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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5x5의 штрафбат

[흠..인터레스팅]2022.08.09. 한중 외교장관회담. / THAAD. 난해함 주의.

작성자cjs5x5|작성시간22.08.12|조회수314 목록 댓글 2

어제 적은대로 2022년 8월 9일에 있었던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대한 글을 써보려합니다.

 

저는 누가 잘못했고 누가 형편없고 이런걸 다루기보다는 지금까지 일어난 사건들을 있는 그대로 보고자 이 글을 쓰고자합니다. 사실 이 글로 인해 누가 어쨌니 어쨌니 하는 그런 이야기들은 당연히 나올 것입니다. 그런 가치개입적인 일들에 대해서 저는 딱히 막는다거나 이래저래 뭐라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가치개입이전에 가치중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에서 막스 베버를 접해보셨다면 그 이야기가 맞습니다. 저는 무언가에 대하여 가치를 개입시키기 전에, 우선은 가치중립적으로 사실 그 자체를 맹목적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치중립'은 결코 얼치기 중립론자들의 그것마냥 아무편도 들지 않는 자세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실 '가치중립'이라는 번역보다는 '가치자유'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늘 가치개입적이기만 한다면 서로가 서로의 주장만을 밀어넣으려 악다구니쓰다가 감정만 상하고 생산적인 결과를 얻지 못합니다.

 

하지만 가치로부터 자유로운 시선을 가지고 눈이 먼 상태(맹목)에서 벗어나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면, 굳이 나의 주장을 남에게 밀어넣으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무엇이 잘못 되었고 무엇이 무가치한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합의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만약 다루려는 문제가 결국 사실의 영역이 아닌 가치와 가치의 충돌로 규명된다 하여도 합의를 보든 대결에서 이기든 악다구니만 쓰는 것보다 훨씬 생산적인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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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이 너무 길어지는 감이 있지만 한가지 더 일러드려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본래 이 글은 한 편으로 묶어서 끝내려했는데 이 망할 다음때문에 이전에 썼던 분량을 거의 다 날려버렸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분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드관련 부분만 쓰고 나머지는 내일 이어서 쓰려합니다.

 

사실 지금도 제대로 저장될까 불안합니다.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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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전개하기 이전에 현재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2년 8월 9일 한국 외교부장관 박진과 중국 국무위원 및 외교부장인 왕이는 중국 칭다오에서 예정보다 훨씬 긴 5시간동안 회담을 가졌으며 라운드테이블에서의 공개회담과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2022년 8월 10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 왕원빈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에 대한 중국 정부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 질의에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것은 명백히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해치며 중국은 한국 측에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한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3불-1한의 정치적 선서를 정식으로 했다”, “중국 측은 한국 정부의 이런 입장을 중시해 한국 측에 양해를 했고 중한 양측은 단계적으로 안전하게 사드 문제를 처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2022년 8월 10일 저녁 한국 외교부는 "그간 누차 밝혀왔듯이, 우리 정부는 사드가 북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 수단이며, 안보주권 관련 사안으로서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우리 측은 중 측에 이러한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했다"는 입장문을 언론에 전달했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THAAD 문제 관련. 저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은 자위적 방어수단이며 우리의 안보주권사안임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아울러 소위 ‘3불’도 합의나 약속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양측은 THAAD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였습니다."고 강조하였으며 "회담 시 양측은 사드 문제 관련 서로 입장차를 확인하면서도 이 사안이 양국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데 이해를 같이했다"는게 외교부가 언론에 전달한 입장문 내용이라고 합니다.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20810_0001974736

 

 

그리고 미 국무부 대변인은 2022년 8월 10일 Voice of America의 해당사항에 대한 논평요청에 대하여 "한국이 자기방어를 포기하라는 비판이나 압박은 적절치 못하다"고 답변했으며, 미 국방부 대변인은 마찬가지의 논평요청에 대하여 "사드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역량을 논의하지 않을 것이고 향후 사드 배치에 관한 어떠한 결정도 양국 간 합의에 따른 결정이 될 것이나, 사드는 외부 위협으로부터 한국의 주권을 보호하고 적들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한반도에 배치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어 체계"라고 논평하였습니다.

https://www.voakorea.com/a/6696539.html

 

 

