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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포스데타(John Podesta) 미국 기후특사가 최근 자국 내 화석연료 생산량이 급증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포스데타 특사가 기후변화 전문 저널리즘 연합(Covering Climate Now)이 19일(현지시각) 주최한 패널 토론에 참석해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원유 생산량, 바이든 정부서 사상 최대치 기록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크게 증가해왔다. 이미 2023년 9월 미국의 월평균 원유 생산량은 일일 1320만배럴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지난해 세계 원유 공급 증가분의 80%는 미국에서 생산됐으며, 이와 같은 증가세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훨씬 빠른 속도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미국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사우디아라비아보다 약 50% 더 높다.
현재 미국 일일 원유 생산량은 사우디아라비아보다 약 50% 더 많다. / 블룸버그
포스데타 기후특사는 이번 패널 토론에서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 확대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가스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에너지 위기 해결에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인플레이션 완화에도 기여했다"고 발언했다. 생산량 증대로 원유 가격이 지난해 대비 20% 저렴해지면서 소비자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원유는 많은 산업의 기본 에너지원으로,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연료, 운송, 생산비 등이 줄어들어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제품 및 서비스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억제하게 된다.
블룸버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 또한 원유가격 하락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경제클럽(Economic Club of Washington, D.C.)이 19일(현지시각) 주최한 포럼에서 "휘발유 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 전보다 휘발유 가격이 낮아졌으며, 미국 내 14개 주에서는 1갤런(약 3.78리터)당 3달러(약 3990원) 이하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경제클럽은 경제, 비즈니스, 정치 및 사회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일종의 포럼으로, 정치인, 경제학자, 기업인들이 주요 연사로 초청된다.
해리스도 '프랙킹' 금지 안 한다 공언...
민주당 재집권해도 에너지 전환 급가속 안 할 듯
화석연료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말라 해리스도 마찬가지다. 셰일가스 시추를 위해 토양을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프래킹(Fracking, 수압파쇄법)’ 공법을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발언한 것이다.
미국이 산유국이 된 비결인 셰일가스는 셰일 퇴적층에 들어있는 화석연료다. 셰일가스는 지면 아래 여기저기 흩어져 있기 때문에 물, 모래, 화학약품을 강하게 쏴서 암석 사이에 갇혀 있는 가스가 흘러나올 틈을 만들어줘야 시추할 수 있다. 이것이 프래킹 공법이다. ‘뚜껑만 열면’ 뽑아 쓸 수 있는 중동의 원유와는 생산 방식부터 다르다. 실제로 셰일가스는 중동의 원유도 보다 생산 단가도 높다.
해리스는 2020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을 때만 하더라도 기후변화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프랙킹 공법도 금지하겠다고 주장했으나,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입장을 크게 선회했다.
로이터는 해리스가 입장을 바꾼 이유로 ‘표심’을 지목했다. 천연가스 생산 지역인 펜실베니아 등 경합지에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경제적으로 예민한 환경 규제 이슈는 피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선거유세에서 “드릴, 베이비, 드릴”을 외치며 석유와 가스생산을 더욱 확대해 에너지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고 인플레이션 위기도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처음부터 화석연료 확대 기조에 수긍하고 나선 것은 아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발생한 글로벌 경제 위기로, 같은 해 6월 미국 휘발유 가격은 1갤런(약 3.78리터)당 5달러(약 6652원)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신이 벌어들인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며 엑손모빌 등 석유회사를 공격, 나빠진 여론을 달래려 했지만 대중은 이에 호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당시 주유소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진 밑에 “내가 그랬다(I Did That)”는 문구가 새겨진 포스터를 내걸며 휘발유 가격 상승의 책임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돌렸다.
즉, 최근 해리스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이 인플레이션 완화, 에너지 가격 하락 등 경제 성과를 강조하고 나온 것은 선거를 의식한 전략적 행보라고 볼 수 있다.
포데스타 기후특사는 "단기적으로, 특히 운송 부문에서의 화석연료 의존도는 낮추기 어렵겠지만, 올해 발표된 신규 전력 용량 중 95%가 청정에너지원에서 생산된다며 2030년대 중반, 즉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100%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바이든이 여기서 입장 선회를 안했다면 중동 때문에 지금 전세계는 스태그플레이션 터졌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