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누가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쉽다고 했던가.
당신인가?
아니면 당신?
아니면....거기 당신? 그래, 당신 말이야 당신!
큼큼, 각설하고 (각설 할 것도 없지만-_-)
안녕하세요. 레베카민이라고 합니다. 전 닉네임 바나나버드라고 알아주셔요.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시점엔 네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 1인칭 관찰자 시점, 3인칭 관찰자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이란 것은, 작가 자신이 '신' 이 되어서
소설 속의 모든 사건과 감정을 통제 하는 것이고
3인칭 관찰자 시점이란 것은, 소설 '바깥' 에 있는 작가가 소설 '안'에 있는 인물들의
겉모습이나, 행동, 표정, 대사 같은 외양적인 것만을 서술하는 것이죠.
1인칭 관찰자 시점은 소설 '안' 에 있는 등장 인물 중 한 명이
자신의 주변에 있는 '주인공' 의 행동이나 말을 설명해 주는 것이구요.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소설의 주인공인 자기 자신이
'자신'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라 볼 수 있죠.
그 중에서도 전지적 작가 시점과 1인칭 주인공 시점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보려 합니다.
(왜냐하면 3인칭 관찰자 시점과 1인칭 관찰자 시점은 제대로 풀어나가기가 엄.청.나.게. 어려우므로)
-> 실제로 3인칭 관찰자 시점 쓰다가 죽을 뻔한 기억 있음-_- 내용 전개며 묘사며.. 아으으.
대부분 처음 소설을 쓰는 사람은 대부분 '1인칭 주인공 시점' 을 선택합니다.
왜냐하면 '쉬워 보이기' 때문이지요.
소설은 아니지만,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 볼 수 있는 게 바로 '일기' 입니다.
나는 밥을 먹었다. 참 맛있었다. 밥을 다 먹고 학교에 갔다가 민우를 만났다.
민우는 참 멋있다. 내가 민우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걸, 그는 알까?
-_- 대충 초딩 수준의 일기라고 칩시다. (사실 내 일기 일지도..;)
일기를 쓸 때는 자신이 겪은 일이나 그에 따라 느낀 감정과 생각들을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소설의 기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 할 수 있죠.
그래서, 쉽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엄연히 일기, 수필은 소설과 다릅니다.
일기를 쓸 때 대화체는 주로 사용을 하지 않죠.
소설에선 묘사, 설명과 대화가 적절히 섞여 있어야만 합니다.
예전에 썼던 소설 중에 르파겐조라는 소설이 있어요.
그 소설이 1인칭 주인공 시점인데, 저 역시 마찬가지로 '쉬울거란' 판단 하에 시작했습니다.
르파겐조라는 소설이 끝나고, 다음 소설로 바나나의 죽음이란 글을 시작했는데
바나나의 죽음이란 글을 시작하면서 가장먼저 생각했던 것이
'죽었다 깨어나도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안 쓴다' 였습니다.
그로 인해 '전지적 작가 시점' 을 선택하게 되었구요.
뭐, 이모티콘이 남발하고 매우 초딩, 아니 유딩 스럽고
한국인이 맞는지 의심이 갈 만큼 맞춤법은 전혀 지켜지질 않았고
한국인은 커녕 외계인이 아닌가 의심 갈 만큼의 알 수 없는 말을 쓴다거나,
집에서 밥 먹다가 갑자기 학교, 학교에서 민우를 만났는데, 갑자기 집.. -_-
뭐 이런 식의 전개를 일삼는다거나,
키가 2미터인데 몸무게가 40 킬로도 나가지 않는 존나세라던가
안녕, 나는 베키야. 우리 집은 63 빌딩이고 내 남자친구는 서열 0위야. -_-
라는 식으로 유치하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거나,
이런 글 쓰는 사람은, 1인칭 주인공 시점 쓰세요. 쉽습니다.
그렇지 않고서 [조금 수준 있는] 글을 써 보겠다 하시면,
'전지적 작가 시점' 을 권해드립니다. 가장 만만하니까.
말씀 드렸듯, 소설엔 설명 (묘사) 과 대화가 적절히 섞여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사용할 때는 설명이 좀 많아지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일기처럼요. 그냥 그날의 일을 죽 설명하는 듯하게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그래서 너무 설명 위주의 딱딱한 글이 될 수도 있고,
너무 감정이 지나쳐서 느끼한; 글이 될 수도 있고.
