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法華經 독송>>
__법화경 제 3 비유품__
법우님들 안녕하십니까!
에스아이 코리아에선 현재 법화경을 독송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올렸던 공지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린포체께서는 늘 경전 독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또한 올 3월 인도에서의 법화경 법문에서 종사르 켄체 린포체는 "법화경의 핵심 메시지는 불성이 일체중생에 내재되어 있으며 모두 성불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입니다.법화경은 동 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의 절정이라고 여겨지는, 가장 영향력 있는 대승 경전 중 하나입니다.
법화경에 부처님은 많은 이야기와 우화를 통해 궁극적인 실상의 본성을 설하십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되도록이면 경전을 구입하셔서 독송하면 더욱 좋겠지만, 바쁜 일상으로 따로 법화경을 독송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에스아이 코리아에서 법화경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독송하실 때 소리를 내어 독송하거나 사경을 하셔도 좋습니다. 관심있는 여러분들의 많은 동참 바랍니다.
<<법화경法華經 >>
후진(後秦) 구자국(龜玆國) 삼장법사(三藏法師)
구마라집(鳩摩羅什) 한역
이운허 번역
3. 비유품(譬喩品)
그 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다시 의심이 없어 부처님 앞에서 친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받았거니와, 여기 마음이 자재한 1천2백 사람들이 옛날 배우는 자리에 있을 적에 부처님께서 항상 교화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나의 법은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능히 여의고 필경에는 열반에 드느니라' 하시매, 배우는 이와 다 배운 이들도 각각 나[我]라는 소견과 있다, 없다 하는 소견 따위를 없애고 스스로 열반을 얻었다고 생각하더니, 지금 세존 앞에서 전에 듣지 못하던 법을 듣고는 모두 의혹에 빠져 있습니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사부대중을 위하여 그 인연을 말씀하여 의심을 풀도록 하옵소서."
그 때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먼저 말하지 않았느냐. 여러 부처님 세존께서 가지가지의 인연과 비유와 이야기와 방편으로 설하시는 것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는 것이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이와 같이 말한 것은 모두 보살을 위하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사리불아, 내 이제 다시 비유를 들어 이 뜻을 분명하게 말하리니, 지혜 있는 사람들은 이 비유로써 이해할 수 있느니라.
사리불아, 옛날 옛적에 어느 나라의 한 마을에 큰 장자(長者)13)가 살았느니라. 나이는 매우 늙었으나 재산이 한량없었으며, 전답과 가옥 그리고 하인들도 대단히 많았느니라. 그런데 그의 집은 매우 크고 넓었으나 대문은 꼭 하나뿐이었고, 그 안에 1백 명, 2백 명 내지 5백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느니라.
13) 부자, 부호라는 뜻이다.
그 집은 모두 낡아서 벽과 담은 무너졌고, 기둥 뿌리는 썩었으며, 대들보는 기울어져 위태롭게 생겼는데, 갑자기 사방에서 불이 나 한창 타고 있었느니라. 그 때 그 집 안에는 10명, 12명, 혹은 30명이나 되는 장자의 여러 아들들이 있었고, 장자는 사면에서 큰 불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는 크게 놀라 이렇게 생각하였느니라.
'나는 비록 이 불난 집에서 무사히 나왔지만, 여러 아이들이 이 불타는 집에서 장난하고 노느라고,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고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불이 곧 몸에 닿아서 그 고통을 한없이 받으련만, 걱정하는 마음도 없고 나오려는 생각도 못하는구나.'
사리불아, 장자는 또 생각하였느니라.
'나는 기운이 세니 옷 담는 상자나 책궤 따위에 담아 들고 나오리라'
그리고는 다시 생각하였느니라.
'이 집의 문은 단 하나뿐으로 매우 좁아서 소견 없고 장난을 좋아하는 어린 것들이 혹 땅에 넘어져 불에 타지나 않을까? 그러므로 내가 그 어린것들한테 이 집이 한창 불에 타고 있어 무섭다는 말을 일러 주고, 지금 빨리 뛰어나오지 아니하면 불에 타서 죽는다고 하리라.'
이와 같이 생각한 장자는 그 여러 자식들한테 빨리 나오라고 소리쳤다. 아버지는 애가 타서 좋은 말로 타이르고 달랬지만, 그 어린 자식들은 장난에만 정신이 팔려서 믿지도 않고 놀라지도 아니하고 두려워하지도 아니하여 나오려는 마음이 전연 없었으며, 또 불이 어떤 것이며 집은 어떤 것이며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어 가는지도 모르고 다만 동서로 내달리고 놀면서 아버지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느니라.
