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해놓고 가끔가다가 보는 유튜브 채널이 있습니다. 평소에 공군에 관련된 정보를 괜찮게 전달해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항모에 대한 3부작 영상을 올려서 한번 봤습니다. 기본적으로 '경항모보다는 전자기 사출식 중형항모로 추진하는게 낫다'는 논지였습니다.
뭐, 유튜브니까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2편까지 보고 3편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3편에서 문제가 될 만한 말도 안되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다른 의견이야 충분히 주장할 수 있는거니까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KF-21 함재기형이 사전단계를 제외하면 2031년까지 6-7년안에 개발 될 수 있다는 주장은 선을 넘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점은 취재기자를 제외한 두 분은 전직 공군장교이자 관과 어느정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분들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분들이 이런 주장을 서스럼없이 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요즘들어 군, 관, 민을 가리지 않고 맥락과 가능성과 효용에 상관없이 '더 크고, 더 웅장한 것'만을 추종하는 경향이 계속 눈에 보여서 걱정되기도하고 괴롭기도 합니다.
문제의 영상에서는 이렇게 운을 뗍니다. 우리나라가 항모사업으로 선택가능한 함재기는 무엇이 있는가?
해리어 : 퇴역 수순중에 있어 논외다.
F-35A : 함재기가 아니다.
F-35C : 현재 미국은 자국외에 다른 나라에게 F-35C를 판매한 전례가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F/A-18 : 함재기 용도로는 해외에 판매한 전례가 없다.
이러한 전제하에서 남은 선택지는 F-35B와 KF-21 함재기형밖에 없다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F-35B 도입 및 운용비용을 총합하면 16조원정도가 드는 동시에 유지보수에 지장이 있는 반면(우리 공군이 아니라 역내 제조사 수리시설을 이용해야하므로 유지보수에 대한 지점은 사실), KF-21 함재기형을 개발하여 도입 및 운용할 경우(전자기 사출장비포함) 10조원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주장되었습니다.
비용산정의 경우 제가 어떻게 가늠할 방법이 없으니 이 주장은 그냥 수긍하고 넘어갈만 했습니다.
다만, 영상에서도 KF-21 함재기형을 개발하면 이런 점들을 극복해야한다고 소개하였습니다.
1. 랜딩기어 보강 및 그에 따른 기골보강
2. 날개면적 확대 및 날개를 접이식으로
3. 부식방지 코팅 및 도장
4. 항전장비 보강
이 단락에서 저는 문제를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KF-21은 이제 막 시제기가 나와서 지상시험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KF-21 시제기는 한번도 비행해보지 않은 프로토타입입니다. 개발일정상 실제 양산은 2026년 예정입니다.
아직 기체특성조차 모르는 플랫폼을 가지고, 위와 같이 아예 새 비행기를 만드는 수준의 사항들을 적용한 함재기 바리에이션을 만드는게 가능할까요?
저는 물론 영상의 주장대로 모든 일이 척척 흘러간다면 그것만큼 더 좋은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 해병 비행대의 F-35B들은 이미 영국항모와 일본 개조항모 함상에서 이착함하고 있고, KF-21은 아직 비행조차 해본적이 없고 앞으로도 계속 문제점들을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게다가 KF-21 함재기형을 띄울 전자기 사출장치도 아직 중국과 미국 모두 시험중에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느것을 고르고 싶으신가요?
게다가 양산뿐만 아니라 batch-I,II 개량까지 할일이 많은 프로젝트가 KF-21인데, 거기에다 함재기형이라는 짐까지 더해져서 원래의 프로젝트마저 차질을 빚을까 우려됩니다. 무기체계 개발에 얼마나 많은 업체와 사람들과 시설이 서로 스케쥴을 조율해서 일하고, 스케쥴이 어떻게 꼬이는지 알게된 뒤로는 특히 더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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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연 무엇을 믿고 무엇을 믿지 말아야할까요?
그리고 우리는 위의 사항을 판단할 지성과 오성을 온전히 가지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