그리고 현재 2022년 8월 11일 저녁 8시 기준으로 한국정부는 8월 10일 언론에 공개한 외교부 입장문을 제외하면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대통령실 미상의 고위 관계자는 "안보주권 사항으로서 결코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전 정부에서 중국에 약속이나 협의한 것으로 판단하느냐’는 질문에 “중국 측 의도를 파악 중”이라면서도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 3불1한은) 협의나 조약이 아니다. 전 정부의 입장이라고 누누이 말씀드렸고, 그런 의미에서 계승할 합의나 조약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드 3불과 관련해서는 국가안보실 차원에서 인수인계 받은 사안이 없다”는 입장을 언론에 전달하였습니다.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20811/114916515/1

 

 

여담으로 미상의 고위 관계자는 ‘기존에 배치된 사드 운용 정상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는 물음에 “사드 기지 정상화는 지금 진행 중이고 빠른 속도로 정상화하고 있다”며 “그래서 운용 측면에서 8월 말 정도에는 거의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운용 정상화'라는 표현에 대해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사드 ‘운용 정상화’를 ‘기지 정상화’로 바로잡는다고 정정했습니다.

 

사실 사드는 우리나라의 자산이 아닙니다. 오산AB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미 35방공포병여단 휘하의 2방공포병연대가 계속 운용해오던 미군의 자산입니다. 현재 사드포대 자체는 미군에 의해 계속 운용되어오고 있으나 기지를 둘러싸고 시위가 계속되고 있어 평시임에도 전투식량으로 끼니를 떼웠을 정도로 통행과 보급이 곤란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미국은 한국에 대하여 기지 운영상의 지장상태를 개선해달라 요구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드포대 자체는 정상적으로 운용되어왔고 심지어 중대한 수준의 업그레이드까지 거쳤습니다. 이러한 뒷사정을 인지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그냥 실수를 한건지 대통령실은 부랴부랴 사드포대 운용의 정상화가 아니라 사드기지 운영의 정상화로 표현을 정정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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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AAD

 

 

저는 사드뿐만 아니라 내일 쓸 나머지 부분도 2022년 8월 9일 중국 칭다오에서 있었던 박진 외교부장관과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의 한중 외교장관회담의 공개회담 전문과 박진 외교부장관이 회담이후 현장에서 했었던 기자간담회에서의 발언 전문을 바탕으로 글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서 언론기사나 대변인 언론발표 등을 추가로 근거로써 첨부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단 가장 중요한 전문 2개를 어제의 짧은 글에서처럼 첨부해두겠습니다.

2022.08.09. 칭다오. 박진-왕이 외교장관회담 기자간담회 전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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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길었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일단 사드에 대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이것입니다. 8월 9일 칭다오에서 박진 장관의 기자간담회 발언입니다. 

 

THAAD 문제 관련. 저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은 자위적 방어수단이며 우리의 안보주권사안임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아울러 소위 ‘3불’도 합의나 약속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양측은 THAAD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였습니다.

 

 

사드에 관하여 가장 중요한 문장은 바로 강조처리한 문장입니다. 얼핏보면 사드문제에 대하여 박진 장관이 이전의 문장 2개를 왕이 부장에게 말했고, 그 결과 한중 양측이 일정한 지점에서 합의를 이룬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문장의 기의(signifie)는 결코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THAAD에 관해서는 아무 의미를 담고있지 않은 껍데기일 뿐입니다.

 

문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문법에는 영어든 한글이든 젬병이기 때문에 문장성분을 잘못 지시할 수 있습니다.

 

문장의 주어는 "양측"이고 목적어는 "인식을"이며 동사는 "같이하였습니다"입니다. 그리고 부사는 "THAAD~~~ 안된다는데"입니다. 주어가 한국과 중국 양쪽을 모두 의미하고 동사가 '하였다'로 끝나는 꼴이기 때문에 양측이 둘 다 사드에 관하여 뭔가를 했다는 뉘앙스로 읽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중요한건 THAAD가 실제로 발화되는 부사입니다.

 

부사만 바꿔서 문장을 재구성해보겠습니다. 저의 글은 아마 바로 이 지점에서 헛소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양측은 THAAD에 상관없이 양국관계를 지속해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였습니다.

 

 

저는 본래 문장과 제가 재구성한 문장이 똑같은 기의(signifie)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저의 글은 완전한 bullshit이고, 여러분도 똑같이 느낀다면 좀 더 읽을만한 글이 될 겁니다. 그리고 저는 후자의 경우를 전제하고 글을 이어나가겠습니다.

