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산행록02-

[전남]0607 고흥 팔영산

작성자범고개|작성시간26.06.14|조회수39 목록 댓글 0

초정은 또 일하러 나간다.

하나뿐인 팀장이 하는 일이 못마땅하여 자기가 해야 한다니 안타깝기도 하다.

난 기분나쁘지 않게 독려하라 하지만 그게 되나?

오전에 내내 지난 날의 음주복수를 당한다. 즐거운 지옥을 누가 마다하랴!

수리하여 넓어진 평상에 창고에서 먼지 뒤집어쓴 쓰구려 베트남산 해먹을 꺼내 펼친다.

침낭까지 꺼내놓고 흔들거리는 날 보고 초정은 신세 좋다고 한다.

거실에 월연이 주신 스피커에 나오는 라디오를 켜놓고

울밖에서는 논에서 일하는 트렉터 소릴 듣는다.

뻐꾸기 소리는 멀리 하늘에서 오고 나무가지 사이를 작은 참새는 짹짹거리며 분주히 옮겨다닌다.

난 살풋 잠들었다가 당시 짧은 걸 멍하니 보다가 또 눈을 감는다.

정우 아재네는 아들과 사위까지 와 모내기를 하고, 손자손녀들은 샘가와 비탈을 오르내리며 깔깔거린다.

점심 무렵에야 일하는 이에게 염치가 없어 일어나 도망가기로 한다.

 

조계산 숲속의 계곡을 가 또 누울까 찬물에 씻을까 하다가 팔영산으로 간다.

곡강마을을 올라 임도 산입구에 차를 세운다.

3시가 남었다. 어중간한 시간이다. 저녁 해지는 모습을 보면 좋겠지만 초정이 돌아올 때는 집에서 맞이하는 것이 예의다.

엉겅퀴꽃이 피어있는 묘지를 지나 강산폭포에 가기까지 벌써 숨이 가뿌다.

직벽 폭포는 물이 오줌줄기처럼 가늘다.

이끼를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에 배낭을 맨채로 머리를 들이민다. 옷까지 젖으니 시원하다.

대밭을 지나 데크를 건너는데 노란 원추리가 보인다.

반가워 다리에 힘이 난다.

이미 져버린 꼬투리 옆에 새꽃이 피었다. 여수쪽의 바다와 섬들이 썩 맑지는 않지만 잘 보인다.

선녀봉까지의 앞 바위들이 날 압도한다.

힘이 없어 가고싶지 않다. 그러나 발을 떼면 금방이라는 알기에 힘을 낸다.

사진찍는 핑계로 바위 끝에 앉아 바람을 맞고 또 일어난다.

난간과 계단이 많아진 암릉 끝을 따라 바위 틈을 잡고 오르기도 한다. 

한시간 반이 지나서야 선녀봉에 닿는다. 잘 놀고 왓다.

건너 팔영산 주능선은 가지 않아도 된다.

작은 수첩을 꺼내 압운과 평측은 몰라도 개판 한시라도 끄적이고 싶은데 말이 안된다.

한참을 놀다가 바위 끝에 가서 능선을 한번 보고 돌아온다.

다시 강산폭포에 들어가 물을 맞고 내려온다. 이제는 배낭을 벗고 맞는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