그 때 장자는 또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이 집은 벌써 맹렬한 불길에 싸여 타고 있으니, 저 자식들이 지금 나오지 아니하면 반드시 불에 타게 되리라. 내 이제 방편과 수단으로 자식들로 하여금 이 화재를 면하게 하리라.'
그 아버지는 여러 자식들이 장난감을 좋아하는 줄을 미리 잘 알았기 때문에 가지가지 기이한 장난감을 보면 반드시 좋아하리라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말하였느니라.
'너희들이 좋아하고 갖고 싶은, 희유하고 얻기 어려운 장난감이 있는데, 지금 너희들이 가지지 아니하면 이 뒤에 반드시 후회하리라. 여러 가지 양이 끄는 수레[羊車], 사슴이 끄는 수레[鹿車], 소가 끄는 수레[牛車]들이 지금 대문 밖에 있으니, 너희들이 이 불타는 집에서 빨리 나와 가져라. 너희들이 달라는 대로 나누어 주겠노라.'
그 때 여러 자식들은 아버지가 말하는 장난감이 마음에 들었으므로 좋아하며 서로 밀치면서 그 불 붙은 집에서 뛰쳐나왔느니라. 그 때 장자는 여러 자식들이 불타는 집에서 탈 없이 나와 한데 사거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다시 꺼리는 마음이 없이 흐뭇하여 기쁨을 억제할 수 없었느니라.
그 때 여러 자식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느니라.
'아버지께서 주신다던 양이 끄는 수레, 사슴이 끄는 수레, 소가 끄는 수레의 장난감을 지금 주십시오.'
사리불아, 그 때 장자는 여러 아들들에게 평등하게 큰 수레를 나누어 주었으니, 그 수레는 크고 높아 여러 가지 보배로 장식되었으며, 주위에는 난간을 두르고 사면으로 풍경을 달았고, 그 위에는 휘장을 쳤는데, 모두 보배로 꾸몄고, 보배로 된 줄을 얽어 드리웠고, 화려한 영락을 드리웠으며, 부드러운 자리를 겹겹으로 깔고, 붉고 아름다운 베개를 안치했으며, 흰 소가 메게 했으니, 빛깔이 깨끗하고 몸이 충실하며 큰 힘이 있어 걸음이 평탄하고 바람같이 빨랐으며, 여러 시종들이 호위하였느니라. 왜냐 하면 이 장자의 재물은 한량이 없어 창고마다 가득 찼으므로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나의 재산이 한량없으니, 변변치 못한 조그만 수레를 아들에게 줄 것이 아니라, 이 어린것들이 다 나의 자식인지라 사랑에 치우침 없이, 이와 같이 7보로 꾸민 많은 수레를 평등한 마음으로 골고루 나누어 주리니, 여기에 차별이 있어서는 아니 되리라. 왜냐 하면 나는 이런 것으로 온 나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도 모자라지 아니할 것이거늘, 하물며 나의 아들들이겠는가?'
이 때 아들들은 각각 큰 수레를 타고, 처음 보는 좋은 일을 얻었으니, 본래 바라던 것만이 아니었느니라.
사리불아,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이 장자가 아들들에게 보배로 된 큰 수레를 평등하게 나누어 준 것이 허망하다고 하겠느냐?"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장자가 자기의 자식들로 하여금 불타는 집에서 벗어나 그 생명을 보전시킨 것만도 허망한 것이 아니오니, 왜냐 하면 만일 목숨만 보전하면 이미 장난감을 얻은 것이 되옵거늘, 하물며 방편으로 불타는 집에서 벗어나게 하여 구제함이오리까? 세존이시여, 이 장자가 비록 조그만 수레 하나를 주지 않는다 할지라도 허망한 것이 아니오니, 왜냐 하면 이 장자가 앞에서 생각하기를, '내가 방편을 써서 자식들로 하여금 나오게 하리라' 하였으니, 이런 인연으로 허망함이 없습니다. 하물며 장자가 자기의 재물이 한량없음을 알고, 자식들을 이익케 하려고 큰 수레를 나누어 줌이오리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바로 네 말과 같으니라. 사리불아, 여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일체 세간의 아버지가 되느니라. 여러 가지 두려움과 쇠함과 고뇌와 근심과 무명과 어둠이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으며, 한량없는 지견과 힘과 두려움 없음을 성취하였고, 큰 신통력과 큰 지혜력이 있으며, 방편과 지혜의 바라밀다를 갖추어 대자대비에 항상 게으름이 없으며, 항상 선한 일로 일체를 이익케 하려 하느니라.
