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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신간/회원 저서

하엘라 시인의 첫 시집 『어머니의 눈부신 바다』(詩와에세이, 2026)

작성자양문규|작성시간26.06.16|조회수34 목록 댓글 1

도서명_어머니의 눈부신 바다 지은이_하엘라 펴낸곳_시와에세이 펴낸날_2026. 5. 29

전체페이지_144쪽 ISBN 979-11-24212-10-3 03810/ 신국판변형(127×206)

문의_044-863-7652/010-5355-7565 값_ 13,000원

 

 

자연과 인간의 근원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시

 

 

하엘라 시인의 첫 시집 『어머니의 눈부신 바다』가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하엘라 시인의 시는 문명 이전의 세계를 향한 깊은 그리움에서 출발한다. 빠르게 소비되고 욕망이 앞서는 시대 속에서, 시인은 자연과 본질의 자리로 우리를 조용히 이끈다.

그리움은 이 시집의 가장 깊은 정서다. 근원적인 것들, 잃어버린 순수, 인간다움의 본래 자리로 향하려는 마음이 시편 곳곳에 스며 있다. 때로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신선’의 경지로 바라보며, 삶이 지녀야 할 방향을 은유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하엘라 시인의 시는 묻는다. 우리는 지금 어디를 향해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잃은 채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은 아닌가. 이번 시집은 본질을 잃어버린 시대, 자연과 인간의 근원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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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제1부

 

비가 하루 종일 어머니를 먹는다·11

간절한 외마디·12

어머니의 마지막 겨울·14

골목길의 몽상·16

냄새까지 아프다·18

피타고라스 정리·20

미드바르 광야·22

할머니의 바다·24

깊어지는 중이다·26

그리움의 방식·28

바다가 행불이다·30

어머니의 눈부신 바다·32

시집 한 권의 꿈·34

 

 

제2부

 

흔들리는 시간·37

그녀의 광기는 직관이다·38

소화기는 함부로 터지지·40

모항의 속살·42

독한 체취·44

결코 바다를 이길 수 없다·46

에팔피 처녀·48

텍스트를 열어 놓고 싶습니다·50

깊은 그늘이 된다·52

도형의 역할·54

미래도시에 와 있다·56

나는 네 번째 바다에 서 있다·58

활자를 더듬던 기울기·60

 

 

 

제3부

 

나침판 없이 찾아간 행성·65

검은 울음·66

가시 얼굴·68

죽음에서 탈락된 자·70

보석을 캐는 일·72

뻘에 묻힌 달·74

창꽃들의 아우성·76

다 신선이다·78

툭! 말씀 하나·80

무너지지 않는 연습·82

내 안의 거짓말·84

길을 잃으면 안 되잖아·86

 

 

제4부

 

탈출을 두리번거린다·91

그랜드 캐니언·92

멀티버스의 시간·94

안절부절이다·96

하얗게 지워진 시간·98

오늘 하루 그저 간다·100

울어 주는 것이 예의·102

송전탑에 생긴 모스 부호·104

알레그로의 시간·106

내 안에 오일펜스를 치는 날·108

촛불이 아픔을 밀어내고·110

목마른 철도·112

 

해설│송기한·115

시인의 말·143

 

 

시집 속의 시 몇 편

 

빗소리가

요란한 폰 울림 속으로

지워져 간다

 

어머니의 우산 아래서

커다란 눈물방울이

뚝뚝 지고 있다

 

꿈을 삭제한 하루

 

비가 하루 종일

어머니를 먹고 있다

―「비가 하루 종일 어머니를 먹는다」 전문

 

 

잠시 하얀 평면으로 켜켜이 누워 있다

 

쌀가루가 지천으로

만나가 되는 들판에서

잠시 높낮이를 지운 지평선이 하나가 되고

색이 빠져나간 빛의 마법

 

어머니는

대나무 소쿠리에

둥글게 말린 나일론 실타래를

풀었다 감기를 반복한다

 

쉐에 쉐에

품어대는 하얀 입김을 통과하면

조끼가 되고 쉐타로 변신하는

무늬로 황홀해진다

 

처마 끝 고드름을 깨물며

투명한 얼음 칼을 휘두르던

아이의 쉐타가 완성돼 간다

 

한쪽 소매가

바람 타고 헐렁해져도 좋다

어머니의 시간이 밝히던 손등

힘줄이 부르트도록 애쓴 노고

 

