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번에 건수님과 했던 논의와 비슷한 부분들이 많습니다만, 다시 몇가지를 정리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발전정도"라는 것은 대단히 상대적인 개념으로 정확한 비교를 위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류와 제작방법이 다양하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는 상대적으로 더 발전되었다고 확언할만한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투박하고 단순하다는 것이 상대적으로 발전정도가 적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도 아니고요.
결국 동서양 양쪽 모두 필요한 만큼 발전시킨 것이고 필요에 의해 개량되거나, 더욱 진화하거나, 혹은 사장되는 그런 것인데 직접적으로 이 양자가 마주부딛힌 일이 없으니 더더욱 비교가 곤란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
장궁의 주재질은 주목 혹은 느릅나무로 만들어졌고, 하나의 나무를 깎아 만드는 대단히 단순한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생산력에 대해 이전에도 한 이야기가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 제작된 장궁은 일급의 장인이 제작할 때 단 2시간이면 한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복합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제작시간과 비교한다면, 농담이 아니고 말 그대로 "인스턴트"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길이는 1.8 에서 2 미터 정도, 활을 당기는데 필요한 압력은 약 54kg, 시위를 당긴 길이는 무려 0.8 미터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장궁의 위력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는 100년전쟁을 기준으로 전사가들이 행하고 있습니다. 200 미터 거리에서 발사된 하나의 화살이 기사의 한쪽 허벅다리를 맞추고, 말의 잔등을 꿰뚫어서 반대쪽 허벅지에 박혔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지는데, 현대에 이루어진 실험에서 이와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음이 증명되었죠.
0.05kg 무게의 화살을 발사하여 참나무블럭을 근거리에서는 10cm, 200 미터 거리에서는 2.5cm를 관통했습니다. 이 관통력은 현대의 소형 권총과도 맞먹는 것입니다. 200 미터 이하의 거리에서는 중세의 어떠한 철제 갑옷도 이 화살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유념할 것은 200 미터는 유효사거리이지 최대사거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중장갑의 기사들을 상대로 하지 않고 일반 경장보병들을 상대로 하기 위한 보다 가벼운 화살은 400 미터의 비거리를 자랑했습니다.
분명 이러한 수치들은, 단순한 구조의 활이라고는 해도 범상치 않은 것입니다. 그야말로 단순 무식하게 만들어서 단순하게 쎄게 당겨서 단순하게 멀리날리는 지극하게 간단한 원리이며 다만, 그러한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궁수는 기술 못지 않게 완력을 자랑할 수 있는 조건의 신체를 지녀야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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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면서도 빨리빨리 필요할 때 마다 만들 수 있고, 제작비용이 굉장히 싸며, 대규모로 운용할 수 있는데다가 위력까지 보장하는 장거리 무기는 분명, 서양의 전투조건에서는 흔한 것이 아니었지요. 기본적으로 활이라는 무기는 속성상 집단으로 운용하지 않으면 명확한 효과를 볼 수 없는데다가 보통의 활로는 중세의 기사들의 갑주를 꿰뚫을 수 없었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근접전을 위한 무기들 보다 활의 중요성이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활을 다양하게 개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지요. 장궁은 말 그대로 영국의 에드워드 1세가 웨일즈 원정을 갔다가 그 원주민들이 대항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우연하게 발견하여 위력을 실감하게 된, 서양의 환경에서는 난데없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과도 같은 비밀병기였던 셈입니다.