 

보시다시피 제가 재구성한 글도 문장성분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부사가 바뀌자 뉘앙스가 확 바뀌었습니다. 사실 부사도 성분을 살펴보면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THAAD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는데

 

THAAD에 상관없이 양국관계를 지속해나가야 한다는데

 

 

위쪽 원래 문장의 부사에서 주어는 THAAD입니다. 그리고 동사는 '안된다'입니다. 그리고 부사속에 부사로 사드가 양국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이 되선 안된다고 말합니다.

 

반면에 아래쪽 재구성된 문장의 부사에서 주어는 THAAD가 아니라 양국관계입니다. 그리고 동사는 '지속해야한다'입니다. 반면에 THAAD는 저 앞에 부사로 내팽겨쳐졌습니다.

 

똑같은 기의(signifie)인데 문장성분의 위치만 좀 바꿔주니까 기표(signifiant)가 확 바뀌었습니다.

 

 

*** 기표와 기의 보충설명 ***

 

앞으로 기표와 기의라는 골치아픈 단어가 많이 나올 겁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저도 작업을 시작하고보니 좋은 외교관은 사람 잘 사귀는 그런 타입보다는 언어학 박사학위 소지자가 더 훌륭하겠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아무튼 기표와 기의를 설명하겠습니다. 기표는 나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호들이고, 기의는 기표를 보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이미지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가나다"는 기표입니다. 그리고 "가나다"를 보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이 기의입니다.

 

그럼 이건 어떨까요. "멍멍이"는 기표입니다. 그리고 "멍멍이"를 보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그 동물이 있죠? 그게 기의입니다. "댕댕이" 이것도 당연히 기표지요. 그리고 "댕댕이"를 보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그 동물이 있을 겁니다. 기의입니다.

 

즉, "멍멍이" = (대충 개의 학설)이고, "댕댕이" = (대충 개의 학설)이므로, 기표는 다르지만 기의가 같을 수 있습니다.

 

반대의 사례도 있습니다. "개화"는 기표입니다. 그리고 "개화"를 보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건 어떨까요. "개화".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일 수도 있지만 한번 마음속에 떠올려보십시요.

 

설명드리자면, "개화" = '사람의 지혜가 열리고 사상과 문물제도가 진보하는 것'이고, "개화" = 강릉사투리로 '주머니'입니다. 즉, 기표는 같은데 기의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더 환장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주머니". 또 떠올려보세요. "주머니" = '그 명사가 나타내는 대상이 많거나 잦은 사람임을 홀하게 이르는 말.'입니다(ex. 심술주머니=심술보).

 

즉, 이번에는 기표와 기의의 연쇄반응이 일어났습니다. A,B,C가 고요속의 외침 게임을 한다고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A가 "개화"를 말하자, B는 "개화"의 기의중에 하나인 "주머니"를 기표로써 말하니, C는 이걸 'inventory'가 아니라 '그 명사가 나타내는 대상이 많거나 잦은 사람임을 홀하게 이르는 말'으로 이해하고, C가 사회자에게 정답으로 "그 명사가 나타내는 ~~"이라고 말하는 상황인 겁니다.

 

다시 원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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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원문과 재구성한 문장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왕이 부장과 박진 장관이 칭다오에서 고요속의 외침 게임을 했는데 박진 장관이 마지막에 엉뚱한 답을 사회자에게 말한 상황인 겁니다.

 

 

THAAD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는데

 

THAAD에 상관없이 양국관계를 지속해나가야 한다는데

 

 

똑같은 기의(signifie)인데 문장성분의 위치만 좀 바꿔주니까 기표(signifiant)가 확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기표가 바뀌니 연쇄반응으로 인해 또다른 기의가 생겨버리고 말았습니다.

 

 

원래 부사로는 한중양국이 사드문제에 대해 일정한 지점에 합의가 이루어진듯한 뉘앙스가 느껴지지만, 재구성한 부사로는 사드문제가 좋아져서 니가 헤헤실실하든 나빠져서 니가 빡치든 그거랑 상관없이 한중관계가 지속되어야한다는 뉘앙스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니'가 누구일까요. 박진 장관이 카메라 앞에서 스스로 말한 내용이니까 한국이 중국더러 하는 말일까요?

 

그러면 '우리는 중국이 사드로 시비털어서 한한령을 하든 뭘하든 헤헤실실할게요'가 되는데요?

 

그러므로 이 문장은 왕이 외교부장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박진 장관으로 하여금, 그것도 박진 장관 자신의 입으로 기자들앞에서 말하게끔 만든겁니다. 소름돋지만 저는 이렇게 밖에 결론내리지 못하겠습니다.

