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억을 못 막아서 2조 8천억 그룹이 무너졌습니다. JTBC입니다.
우리가 매일 뉴스로 보는 그 종편입니다.
그 JTBC가 지난 12일 디폴트를 냈습니다. 만기가 돌아오는 빚을 결국 못 갚은겁니다.
그리고 못 갚은 돈은 206억 원이였고
그리고 이틀 뒤 JTBC를 포함한 중앙그룹 핵심 계열사 다섯 곳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지주사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 그룹의 뼈대가 한꺼번에 법원으로 간겁니다.
여기서 이상한 점이 보일겁니다.
이 그룹의 총 빚은 약 2조 8천억 원입니다.
근데 무너진 계기는 그중 206억을 못 막은 겁니다.
전체의 1%도 안 되는 돈입니다.
기업이 망할 때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적자가 쌓여서 망했다고"
근데 실제로 큰 회사가 무너지는 건 대부분 다른 이유들입니다.
돈을 못 벌어서가 아니라 당장 갚을 현금이 없어서 망하는겁니다.
이걸 경제학 용어로 유동성 위기라고 부릅니다.
중앙그룹도 손을 놓고 있던 게 아니었습니다.
상암동 사옥과 일산 스튜디오를 팔려고 했고 규모가 5,500억 원어치입니다.
206억의 스무 배가 넘는 자산이죠
문제는 타이밍이었습니다.
그 자산을 파는 대금이 들어오는 건 8월 말로 예상됐습니다.
근데 당장 갚아야 할 206억의 만기는 6월 중순이었습니다.
결국 두 달이 안 맞아서 5,500억을 가진 그룹이 206억에 걸려 무너진겁니다.
곳간에 쌀이 있어도 당장 밥 지을 쌀이 없으면 굶는 것과 같다는거죠
왜 이런 상황까지 왔을까?
근본 원인은 미디어 산업의 변화입니다.
사람들이 점점 TV를 안 봅니다.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를 봅니다.
TV 광고 시장도 10년전 보다 빠르게 줄었습니다.
JTBC 같은 방송사의 주 수입원이 마른 것입니다.
영화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메가박스는 코로나 팬데믹 종료이후 관객이 예전만큼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콘텐츠에 투자한 돈은 컸는데 들어오는 돈은 기대에 못 미친겁니다.
그 격차가 빚으로 쌓였습니다.
여기에 중앙그룹 특유의 구조가 더해지는데
계열사들이 서로 돈을 빌려주고 서로 보증을 서주는 구조였습니다.
한 곳이 흔들리면 다른 곳도 같이 흔들립니다.
그래서 JTBC 한 곳의 디폴트가 이틀 만에 그룹 전체로 번진 겁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가져갈 교훈이 있다.
회사를 볼 때 회계상의 이익만 봐서는 안 된다.
흑자를 내는 회사도 현금 흐름이 막히면 무너진다는겁니다.
특히 봐야 할 건 단기에 갚아야 할 빚과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의 균형입니다.
이걸 다시 말해서 유동성이라고 부릅니다.
좋은 자산을 많이 가진 회사도 그 자산을 당장 현금으로 못 바꾸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JTBC 사태가 그걸 그대로 보여준셈입니다.
2조 8천억의 그룹도 두 달의 타이밍 앞에서 무너졌습니다.
큰 규모가 회사를 지켜주지 않는다. 현금의 타이밍이 지켜줍니다.
이건 큰 회사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개인의 자산도 똑같다.
부동산을 많이 가진 사람도 당장 갚을 현금이 없으면 흔들립니다.
가지고 있는게 많은 것과 지금 쓸 수 있는 게 많은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입니다.
개인도 기업도 결국 현금 흐름이 끊기면 위험해진다는게 JTBC 디폴트가 다시 말해주는 교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