그러므로 삼계(三界)라는 썩고 낡은 집의 불타는 속에서 태어나서 중생들을, 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며, 근심하고 슬퍼하며 고통하고 고뇌하며 어리석고 아둔한 3독(毒)14)의 불에서 제도하려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교화로 얻게 하느니라. 여러 중생들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며,
14) 탐욕(貪欲)·진에(瞋恚)·우치(愚痴)의 세 가지 번뇌를 말한다. 탐심과 성냄과 어리석음 세 가지가 사람을 해침이 마치 독사나 독충과 같으므로 이와 같이 말한다.
근심과 슬픔과 고통과 고뇌 속에서 시달리는 것을 보며, 또한 5욕(欲)과 재물을 위하여 가지가지 고통을 받으며, 또 탐하고 구하느라 현세에서 많은 고통을 받다가, 후세에는 다시 지옥·축생·아귀의 고통을 받으며, 만일 천상이나 인간에 태어난다 하더라도, 빈궁하고 곤란하여 많은 고생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괴로움과 원수를 만나는 괴로움, 이러한 가지가지 고통 속에 중생이 빠져 있으면서도, 즐거워하고 유희하느라고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하며 놀라거나 두려워하지도 아니하며, 싫증을 내지도 않고 해탈을 구하려 하지도 아니하며, 삼계의 불타는 집[火宅]에서 동서로 뛰어다니느라 큰 고통을 당하면서도 걱정할 줄 모르는구나.
사리불아, 부처님께서 이런 것을 보고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셨느니라.
'내가 중생의 아버지가 되었으니 마땅히 이러한 고통에서 건져 내어 한량없고 가없는 부처님 지혜의 낙을 주어 그들로 하여금 즐겁게 하리라.'
사리불아, 여래께서는 또 이런 생각을 하셨느니라.
'만일 내가 신통한 힘과 지혜의 힘만으로써 방편을 버리고, 중생들에게 여래의 지견과 힘과 두려움 없는 것만 찬탄하면 중생들이 이것만으로는 제도를 얻지 못하리라. 왜냐 하면 이 중생들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고통받고 고뇌하는 시달림을 면하지 못하고, 삼계라는 불타는 집에서 타고 있으니, 어떻게 능히 부처님의 지혜를 이해하리오.'
사리불아, 마치 저 장자가 몸과 팔에 기운은 있으나 쓰지 않고, 은근하게 방편으로 여러 자식들에게, 불타는 집에서 화재의 난을 면케 하는 보배로 된 큰 수레를 주듯이,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비록 힘과 두려움 없음이 있지만, 쓰지 아니하시고, 다만 지혜와 방편으로써 삼계의 불타는 집에서 중생들을 제도하시려고, 3승인 성문·벽지불·불승을 설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느니라.
'너희들은 삼계의 불타는 집에 있기를 좋아하지 말며, 누추한 빛[色]·소리[聲]·냄새[香]·맛[味]·촉감[觸]을 탐내지 말라. 만일 탐내고 애착하면 곧 불에 타게 되느니라. 너희들이 삼계에서 빨리 나오면 마땅히 성문이나 벽지불 또는 불승을 얻으리라.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이 일을 보증하노니, 허망하지 아니하리라. 너희들은 다만 부지런히 정진하라. 여래는 이러한 방편으로써 중생들을 권유하여 인도하리라.'
그리고는 다시 이런 말씀을 하셨느니라.
'너희들은 반드시 알라. 이 3승법은 다 이 성인이 칭찬하는 바이며, 자재하여 얽매임이 없고 의지하거나 구할 것이 없으니, 이 3승을 타기만 하면 번뇌가 없는 근기·힘·깨달음·도·선정·해탈·삼매 등으로 스스로 즐길 것이며, 한량없는 안온과 쾌락을 얻게 되리라.'
사리불아, 만일 어떤 중생이 안으로 지혜가 있으며, 부처님 세존을 따라 법을 듣고 믿으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삼계에서 빨리 뛰어나오려고 열반을 구하면, 이런 이는 성문승이라 이름하나니, 저 아들 가운데서 양의 수레를 구하려고 불타는 집에서 나온 이와 같으니라.
만일 또 어떤 중생이 부처님 세존을 따라 법을 듣고 믿으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자연의 지혜를 구하며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고요한 데를 즐기며, 모든 법의 인연을 깊이 알면 이런 이는 벽지불이라 이름하나니, 저 아들 가운데서 사슴의 수레를 구하려고 불타는 집에서 나온 이와 같으니라.
