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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수상 창고

1학년 4반 학부모님께

작성자최창의|작성시간03.01.06|조회수45 목록 댓글 0
1학년 4반 학부모님께

학부모님, 그 동안 안녕하셨는지요? 학교 뒤뜰 풀꽃마당에는 새싹들이 쏘옥 고개를 내밀
고 돋아납니다.
다가온 새 봄과 함께 1학년 4반 어린이들을 맡게 된 교사 최창의입니다. 지난해에는 2학
년을 가르쳤고 성신학교에는 올해로 4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우리 1학년 4반 아이들을 만난 지 일주일째 접어들어 갑니다. 1학년 아이들을 맡으니 어
떠냐고 주변에서 자꾸 묻습니다. 지금은 참 좋습니다. 아이들이 눈망울을 반짝거리며 '잘 해
보겠다!'고 나서는 마음과 몸짓을 보노라면 절로 힘이 솟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더 잘 해야
지!' 다짐하며 지금 첫마음을 끝까지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올해 우리 사랑스런 1학년 4반 아이들과 교실살이를 이렇게 꾸려가고 싶습니다.
먼저 밑뿌리가 튼튼한 아이들로 자라게 하고 싶습니다. 생활과 학습의 기본 교육을 충실
히 해보겠다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고 요구하지 않으려 합니다. 하나를 알더라
도 제대로 환하게 알고 몸에 익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공부도 생활 지도도
조금씩 천천히 해야겠지요.
두 번째는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교실로 가꾸고 싶습니다. 남을 짓밟고 누르면서 앞
서가는 어린이를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모르는 것은 일러 주고 어려운 일은 힘을 모아 하
는 어린이를 칭찬하고 그런 활동을 북돋우고 싶습니다. 이런 일은 말로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니겠지요. 선생인 제가 넉넉한 가슴으로 아이들을 골고루 사랑하고 아이들마다 가진 재능
을 찾아 키워줄 때 가능한 일이지요.
세 번째는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 알아가고 찾아가는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답
을 일러 주기보다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겠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많이 이
끌어내고 생각을 다양하게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학부모님, 아이들과 살아가는 일이 행복하기도 하지만 그리 만만하고 간단하지도 않습니
다. 누가 그러더군요. 아이들 한 명 한 명은 참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떼거리로 몰려들면 겁
이 나고 힘겹다고...... 그래서 무엇보다 학부모님의 꾸준한 관심과 협조가 중요합니다. 제가
손길이 미치지 못한 부분은 부모님이 채워 주시고 도와 주셔야겠습니다. 제가 한 달에 한번
정도 아이들 생활을 전하면서 부탁드릴 말씀을 올리겠습니다만 부모님께서도 틈틈이 좋은
의견을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1학년 4반 아이들, 학부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소박한 인터넷까페도 만들었습니다.
이름은 "꿈꾸는 교실에서"이고 주소는 "cafe.daum.net/sigolso"입니다. 학부모님께 알리는 말
씀이나 교실 이야기를 실어 놓을 테니 '즐겨찾기'에 등록해 자주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가오는 3월 13일(수)에는 학교 학부모 총회가 있습니다. 못다한 이야기는 그때 뵙고 말
씀 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이 날 학교운영위 학부모위원 선거도 진행됩니다. 함께 보내드리는
전교조에서 만든 안내지를 잘 읽어 보시고 뜻이 있으면 13일 이전에 교무실에 오셔서 학운
위원 후보로 등록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올해 더욱 행복하시고 건강하셔서 아이들의 큰 언덕이 되어 주시기를 빕니다.
2002년 3월 8일
최창의(sigolso@hanmail.net)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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