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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본좌의 罪와罰 강추!!

작성자loco43|작성시간07.01.25|조회수240 목록 댓글 2


아.. 처음으로 감상문을 써보려고 합니다.

긴장되는군요.. ㅋ

여하튼 도본좌의 죄와 벌은 그냥 혼자 음미하기가 너무 아까운 책이라 생각해서 한번 감상문을 써보려고 합니다.

INTRO.

罪와罰, 이 두 단어만큼 이 소설의 내용을 잘 압축한 단어는 없을 것이다. 도스토예브스키는 이 간결한 두 마디로 자신의 소설을 멋지게 표현해내고 있다. 가히 천재적인 제목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소설은 전체 6장을 완벽한 대칭으로 이등분 해서 첫 3장을 죄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고 다음 3장을 벌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짧은 에필로그로 이야기를 종결시킨다. 도스토예브스키의 서술 방식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매우 현실적이고 긴장되는 묘사로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 라스콜니코브와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도스토예브스키는 마치 자신이 실제로 살인을 한 것처럼 살인자의 심리를 매우 사실적이게 표현한다.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 주인공 Raskolnikov가 살인을 해서 그 결과로 고통스러운 자책감으로 몸부림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그 과정 속에는 당시 러시아의 사회 고발, 인간에 대한 철학, 그리고 한없이 큰 사랑도 포함되어 있다.

사회 고발.

ST. PETERSBURG는 당시 러시아 제국의 수도였다. 이 도시가 바로 본 소설의 무대가 되는 곳이다. 한 제국의 수도이니 만큼 여러 사회적 문제가 집중적으로 나타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다. 소설에서 묘사되는 ST. PETERSBURG는 음울하고 건조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거리의 거지들, 창녀들, 자신으 처지를 한탄하면서 술집에서 매일 하루를 보내는 폐인, 또는 그 비참한 처지를 못이겨 강에 몸을 내던지는 무모한 사람들도 있다. 그런 ST. PETERSBURG에 주인공 Raskolnikov가 살고 있다. 그는 후에 술집에서 반 폐인 상태인 전 공무원을 만나게 되고 후에 그의 가족을 만나게 된다. Marmeladov의 가족은 실로 참담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무직인 아버지는 매일 술에 쩔어살고 있고, 마찬가지로 무직인 새어머니 카트리나는 아이 3을 돌보고 심술궂은 독일인 집주인 아말리아를 항상 상대해야 했다. 그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맏딸인 소냐는 자신의 몸을 팔면서 하루 하루를 연명해했다. 그러나 이런 비참한 생활은 비단 Marmeladov일가에 한하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Ubermensch?.

라스콜니코브는 살인을 저지른다. 그러나 그가 살인을 한 것은 금전적 필요나 어떤 원한에 연유한 것이 아니다. 그는 알렉산더나 나폴레옹이 되고 싶어했다. 기존의 사회적 율법을 깨면서 "초인"을 향한 첫걸음을 딛고자 한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초인은 타인에 의해 설정된 사회적 도덕이나 법적 제도에 구속되지 않는 존재였다. 그래서 초인은 보통사람과 달리 여러가지가 허용될 수 있었다. 심지어 살인까지도 허용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라스콜니코브는 초인이 아니었다. 초인이라면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라스콜니코브는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살인을 했다. 그 일을 저지른 이후에도 끊임없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고통 받아야 했다. 그런 고통을 통해 그는 자신이 초인이 아니라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초인"에 대한 이론이 먼저 잘못되었던 것은 아닐까? 초인에게는 과연 모든것이 허용되는 것이었을까? 나폴레옹이나 알렉산더가 뜻을 이루기 위해서 죄없는 여인 2명을 죽였을 것인가? 어쩌면 원래 초인이란 존재하지 않는 허상에 지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라스콜니코브의 "분열".

Rodion Romanych Raskolnikov는 그 이름부터 심상치 않다. Raskolnikov에서 Raskol은 러사이어로 분열을 뜻한다. 이 소설에서 라스콜니코브는 꾸준히 이중성을 보인다. 살인이라는 극악무도한 죄를 저질러 놓고서도 어머니에게로 부터 받은 자신의 전 재산을 Marmeladov일가에 기부하는 등 매우 변덕스러운 행동을 반복한다. 이 뿐만 아니라 라스콜은 자신의 이상과 현실에 대한 괴리감으로 인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서서히 무너져내린다. 이론적으로 정당한 자신의 행위가 오히려 자신의 심신을 갉아먹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런 카오스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 그에게는 초인을 향한 자아와 자신이 보통인이라고 외치는 자아가 동시에 공존한다. 그 2 자아는 라스콜니코브를 계속 괴롭히면서 그를 시험하려 든다.