만일 또 어떤 중생이 부처님 세존을 따라 법을 듣고 믿으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일체지(一切智)15)와 불지(佛智)16)와 자연지(自然智)17)와 무사지(無師智)18)와 여래의 지견과 두려움 없음을 구하며, 한량없는 중생들을 가엾게 생각하여 안락하게 하며, 천상·인간을 이익되게 하려고 모든 이를 제도하여 해탈시키려고 하면, 이런 이는 대승보살이라 이름하며, 이런 승(乘)을 구하므로 마하살이라 하나니, 저 아들 가운데서 소의 수레를 구하려고 불타는 집에서 나온 이와 같으니라.
15) 온갖 것을 다 아는 지혜이다.
16) 부처님의 지혜, 우주의 진리를 깨달은 성스러운 지혜이다.
17) 인위적인 노력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존재하는 부처님의 깨달음의 지혜이다.
18) 스승 없이 혼자서 얻은 지혜, 곧 부처님의 지혜이다.
사리불아, 저 장자가 자기 자식들이 불타는 집에서 무사히 나와 두려움 없는 곳에 이른 줄을 알고는, 자기의 재물이 한량없는 것을 생각하고 큰 수레를 여러 자식들에게 평등하게 나누어 준 것과 같이, 여래도 그러하여 온갖 중생의 아버지가 되었으므로, 한량없는 억천의 중생이 부처님 법문으로써 삼계의 괴롭고 두려우며 험한 곳에서 나와 열반의 즐거움을 얻은 것을 보고는, 여래가 그 때 생각하기를, '내게는 한량없고 가없는 지혜와 힘과 두려움 없는 것 등의 여러 부처님의 법장(法藏)19)이 있으며, 이 중생들은 모두 나의 자식들이니 평등하게 대승을 줄 것이요,
한 사람이라도 홀로 멸도를 얻게 할 것이 아니며 모두 여래의 멸도로써 열반하게 하리라' 하고, 삼계를 벗어난 모든 중생들에게 다 부처의 선정과 해탈의 오락 기구를 주었으니, 모두 한 모양과 한 종류로서 성인들께서 칭찬하시는 바이니, 능히 깨끗하고 묘하고 제일가는 즐거움을 내느니라.
사리불아, 저 장자가 처음에는 세 가지 수레로 여러 자식들을 끌어낸 뒤에 보배로 장엄한 제일 편안한 큰 수레를 주었지만, 장자에게는 허망한 허물이 없는 것과 같이 여래도 그러하여 허망함이 없나니, 처음에는 3승을 말하여 중생들을 인도한 뒤에, 다만 대승으로 제도하여 해탈케 하느니라. 왜냐 하면 여래는 한량없는 지혜와 힘과 두려움이 없는 법장이 있어서 온갖 중생에게 대승의 법을 주건만 능히 그것을 받지 못하느니라.
사리불아, 이런 인연으로 부처님들은 방편으로써 1불승에서 분별하여 3승을 말하는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어떤 장자
크나큰 집 지녔으나
그 집 오래되어
퇴락하고 낡았으며
당사(堂舍) 아주 위태롭고
기둥 뿌리 썩어 들고
대들보는 기울어져
축대마저 무너지니
19) 제1권 주 77) 참조.
담과 벽이 헐리고
발랐던 흙 떨어지고
지붕도 썩어 내리며
서까래도 부서지고
막혀 버린 골목에는
오물만이 가득하고
그 가운데 5백 식구
우글우글 살더라.
소리개·올빼미·부엉이·독수리
까마귀·까치·비둘기와 뻐꾸기며
독사·뱀·살무사·전갈
지네들과 그리마들
도마뱀과 노래기들
족제비·살쾡이·온갖 쥐와
이런 따위 나쁜 벌레
서로서로 기고 뛰며
똥오줌 냄새 나는 곳
더러운 것 가득한데
말똥구리 벌레들
날아들어 위를 덮고
여우·이리·야간(野干)20)들이
20) 승냥이. 여우와 비슷하나 여우보다 작다.
죽은 것을 서로 물고
뜯으며 찢어 널어
살과 뼈가 낭자하며
배 주린 뭇 개들이
몰려와서 끌고 당겨
굶주리고 두려워하며
이리저리 먹을 것 찾아다니며
서로 다퉈 끄달리고
으르렁 짖어대며
그 집안의 무서움이
이와 같이 험하구나.
여기저기 간 데마다
도깨비나 망량 귀신
야차와 아귀들이
사람 고기 씹어 먹고
악독한 뭇 벌레들
사나운 짐승들이
새끼쳐 젖먹이고
제각기 기르거든
야차들이 달려와서
잡아먹고 배부르면
악한 마음 치성하여
무서웁게 악을 쓰며
구반다(鳩槃多)21)의 귀신들이
21) 범어 kumbhna의 음사. 증장천왕(增長天王) 밑에 있는 귀신으로 사람의 정기(精氣)를 먹는다고 한다.
