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초 책읽기를 시작해 두달동안 2학년 아이들 여섯명을 만났는데
일본 여행을 다녀오니 학년이 바뀌었다. 1학년이다.
1학년 3명으로 풍양에서 같이 근무한 적이 있는 서좌원이 담임이다.
교직에서 난 1학년을 6개월간 담임해 본 적이 있다.
1999년 강진으로 장학사 발령을 받기 전에 대서초에서 1학년을 맡았는데
난 기초적인 생활과 학습을 제대로 붙여주어야 한다는 교육적 관점과
어린 아이들에게 그들의 천진난만한 자율성을 억제하여 너무 도식적인 사회화만 강조하지 않나 하는
경계에서 고민했었다. 글꼴에 맞게 써라 했고, 급식을 골고루 다 먹고 검사받고 가라했다.
아이들과 운동장에 많이 나갔고 나무나 철봉에 오래 매달리기 시합도 했다.
그 아이들 이름이 몇은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자랐을까?
그 때의 소위 교육이라는 걸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여 커 왔을까?
차에서 우산을 들고 교실에 가니 서좌원은 ㅁ모둘바를 모르고 밖으로 나간다.
남자 아이는 김하성이다. 여자애 둘은 최여름과 김가연이다. 가영이라 수첩에 썼더니 '연'이라고 써란다.
적극성이 마음에 든다.
초정의 사무실에서 가져 온 그림책에 도서관에서 두권을 더 뽑아 어느 것을 읽고 싶으냐 하니
하성이가 백두산 이야기를 하자 한다.
여자 애들은 다른 책을 짚기도 하는데 다음 시간에 하기로 하고 백두산 이야기를 읽는다.
천지창조에 우리 조선의 국가 설립까지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흥미가 있을까 염려된다.
목사님의 자제인 여름이한테 성경 속의 천지창조를 어찌 ㅁㄹ할까 고민하는데 그는 의젓하게 받아들인다.
그림을 같이 보며 난 뒤에서 거꾸로 읽는다.
책 외의 이야기까지 붙이니 20분은 금방 지나간다.
집에 돌아와 마륜지의 지명 서론을 잠깐 써 본다. 어렵다.
점심을 대충 때우고 지지당 장학회 정관변경 처리 결과를 출력하여 우편으로 교육청에 보낸다.
마복산에 가서 큰방울새우란이 어찌 되었나 볼 참인데 청에 들르기 싫어서 돈을 들여 보낸다.
마복산에 오르기는 싫고 향로봉에 들러 체험관 뒤의 꽃을 찾자고 작은 영화관으로 간다.
중년이후의 짝을 진 남녀들이 많은데 나와는 다른 1관으로 들어간다. '군체'가 상영된다.
난 '민달라시안과 그로부'라는 스타 워즈 영화다.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스를 시간 죽이기 좋다고 생각했는데 볼 거리는 있다지만 잠이 온다.
제국과 공화국 사이의 현상금 사냥꾼은 능력이나 상황들이 영 개연성이 없다.
하긴 만화에서 뭘 기대하겠느냐만 그럴수록 인간과 우주에 관한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인간의 욕망과 대립, 생명체간의 소통에 관한 문제나 원형 갗은 걸 기대하기도 했는데
내가 조금 우습다. 두시간 여 시원한 영화관을 세명이서 전세내었다.
영화비가 천원이어서 그나마 좋다.
5시가 지나 행로봉 임도 입구에 차를 세우고 바위로 올라간다.
길 위로 물이 넘쳐 흐른다. 비는 그치고 하늘이 파래졌다.
해창만 들판은 물을 담고 모내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비갠 후의 들판과 하늘이 보기 좋다.
목재문화체험관 뒤로 가는 길은 물길이다.
물에 빠지 않게 조심하며 풀 사이로 건너뛰다가 빠진다.
맘이 편해져 물을 걸으니 또 시원하다.
꽃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작년 목재공부를 할 때보다 느린가 빠른가?
풀 숲사이에서 아직 덜 피었는데 핀 후 오무라들었는지 모를 새우란 두어개를 보고
물가에서 끈끈이 주걱을 본다.
하얀 꽃인지 너무작아 흔들림 멈추기를 한참 동안 기다린다. 그래도 초점이 맞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