 

혹자는 박진 장관과 윤석열 정권이 친중정권이니까 그렇다고 말하겠지만, 저는 친중정권은 되고 싶어서 되는게 아니라 그렇게 되도록 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도 모르게요.

 

특히 이 기자간담회는 회견이 끝난 다음에 이뤄졌다는 점, 그리고 공개회담에서는 사드라는 단어가 단 한번도 나오지 않고 심지어 사드에 연관되어있는 그 어떤것도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이런 사항은 당연히 사전에 양측이 조율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질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입에서 같은 문장이 중요한 포인트가 추가된 형태로 반복되었다는 점에서 저의 소름돋는 생각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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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점에서 문제의 2022년 8월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대한 중국 외교부 대변인 왕원빈의 답변 원문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불행히도 전문은 실제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영문으로 봐야만 합니다. 그래도 없는것보다는 낫지요.

https://www.fmprc.gov.cn/mfa_eng/xwfw_665399/s2510_665401/202208/t20220810_10740034.html

 

 

제가 중요한 부분만 번역해서 옮겨놓을 생각입니다. 영어가 별로라서 그건 주의해주셔야 할 거 같습니다.

 

 

연합뉴스 기자 질문

 

중국과 한국 외교장관간의 회담중에 사드문제에 대해서 "양측은 서로의 안보관심사항에 대하여 중대하게 고려하고 문제를 다루는데 적절하게 애쓸것을 강조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사드배치의 첫 단계에 필요한 요소들이 한국에 선적되어왔고 배치가 완료되었습니다. 대변인께서는 "양측은 서로의 안보관심사항에 대하여 중대하게 고려"한다는 발언과 "문제를 다루는데 적절하게 애쓸것"에 대해서 더 설명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양측은 현재 한국에 배치된 사드체계의 운용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동의(believe)하였습니까?

 

 

왕원빈 대변인 답변(중요한 부분만)

 

왕이-박진 외교장관회담에 대한 정리. 대부분 첨부한 전문의 왕이 외교부장 공개회담 발언 내용과 같음.

We hope the ROK will work in the same direction with China. The two sides need to stay committed to independence and keep this relationship free from external interference. The two sides need to stay committed to good neighborliness and friendship and accommodate each other’s major concerns. The two sides need to stay committed to openness and win-win cooperation and keep industrial and supply chains stable and unfettered. The two sides need to stay committed to equality and mutual respect and not interfere in each other’s internal affairs.

 

우리는 한국이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일해나가길 바랍니다. 양측은 독립자조를 견지하고 양국관계를 외부의 장애로부터 자유롭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양측은 선린우호를 견지하고 서로의 중대 관심사항을 배려해야한다. 양측은 대화와 win-win을 견지하여 안정적이고 원활한 공급망과 산업망을 수호해야 합니다. 평등과 존중을 견지하여 서로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 공개회담 발언 내용에 없던 내용

Wang Yi pointed out that globalization is facing headwinds and certain countries have politicized economic issues, used trade as a tool, and weaponized various sets of standards, which has destabilized global industrial and supply chains. As beneficiaries of and contributors to the global free trade system, China and the ROK should jointly reject such behavior that breaches the laws of the market,

왕이 부장은 세계화가 맞바람에 직면해왔고 특정 국가들이 경제문제에 대해 정치화되어와 무역을 도구로 이용해왔고 여러 규범들을 무기화하여 글로벌 산업과 공급망에 불안정성을 야기시켜왔다고 지적하였다. 글로벌 자유무역체계의 수혜자이자 기여자로써 중국과 한국은 시장질서를 저해하는 그러한 행태를 함께 거부해야한다.

 

 

** 사드부분. 문단은 가독성을 위해 임의로 띄어놓음.

기자분께서 질문하셨던 사드문제에 대하여, 본인은 미국이 사드 대미사일 체계를 한국에 배치시킨것은 분명히 중국의 전략안보이익을 저해하였다고 지적하고 싶습니다. 중국은 한국에 대하여 사드배치에 대한 우려를 여러번에 걸쳐 확실하게 밝혀왔습니다. 이전에, 한국정부는 '3불1한' 정책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였습니다(officially announced its policy).  -- 한국내에 추가적인 사드배치는 없다, 미국주도의 미사일 방어 네트워크에 참가하지 않는다, 미국과 일본과의 3국 군사동맹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미 배치된 사드체계의 운용은 제한된다 -- 

 

중국은 한국정부의 이러한 입장의 중요성을 견지했습니다(China attaches importance to this position of the ROK government). 양국간의 이러한 이해에 기초하여, 중국과 한국은 사드문제를 적절히 다룰 수 있었습니다(China and the ROK were able to properly handle the THAAD issue.). 어제 두 외교장관간의 회담동안, 양측은 또다시 사드문제에 관한 시각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고, 각자의 입장을 풀어놓았으며(elaborated on their respective positions), 공통된 이해를 심화시켰습니다(deepened mutual understanding). 