주변인들의 헌신적인 사랑.

라스콜니코브는 어떤 의미에서 매우 축복받은 사람이다. 그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배풀어주는 이들이 없었더라면 어쩌면 그는 Svidrigailov와 같은 길을 걸었을지도 모른다. Razuminkhin은 라스콜니코브의 헌신적인 친구이다. 그야말로 붕우유신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라스콜의 괴팔하고 공격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그를 무조건적으로 도와주고 보살펴주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라스콜은 사랑스러운 어미나와 여동생이 있다. 그의 여동생 두냐는 가족을 끔직히 사랑해서 그들을 부양하기 위해 자신의 마음에 별로 내키지도 않는 혼사를 치르려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소냐는 절대적인 사랑의 극치를 보여준다. 라스콜이 살인을 했음을 알면서도, 라스콜이 그녀에게 참을 수 없는 모욕을 주었음에도 그녀는 라스콜을 용서하고 사랑한다. 이 모든 사랑 앞에서는 그 냉담한 라스콜도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그는 사랑을 통해 구원에 가까워진 것이다.

소녀에 의한 구원.

"지금 당장 밖으로 나가세요, 밖으로 나가서 사거리에 서서 절을 하세요. 우선 당신이 모독한 땅에 입을 맞추고 그리고 동서남북 모든 방향을 향해 절을 하세요, 그리고 외치세요 '나는 살인을했다고...', 그럼 하느님께서는 당신에게 삶을 되돌려 드릴거에요."

라스콜이 끝없는 나락에서 빠지는 것을 막고 구해낸 이는 소냐 마르멜라도바이다. 라스콜에 비해서 특별히 나을 것이 없는 소냐는 자기 자신의 비참한 처지에도 불구하고 라스콜을 무한히 사랑한다. 어둠 속에서 길을 해쳐나가는 라스콜니코브에게 등불이 되어 길을 밝히는 역할을 "창녀 소냐"가 맡은 것이다. 라스콜과 소녀는 매우 특별한 것을 공유한다. 성경 속에서 나오는 "라자루스의 부활"에 대한 믿음 또는 바램이다. 소냐가 자신을 해하지 않고 계속 살아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하느님에 의한 기적에 대한 순수한 믿음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신에 대해 회의적이던 라스콜니코브도 사실 기적을 바라고 있었다. 누군가가 자신의 죄책감을 없에주고 평안을 되찾아주는, 자신을 재탄생 시킬 수 있게 하는 기적을 바란것이다. 그리고 라스콜니코브는 그런 기적을 소냐에게서 찾았다. 그녀의 영향 덕분에 그는 결국 자수하게 되고 형벌을 받음으로써 죄책감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라스콜니코브는 그 어떠한 고통도 달게 받아들인다. 고통을 통해 구원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작용한 것이다. 그가 소냐에게서 "십자가"(고통의 상징)를 요청한 것도 그런 맥락해서 해석할 수 있다. 소냐 또한 마찬가지로 자신의 헌신적인 사랑을 줄 대상을 찾음으로써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이룬다.

에필로그.

죄와 벌의 끝은 매우 간결하면서도 완성적이고 동시에 여운을 남긴다. 다시 말해서 요즘 소설에서 찾아보기 힘든 매우 깔끔한 결말이다. 라스콜니코브에 대한 소설이 또 나온다면 분명 라스콜의 재탄생을 이야기 하는 내용일 것이다. 이 소설의 종결은 매우 인상적이기 때문에 전체 단락을 인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 남자의 점진적인 갱생, 점진적인 부활, 한 세상에서 다른 세상으로 이동, 지금까지 완전히 모르고 있었던 현실의 인지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이것은 새로운 이야기 책의 주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이야기는 이제 종결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는 협소하고 지저분하고 음침한 동굴 속에서 출구를 향해 발버둥 치고 싶은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읽음과 동시에 독자는 어두웠던 주변이 갑자기 눈부신 빛으로 찬란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죄와 벌, 고통과 사랑, 그리고 그로 인한 구원, 인간의 미묘함과 사랑의 엄청난 힘을 알려면 이 책은 필독해야 하는 명작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리고 큰 소리로 외치세요, 나는 살인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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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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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伊達政宗 | 작성시간 07.01.25 도본좌의 그 책은 고딩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접해본적이.. -_-; 그러고보니 도본좌가 지은 카르마조프의 형제들이였던가요? 그건 어떤가요?
  • 답댓글 작성자hyhn217 | 작성시간 07.01.25 작중 대심문관에 그대로 압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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