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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록02-

[지리산]0612 장터목-세석-한신계곡으로 하산

작성자범고개|작성시간26.06.19|조회수37 목록 댓글 1

일어나니 7시 20분이다. 거의 두시간 잘 잤다.

짐을 챙겨 나와 취사장에 가 작은 컵라면에 끓는 물을 붓는다.

어제 손대지 않은 바보가 챙겨준 밥을 반 잘라 넣는다.

새벽에 천왕봉 가는 길이 힘들었던 건 삼겹살에 소주만 마시고 밥을 먹지 않아 걸린

탄수화물부족증후군이다. 어려서부터 내 몸을 힘내게 하는 건 보리밥이었다.

거기에 고구마나 감자같은 것으로 몸과 힘을 키워왔을 것이다.

고기는 나의 술안주일 뿐인데 그게 힘을 내줄거라 기대하지만 틀림없이 탄수화물의 복수를 받는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캅라면은 너무 작다. 젓가락으로 탈탈 털어 입에 대고 다 먹는다.

삼겹살 한줄을 꿔 먹거나 뜨거운 물에 삶아먹고 싶지만, 펙에 있는 참이슬과 함께 하산길에 먹기 위해 아껴둔다.

밥을 먹고 나오니 장승초 아이들이 백무동으로 내려간다.

20명 정도의 학생들이 4명의 교사와 학부모의 도움으로 2박 3일간 종주했다 한다.

동강중학생 5명과 종주를 여유있게 했던 작년의 난 약한 것 같다.

8시가 되기 전에 배낭을 매고 세석으로 걷는다.

세석에서 잠자고 오는 단독 산행자 몇 사람과 인사를 나눈다.

일출봉에서 여유있게 사진을 찍으며 혼자 걷는 젊은 여성을 지나친다.

연하봉을 지나 조망처에 서서 논다.

산들이 벌써 여름으로 깨끗하고 남쪽이나 북쪽이나 다 조망이 좋다.

건너 바위에 선 이에게 덕유산 향적봉이 잘 보인다고 자랑질한다.

반야봉이 가깝다.

천왕봉 뒷쪽으로 이름 모르는 경남의 산군들이 푸르스름하다.

촛대봉까지 가는 길이 멀다. 눈과 마음은 항상 멀고 발은 항상 말없이 거리를 좁힌다.

지나왔던 길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는 건 또 아이 마음이다.

촛대봉에 올라 잠깐 쉬고 습지 데크로 들어가 꽃을 본다.

하얗고 노란 작은 꽃이 밭을 이루고 있다.

끝이 하애진 노란 꽃의 주인공은 의외로 곰취다.

눈치를 보며 몇 개 뜯어 주머니에 담는다. 어제 제석봉에서 뜯은 것과 함께 보태면 삼겹살 한번 싸 먹겠다.

거의 두시간이 다 되어 세석대피소에 닿는다.

바깥 탁자에 쉬고 있는 짝들이 있다. 햇볕이 따갑다.

방울토마토 몇 개 먹고 일어난다.

10시 전에 일어나 고개를 넘는데 바로 함박꽃이 반겨준다.

푸른 하늘에 하얀꽃과 초록 이파리를 잘 찍고 싶다.

암반의 와폭을 지나니 가파른 산길에 다리도 아파오고 배도 벌써 고파진다.

사실은 얼른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싶어 안달이다.

한 두사람 거친 돌길을 올라가던 이가 눈에서 사라지자 계속 왼쪽 계곡을 보며 앉을 만한 곳을 찾는다.

세석을 떠난 한시간, 가파른 길을 거의 끝나가는 것 같다.

완만한 쪽을 골라 바위 틈으로 들어가 배낭을 벗고 신발을 벗는다.

계곡에서 할일은 아니지만 남은 소주를 마신다. 된장은 어디에 숨었는지 안보여 김치로 대신하며

쓰디쓴 곰취를 씹는다.

한시간 정도 충분히 놀고 일어나 오층폭포를 지난다.

가내소쯤에 도착하니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들이 떼를 지어 바위에 앉아 점심을 펴고 있다.

첫나들이 폭포를 지나면서는 다양한 산객들이 떼지어 올라온다.

1시가 지나 참샘산방에 들어가 비빔밥을 주문한다.

여주인은 산을 잘 걸으신가보다 하신다. 소주를 더하고 싶지만 참는다.

배낭을 식당에 두고 주차장으로 가는 짧은 오르막이 많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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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도리포 | 작성시간 26.06.21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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