흙더미에 걸터앉아
어떤 때는 땅 위로
한자 두자 솟아 뛰고
이리저리 뒹굴면서
제멋대로 장난하고
개다리 붙들어서
소리를 못 지르고
다리로 목을 눌러
개를 놀려 좋아하고
또다시 여러 귀신
그 키가 장대하여
검고 야위어 벗은 몸이
그 가운데 항상 있어
사납게 악을 쓰며
먹을 것을 서로 찾네.
또다시 어떤 귀신
목구멍이 바늘구멍
어떤 귀신들은
머리가 소대가리
사람·개 잡아먹고
머리 몰골 흉악하며
기갈에 시달려서
울부짖고 내달리네.
야차와 아귀들과
사나운 새 짐승들
배고프고 굶주려서
창 틈으로 살펴보니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무서움이 한이 없네.
이렇게 낡은 집이
한 사람에 속했더니
그 사람 집 나온 지
오래지 않았을 적
그 뒤에 그 집에서
홀연히 불 일어나
사면으로 한꺼번에
불길이 충천하여
대들보 서까래 기둥이
튀는 소리 진동하며
꺾이고 부서지고
담과 벽이 무너지니
온갖 귀신들은
소리소리 울부짖고
부엉이 독수리나
구반다 귀신들은
얼떨떨 황급하여
나올 줄을 모르더라.
악한 짐승 독한 벌레
구멍 찾아 숨어들고
비사사(毗舍闍)22) 귀신들도
그 가운데 머물더니
22) 범어 picaka의 음사. 시체 고기를 먹는 악귀이다.
복덕 없는 연고로
불길에 쫓기면서
서로 다퉈 해치어
피 마시고 살을 먹고
여우의 무리들은
벌써 모두 죽었거든
크고 악한 짐승들이
몰려와서 씹어 먹고
구린 연기 자욱하여
사면에 가득하네.
지네와 그리마
독사의 뭇 것들이
불에 데고 뜨거워서
구멍에서 나올 적에
구반다 귀신들이
날름날름 주워 먹고
또 모든 귀신들은
머리마다 불이 붙고
배고프고 뜨거워서
황급하게 달아나니
그 집이 이와 같이
지독하게 무서우며
독한 피해 화재까지
그 재난 적지 않네.
이 때에 집 주인은
대문 밖에 서 있더니
당신의 여러 자식
장난을 아주 즐겨
이 집 안에 들어갔고
어린것들 소견 없어
노는 데만 팔려 있소.
어떤 이가 전해 주니
장자는 이 말 듣고
불타는 집 뛰어들어
방편으로 구제하여
불타 죽게 안 하려고
여러 자식 타이르며
많은 환난 설명하되
악한 귀신, 독한 벌레
화재까지 일었으니
뭇 고통 점차로
끊임없이 상속하고
살무사와 독사·전갈
여러 가지 야차들과
구반다 귀신이며
여우와 개의 무리
부엉이·독수리·소리개·올빼미
노래기 따위들이
배고프고 목이 말라
이런 고통 난리 속에
큰 불까지 일어났네.
여러 자식 무지하여
아버지 말 건성 듣고
노는 데만 정신 팔려
희롱을 일삼으니
이 때에 그 장자는
이런 생각 다시 하되
자식들 이 같으니
내 더욱 걱정이라.
지금 이 집에는
기쁨 하나 없건마는
여러 자식들
노는 데만 빠져 있어
내 말을 안 들으니
장차 불에 타리로다.
그 때 문득 생각하고
방편을 베풀어서
자식들에게 하는 말이
내게는 가지가지
놀기 좋은 장난감에
보배 수레 있나니,
양 수레·사슴 수레
큰 소가 끄는 수레들이
문 밖에 놓여 있다.
너희들은 나오너라.
내가 너희 위하여
이런 수레 만들었으니
너희들 마음대로
타고 끌고 놀아 보라.
이런 수레 있단 말을
그 자식들 듣고서는
앞뒤를 다투면서
밀치고 뛰쳐나와
그 무서운 화재를
무사하게 면하였네.
장자는 자식들이
불타던 집 빠져나와
사거리에 앉은 것을
사자좌(師子座)23)에서 굽어보고
스스로 흐뭇하여
23) 부처님께서 앉으시는 자리를 말한다.
내 이제 즐겁도다.
이 여러 자식들은
기르기도 어려우니
어린 것들 무지하여
위험한 집에 들어 있어
독한 짐승 득실득실
도깨비도 무서운데,
맹렬하게 쫓는 불길
사방에서 타건마는
철 모르는 자식들이
놀기에만 팔린 것을
내가 이미 구하여서
재난에서 벗어나니
그러므로 사람들아,
내 마음이 즐거워라.