그 배합을 적절히 하는 것 역시,
1인칭 주인공 보다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 훨 쉽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상대의 감정을 알아 챌 수 없다는 점이 있습니다.
사실 글을 쓰고 있는 '주인공'은 전혀 상대의 감정을 모르고 있는 거죠.
하지만 '주인공' 이 된 '작가'는 상대의 감정을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 선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 또한 굉장히 애매하면서 어렵다고 생각해요.
더불에 감정 묘사가 조금 애매한 부분.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는 대충 상황만 설명하거나 (아니면 대화로 때우거나)
자연스럽게 넘길 방법이 얼마든지 많습니다.
하지만 1인칭 주인공 시점. 그렇게 하면 웃깁니다. 어떤 식으로든 감정 표현을 해야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한 순간도 감정을 갖지 않는 때가 없기 때문에.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는 잠시 '3인칭의 형태를 띄면서'
감정묘사 없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습니다.)
감정 묘사를 하는 게 쉬울까요?
정말로,
민우는 멋지다. 눈도 멋있고, 코도 멋있고, 입도 멋있다.
나는 민우를 정말 좋아한다. 헤헷. 하지만 민우는 날 보지 않는 것 같다. 우엥엥.
이런 걸 가지고 감정표현이라 하고 싶나요?
앞에서 말씀 드렸듯 [조금 수준 있는] 글을 쓰는 것으로 얘기하는 것입니다.
-> '1인칭 주인공 시점은 마치 일기를 쓰듯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쓰기가 쉽다' 는 말의 반박입니다.
초보라면,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시작해보세요.
전지적 작가 시점의 장점이 '시점의 이동이 가능하다' 는 것으로 보거든요. (시점 혼용)
조금 전에 언급했 듯, 감정 묘사가 애매한 부분에서는 대화만으로 나열해서
그들의 삭막하고 어색해하는 분위기를 줄 수도 있고,
중간 중간 자연스럽게 1인칭 시점 틱하게 넘어가면서 감정적으로 변할 수도 있고
매우 유용하답니다.
그로 인해, 다양한 시점에의 연습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실제로 저도 전지적 작가 시점을 쓰면서 글 실력이 전에 비해 많이 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자신의 실력에 맞는 시점을 찾으셨으면 좋겠어용.
그리하야,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같은 상황 다른 소설-_-!
<전지적 작가 시점>
혜성은 민우를 보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지만, 그의 엷게 뻗은 콧날과 깎아지른 듯한 턱선이
참으로 매력적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한 참 그를 보며 감탄하고 있는데, 갑자기 민우가 혜성에게로 고갤 돌렸다.
혜성은 순간 당황하며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선 고개를 홱 돌렸다.
그 순간에 민우의 표정이 침울해졌다.
'그는 내가 싫은걸까' 하고 생각하며 혜성의 단아한 옆모습을 눈으로 훑었다.
"혜성아."
".........."
"신혜성."
"........."
"나, 네가 정말 좋다."
혜성의 표정이 상기되었다. 잘 못 들은 듯 버릇처럼 이마를 매만지다가 고갤 돌렸다.
민우가 엷게 미소지었다. 그 믿기 힘든 미소에, 혜성은 지금까지 겪었던 아픔들이
모조리 사그라진 것처럼 느꼈다. 혜성이 눈에 눈물을 머금고 환하게 웃었다.
민우가 소리쳤다.
"그래! 그렇게 웃는거야!" (....쓰고 보니 천국의 계단 표절;)
<1인칭 주인공 시점>
민우를 보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지만, 그의 엷게 뻗은 콧날과 깎아지른 듯한 턱선이
참으로 매력적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한 참 그를 보며 감탄하고 있었더니, 그가 얼핏 움직이려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쁜 녀석. 그는 또 나를 놀리려 하고 있을 것이다.
눈이 옆으로 길게 찢어져서 고양이처럼 매섭다느니, 입이 작아서 얌생이 같다느니,
그런 말들을 주절주절 늘어 놓다가, 결론적으로 한 마디 하겠지.
'너 정말 기지배같아!' 라고.
난 세상에서 그 말이 가장 싫다고 얘기해줬는데도 불구하고,
내 말은 콩나물 국에 말아 먹었는지 콩으로도 듣지 않는다. (흥.)
언젠가는 그런 일이 있었다. 저 녀석이 우리 집에 와서 밥을 얻어 먹은 적이 있는데,
울 엄마가 저 녀석에게 "민우는 참 남자답게 생겼네" 라고 말을 한거다.
