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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사

브로노프스키, 매즐리슈 교수 공저 서양의 지적 전통 독후감

작성자마법의활|작성시간23.08.20|조회수120 목록 댓글 0

1980년에 대한민국에 출판된

브로노프스키, 매즐리슈 교수 공저 도서입니다. 

무려 40년 넘은 교양 철학 서적이지만 여전히 경청할 부분이 있네요.

몇 가지 사항 요약

  • 존 록크와 몽테스키외는 하늘의 법칙와 인간의 법칙은 서로 연관이 있고 인간의 법칙은 응당 하늘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한무제 시기 이래로 중국 유학 사상을 관통하던 사상과 정확히 같다. 물론 실현 방법은 중국과 근대 유럽이 같을 수는 없었으나, 자기 사상을 합리화하던 명분은 비슷했음이 흥미롭다.

  • 마키아벨리 VS 토마스 모어는 일견 한비자 VS 묵자 & 맹자 계열 대립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인간은 악하니 온갖 술수로 다그쳐야 한다 VS 인간은 선한데 다들 잘 먹고 잘 살게 해줘야지 다그치고 갈궈서야 쓰겠나? 이건 대강 비슷. 다만 아예 대놓고 서로를 까던 한비자 VS묵자와는 달리 마키아벨리 류와 토마스 모어류는 서로 직접 논박을 주고받은 바는 없다.

  • 마키아벨리나 토마스 모어 등등 근세 철학자들은 과거엔 이랬네 저랬네 옛 고대 로마사나 그리스사를 예시로 들었는데, 이 또한 과거에 이랬다 저랬다를 꺼내든 중국 제자백가와 같다. 다만 중국 제자백가가 말한 하상주는 다분히 관념적인 얘기일 뿐이었는데 서양 근세 철학자들은 그래도 실제 역사책을 읽고 나서 한 얘기였다는 차이 -> 다만 그래도 마키아벨리 등이 말하던 로마사 부분은 1970년대 후반 역사학 기준에서도 대부분은 틀린 얘기임이 판정되어 있다...;;

  • 이 건 좀 후덜덜한 부분. 결론 610쪽에서 하는 얘기 그대로 발췌.

"자유란 미묘하고 잘 잡히지 않는 사상이다. 제창자들까지도 폭정에의 복종이 자유의 한 형태라고 착각할 수 있다. 이런 착각은 루터, 루소, 헤겔, 마르크스 같은 다양한 인물을 사로잡은 바 있다. 철학적으로 말하자면 제약 없는 자유란 없다. 그러나 자체로서 목적일 수 있는 하나의 자유가 있다. 사상과 언론의 자유, 즉 이견을 내세울 수 있는 자유다." 거 인터넷 보면 중국 젊은이들이 자기네 중국이 왜 자유가 없냐고 화를 내며 항변한다. 실소만 나오지만 아아주 약간 이해가 될 여지는 있는 궤변이다.

  • 뉴튼이 당대 최고의 과학자였음엔 틀림 없으나 경험적 탐구를 통한 귀납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연역을 통한 합리적 탐구는 다소 등한시했다. 이로 인해 뉴튼 사후 영국 과학계는 공학 측면이 프랑스보다 어느 정도 뒤쳐지게 되고 왕립 학회 수준도 어느 정도 낮아지게 된다. 이것은 왕립 학회에 들어가지 못한 공학자 계통 과학자들이 따로 학회들을 만들면서 추진하게 된다.

  • 영국 과학계는 주로 공학, 프랑스 과학계는 이학이 발달했다. 물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반성이 있긴 했지만 다소간 경향은 그랬다.

  • 공리론으로 유명한 벤담은 철학자보다는 법학자 & 행정가에 더 가까운 인물이었다. 붕 뜬 헛소리만 가득하고 현실 세상에 기여를 못하는 철학이 뭔 쓸모가 있겠느냐는 그의 철학이 당대 철학계를 일신한 건 사실이지만, 그런 와중에 미국 독립 선언에 나오는 이런저런 명분에 가까운 얘기들을 죄다 허탄한 소리라고 무시한 건 큰 독소적 요소. 인간을 지나치게 자기 이익으로만 움직이는 존재로 봤는데 이런 오류는 마키아벨리나 한비자 등과 어느 정도 일치한다.

  • 아담 스미스는 마냥 다 내버려두라고 주장한 바 없다. 좋지 못한 이익을 챙겨 사회 전체에 해를 끼치는 부류들도 있고 그런 자들의 이익 추구는 규제되어야 한다고 분명히 단서를 남겼다.하지만 후대의 몰지각한 부류들은 지들 편할 대로 이미 당대부터 그를 오용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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