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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살인마]세계의 살인마 - 67. 조디악

작성자푸른 장미|작성시간10.12.16|조회수2,236 목록 댓글 4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 '조디악'의 포스터

 

1968년 말부터 약 9개월 동안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은 밤에 총을 들고 돌아다니는 한 남자 때문에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는 이후 수년간 사람들의 머릿속에 거의 신화에 가까운 인물로 그려졌다. 그가 전대미문의 악명을 떨치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교묘히 추적을 따돌리는 타고난 재능, 언론에 보낸 악의에 찬 뻔뻔한 편지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름끼치는 별명 때문이었다. 그의 별명은 잭 더 리퍼에 버금갈 만큼 악명이 높았다. 바로 ‘조디악(Zodiac)'이었다.

 

조디악의 첫 희생자는 10대 남녀였다. 1968년 12월 20일 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어느 오솔길에서 그들은 총에 맞아 죽었다. 6개월 뒤, 1969년 7울 5일 밤에 또다시 범행이 발생했다. 퍼블릭 골프 코스의 주차장에서 젊은 남녀가 총을 맞은 것이다. 여자는 죽었고, 남자는 중상을 입었는데, 사건이 발생한 지 40분이 지났을 때, 경찰은 목소리가 거친 한 남자에게서 익명의 전화를 받았으며, 그는 총을 쏜 장소를 알려주었고, 6개월 전에 남녀를 죽인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전화를 걸어온 메마른 목소리는 미치광이 살인자가 돌아다닌다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주었다. 그러나 그 악마적인 본성은 아직 온전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였다. 6주 후 범인은 지역 신문사들에 편지 세 통을 각각 보냈고, 자신이 미치광이임을 똑똑히 증명했다. 편지는 암호로 되어 있었고, 한 고등학교 교사 부부가 그 암호를 해독했다. 세 통의 편지는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나는 사람을 죽이기를 좋아해. 왜냐하면 아주 재미있으니까. 숲에서 사냥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는데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라서 그래. 가끔 살인을 하면 아주 흥분되는데 그건 계집애와 성교하는 것보다 더 좋아. 가장 좋은 건 내가 죽으면 천국에서 다시 태어날 테고 내가 죽인 모든 사람은 내 노예가 된다는 거지. 내 이름을 알려주지는 않을 거야. 내가 죽은 뒤 노예가 될 사람들을 모으려는 데 방해를 받기는 싫으니까.

 

편지에는 사격 표적지와 비슷하게, 동그라미와 십자가 모양이 도안으로 그려져 있었다. 며칠 후 범인은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지에 또 다른 편지를 보냈다. 처음 편지에서 말한 대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필명을 사용했는데, 그 이름은 그가 오늘날 연쇄살인범들 가운데 신화로 남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범인이 보낸 암호문

‘조디악이 말씀하신다.(This is Zodiac Speaking)'라는 말로 편지는 시작되었으며, 이후 범인은 늘 같은 문구로 시작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났다. 1969년 9월 27일, 스무 살 동갑인 대학생 브라이언 핱트넬과 여자친구 세실리아 셰퍼드가 밸조 부근의 호숫가에서 소풍을 즐기고 있을 때, 뒤편 나무그늘에서 갑자기 깜짝 놀랄 만한 형체가 튀어나왔다. 그는 검은 두건을 뒤집어쓰고 있었으며, 두건에는 조디악을 나타내는 십자가와 둥근 원이 수놓아져 있었다. 그의 허리춤에는 큰 나무 칼집이 하나 있었으며, 짐작컨대 총검으로 여겨졌다. 남자는 반자동소총으로 두 사람을 위협해 결박한 뒤 칼로 난자했다. 또 두사람이 타고 온 차에 다가가 조디악의 표시를 매직으로 차 문에 그려넣었다. 한 시간 뒤 그는 경찰에 전화를 걸어, 조금 전에 사람 둘을 해치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사실은 달랐다. 칼에 10차례나 찔린 세실리아는 며칠 뒤 숨을 거두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남자친구는 여섯 군데에 부상을 입고도 가까스로 살아났다.

 

조디악의 마지막 희생자로 알려진 사람은 샌프란시스코의 택시운전기사 폴 스턴인데, 그는 머리 정면에 총을 맞았다. 조디악은 범죄 현장을 떠나기 전, 죽은 운전수의 셔츠를 크게 찢어 피를 흠뻑 적신 후 가지고 사라졌다. 범행 직후 지역신문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편집장은 소포 하나를 받았는데, 그 속에는 죽은 운전수의 피 묻은 셔츠 조각과 조디악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편지에서 조디악은 ‘어느날 아침에 학교 통학버스를 쓸어버리겠다.’고 선언했다. 다행히도 살인마는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또한 그 후로 사람들의 예상과 다르게 조디악은 더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조디악은 괴상한 편지를 계속해서 보냈으며, 이후 몇 년간 단발성의 인사장과 편지를 신문사에 보내기도 했다. 조디악의 정체는 오늘날까지 수수께끼지만, 한 전문가는 아서 리 앨런을 거론하며 그가 용의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서 리 앨런은 총잡이로, 아동성추행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1993년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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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은 좋은 표적이야. 난 어느 날 아침에 통학버스를 쓸어버릴 것 같아. 먼저 버스 타이어에 쏜 다음에, 버스에서 튀어나오는 녀석들을 하나씩 맞춰버리면 되지.

- 조디악의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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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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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임용관 | 작성시간 10.12.17 미국 전체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전대미문의 연쇄살인범. 과연 한명일까요?
  • 답댓글 작성자북리의 음곡 | 작성시간 10.12.17 확실히 저 미친 짓을 따라하겠답시고 나선 모방범도 있었을 듯......-.-;;
  • 답댓글 작성자푸른 장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0.12.17 나중에 소개하겠지만 조디악을 모방하고 조디악을 자처한 모방범죄자들도 나옵니다.
  • 답댓글 작성자기러기 | 작성시간 10.12.22 영화화된 무서운 살인마로군요..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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