문틈을 비집고 들어오던

가난한 한줄기 빛이

어머니의 마지막 겨울이었다

―「어머니의 마지막 겨울」 전문

 

세일러 카라 속에 부푼 꿈이 숨겨져 있다

 

장미 넝쿨이 지저귀는 교정

국문학 교수가 되는 꿈

 

내 이름으로

따끈한 시집 한 권 내고 싶은 꿈

 

그 욕망이 조금씩 사다리를 높이고

오르는 것이 가벼워질 수 있을까

 

창문에 달라붙은 서리까지

흰 장미꽃으로 피워내고 싶은 상상력

 

다독이고 뱉어내고 끌어 올리는

긴 시간의 울타리 앞에

 

오늘도 서성이는 중이다

―「시집 한 권의 꿈」 전문

 

 

바다로 쏟아지는 아카시아 향이

어머니 향기 같다

 

서늘한 해가 헤어진 어머니의

무릎을 감싼다

그 위로 따뜻한 온기가 붉게 번지고

씹다 뱉은 봉숭아 잎처럼

어머니는 혼자 환하다

 

남녘 머시매 손을 잡은 청푸른 날이

어머니에겐 설레는 봄이었다

북녘에서 고향까지 데리고 온 아낙

 

숟가락 냄비 하나 피난민 발길에 섞여

가슴 졸이며 내디딘 땅

시커먼 수평선이 지평선 되고

지평선이 돛이 되는 시절

드렁칡에 짓눌린

핏줄을 휘감는 고통에도

자식을 품은 눈감은 바다가 전부였다

 

기어이 천둥 같은 상엿소리가 되어

떠나시는 어머니

 

밤낮으로 손발이 오가던

누에고치의 삶

그날의 번데기는

나비가 되어 날아갔을까

어머니의 눈부신 바다

지금은 환하게 햇빛을 감고 계시겠지

 

무섭게 곪다 동강난 약지손가락이라도 그립다

―「어머니의 눈부신 바다」 전문

 

 

시인의 말

 

창문에 달라붙은 서러운 서리까지

흰 장미꽃으로 피위내고 싶은 상상력

다독이고 뱉어내고 끌어올리는

긴 시간의 울타리 앞에

오늘도 긴 시간을 서성이는 중이다

어린 날 감꽃이 지천에 날리는 날

꽃다발을 꿰듯 첫 시집을 엮고 싶었다

가슴에 숨겨 놓은 것들 찾아내 다 들키면

가는 길이 가벼워질 수 있을까,

 

2026년 초여름

하엘라

 

4(약평)

 

하엘라 시인은 ‘긴’ 시간 속에 숨겨 놓은 것들, 어린 시절의 꿈이나 어머니, 바다, 그리고 메타버스의 우주에서 서성인다. 그 시간 속 골목길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간절한 외마디”를 몽환으로 들으며 “야윈 고양이를 키”우고, 서성이는 골목길에서 만난 그리운 것들에서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시를 만난다. 그에게 시는 긴 시간 속에 숨겨 놓은 것들을 “흰 장미꽃으로 피워내”는 일이며,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가는 매개이다. 그만큼 그의 시는 메타포를 통한 승화, 곧 치유이며, 과정이다. 따라서 “설익은 청포도 젖 몽아리 닮은/아이의 꿈이 종탑에 걸린다” 같은 표현이 도처에 보인다._전기철(시인)

 

하엘라 시인은 문명 이전의 세계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끊임없이 펼쳐 보이고, 또 그러한 삶의 조건을 완벽히 갖춘 사람들을 ‘신선’의 지위에까지 올려놓기도 한다. 자연이야말로 인간이 갖출 수 있는 삶의 절대 요건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 입은 “블루색도 결코 바다를 이길 수 없다”라는 상상력도 그 연장선에 놓여 있는 경우이다. 하엘라 시인이 묘파하는 현실 인식은 분명하다. 욕망에 물든 사회가 만든 부조리한 것들이 어떤 것인지를 잘 이해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리고 이를 초월할 수 있는 매개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도 비교적 뚜렷이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욕망에 대한 절제가 바로 그러하다. 근원이나 본질적인 것들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가 시인이 추구하는 서정의 본령인 것도 이 욕망의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_송기한(문학평론가·대전대학교 교수)

 

 

하엘라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2026년 『시에』로 등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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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양문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6 하엘라 시인의 첫 시집 『어머니의 눈부신 바다』가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큰 관심과 사랑(지금 교보문고, 알라딘 등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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