그 때에 여러 자식
편안하게 앉아 있는
아버지께 나아가서
바라보고 하는 말이
세 가지 보배 수레
우리에게 주옵소서.
조금 전에 하신 말씀
너희들이 나온다면
세 가지의 수레를
주신다고 하셨으니
지금 바로 그 때이라.
나누어 주옵소서.
큰 부자인 장자는
그 많은 창고마다
금·은·유리이며
차거와 마노들과
여러 가지 보배로써
큰 수레를 만드는데
훌륭하게 장식하고
난간을 둘렀으며
사면에 풍경 달고
황금줄을 늘였으며
진주로 만든 그물
장막처럼 위를 덮고
금빛 꽃과 여러 영락
곳곳마다 드리우고
갖가지 채색으로
그림 그려 둘렀네.
부드러운 비단으로
앉을 자리 만들고
천냥 억냥 값나가는
훌륭하고 묘한 천,
희고 깨끗한 것으로
그 위를 덮었으며
몸매가 아름답고
살이 찌고 기운이 센
크고 흰 소에다
멍에 수레 메었으며
많고 많은 신하들이
모시고 호위하는
이러한 좋은 수레
자식한테 주었더니,
여러 자식 이 때에
즐거워 뛰놀면서
보배의 수레 타고
사방으로 다니면서
쾌락하게 노는 모양
자재하여 걸림 없네.
사리불에게 말하노니,
나도 또한 그와 같아
성인 중에 가장 높은
세간의 아버지라.
일체 중생들이
모두 나의 자식인데,
세상 욕락 깊이 들어
지혜로운 맘 하나 없고
삼계의 불안함이
불타는 집 같으며
여러 고통 가득하여
무서움이 한이 없고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근심 항상 있어
이러한 불길들이
치성하여 쉬잖는데
삼계의 불타는 집
여래는 일찍 떠나
고요한 데 있으면서
숲과 들에 편안하니
이 삼계 모두가
지금은 내 것이오.
그 가운데 있는 중생
다 나의 아들인데
여러 가지 환난들만
가득한 그 세상을
오직 나 아니면
구호할 이 없으리라.
타이르고 가르쳐도
믿지 않는 그 마음은
여러 가지 욕락에
탐착하기 때문이니
이러한 방편으로
3승법을 설한 것은
중생들로 하여금
삼계 고통 알게 하고
세간에서 벗어난 길을
연설하여 보임이라.
이 여러 자식들이
그 마음을 결정하면
3명[明]24)이나
6신통(神通)25) 구족하여
연각이나 불퇴하는
보살법을 얻으리라.
24) 세 가지 초인적인 능력으로, ① 숙명명(宿命明) : 과거세의 인연을 아는 것, ② 천안명(天眼明) : 미래세의 과보를 아는 것, ③ 누진명(漏盡明) : 번뇌를 끊어서 얻는 지혜를 말한다.
25) 불·보살의 여섯 가지 초인적 능력으로, ① 천안통(天眼通) : 내일을 환히 볼 수 있는 능력, ② 천이통(天耳通) : 모든 것을 다 들을 수 있는 능력, ③ 타심통(他心通) : 다른 사람의 마음을 환히 알 수 있는 능력, ④ 숙명통(宿命通) : 과거세의 일을 다 아는 능력, ⑤ 누진통(漏盡通) : 번뇌를 끊음이 자유자재한 능력, ⑥ 신족통(神足通) :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사리불아,
나는 중생 위하여서
이러한 비유들로
1불승을 말하노니
이제 너희들이 이 말을
믿고 수행하면
오는 세상 누구든지
불도 이루리라.
이 승(乘)은 미묘하고
청정하기 제일이라,
모든 세간에서
위가 없이 높을새
부처님도 기뻐하며
중생들도 찬탄하고
공양하고 예배하며
한량없는 억천의
여러 힘과 해탈과
선정과 지혜들과
여러 가지 불법으로
이런 법을 얻으면
자식들로 하여금
밤과 낮의 오랜 세월
유희토록 하여 주며
그리고 여러 보살들
성문의 대중들이
이 수레를 타기만 하면
도량에 곧 이르리라.
이와 같은 인연으로
시방에 구하여도
다른 승은 없나니
부처의 방편일세.
사리불에게 말하노니
너희들은 모두 다
나의 아들이요,
나는 너희들의 아버지라.
너희들 오랜 겁을 두고
많은 고통에 타거늘
내가 모두 제도하여
삼계를 벗어나게 하리라.
내가 앞서 말하기를
네가 멸도했다고 하였으나
다만 생사 끝났을 뿐
참 멸도가 아니니라.
