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타파
선은 부처를 아는 것과는 무관하며
당장 부처가 되는 데에 있다
부처에 대한 알음알이는 개념이며
개념은 흐르는 물을 찍은 사진과 같다
이 순간 흐르는 물이 살아있다면
사진에 찍힌 물은 그림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부처’를 개념으로 아는 것은 그림자이며
‘부처’하는 지금 여기는 더함도 부족함도 없다
결국 뜻이 발현되지 않은 ‘부처’가 바로 이것이며
‘바람’이 이것이며, ‘낙엽’이 이것이다
어떤 것에 대한 알음알이에서
온갖 만 가지 분별이 나온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분별은
‘나’라고 하는 알음알이이다
‘나’라고 하는 한 물건이 있으므로
몸, 의식, 자아, 타아, 이, 기, 행, 불행, 소유, 버림 등이 있게 된다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은 모두 거울에 비치는 영상이며
모든 영상은 순간마다 변화하는지라 그 실체가 없다
단 하나의 허공 같은 거울의 성품에서
모든 영상이 생성 소멸한다
한 물건에라도 집착하면 중생이며
한 물건에도 속지 않는 허공에 계합하면 부처다
욕망의 불길에 휩싸여 공부에 장애가 된다는 것도
안다고 하는 소지장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소지장이 소멸되면
번뇌장도 사라진다
은산철벽에 바늘구멍이라도 뚫려 있으면 소지장이며
‘은산철벽’ 하는 이것에 캄캄해야 문득 이것에 통한다
캄캄한 것은 무엇인가?
산비둘기가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갈매기가 산에서 금을 캔다
이 말 끝에 누군가 묻는다
버리라는 의미이군요?
어려운 이치이군요?
도덕을 말하는군요?
나를 위하고 세상을 위한다는 색도
나를 버리고 세상을 버린다는 공도 없는
단지 이것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부처는 토끼의 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