜버리고 병사들은 다른 보병


연대와 섞어 버리고, 6연대 자체도 6척탄대대로 다운그레이드 시킵니다. 그리고 나서는 오스트리아 왕위계승전쟁,


7년 전쟁등등 프리드리히가 직접 뛰어 다녔던 전투에 다 끌고 다녔습니다.



-유명한 호헨프리드베르크 전투에서 전진하는 프로이센 척탄병-


그렇게 이 부대의 전통은 근근히 유지되어왔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1806년 예나-아우어슈테트 전투에서 나폴레옹에게


프로이센 군대가 개박살 나면서 이 연대의 후신이었던 6척탄대대도 박살나 버렸고, 그렇게 대대는 해체되어버렸죠.



-하여간 나폴레옹이 이런 저런 일 많이 했음여-


그렇게 이 포츠담 자이언트는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프리드리히 대왕이 6 연대를 해체해서 병사들을 섞을때 다른


곳으로 간 병사들의 후신이 프로이센 1 근위연대가 있었고, 또 직접적인 후신이라 할수 있는 9보병연대도 있었지만


둘다 1945년 독일군을 해체하면서 완전히 사라졌죠. 그렇게 군인으로서의 포츠담 자이언트들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죽지 않았다-


1990년 이 거인 연대를 기념하는 민간 협회가 만들어집니다. 간단히 말하면 리인액터들 모임이겠죠? 


예전처럼 유럽 각국에서 병사들을 모집한다고 합니다 ㅎㅎㅎ 그때처럼 가입 기준은 6프러시안 피트 188cm라고 하네요


이 단체는 주로 포츠담에서 활동한다고 합니다. 1726년 기준 전통 훈련과 퍼레이드를 매월 개최한다고 하네요. 거기다


유럽 순회 공연이라던가 미국이나 남미 심지어 일본까지가서 행사를 치른다고 하니 바쁘겠네요.


올해는 30주년을 맞아서 기념행사도 치른다고하다가 코로나 때문에 대부분 취소되었더군요.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독일가서 한번 직접 봐보는건데 ㅠ


하여간 독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맥주 마시는 바이에른인이 아니라 진짜배기 프로이센 전통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포츠담에 가셔서 이 포츠담 거인들의 행사를 보는게 어찌보면 진짜 독일의 전통을 보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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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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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Venice의 선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5.17 전쟁나면 내 아끼는 병사들이 죽을테니...
  • 작성자야리야리 | 작성시간 20.05.17 뭔가 신기하긴 하네요
  • 답댓글 작성자Venice의 선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5.17 한사람의 취향이 전통이 되어버린 ㅋㅋ
  • 작성자배달민족 | 작성시간 20.05.17 마니아군주시절에는 의장용(?)이었다가 스페셜리스트 군주시절이 되니 얄짤이 없었군요 ㅋㅋㅋ
  • 답댓글 작성자Venice의 선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5.17 감상용이 실전용으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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