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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사

파르티잔 대장 트리피츤 (10) 피 묻은 최후 1

작성자신룡기2|작성시간22.05.20|조회수86 목록 댓글 2

극동내전의 한 장면, 피 묻은 최후 (1)

 

따뜻하고 조용한 저녁은 7월달의 짧은 밤에 있습니다.

속삭이듯 강변으로 밀려드는 암군(Амгун) 강의 파도가 달빛을 받아 반짝인다.

 

께르비(Керби) 마을에서는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잠을 자지 않습니다.

강을 따라 여기 저기에 니항(Николаевск-на-Амуре)에서 온 모든 피난민들 그룹이 보입니다.

 

남자들은 초조하게 담배를 피우거나 불을 피우고, 아이들은 소심하게 엄마에게 옹기종기 모여든다.

 

모두가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들이 감금되어 있는, 강 근처에 정박해 있는 바지선의 화물창에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녁 11시쯤. 강변에는 임시 군사혁명 본부 회장인 안드레예브(Тихон Андреев)와

<103인 법원>의 부의장 바라비요프(П. Воробьев),

제마이티스(С. Жемайтис), 슬리파크(С. Слепак), 압친니코프(А.Овчинников), 프티츤(С. Птцын)과 동료들이 왔습니다.

 

(※번역자의 의견 : 일부 독립유공자들에 의해서 진실된 공산주의 혁명가로 잘못 알려진 안드레예브(Андреев)는 제정러시아 시대 백파였던 자로,

한때 니항에서 포병 준사관으로 일했던 자였다.

장교 혹은 경찰국장, 경찰서장이었다는 것도 아마 조작된 것일 것이다.

 

오늘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일본군의 협조아래 일본군 감시지역을 통과해 한국계인 이지택, 김낙현, 박병길 등과도 합세하여 트리피츤 등을 기습공격해 체포후,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처형하였다.

 

아마 볼셰비키 상급기관과 일본군의 동의가 있었을 것이다.

트리피츤이 니항에서 군권을 장악하고 있었던 기간은 약 3개월 정도였으며, 안드레예브 등은 나중에 일본군쪽으로 도주하였다.

 

이지택은 허위 진술한 것이 대부분이고, 소련시대에는 께르비에서 트리피츤 처형에 가담한 자들이 일본측으로 도주한 사실이 비밀로 감춰졌다.

 

세계적으로 이지택, 존 J 스테판, 하나테루유키(原暉之), 반병률, 이오키료조, 구트만이 주로 민간인 대량 학살설을 주장하지만, 오늘날 러시아에서 이를 인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안드레예브가 혁명가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일제밀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바지선 화물창의 철문이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열리고, 수감되었던 죄수들이 갑판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호송대에 둘러싸인 사다리의 첫 번째 사람은 한때 니항 방면의 파르티잔 사령관이었던 개인주의적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 야코프 트리피츤(Яков Тряпицын)이었다.

니나 레비제바 (총독의 양딸이 아니다.)

야코프 트리피츤 (포병장교 출신이 아니다.)

니항 우측 13km 지점에 있는 니르라흐 요새의 화약고

시베리아 영구 점령을 노렸던 니항의 일본군 병영 건물

 

머리를 높이 들고 느슨한 흰색 리넨 셔츠를 입고 사슬과 족쇄를 차고 부상당한 다리를 쩔뚝거리며, 삐걱거리는 사다리를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그 뒤에는 배에 팔짱을 끼고 파르티잔 볼셰비키 부대의 전 참모장이었던 과격주의자(맥시멀리스트) 여성인 니나 레비제바(Нина Лебедева)가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다른 죄수들이 강변 처형장으로 왔습니다.

이 그룹에는 사할린 지역 위원회의 전 의장인 공산주의자 표도르 젤레진(Федор Железин)도 수감되어 있었다.

 

사형 선고를 받은 7명이 강변에 도착했을 때,

경비병들은 육지에서의 처형을 위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야코프 트리피츤이 먼저 놓여졌고 사슬줄에 묶인 사람들이 줄을 이루어 섰다.

트피피츤 근처에는 니나 레비제바가 있었습니다.

그들 뒤에는 다른 수감자들이 있습니다.

 

경비원들은 사슬의 끝을 잡고 모든 아나키스트 테러범을 에워쌌습니다.

 

피난민, 파르티잔들,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군중들이 호송대 주위에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제하며 행동했으며 아나키스트 테러범에 대한 저주가 가끔 들렸습니다.

 

마을 변두리, 라디오 방송국 옆에 호송대가 잠시 멈췄습니다.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처형을 위해 파낸 구덩이에서 약 20미터 떨어진 곳으로 쫓겨났습니다.

