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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체게바라의 친구 카스트로를 아세요?

작성자강희대제[역블]|작성시간08.06.22|조회수260 목록 댓글 4

- 혹시 체게바라의 친구 카스트로에 대해서 아세요? 혹 모르시거나 아신다면 이책을 한번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쿠바에 관련된 기존에 장 코르미에의 <체게바라 평전>라거나 <체게바라 자서전>이라거나, 아니면 그외에 각종 쿠바역사관련 서적들은(이놈이나 저놈이나..) 체게바라와 카스트로에 대해서 그냥 좋게좋게 긍정적으로만 그려져있을 뿐입니다. 사람이 좋은점이 있으면 나쁜점도 있을 것이고, 흠이라거나 결함 혹은 단점이라는 것도 있을탠데 기존의 책들은 장점만 많이 부각되어 있는게 사실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많이 미화되었다고 할까요..?

그러나 바로 이 책. 로버트 E. 쿼크의 <카스트로>는(저도 이책을 충성용감단결 님한테 작년인가 제작년에 추천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카스트로의 부정적인 부분과 단점에 대해서 상당히 방대하고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서술의 균형성이 돗보입니다. 작가가 인물의 생에 전반에 이르러 통괄적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로 "평전"이라고 부를 만한 책입니다.

가령 장 코르미에의 책에서는 카스트로를 그냥 "위대하고 신비로운 혁명 지도자"정도로 그리고 있어서 비판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로버트의 책에서는 카스트로의 생애를 전부 살펴보면서 그의 성향과 행동동기들을 하나하나 찾으면서 심리적으로 분석하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장 코르미에 책에서는 카스트로를 그저 법대 출신에 변호사라고만 언급하여(법대에 변호사면 국내외 어딜가더라도 잘나가는 사람정도로 인식하고 있으니까..) 아주 잘나갔던 사람처럼 묘사하고 있지만, 로버트의 책에서는 법대 졸업후 변호사 사무실에서 파리만 날리고, 친구들이랑 노느라고 돈도 못벌어서 남의집에서 끼니를 얻어먹는 모습과 처자식을 굶기는 부정적인 단면을 전부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학에서 캠퍼스 생활을 하던 시절 불량 청소년(?)에 예쁜 여자 앞에서는 수줍어서 제대로 말도 못꺼내는 소심아적인 면모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정말로 카스트로 인생 전반에 걸친 심리적인 평가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합니다.(그래서 가끔 비판받고 있는 이한테 동점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ㅡㅡ;;)

카스트로가 구 정부군의 병영을 습격하는 1953년 7월 26일에 대한 서술도 이 두책은 상당히 상이한데요. 장 코르미에는 이 부분을 그냥 "카스트로는 이 습격으로 인하여 높은 명성을 얻었다."고 하여 대충 얼버무리는 식인데 반해, 로버트는 "카스트로는 엄청 무계획적이고 저질러 놓고 보는 성격이라 작전을 위한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막무가내로 쳐들어가다 체포되었다." 라며, 카스트로가 그 사건(7.26 혁명?)으로 뜨게된건 순전히 체포 직후에 언론플레이를 잘한 덕택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외의 구절도 시중에 잘 팔리던 체게바라 관련서적이나 카스트로 관련 서적에 비해 이책은 아주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장단점을 하나하나 열거하면서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노력이 돗보이는데, 체 게바라에 관해서는 엄청난 낭비벽을 소유하여 가정과 친척이 어떻게 되던 자기가 즐거워 하는 일만 즐기려는 철없는 모험주의자에 의사자격증은 거의 턱걸이로 취득했고, 그나마도 아무대나 놀러다니느라 의사로써 고정적인 수입이 없었으며, 쿠바상륙작전에 참여한 것도 순전히 재미있는 일과 모험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때문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장 코르미에는 체 게바라가 카스트로와 손을 잡게 된 동기를 상당히 숭고하게 묘사했는데 여기서는 단순히 "재미있을 것 같아 참여"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카스트로의 무계획성과 저질러놓고 보는 성격. 아무런 사전 준비도 없이 마구잡이로 일만 저질러 놓고 수습은 나중에하는 찌질함에 대한 비판은, 이후 카스트로가 요트 한척을 빌려 동료들과 제대로된 계획도 없이 쿠바해안에 상륙하는 장면에서도 계속됩니다. 역시 장코르미에의 평전의 묘사와 비교되지요. 이 책을 보면 카스트로가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건 정말로 천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습니다 =_=;; 현재 쿠바상륙 이후까지를 읽고 있는데, 이 사람(주인공? 카스트로)은 철저한 준비나 계획도 없이 그냥 아무렇게나 막무가내로 밀어붙여 넣고 나중에서야 급하게 수습하면서 주변 사람들은 고생시키지만, 나중에 좋은 조건이 주어져서(행운이 찾아와서) 득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사람이 그렇게 대성한 것도 기적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어찌됐던 이 책은 흔히 잘 알려진 체게바라 평전이나 자서전과 같은 책들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이고, 다른 쿠바관련 책들과 마찬가지로 각주와 참고문헌 표시가 따로 없고-최대한 쉬운 산문으로 적혀있어- 소설책 읽듯이 읽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다른 번역서들을 읽다가(괜히 꼴에도 안 맞는 학술서만 존나 읽어서 그런가..;;) 이 책을 읽으니 상당히 쉽게 느껴집니다.

 

아래는 읽다가 제가 재밌었던 부분들을 발췌해봤습니다.