그 독특한 기원과, 이 무기에 의존하여 영국이 백년전쟁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렸고, 중세의 꽃인 기사들의 조락을 앞당겼다는 여러 면에서 분명 장궁은 사람들의 환상을 자극합니다. 그러나, 앞서 얘기한 물리적인 수치들 처럼, 그런 환상을 자극할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는 무기였다고도 볼 수 있겠죠. 만약, 위의 증명된 수치로 게임 상에서 장궁을 재현했다면, 그야말로 발사했다 하면 상대방이 우수수 떨어져나가는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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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기계적인 기술발전은 단순성을 원칙으로 합니다. 모든 개량은 성능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단순함을 목표로 합니다. 성능과 단순함 두 원칙을 함께 구현할 수 없다면, 기본적으로는 단순함을 포기하면서 성능의 발전을 노리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복잡하면 복잡할 수록, 여러 갈래로 발전하면 발전할 수록 단순한 방법으로는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연구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순수한 가정으로 동양의 여러가지 활과 장궁의 위력이 완전히 동등하다고 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단순하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장궁이 운용의 가치가 높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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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궁의 원리는 이미 서양에도 알려져있는 것들입니다.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등장하고 있는 무기이고 호메로스 원전에 등장하는 율리시스의 활 같은 경우도 대궁/반사궁이었습니다. 고대의 오리엔트 세계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던 종류의 단궁들도 그 작은 크기로 인한 약한 위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개량으로 반사궁/복합궁의 원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러한 원리들이 알려져있음에도 그것이 발전하지 못한 것은, 앞서 얘기한 것 처럼 여러가지 이유로 - 환경적으로, 경제적으로, 효율성 면에서 - 결국 "보통의 활"은 운용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어떤 활을 특별하게 개량하여 강화시키는 것 보다 기사들이 손에 쥐고 써먹을 무기나 그들이 입고 다닐 갑주의 형태를 개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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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의 종류 등도 거론하셨지만, 기본적으로 물리학은 단순한 법칙의 연속입니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비거리가 같다면 보다 무거운 것을 같은 거리로 날린 쪽이 더 강한 힘을 발휘한 것이고, 또한 보다 무거운 쪽이 (지극히 단순하게도!) 더 강합니다. 다만 여기에 개량이 가해진다면 충돌 지점에서 어떻게 관통력을 높이는가가 관건이고 그러한 관통의 원리 역시 서양의 장궁도 특수한 화살들의 개발을 통해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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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이전에 거론하지 않은 문제는 당대 동양인과 서양인의 평균적인 체형의 차이입니다. 평균신장 170~180 사이인 사람들이 2미터 크기의 활을 당기는 것과 평균신장 160~170인 사람들이 같은 크기의 활을 당기는 것은 위력이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동양인들이 키는 작지만 근력은 똑같은 이상하리만치 괴상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신체의 크기와 완력이 비례하는 보통의 인류학적 원칙을 따르고 있다면 당연히 그런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키 큰 사람이 큰 활을 다루고 보다 넓게 시위를 당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니까요. 설사 근력이 같다고 해도 키 차이가 있다면 키 큰 사람이 활 시위를 넓게 벌리게 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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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술력이 아니라 정말로, 단순무식함에서 완력에서 우위라는건데, 한편으로는 이렇게 "발전정도"가 낮고 단순무식한 인간들이 그런 (어찌보면) 상식밖의 무기를 다룬다는 것이 뭔가 굉장히 불공평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어쩌겠습니까, 장궁은 그런 무기였으니까요. 2시간 정도에 만들어진 무식한 무기 하나가 수일에 걸쳐 고심스럽게 제작된 활을 능가한다든지, 수십년에 걸쳐 단련한 정예의 기사를 아주 허망하게 떨궈버리는 것 등의 어이없는 사건들이야말로 늘상 전사를 장식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수년에 걸쳐 만들어진 최강의 마지노선이 단 한번의 작전으로 고철덩어리가 된 것과 같은 부조리가 바로 전사를 이루는 것이지요.
전례없는 상식밖의 무기였기 때문에 전례없는 전과를 올릴 수 있었고, 그러한 상식을 능가하는 무기가 등장했을 때 몰락한 것이겠지요.
1450년 포르미니의 전투에서 장궁의 위력을 실감한 프랑스인들이 같은 식의 활로 4,000 명의 궁수들을 무장시켜 7,000 명의 영국 병사들을 격퇴했습니다. 1452년, 카스티용의 전투에서 프랑스에서 본격적으로 전장에서 운용하기 시작한 대포가 6,000 명의 영국 병력을 패주시켰고, 1500 년에는 개량형 소총이 등장, 결국 1588년 쯤 되면 이미 각국의 주력 장거리 무기는 소총으로 대체되었습니다. 1595년에는 공식적으로 장궁은 영국의 군대에서부터 모습을 감추게 되었습니다.