 

Both agreed to take each other’s legitimate concerns seriously and continue to prudently handle and properly manage this issue to make sure it does not become a stumbling block to the sound and steady growth of bilateral relations.

양측은 각자의 정당한 우려를 견지하는것과(to take / take는 너무 많은 뜻이 있어서 번역힘듬. 중국어 웹에서 번역기 돌려보니 to attach로 나옴) 신중히 다루는 것을 계속함과 건강하고 지속적인 양자관계의 발전에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이 문제를 적절히(properly) 관리하는 것에 동의하였다. 

 

 

일단 오늘은 사드만 다루기로 했으니 나머지 부분들은 내일 써먹고 지금은 사드부분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왕원빈 대변인은 중국은 사드문제에 대하여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음을 여러번 말하며 강조합니다(reiterate). 다만, 사드문제에 대한 현재 중국의 입장은 '3불1한'을 전제하고 있음을 행간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남의 나라인 주제에 "중국은 한국정부의 이러한 입장(3불1한)의 중요성을 견지했다"는 부분과 "양국간의 이러한 이해(3불1한)에 기초하여 중국과 한국이 사드문제를 적절히 다룰 수 있었다"는 부분에서 말입니다.

 

특히 중국과 한국이 사드문제를 적절히 다룰수 있었다는 부분에서는 한국과 중국은 이미 전부터 '3불1한'을 적용하고 있어왔다는 뉘앙스까지 주고 있습니다. 즉, '3불1한'은 affirm이 아니라 reaffirm의 사안이라는 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문장은 바로 맨 마지막으로 보입니다. 어디선가 본 문장같이 않나요?

 

 

properly manage this issue to make sure it does not become a stumbling block to the sound and steady growth of bilateral relations.

건강하고 지속적인 양자관계의 발전에 장애물(= 걸림돌. stumbling block)이 되지 않도록 이 문제를 적절히(properly) 관리하는 것에 양측이 동의하였다. 

 

양측은 THAAD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였습니다.

 

양측은 THAAD에 상관없이 양국관계를 지속해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였습니다.

 

 

네. 맞습니다. 박진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한 문장입니다.

 

하지만 왕원빈 대변인의 문장에는 하나의 형용사가 붙어있습니다. 바로 "적절히"입니다. 적절히...

 

상관의 적절히 하라는 말만큼 골치아프고 짜증나는 것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 ㅈ대로 하라는 건지 아니면 자기 취향에 맞춰서 알아서 하라는 건지 내가 알아서 판단해야하기 때문에 양가적 감정과 불안감이 솟아오르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 박진 장관은 이 '적절히'라는 표현을 예상못했거나 그냥 넘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격언이 떠오르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위의 부분에서 제가 재구성한 문장에 대해서 이렇게 썼습니다. "사드문제가 좋아져서 니가 헤헤실실하든 나빠져서 니가 빡치든 그거랑 상관없이 한중관계가 지속되어야한다는 뉘앙스로 바뀌었습니다."라고요. 네. 그 기의가 회담 바로 다음날 외교부 대변인의 입에서 나온 셈입니다. "적절히"라는 한 단어만 더 한채로.

 

왕원빈 대변인의 문장을 뜯어보겠습니다.

 

 

건강하고 지속적인 양자관계의 발전에 장애물(= 걸림돌. stumbling block)이 되지 않도록 이 문제를 적절히(properly) 관리하는 것에 양측이 동의하였다. 

 

 

일단 주어는 "양측"입니다. 중국과 한국입니다. 그리고 목적어는 "이 문제"입니다. 하지만 문장구조상 짤렸고 실제로는 사드문제입니다. 그리고 동사는 "동의하였다"입니다. 사실 동의하였다는 부분도 뼈아픕니다.

 

그런데 조건절이 붙습니다. "적절히 관리하는 것". 관리하는 것은 명확한데 "적절히"라는 기표가 의미하는 기의는 영어단어 take만큼이나 매우 애매합니다.