밥을 다 먹고 나서 내 방으로 들어 왔더니 그가 다짜고짜 그런다.
"너네 어머니는 딸을 키우시는 기분일거야. 안 그래?"
나도 모르게 욱- 해서 "씨발!" 하고 소리쳤더니,
내 방으로 과일을 가져 오던 엄마가 그 소리에 놀란 것이다.
그래도 '착한 아들' 노릇을 톡톡히 해 내고 있었는데, 엄마는 당황하신 것 같았다.
"혜성이가 참 착하고, 좋은 친구예요."
나름대로 민우가 수습한다고 대충 지껄인 거 같은데, 귀 얇은 울엄만 날 보며
"그럼 우리 혜성이가 착하고 예쁘지." 하며 나가셨다. 젠장.
"거봐, 너네 엄마도 인정하신 미모의 신혜성."
그 때 그가 했던 그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제길, 멀쩡히 달린 사내 새끼한테 예쁘다고 하다니.
떠오르던 지난 생각에 한숨을 푹 쉬는데, 갑자기 그가 날 돌아본거다.
깜짝 놀란 나는, 내가 했던 생각을 들킬까 싶어 얼른 고개를 돌려 버렸다.
그는 아마 모르고 있을 거다.
이렇게 내가 민우 녀석을 잔뜩 욕하고 있으면서도 항상 그의 옆에 있길 원하는 이유는,
..언제부턴가.....내가 그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란 걸.
하지만, 그는 그렇지 않겠지. 제길. 눈물이 다 날 지경이다.
"혜성아."
내 이름이 이렇게도 낭만적이었던가.
낮게 깔아진 그의 매력적인 보이스에 끌려 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
"신혜성."
"........."
"나, 네가 정말 좋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잘 못 들었을거야- 라고 생각하며 이마를 매만졌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천천히 고갤 돌렸다. 민우가 엷게 미소 짓고 있었다. 다시 한 번 가슴이 철렁.
지금까지 겪어왔던 아픔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눈 앞에 뿌옇게 흐려졌다. 제길.
마치 내가 여자이길 자초하는 것 같잖아. 그런데 아무래도 좋은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나도 모르게 지어진 미소에 그가 크게 소리쳤다.
"그래! 그렇게 웃는 거야!"
확실히 좀 다르죠?
정말 짧게 대강 쓰려고 했는데, ...역시 1인칭 주인공 시점은 감정이 격해져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상황을 서술하면서, 자신의 과거 얘기도 해 주고, 생각도 표현해주고..
좀 난해한 부분이 많아요.
설명과 대사를 적절히 조절하기도 힘이 들고...
정말로 왠만큼 쓰시는 분 아니고서는, 좀 어색한 면이 많이 묻어 날 수도 있죠.
같은 내용을 가지고 썼는데도 불구하고, 차이가 좀 나지 않습니까?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간단하게 표현해 낼 수 있는 것도
좀 길게.. 쓰게되고-_- 킁.
어쨌든 결론은 멋진 글 쓰셔용~_~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레베카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4.10.17 SinDy님 그것은 위에서 언급했어요. 전지적 작가 시점의 강점은 시점 혼용이 가능하다구요. 전지적 작가 시점을 기본으로 깔아두고 부분적으로 1인칭 주인공시점이나 3인칭 관찰자시점틱하게 넘어갈 수 있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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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동산먹고댄스 작성시간 04.10.17 저도 심히 공감하는 내용이에요. 진짜 1인칭 소설 쓰는 사람 너무 힘들다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쓰는 소설이 훨씬 쉽다는 것을 저도 느끼고 있는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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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Performance 작성시간 04.10.18 저도 공감하는 내용이에요. 제가 팬픽을 쓴지 꽤 된것 같은데, 1인칭은 주인공이 다른 사람 속사정까지 알지 못하니 너무 힘들어요. 전지적 작가 시점이 오히려 더 쉽죠. 정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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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히데 작성시간 04.10.19 우와 ;ㅁ; 대단하세요 .. 정말 공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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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필교뽀렙 작성시간 04.12.29 저도 공감해요, 1인칭 처음에는 쉽게 봤는 데 그게 아니더군요.그래서 쓰다가 포기했죠,,, 지금 전지적작가시점으로 연습장에 끄적거리는 중이에요,, 초보에게는 전지적작가시점이 제일 편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