"발전정도"라는 것은 대단히 상대적인 개념으로 정확한 비교를 위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류와 제작방법이 다양하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는 상대적으로 더 발전되었다고 확언할만한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투박하고 단순하다는 것이 상대적으로 발전정도가 적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도 아니고요.
결국 동서양 양쪽 모두 필요한 만큼 발전시킨 것이고 필요에 의해 개량되거나, 더욱 진화하거나, 혹은 사장되는 그런 것인데 직접적으로 이 양자가 마주부딛힌 일이 없으니 더더욱 비교가 곤란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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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궁의 주재질은 주목 혹은 느릅나무로 만들어졌고, 하나의 나무를 깎아 만드는 대단히 단순한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생산력에 대해 이전에도 한 이야기가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 제작된 장궁은 일급의 장인이 제작할 때 단 2시간이면 한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복합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제작시간과 비교한다면, 농담이 아니고 말 그대로 "인스턴트"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길이는 1.8 에서 2 미터 정도, 활을 당기는데 필요한 압력은 약 54kg, 시위를 당긴 길이는 무려 0.8 미터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장궁의 위력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는 100년전쟁을 기준으로 전사가들이 행하고 있습니다. 200 미터 거리에서 발사된 하나의 화살이 기사의 한쪽 허벅다리를 맞추고, 말의 잔등을 꿰뚫어서 반대쪽 허벅지에 박혔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지는데, 현대에 이루어진 실험에서 이와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음이 증명되었죠.
0.05kg 무게의 화살을 발사하여 참나무블럭을 근거리에서는 10cm, 200 미터 거리에서는 2.5cm를 관통했습니다. 이 관통력은 현대의 소형 권총과도 맞먹는 것입니다. 200 미터 이하의 거리에서는 중세의 어떠한 철제 갑옷도 이 화살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유념할 것은 200 미터는 유효사거리이지 최대사거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중장갑의 기사들을 상대로 하지 않고 일반 경장보병들을 상대로 하기 위한 보다 가벼운 화살은 400 미터의 비거리를 자랑했습니다.
분명 이러한 수치들은, 단순한 구조의 활이라고는 해도 범상치 않은 것입니다. 그야말로 단순 무식하게 만들어서 단순하게 쎄게 당겨서 단순하게 멀리날리는 지극하게 간단한 원리이며 다만, 그러한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궁수는 기술 못지 않게 완력을 자랑할 수 있는 조건의 신체를 지녀야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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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면서도 빨리빨리 필요할 때 마다 만들 수 있고, 제작비용이 굉장히 싸며, 대규모로 운용할 수 있는데다가 위력까지 보장하는 장거리 무기는 분명, 서양의 전투조건에서는 흔한 것이 아니었지요. 기본적으로 활이라는 무기는 속성상 집단으로 운용하지 않으면 명확한 효과를 볼 수 없는데다가 보통의 활로는 중세의 기사들의 갑주를 꿰뚫을 수 없었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근접전을 위한 무기들 보다 활의 중요성이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활을 다양하게 개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지요. 장궁은 말 그대로 영국의 에드워드 1세가 웨일즈 원정을 갔다가 그 원주민들이 대항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우연하게 발견하여 위력을 실감하게 된, 서양의 환경에서는 난데없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과도 같은 비밀병기였던 셈입니다.