마땅히 네 할 일은
부처의 지혜리니
만일 어떤 보살들이
이 대중 가운데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 법 듣는다면
불세존이
비록 방편 썼지마는
교화되는 중생들은
모두 다 보살이라.
어떤 사람 지혜 작아
애욕에 집착하면
이런 사람 위하여서
고제(苦諦)26)를 말하거늘
중생들은 모두 기뻐
미증유를 얻나니
부처 말한 괴로움이란
진실하여 틀림없다.
만일 또 어떤 중생
괴로움의 근본 모르고서
고의 원인 집착하여
잠시도 못 버릴새.
이런 사람 위하여서
방편의 도 말하며
모든 고통 원인은
탐욕이 근본이라
만일 탐욕 멸하면
의지할 바 없으니
온갖 고통 멸하는 것
그 이름이 셋째 진리[第三諦]27)
멸제를 위하여서
도제(道諦)28) 수행하여
고의 속박 벗어나면
해탈 얻었다 하느니라.
26) 인생은 괴로움이라는 진리이다.
27) 4제(諦) 중 세 번째인 멸제(滅諦)를 가리킨다. 괴로움의 원인을 없애는 진리이다.
28)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닦는 진리이다.
이 사람 어찌하여
해탈을 얻었는가.
허망함 여읜 것이
해탈이라 하거니와
실지로는 일체 해탈
얻은 것이 아니므로
부처 하는 말
참 멸도가 못 된다고 하니
이 사람은 위없는 도
아직 얻지 못한 고로
멸도에 이르렀다고
생각하지 않노라.
나는 법의 왕이라,
모든 법에 자재하여
중생 안온시키려고
이 세상에 온 것이니
사리불아,
나의 이 법인(法印)29)은
세간 이익케 하려고
설하는 것이니라.
29) 진리의 도장, 부처님의 가르침의 징표를 말한다.
가는 곳 어디든지
함부로 선전 말고
만일 듣는 사람
기뻐 받아 지니면
이런 사람 바로 알라.
아비발치(阿跋致)30)니라.
이 경전 받아 지녀
믿는 이가 있으면
이 사람은 지난 세상
부처님을 찾아뵙고
공경하고 공양하며
이 법문 들었노라.
만일 어떤 사람
너의 말을 믿는다면
이가 곧 나를 보며
또한 너를 보고
비구승과 보살까지
본다고 말하나니
이러한 『법화경』은
깊은 지혜 위함이니
얕은 사람 들으면
미혹하여 모르나니
일체 성문이나
그리고 벽지불도
그 힘이 이 경전에
미칠 수가 없느니라.
30) 범어 avinivartanya의 음사. 불퇴전(不退轉)·불퇴위(不退位)라 한역한다. 보살이 성불할 것이 결정되어 물러남이 없는 단계이다.
사리불도
오히려 이 경에는
신심으로 들어가거늘
하물며 다른 성문이랴.
그 다른 성문들은
부처님 말 믿으므로
자신의 지혜가 아니니라.
또 사리불아,
교만하고 게으르거나
나[我]란 소견 가진 이에겐
이 경전 설하지 말고
앎이 얕은 범부들도
5욕에 깊이 묻혀
들어도 모르리니
그에게도 말을 말라.
믿지 않는 어떤 사람
이 경전을 훼방하면
일체 세간에서
부처 종자 끊음이니
혹은 얼굴 찌푸리며
의혹을 품으리니
너는 잘 들어라.
이런 사람 죄보를.
부처가 있거나
멸도한 후에라도
이런 경전 비방하고
경전 읽고 쓰는 이를
경멸하고 미워하며
원한까지 품으면
이 사람의 죄보도
네가 이제 들으리라.
그 사람은 죽은 뒤에
아비지옥 들어가서
1겁을 다 채우고
그리고 다시 나서
이렇게 나고 죽고
수없는 겁 지내리라.
지옥에서 다시 나와
여우나 개의 무리
축생으로 태어나서
그 형상이 수척하고
못 생기고 더러워
살 닿는 것 싫어하며
미움받고 천대받아
언제든지 배가 고파
앙상하게 말라붙고
살아서는 죽을 고생
죽어서는 자갈 무덤
부처 종자 끊은 고로
이런 죄보 받느니라.
만일 또 낙타로나
당나귀로 태어나면
무거운 짐 항상 싣고
채찍을 맞으면서
여물만 생각할 뿐
다른 것은 모르나니
이 경전 비방하면
이런 죄보 받느니라.
