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oral Combat Ship.
적국의 연안에서 작전을 수행한다는 미국의 연안전투함은 2개 업체가 동급의 함선을 서로다른 설계로 건조하는 전무후무한 사업방식과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로써 등장 당시에 엄청나게 조명받았습니다.
그러나 온갖 자잘한 문제들과 초과비용들로 인해 점점 천덕꾸러기가 되어가는 듯합니다.
워낙 유명한 이야기이기에 그런 자잘한 사항들까지 지면상에 담을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LCS는 본래 25년 운용할 것으로 상정되었으나 이미 두가지 바리에이션의 초도함인 LCS-1 Freedom과 LCS-2 Independence는 각각 올해 7월과 엊그제, 취역한지 13년과 11년만에 아주 조용히 퇴역하고 예비로 돌려졌습니다. 애초에 테스트배드로써 건조되었고 추가적인 개량에 너무 큰 비용이 들어간다는 이유였습니다.
올해 5월 미 해군에서는 2022년 예산에서 1억 8백 6천만불(한화 약 2221억원)을 절약하기위해 인디펜던스급 1척(LCS-4)와 프리덤급 3척(LCS-3, 7, 9)을 퇴역시키고자 했습니다.
인디펜던스급 초기형인 USS Coronado(LCS-4)는 위에서 상술한 이유로 LCS-2와 마찬가지로 퇴역하는듯하고, 프리덤급 3척은 아래에 더욱 자세히 서술할 추진체계의 문제가 겹쳐서 퇴역할 예정이었습니다. 퇴역날짜는 내년 3월 31일이었습니다.
그러나 7월 말에 미 하원이 제시한 2022년 예산안에서는 함상에서 발사하는 핵 순항미사일의 개발예산을 깎는 대신 프리덤급 3척의 퇴역을 막자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참고로 해군이 퇴역시키려던 프리덤급 LCS-9 Little Rock은 불과 2017년 12월에 취역한 4년밖에 안된 함선이었고 다른 2척도 대동소이 했습니다. 이 점이 입법인들의 입장에서는 용납하기 힘든상황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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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금 당장 LCS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을 꼽으라면 바로 록히드마틴과 RENK AG가 제작한 프리덤급의 추진체계입니다.
프리덤급은 인디펜던스급과 마찬가지로 4개의 워터제트 추진기를 가지고 있고, 워터제트 추진기는 다시 디젤엔진과 가스터빈엔진이 조합된 CODAG(Combined Diesel and Gas turbine)기관으로부터 동력을 전달받아 작동합니다.
CODAG 기관에 대한 설명은 한글 위키피디아가 잘 설명해주고 있으니 그대로 옮겨보고자 합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CODAG
CODAG(COmbined Diesel And Gas turbine)는 디젤 엔진과 가스터빈을 조합한 추진방식이다. 주로 함선에서 사용된다.
평상시에는 디젤 엔진에 의해 경제 주행(항행)을, 급가속시나 고속 주행시에는 가스터빈을 병용한다. 이에 의해 항속거리 성능과 가속·속도 성능을 양립시키는 것을 목표로 사용된다.
반면, 저속회전에서 효율이 좋은 디젤 엔진과, 고속회전에서 효율이 좋은 가스터빈은 회전 특성이 크게 다르므로, 양자를 스크류에 접속하는 기어박스의 설계가 매우 어려워지는 것이 결점이다.
저는 기어박스에 대한 문장을 강조해놓았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이 기어박스가 현재 LCS의 프리덤급이 가진 가장 치명적인 결함이기 때문입니다.
LCS 프리덤급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을 정식명칭으로는 Combining Gear라고 합니다. 이 Combining Gear는 위의 위키피디아 설명대로 디젤엔진과 가스터빈 사이를 연결하여 워터제트로 동력을 연계해주는 변속기 같은 역할의 기어뭉치입니다.
이 Combining Gear는 해군 및 록히드 마틴 합동팀이 독일의 RENK AG와 함께 제작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문제는 설계상 상정된 것보다 클러치가 더 빨리 낡아버리며 기관의 다른 부분에도 에러와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이며, 최소 2015년부터 문제가 발견되어 제작사들이 조치중에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실제로 LCS-5 Milwaukee는 2015년 12월 11일에 추진체계문제로 인해 자력으로 항해하지 못하고 항구까지 예인되어 수리받아야 했습니다.
록히드마틴 측은 선체를 절단하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나 상황은 녹록치 않아보입니다.
좀 더 암울한 전망도 있습니다. 현재 프리덤급 LCS는 Combining Gear 문제로 인해 현재 인수가 중지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건조중이던 함선들은 추진체계를 재조립(retrofit)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본래 설계대로라면 프리덤급은 최대 40노트(74km/h)이상으로 추진할 수 있어야하지만, Combining Gear의 문제가 발생하면 디젤엔진에만 의존하여 12노트(22km/h)까지만 속력을 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프리덤급 LCS들은 최대 속력을 내지 못하고 속력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2차대전 잠수함들도 수상항해시 14노트는 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체를 절단하지 않는 수리도 가망이 낮아보입니다. 함의 구조가 복잡한데 여유공간도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조사측은 3가지 수리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비용을 포함해서 정해진건 아무것도 없어보입니다.
이 기사는 올해 8월에 작성되었고 이 외에 아직 LCS에 대한 후속된 소식은 없어보입니다.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무기는 가장 뛰어난 무기가 아닌, 언제 어디서든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는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LCS는 실패의 귀감이 되는 사례이기도하고, 왜 군대가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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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간에는 전쟁을 새 것이 탄생하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새 것이 곧 전쟁의 승리를 이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혁신은 재산과 국익에 피해를 주고 심하면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눈은 늘 저 너머를 향해야 하지만, 우리의 발은 늘 바로 이곳을 디디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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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_Arondite_ 작성시간 21.10.07 저거 망한지 오래됐죠. 설마 미국놈들이 독일하고 합작하는데 기어정도 못만들겠냐! 했는데 언제나처럼 설마는 사람을 잡았습니다.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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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heidegger 작성시간 21.10.07 LCS 후속사업으로 FFG(X)사업에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설계안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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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cjs5x5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1.10.08 네 맞습니다.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의 FREMM(European Multi-Mission Frigate) 설계를 약간 확장시키고 전투체계를 미국산으로 재구성한 컨스털레이션급 호위함(LCS도 2015년에 FF로 재분류된바 있음)입니다.
확실한건 실제로 초도함이 나올 2020년대 후반쯤에나 알 수 있겠느나, 지향성 래이저 병기를 제외하면 LCS와 같은 전향적 접근방식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https://www.thedrive.com/the-war-zone/42553/new-diagram-details-how-the-navys-frigate-will-differ-from-its-italian-parents-design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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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heidegger 작성시간 21.10.08 cjs5x5 ㅇㅇ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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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델카이저 작성시간 21.10.09 오죽했으면 미국회사가 아니라 이탈리아 회사의 선체를 사왔겠어요....ㅡ.ㅡ;;;;;;;
언제나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