 

 

로버트 E. 쿼크 씀 & 이나경 옮김,『피델 카스트로』, 홍익출판사, 2002, pp.19~20

 

(피델 카스트로가) 초등학교 시절에, 야구만큼이나 그가 좋아했던 과목은 역사와 지리 과목이었다. 그는 특히 라틴 아메리카의 전쟁사와 쿠바의 위인들 이야기를 좋아했다. 쿠바 독립운동의 아버지인 호세 마르티, 안토니오 마세오, 칼릭토 가르시아 처럼 스페인에 대항하여 독립 투쟁을 한 혁명가들의 삶에 흥미를 느꼈고 테르모필레 전투에서 페르시아군을 저지하닥 용감히 죽어간 스파르타군에 대해서도 똑같은 감정을 느꼈다.

 

(중략)

 

피델은 교리문답 공부와 성서 강독 ... 을 통해 상당한 양의 지식을 쌓았다. 성서에 대한 관심이 비록 종교적이기 보다는 역사적이었지만... 그 중에서 피델이 가장 좋아했던 대목은 여호수아가 에리고성(城)을 무너뜨리는 장면, 삼손이 맨손으로 신전을 무너뜨리는 장면 같은 싸움이나 전쟁이야기였다. 피델은 나중에 대중연설에서 곧잘 성경 내용의 일부(전쟁사)를 인용하곤 했는데, 그것은 대개 소년 시절의 성경 공부 덕분에 쌓은 실력이었다.

 

 

위의 책 p.35

 

(대학을 졸업하고) 카스트로는 밤새워 소설과 역사책을 읽고..

 

 

 

 

위의 책 p.62-65

 

(그는 1953년 7월 26일에 정부산하의 군 병영을 공격한 이유로 감옥에 수감되었다.) 형무소 측은 책 ...를(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주었다. (중략) 카스트로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다양한 책을 보내달라고 부탁하여 감방 안에 도서관을 꾸며 나갔다. 처음에 그가 주로 읽은 책은 물리학, 지리학, 예술사, 쿠바 및 프랑스 역사에 대한 교과서,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몇몇 스페인 문인들의 문학작품이었다. (중략) 크리스마스(1953년)가 되자, 그의 개인 도서관에는 300여 권의 책이 모였다 ...(한편) 그는 감옥안의 다른 죄수들을 모아 자신이 읽은 책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스페인 내전 당시 민중의 힘에 의해 성사되었던 무수한 투쟁과 그로 인한 승리에 대해 말할 때 그의 눈에서는 불꽃같은 광채가 번뜩였다고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회고했다.

 

(중략)

 

카스트로는 엄청난 양의 책을 읽고 싶어했다 ... 그러다가 카스트로는 책을 통해서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두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바로 칼 마르크스와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었다. 카스트로는 역사를 과학적이고 사실주의적으로 분석하면서, 당대의 사회적 모순과 각계각층의 이해의 마찰이 낳는 불가피한 결과들을 주의 깊게 내다보는 칼 마르크스의 안목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 민중에 대한 끝없는 애착을 기저로 하는 칼 마르크스의 변증법적인 유물사관은 뚜렷한 좌표 없이 무작정 투쟁으로만 일관해 온 카스트로에게 쿠바에서 구현해야 할 목표를 제시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카스트로는 아무래도 칼 마르크스 쪽보다는 나폴레옹의 혁명아적 기질을 더 좋아하는 행동파 반항아였다. 나폴레옹은 카스트로가 쿠바에서 찾아내야 할 역할을 제시하는 거울 같은 존재였다. 그는 연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런 감탄을 했다.

 

"나폴레옹은 적에게 정말 관대했다. 나는 그에 대한 글을 정말 많이 읽었지만 절대 지겹지 않다. 나폴레옹은 지나침이 없는 알렉산더이고, 개인적으로 수치스러운 죄과가 없는 카이사르이며, 사람들을 학살하지 않은 샤를마뉴이고, 항상 열린 마음을 지니고 있는 프레데릭 2세이다. 나는 언제나 그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알렉산던ㄴ 아버지로부터 마케도니아의 왕좌를 물려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니발은 아버지로부터 전쟁에 능한 군대를 물려받았고,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업적에는 원로원들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아무에게도 빚진 것 없이, 자신의 천재성과 불굴의 의지로 역사를 창조했다."

 

여기다 카스트로는 1924년 부패한 정부에 대한 반란을 주도했던 브라질의 젊은 혁명가 루이스 프레스테스의 업적에도 매료되었다. 카스트로는 브라질 전역을 2년 동안 말을 타고 돌아다니며 사회개혁을 부르짖었던 그 카리스마 넘치는 희망의 기사에 대해 신롸와 매력을 동시에 느꼈다.  

 

 

 

p.s 허허 ㅅㅂ;; 피델 카스트로 이거..;; 역덕후 중에서도 밀덕후와 군국주의를 겸한 경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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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강희대제[역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06.22 원문은 http://historykr.com/bbs/view.php?id=free&no=617#617 참조.
  • 작성자최하늘 | 작성시간 08.06.22 이 글을 읽어보니 체게바라와 카스트로가 투쟁에 중독된 듯이 보이네요. 나중에 그 책을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작성자무장공비 | 작성시간 08.06.23 잘 읽다가 ps에서 뜨끔;; 전 그래도 군국주의는 아니랍니다;;
  • 작성자타마누님 | 작성시간 08.06.23 ㄲㄲ '체게바라와 쿠바혁명'도 춪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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