 

이 처형식에 가담한 군인중 한명이 회고록에서 트리피친과 레비제바가 이동하면서, 아주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트리피츤과 레비제바의 대화 :

"야샤(Яша, 트리피츤을 말함), 정말 우리를 쏘려는 건가요?"

 

“이렇게 아름다운 밤에 총살을 집행하겠습니까?

이것은 단지 보여주기 행사일 뿐입니다.”

 

“임산부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총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당신이 총에 맞고 나는 총에 맞지 않는다면 나는 우리 아들의 이름을 야코프(Яков)라고 지을 것입니다.

 

야샤(트리피츤) 동의하십니까?”

 

“물론 동의합니다.

걱정 마세요, 다 잘 될 거에요.”

 

죄수들은 미리 파놓은 구덩이 무덤의 가장자리에 놓였습니다.

검은 타이가숲 뒤편쪽으로 맑은 하늘에 보름달이 빛나고 있어 대낮처럼 밝았다.

 

 

(※번역자의 의견 :

바라비요프(Воробьёв Пётр Яковлевич) : 께르비 인근 광산에서 백파군대에 있다가 러시아 내전기 볼셰비키에 가담함.

1920년 니항사건 당시 1920년 5월의 니항 방화에 참가하였다.

께르비에서 103명 법원의 부의장으로 트리피츤을 처형후 일본측으로 도주하였다. 1921년 6월 6일 볼셰비키에 의해 체포되었다. 20년 강제노동형을 선고 받았다. 존 J 스테판과 독립기념관 도서 등이 인용하는 <구트만의 책>에 진실된 중요 증인으로 등장한다.)

 

법원 부의장 바라비요프(Петр Воробьев)는 <103인 법원>의 판결문을 읽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주변에서 잘 들렸습니다.

 

"공산주의 체제의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소비에트 정부의 권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범죄자를 사형에 처한다..."

 

처형부대 소대장 표트르 프리호지카(Петр Приходько)가 다음과 같이 예리하게 명령합니다.

"처형부대, 준비 !"

 

사형수 맞은편에는 소총에 총알을 장전한 전직 포병 소대가 사격을 준비했습니다.

모두 얼어붙었다.

밤의 고요는 날카로운 외침으로 깨졌습니다.

 

“세계혁명 만세 ! 소비에트여 영원하라 !”

 

그러자

처형부대 소대장 표트르 프리호지카(Петр Приходько)의 사격지시가 즉시 내려졌습니다.

“소대 발사!”

 

죄수들은 트리피츤을 제외하고 모두 구덩이에 떨어졌습니다.

그는 총알이 관통한 후에도 비틀거렸지만 다시 곧게 섰습니다.

순간 모두가 놀랐다.

그는 몸을 굽혀 죽어가고 있는 니나 레비제바의 시체를 안습니다.

 

 

"사격!" - 더 이상 명령하지 않고, 처형부대 소대장 표트르 프리호지카(Петр Приходько)가 외쳤습니다.

 

트리피츤에게는 무차별 총격이 시작됐지만

그는 레비제바를 손에 들고 계속 서 있었다.

 

표트르 프리호지카는 트리피츤에 달려가 권총을 발사하였다.

 

트리피츤은 레비제바를 놓지 않고 천천히 구덩이에 떨어집니다.

죽어서도 그는 그녀를 놓아주고 싶어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결국 과거 동료였던 전우들이 총살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트리피츤은 레비제바를 위한 충성심을 몇 번 보여주었습니다.

 

1920년 7월 9일 오전 0시(혹은 오전 12시)에 러시아 극동 내전의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가 께르비(Керби, 오늘날의 Село имени Полины Осипенко) 마을에서 발생했습니다.

께르비 마을 (Керби, 오늘날의 Село имени Полины Осипенко)

 

오자수정
압치니코프 에서 -> '압친니코프' (일본으로 도주한 니항사건의 일제밀정)
셰르쇼프 에서 -> '셰르셰프' (자유시 참변 당시 볼셰비키 군대 2군단장)
치니르라흐 에서 -> '츠니르라흐' (니콜라예프스크 인근의 제정러시아 시대 해안 포대)
니콜라옙스크 에서 -> '니콜라예프스크' (오늘날의 하바로프스크 주 니콜라예프스크-나-아무레 의 예전 명칭)
뜨랴피친 에서 -> '트리피츤' (Тряпицын의 일본식 발음을 러시아 발음으로 변경)

로 변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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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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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heidegger | 작성시간 22.05.21 트리피츤이 총살당하는 모습이 극적이네요
  • 답댓글 작성자신룡기2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5.21 예. 그렇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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