만일 여우로 생겨나면
온몸엔 옴과 버짐
한 눈까지 멀어서
마을에 들어가면
어린애들 매를 맞고
모든 고통 다 받다가
잘못하면 죽게 되고
만일 죽게 되면
구렁이 몸 다시 받아
징그럽게 큰 길이가
5백 유순이나 뻗어나고
귀 먹고 발이 없어
구물구물 기어가면
온갖 작은 벌레
비늘 밑을 빨아먹어
밤낮으로 받는 고통
쉴 사이가 없나니
이 경전 비방하면
이런 죄보 받느니라.
어쩌다가 사람 되면
모든 감관이 암둔하며
난쟁이·곰배팔이·절름발이
장님·귀머거리·곱사등이 되어
그 사람 말하는 것
듣는 사람 믿지 않고
입에서는 추한 냄새
귀신들이 따라붙고
빈궁하고 천박하여
사람들의 부림 받고
병이 많고 수척하여
의지할 데 전연 없고
다른 사람 친하려도
붙여 주는 사람 없고
어떤 소득 있더라도
금방 다시 잃어지며
만일 의사 되어
병 치료를 한다 해도
오히려 병만 더해
혹은 도리어 죽게 되며
자신이 병날 때는
구원해 줄 사람 없고
좋은 약을 먹더라도
병세 더욱 악화되며
다른 사람 반역죄나
강도질과 절도죄에
이유 없이 말려들어
애매하게 벌 받으니
이러한 죄인들은
영영 부처 못 보며
성인 중의 왕이신
부처님 교화해도
이러한 죄인들은
항상 난처(難處)31)에 나서
귀먹고 산란하여
법을 듣지 못하며
31) 불도를 수행하기 어려운 곳을 말한다.
항상 강변 모래처럼
무수한 오랜 세월
태어나도 불구되어
귀먹고 말 못하리.
지옥 중에 항상 있어
공원처럼 생각하고
악도를 드나들기
자기의 안방처럼
낙타·나귀·개·돼지
그런 것으로 태어남도
이 경전 비방한 탓
죄값이 이렇노라.
인간으로 태어나도
눈·귀 먹고 말 못하고
빈궁하고 못난 꼴로
수종다리 조갈증세
여러 가지 이런 병을
옷 삼아 입었으며
몸은 항상 추한 냄새
때가 많고 더러우며
나란 소견 집착하여
성내는 일 더욱 많고
음탕한 맘 치성하여
금수도 안 가리니
이 경을 비방하면
이런 죄보 받느니라.
사리불에게 고하노니
이 경 비방하는 이
그 죄보 말하려면
겁 다해도 말 못하리.
그러한 인연으로
너에게 말하노니
무식한 사람에겐
이 경을 설하지 말라.
만일 영리한 이
지혜가 아주 밝고
많이 듣고 잘 알며
부처님 도 구하거든
그런 이에게 설해 주며
어떤 사람 일찍이
백천억 부처님 뵙고
선한 근본 심었으며
신심이 견고커든
그런 이에게 설해 주며
어떤 사람 정진하여
자비로운 맘 닦으며
신명 아니 아끼거든
이 경 가히 설해 주며
만일 어떤 이가
한결같이 공경하며
어리석은 범부 여의고
산수간에 홀로 있거든
그런 이에게는 설해 주라.
또 사리불아,
만일 어떤 사람이
악지식(惡知識)을 버리고
선지식을 친근커든
그런 이에게 설해 주며
만일 어떤 불자
깨끗한 계율 가지되
밝은 구슬 같아
대승경을 구하는 이
그런 이에게 설해 주며
어떤 사람 성냄 없이
마음 곧고 부드러워
일체를 가엾게 여기고
여러 부처님 공양커든
그런 이에게 설해 주며
또 어떤 불자들이
여러 대중 가운데서
청정한 마음으로
가지가지 인연들과
비유와 언사들로
걸림없이 설법하면
그런 이에게 말해 주며
만일 어떤 비구
일체 지혜 위하여서
사방으로 법 구하여
합장하고 받들며
대승경을 즐겨 믿고
그 밖의 다른 경전
한 게송도 안 받으면
그와 같은 사람에겐
이 경을 설해 주며
뜻과 마음 견고하여
부처님 사리 구하며
이 경전을 구하여
정수리에 받들며
그 사람 다시는
다른 경전 구함 없고
외도(外道)32) 경전 안 보거든
이러한 사람에겐
이 경을 설해 주라.
사리불아, 말하노니
이러한 모양으로
불도를 구하는 이도
겁 다해도 끝이 없어
이와 같은 사람들은
능히 믿고 이해하리니
너는 반드시 그런 이에게
『묘법연화경』을 설해 주라.
32) 범어로는 trthaka. 인도에서 불교 외의 종교와 사상. 또는 그 무리들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