그 독특한 기원과, 이 무기에 의존하여 영국이 백년전쟁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렸고, 중세의 꽃인 기사들의 조락을 앞당겼다는 여러 면에서 분명 장궁은 사람들의 환상을 자극합니다. 그러나, 앞서 얘기한 물리적인 수치들 처럼, 그런 환상을 자극할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는 무기였다고도 볼 수 있겠죠. 만약, 위의 증명된 수치로 게임 상에서 장궁을 재현했다면, 그야말로 발사했다 하면 상대방이 우수수 떨어져나가는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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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기계적인 기술발전은 단순성을 원칙으로 합니다. 모든 개량은 성능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단순함을 목표로 합니다. 성능과 단순함 두 원칙을 함께 구현할 수 없다면, 기본적으로는 단순함을 포기하면서 성능의 발전을 노리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복잡하면 복잡할 수록, 여러 갈래로 발전하면 발전할 수록 단순한 방법으로는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연구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순수한 가정으로 동양의 여러가지 활과 장궁의 위력이 완전히 동등하다고 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단순하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장궁이 운용의 가치가 높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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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궁의 원리는 이미 서양에도 알려져있는 것들입니다.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등장하고 있는 무기이고 호메로스 원전에 등장하는 율리시스의 활 같은 경우도 대궁/반사궁이었습니다. 고대의 오리엔트 세계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던 종류의 단궁들도 그 작은 크기로 인한 약한 위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개량으로 반사궁/복합궁의 원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러한 원리들이 알려져있음에도 그것이 발전하지 못한 것은, 앞서 얘기한 것 처럼 여러가지 이유로 - 환경적으로, 경제적으로, 효율성 면에서 - 결국 "보통의 활"은 운용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어떤 활을 특별하게 개량하여 강화시키는 것 보다 기사들이 손에 쥐고 써먹을 무기나 그들이 입고 다닐 갑주의 형태를 개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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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의 종류 등도 거론하셨지만, 기본적으로 물리학은 단순한 법칙의 연속입니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비거리가 같다면 보다 무거운 것을 같은 거리로 날린 쪽이 더 강한 힘을 발휘한 것이고, 또한 보다 무거운 쪽이 (지극히 단순하게도!) 더 강합니다. 다만 여기에 개량이 가해진다면 충돌 지점에서 어떻게 관통력을 높이는가가 관건이고 그러한 관통의 원리 역시 서양의 장궁도 특수한 화살들의 개발을 통해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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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이전에 거론하지 않은 문제는 당대 동양인과 서양인의 평균적인 체형의 차이입니다. 평균신장 170~180 사이인 사람들이 2미터 크기의 활을 당기는 것과 평균신장 160~170인 사람들이 같은 크기의 활을 당기는 것은 위력이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동양인들이 키는 작지만 근력은 똑같은 이상하리만치 괴상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신체의 크기와 완력이 비례하는 보통의 인류학적 원칙을 따르고 있다면 당연히 그런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키 큰 사람이 큰 활을 다루고 보다 넓게 시위를 당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니까요. 설사 근력이 같다고 해도 키 차이가 있다면 키 큰 사람이 활 시위를 넓게 벌리게 되있습니다.
..
결국 기술력이 아니라 정말로, 단순무식함에서 완력에서 우위라는건데, 한편으로는 이렇게 "발전정도"가 낮고 단순무식한 인간들이 그런 (어찌보면) 상식밖의 무기를 다룬다는 것이 뭔가 굉장히 불공평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어쩌겠습니까, 장궁은 그런 무기였으니까요. 2시간 정도에 만들어진 무식한 무기 하나가 수일에 걸쳐 고심스럽게 제작된 활을 능가한다든지, 수십년에 걸쳐 단련한 정예의 기사를 아주 허망하게 떨궈버리는 것 등의 어이없는 사건들이야말로 늘상 전사를 장식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수년에 걸쳐 만들어진 최강의 마지노선이 단 한번의 작전으로 고철덩어리가 된 것과 같은 부조리가 바로 전사를 이루는 것이지요.
전례없는 상식밖의 무기였기 때문에 전례없는 전과를 올릴 수 있었고, 그러한 상식을 능가하는 무기가 등장했을 때 몰락한 것이겠지요.
1450년 포르미니의 전투에서 장궁의 위력을 실감한 프랑스인들이 같은 식의 활로 4,000 명의 궁수들을 무장시켜 7,000 명의 영국 병사들을 격퇴했습니다. 1452년, 카스티용의 전투에서 프랑스에서 본격적으로 전장에서 운용하기 시작한 대포가 6,000 명의 영국 병력을 패주시켰고, 1500 년에는 개량형 소총이 등장, 결국 1588년 쯤 되면 이미 각국의 주력 장거리 무기는 소총으로 대체되었습니다. 1595년에는 공식적으로 장궁은 영국의 군대에서부터 모습을 감추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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