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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5x5의 штрафбат

[흠..인터레스팅]나이브하게 보는 테이블의 외교

작성자cjs5x5|작성시간22.02.09|조회수465 목록 댓글 5

테이블과 외교.

 

 

테이블을 통해 외교현황을 들여다보자는 말을 누군가에게 한다면, 돌아올 반응은 '뭔 생뚱맞고 말도 안되는 소리냐?'라는 반응이 돌아올 겁니다.

 

테이블과 외교의 상관관계는 늘 있는건 아니지만(대개 정해진 형식들이 있고 왠만하면 상대국에 결례를 보이지 않으니까요), 그렇다고 아예 없진 않습니다.

 

이 사진들은 테이블과 외교의 상관관계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일겁니다. 다른 시기에 찍힌 마크롱과 푸틴의 정상회담 모습인데, 어느게 요새 찍힌걸까요?

 

 

공동기자회견

 

 

회담 중의 모습

 

 

정답은 위쪽의 사진 2개가 바로 얹그제 있었던 마크롱과 푸틴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두고 만난 정상회담이었습니다.

 

위쪽 사진 출처

https://news.v.daum.net/v/20220209100318183?x_trkm=t#none

 

 

아래쪽 사진 출처

https://www.google.com/amp/s/www.rferl.org/amp/macron-putin-france-ukraine/30116032.html

 

https://www.google.com/amp/s/www.voanews.com/amp/europe_macrons-courtship-putin-alarming-russias-near-neighbors/6175622.html

 

부연설명을 하자면 아래쪽 기사 2개는 2019년 9월에 역시 우크라이나 문제가 주요 의제였던 정상회담이었으나 전혀 다른 테이블 세팅과 정상간의 거리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두고 높아진 서방과 러시아간의 긴장과 비례하여 두 정상간의 거리가 물리적으로도 멀어진 셈입니다.

 

다만, 푸틴은 매번 정상회담에서 지각하는걸로 자국의 위신과 우위를 과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테이블 세팅은 푸틴만의 고약한 기질일까요?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니다라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올림픽을 앞두고 2월 4일부터 있었던 시주석의 18개국 연쇄회담의 모습입니다.

 

https://www.google.com/amp/s/m.mk.co.kr/news/politics/view-amp/2022/02/113280/

 

 

푸틴과의 한 컷.

 

 

구인네스 WHO총장과의 한 컷.

 

기사 본문에 따르면 다른 정상과의 거리도 푸틴만큼 가깝지 않았다고 합니다. 푸틴과는 마스크도 안썼다네요.

-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누군가에겐 상당히 흥미롭거나 혹은 상당히 불쾌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1. 한-미-일

 

작년 9월 14일 도쿄에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들의 회담에서. 바로 내일 똑같은 회의가 하와이에서 열리니 그거랑 비교하여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1091414040003864

 

맨 왼쪽부터 미국측 성 김, 일본측 후나코시 다케히로, 한국측 노규덕.

 

 

저의 지론대로라면 회의 주재국인 일본이 우리나라와는 독도-위안부-반도체 소재문제로 다투고 있으므로, 멀어진 양국간의 거리를 반영하여 서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히 한국과 비교해서 일본이 더욱 미국과 가까워질거란 일본측의 바람이 반영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의 바람에 대해 미국이 어떠한 반응을 보이고 있느냐는 의문이 영역으로 남겨질 수도 있는데...

 

 

이 사진을 보시면 꼭 그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작년 11월 17일. 위 사진으로부터 2달 뒤에 워싱턴 DC 미 국무부 청사에서 있었던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기자회견의 모습입니다.

 

https://m.mk.co.kr/news/world/view/2021/11/1087930/

 

맨 왼쪽부터 한국측 최종건, 미국측 웬디 셔먼, 일본측 모리 다케오.

 

 

사실 이 사진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상술한대로 한미일 제9차 외교차관협의회가 열렸고 뒤를 이어 공동기자회견이 예정되어있었으나, 일본측이 바로 전날이었던 16일 우리나라 경찰청장의 독도방문을 이유로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하길 거부했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1118005751071

 

미 국무부 측에서는 이미 하루전에 3국 외교차관들이 모두 참석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공지한 상태였으나, 일본측의 참석 거부에 우리나라 최종건씨와 미국측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서로 합의하에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혼자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비록 이 사진이 찍힌 시점이 공동기자회견 이전이었는지 이후였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미국측 웬디 셔먼의 위치가 공교롭긴 합니다.

-

 

2. 미일동맹과 한미동맹

 

미국이 과연 미일동맹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 한미동맹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 있는지.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의 영역으로 다뤄지기 보다 진영에 따라 사실을 끼워맞추고 있는 편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 부분을 쓸까 말까 하다가 결국엔 '사진이 있으니 쓴다'고 결론내렸습니다.

 

판단은 여러분이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저는 사진 한장만 가지고 국가간의 관계가 이렇다 저렇다 나이브하게 결정짓고 싶진 않으니까요.

 

 

일단 두 사진은 하나의 사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작년 3월 15일에서 18일까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일본(16, 17) 및 한국(17, 18)에서 외교 및 국방 2+2 장관회담을 가졌습니다. 

https://www.voakorea.com/a/6056962.html

 

제가 볼 사진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한-일 국방장관과 마주한 사진입니다.