 

 

일단 사드문제를 적절히 관리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결국 누구의 방식대로 관리한다는 걸까요. 중국의 주장처럼 '3불1한'?

 

 

어떤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제 생각에 박진 장관이 회담장에서 왕이 외교부장의 기의가 '3불1한'임을 알았다면 결코 "양측은 THAAD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였습니다."같은 문장을 스스로 말하진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공개회담의 분위기도 "짜장면 먹으러 가자"같은 농담따먹는 기류는 아니었을 겁니다(첨부한 전문 공개회담 끝부분을 보시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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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사드편을 일단락짓자면 이렇습니다.

 

1) 왕이 외교부장과 박진 장관간의 회담에서 기의와 기표의 불일치가 일어났다. 이 불일치는 박진 장관으로 하여금 중국과의 사드문제에 대해서 완전히 정반대의 판단을 내리게 만들었다.

 

2) 외교장관회담 다음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의 맨 마지막 문장과 박진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말한 문장이 거의 일치한다. 왕원빈 대변인은 거기에 "적절히"라는 조건절을 넣음으로써, 사드문제에 관해서 중국의 한국에 대한 외교적 공간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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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도중에 지워져서 생각보다 시간을 잡아먹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사드관련해서 뭔가 빠뜨린 부분이 있어보이는데 지금은 지쳐버렸습니다. 그래서 빠뜨린 부분이 있다면 내일이나 나중에 더 채워넣겠습니다.

 

내일도 엄청 분량이 많을 겁니다. 궁금한건 못참는 못 된 성정이 절 괴롭히니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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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9일에 있었던 왕이-박진 외교장관회담 공개회담과 기자간담회는 이곳에서 보시면 됩니다. 원래 에러가 있던 영상인데 지금은 고쳐놨네요. 기자간담회 영상은 13:00부터이고, 문제의 사드발언은 16:06부터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O4o7EHc01o

 

참고로 박진 장관이 사드배치로 인해 이어져왔던 한한령 해소를 기대한 안타까운 부분도 있습니다. 15:25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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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로 사드포대에 딸려있는 AN/TPY-2 레이더의 탐지범위를 올려봅니다.

 

국내에는 이 레이더의 최대 탐지거리를 2000km 정도로 잡고 있으나 해외 사이트들에서는 3천에서 4천까지도 주장합니다. 일단 2천미터로 잡으면 성주에서의 탐지범위는 이렇습니다.

 

* 표적의 특성에 따라 탐지가능한 거리는 달라짐.

 

 

보시다시피 만주전역은 물론이고 중국 동부내륙까지 거리가 닿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주장들이 맞을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일본에도 똑같은 AN/TPY-2 레이더가 포대만 없이 2기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레이더들도 마찬가지의 탐지범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중국까지 탐지범위가 닿죠. 하지만 중국은 일본의 AN/TPY-2에 대해서는 항의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지스함도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이지스함도 탐지범위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녀석들은 움직입니다. 저 멀리 대서양에 다니기도 하지만 남중국해에도 다니고 심지어 우리나라 KDX은 서해에도 다닙니다. 하지만 중국은 그 이지스함들에 대해서는 항의하지 않습니다.

 

참 골때립니다. 그리고 또 골때리는 사건이 있었는데...

 

또다시 이종섭 국방장관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220811151333980?x_trkm=t

 

이 장관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성주 사드 포대의 레이더 위치의 경우 중국을 향하면 바로 앞에 산이 있어서 차폐돼 있어서 물리적으로 운용할 수 없도록 위치를 잡았다"고 밝혔다.

 

그는 "운용하더라도 (중국의) 미국에 대한 위협에 대해서는 위치 자체가 탐지할 수 있는 여건이 전혀 되지 않는다.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위협 받는 방향은 우리 한반도와는 전혀 관계없다는 것"이라며 "달리 말하면 거기 있는 포대가 미국 방어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종섭 국방장관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배치된 사드는 결코 수도권은 커녕 캠프 험프리스조차 방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캠프 험프리스조차 방어를 못하면 사드는 존재이유가 없습니다. 포대의 위치를 보여드리면 이해가 가실겁니다.

 

이종섭 국방장관의 이 발언을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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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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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Neogul | 작성시간 22.08.12 잘 읽었습니다! 얼마전에 카페에도 올라왔던 이 짤을 외교적 수사로 풀어내면 저렇겠구나 싶어 살짝 오싹하네요.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cjs5x5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8.12 놀랍게도 회담중에 조만간 왕이가 방한한다고 합의되었습니다. 지켜보시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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