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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사

[중세 유럽][펌] 중세 유럽에서 유대인들이 미움을 받은 이유

작성자워라|작성시간22.02.01|조회수521 목록 댓글 4

원문 출처 https://www.ddanzi.com/free/685377411 

 

얼마 전에 어느 회원 분께서 자유게시판에

중세 유럽에서 유대인들이 미움을 받았던 이유가 무엇이냐?

라는 글을 올리신 적이 있었죠.

 

나름대로 세계사를 공부한 입장에서 답변을 드려보자면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우선 기독교의 창시자인 예수가 활동했던 시기,

유대 지방은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은 로마의 지배를 무척이나 증오해서

걸핏하면 로마를 몰아내기 위한 반란을 일으켰고,

로마 당국은 그런 반란을 무자비하게 처벌했죠.

 

헌데 예수가 스스로를 가리켜 신의 아들이자 구세주라고 말하는 것을 두고 미워하던 유대인들은 

로마 당국에 예수가 로마에 맞서 반란을 일으키려 한 반역자라고 고발해서 

로마 당국의 손을 빌려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혀 죽게 하죠.

 

그런데 서기 4세기 무렵부터 로마가 예수를 신으로 숭배하는 기독교를 믿게 되자,

이때부터 유대인들은 신의 아들이자 구세주인 예수를 모함해 죽게 했다는 이유로

유럽의 기독교 신자들로부터 미움을 받게 됩니다.

 

로마 교황청에서도 

모든 유대인들은 그들이 저지른 죄(예수를 모함해 죽게 한) 때문에

영원히 죄인으로 남을 것이다, 라는 선언을

무려 1960년대에 가서야 폐지했을 만큼

중세 유럽에서 유대인들에 대한 적개심은 매우 강하게 퍼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다소 황당한 유언비어 때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유대인들은 로마의 지배를 증오해서

로마를 몰아내기 위해 걸핏하면 반란을 일으켰다고 말씀드렸죠.

 

그런 반란 중의 하나로 서기 115년,

로마의 트라야누스 황제가 파르티아(지금의 이란)로 원정을 떠났을 때,

로마군의 배후인 이집트와 리비아와 키프로스 등지에서

유대인들이 일제히 반란을 일으켜서

수많은 로마인과 그리스인들을 학살했습니다.

 

이 반란을 가리켜 키토스 전쟁이라고 부르는데, 

로마 역사가인 디오 카시우스는

키프로스 섬에서 반란을 일으킨 유대인들이

로마인들의 피를 몸에 바르고 그들의 살을 먹었다고 기록했습니다.

 

다소 과장된 묘사이기는 한데,

이 내용이 입에서 입으로 퍼지는 과정에서

유대인들은 사람을 죽이고 그 피를 악마한테 바치는 악마숭배자들이다, 라는 

유언비어로 바뀌어서 이후 중세 유럽에서 널리 떠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중세 유럽에서 유대인들이 기독교 신자들한테 걸핏하면 고발을 당했던 내용 중 하나가

바로 유대인들은 사람을 죽이고 그 피를 악마한테 바치는 사악한 악마 숭배자들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지금도 반유대주의 성향을 가진 서양의 근본주의 기독교 단체들은

유대인들이 악마한테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사악한 악마 숭배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중세 유럽에서 유대인들이 미움을 받았던 이유는

 

1. 예수를 모함해 죽게 했다.

2. 유언비어 때문.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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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중에서

고작 유언비어 때문에 사람을 미워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

라고 의문을 제기하실 분들도 계실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지금도 숱하게 볼 수 있죠.

아직도 국힘당 지지자들 같은 극우 성향의 사람들 중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

북한 김정일이 적화통일을 위해서 보낸 북한 첩자였다, 라는 

황당한 유언비어를 진짜로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국 극우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조갑제씨 같은 경우는

아예 그런 유언비어를 진지하게 다룬 책을 내기도 했었죠.

 

실제로 제 어머니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를 찍었는데

그 이유가 뭐냐고 묻자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북한군이 쳐들어오게 길을 열어준다, 였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생각에 변함이 없더군요.

 

또,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두고

북한 첩자들이 선동한 폭동, 이라는 유언비어를 진지하게 믿고 있죠.

 

지금 같이 인터넷, 페이스북, SNS, 트위터가 일상화된 정보화 시대에도

저런 황당한 유언비어들을 믿는 사람들이 많은데,

하물며 그런 도구들도 없었던 중세 시대에

유언비어의 위력이 얼마나 강력했을까요?

 

 

자료 출처: 신의전쟁/ 도현신 지음/ 49~58쪽/ 이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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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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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후허헝 | 작성시간 22.02.01 이스라엘 지역의 이슬람 세력의 지배로 인한 디아스포라와 장원 중심의 경제 및 지배체제를 교란한 상업영역(고리대)에서의 활약은 책 제목처럼 아예 배제된건가요?
  • 답댓글 작성자워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2.01 그런 내용도 유대인이 미움받았던 이유에 들어갈 수는 있죠. 다만 그런 경제적인 이유만이 유대인이 미움을 받았던 배경의 전부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종교적인 배경도 엄연히 작용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후허헝 | 작성시간 22.02.01 워라 아 물론입니다. 종교적 소수자적 배경으로 인해 경제구조에의 참여로부터 접근이 제한. 할 수 없이 벌인 기피사업으로 인해 혐오가 더 심화되었다 정도로 이해가 가네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심빈 | 작성시간 22.02.03 베니스의 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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