 

일단 작년 3월 16일. 오스틴-기시의 모습.

https://www.mod.go.jp/en/article/2021/03/250ae922d744c8eab1cc58cef5058672cd969876.html

 

 

다음은 3월 17일. 오스틴-서욱의 모습.

https://www.bbc.com/korean/news-56427128

 

 

두 사진을 종합해보면 기시 방위상과의 사진은 거리가 더 멀지만 마스크를 벗고 있으며, 서욱 국방장관과의 사진은 거리는 훨씬 가까우나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3. 햄버거와 크랩케이크

 

이번에는 국내 언론에서 의견이 분분했던 미일 정상회담의 오찬과 한미 정상회담의 오찬입니다.

 

크랩케이크에 대해서 해산물을 좋아하는 문대통령의 입맛에 맞춰진 것이다 혹은 '크랩'이라는 발음이 일본의 '쿠소'에 가까운 영어 속어인 crap을 의미한다고 설왕설래하는데...

 

그냥 사진을 보면 알 거 같습니다.

 

작년 4월 16일에 있었던 미일 정상회담의 오찬자리입니다.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104192245Y

 

메뉴는 햄버거였고 오찬 시간은 20분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양 정상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상태이며 스가는 햄버거를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테이블의 거리가 눈에 띕니다. 이건 한미 정상간의 크랩케이크 오찬을 보면 비교할 수 있습니다.

 

 

작년 5월 21일에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의 오찬자리입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522035651001

 

메뉴는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였으며 오찬시간은 37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가보다 17분 더 긴 셈입니다.

 

특기할 점은 역시 양 정상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 않으며 테이블의 거리가 스가에 비해 아주 가까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외 사항은 기사안에 정리된 일러스트가 있어서 이걸로 갈음합니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가장 처음 일정이었던 미국 의회명예훈장 수여식이었습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52311270003286

 

 

미국 의회명예훈장(Medal of Honor)는 매우 특별한 위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훈장중에서 가장 높은 서열에 있기도 하지만, 유일하게 매우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의회의 비준까지 받아야 수여가 가능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상에 위치해 있습니다. 미국시민들이 무한한 존경을 표하는 도덕률과 같은 존재를 꼽으라면 바로 의회명예훈장과 그 수훈자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최고의 영광에 한국전 참전용사분이 선정되었으며, 국가수반이라해도 외국인이 그 현장에 같이 참석할 수 있었으며, 코로나 19라는 상황속에서도 아무런 PPE없이 바로 옆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두 번 다시 있을까말까한 굉장한 영광인 동시에 신뢰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단언컨데, 이 장면은 '쇼'라는 단어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이 장면을 쇼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미국과 미국인을 모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지하건 말건간에, 문재인 대통령이 왜 저곳에 있을 수 있었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일어날 세계사도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

 

 

쓰다보니 길어졌지만 무슨 시덥잖게 여겨질 썰을 장황하게도 늘어놨습니다.

 

정리해보자면 100% 다 그런건 아니지만 국가간의 거리는 사진속에서 물리적인 거리로도 반영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속에서 마스크의 착용 여부는 서로에게 신뢰를 증명하는 요소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외교안보관련 뉴스를 볼때마다 같이 나오는 사진과 그 구도를 보는것도 또다른 재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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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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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노스아스터 | 작성시간 22.02.09 미국 의회명예훈장 기사와 사진만으로 한미관계가 입증되는데
    한미관계가 멀어졌다! 드립은 왜 나오는거인가요?
  • 답댓글 작성자cjs5x5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2.09 그것을 원하는 사람이 있고, 그것을 재공함으로써 먹고사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다만 그 대가는 오롯이 그 사람들한테 갈 겁니다.

    반중력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비행기를 만들지 못하지만, 반중력은 없다고 아는 사람들이 비행기를 만들듯이요.

    의외로 어떤 면에선 매우 현명한 분이 다른 면에선 아쉬운 경우도 있구요...
  • 답댓글 작성자몰라요 | 작성시간 22.02.09 그래야 친북빨갱이 문재인 아웃...이라는 당위성을 만들 빌드업이니까 아닐까요..미국에게도 친한데 북한이랑도 친하다고? 이럼 지들논리가 궁색해지니까요
  • 답댓글 작성자cjs5x5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2.09 몰라요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진지하게 문재인은 빨갱이라는 세계속에서 살고 계십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그 대가는 그분들 스스로가 지셔야 겠지요.
  • 작성자델카이저 | 작성시간 22.02.13 한 일본 정치평론가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데..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은 성격이 다르다고 규정합니다. 미일 동맹은 패전국인 일본이 점령된 뒤에 미국의 동맹국이 된 사례입니다. 점령지에서 승격한 셈이죠. 그런데 한미 동맹은 처음부터 전쟁에서 공동투쟁을 통해서 맺어진 동맹입니다. 힘의 차이는 명백합니다만, 상전이 아니라 말 그대로 파트너로서 출발했구요.

    이점에서 패널은 한쪽이 우위라기 보다는 한국은 군사적 / 지정학적 관점에서 동맹을 유지하지만 일본은 진정한 평화(......)와 인류애적 관점에서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정치적 동맹이라고 합니다.



    워싱턴이 한국이냐 일본이냐 어느 놈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르겠습니다만, 주한미군 사령관들도 청문회에서 "피와 불로서 다져진 한미동맹에 의심을 품는 것은 넌센스"라고 할 정도니까 군사동맹, 혈맹으로서의 위치는 일본과는 좀 결이 다르다고 생각되긴 합니다. 애초에 일본은 일본의 군사적 역량을 미국과 공조할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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