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교육수상 창고

코로나19가 교육현장에 남긴 교훈 [11/5 고양신문]

작성자카페지기|작성시간20.11.05|조회수53 목록 댓글 0

코로나19가 교육현장에 남긴 교훈
                                         최창의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 / 11월 5일 고양신문


얼마 전에 서울의 한 신문사에 초등학생 일곱 명이 모인 적이 있다. 아이들이 살아낸 코로나 세상을 풀어내기 위해서다. 이처럼 아이와 어른이, 교사들과 학생들이 곳곳에서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남긴 게 무얼까 생각해 보면 좋겠다. 머리를 맞대 의견을 나누고 때로는 격렬하게 토론해 보길 바란다. 학생 교육현장에서 모두가 겪는 재난을 단순히 피해 가기만 하는 건 안이한 몸 사리기일 수 있다. 코로나의 원인을 정확히 파헤쳐보고 되풀이되지 않기 위한 해법을 찾아내야지 미래가 있는 참교육 아니겠는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이들이 학교를 안 나갈 때도 학교 안은 쉬지 않았다, 교사들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방법을 달리해 가르치는 일을 계속 했다. 이른 바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다. 컴퓨터 앞에 아이들 불러 모아 유튜브 강의를 하고 쌍방향 화상 수업을 했다. 한창일 때는 마치 온라인 수업이 미래의 대체 교육이 될 것처럼 흥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을 광범위하게 실행할수록 역설적이게도 그 한계를 여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들은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모여서 공부하거나 어울려 놀 수가 없었다. 같은 반 친구끼리 사귀지 못하고 친구 얼굴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화면만 쳐다보는 공부는 따분하고 재미없으면서 아이들 간의 학력 격차는 벌어졌다.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 부유층과 빈곤층 아이들 간의 차이가 커져만 갔다. 온라인 수업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대면 집합 수업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비대면 온라인 수업은 교육부가 총괄 지휘했다. 학교 나오는 날짜는 물론이고 대상 학교 급별과 학년, 학생 수까지 주도면밀하게 지시하고 통제했다. 일사 분란해 보였다. 시도교육청이나 학교도 책임지는 게 부담스러우니 일방 방식을 따르는 게 편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이 과정에서 아프게 확인한 건 중앙 집중적이고 획일적인 교육 행정이다. 온 나라 교육의 권한은 교육부가 움켜쥐고 대도심부터 산골 교실의 화상수업 방법까지 통제하였다. 지역이나 학교의 특수성이 반영되거나 자율성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직 코로나 방역에 매몰된 채 혁신교육의 목표였던 학교 자치는 쪼그라들고 말았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시기에 안타깝게도 학교 현장에서 또 하나 놓친 게 있다. 아이들에게 인간의 자연 파괴와 무분별한 탐욕이 불러온 재앙을 바르게 인식시킬 기회를 흘려버렸다. 우리가 왜 코로나 때문에 이 고통을 겪는가 하는 근본 원인을 가르치지 못한 것이다. 가장 교육 효과가 좋은 시기였는데 정작 교육할 내용을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럴만한 사정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한 명의 아이라도 코로나에 전염시키지 않게 하려고 방역 조처에 온통 신경을 곤두세웠으니 말이다. 그렇더라도 자연생태 계기 교육을 놓아두고 교과서 진도 빼는데 급급한 건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코로나19가 조금씩 진정되면서 교육계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 등교 방식에 대해서 일정한 기준만 제시하고 시도 교육청 재량권을 늘이고 있다. 지역별로 코로나 상황과 교육 여건을 고려하여 자율적인 결정을 할 수 있게 했다. 따라서 이제 학교도 코로나19가 남긴 명암을 올바로 성찰하여 특성있는 교육을 펼쳐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온라인 교육으로 일어난 학생들의 학력 격차를 줄일 방안부터 찾아 실행해야 한다. 교육부나 교육청의 지시를 기다리지 말고 학교구성원들의 자치 역량을 발휘하여 코로나 이후 교육도 준비해야 한다.

세계인들이 고통받고 있는 코로나19는 왜 일어난 걸까? 그리고 언제까지 계속될 건가? 사람들은 이 두 가지 물음을 자주 던지곤 한다. 결국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이 코로나의 원인과 해법을 찾는 길이다. 코로나19는 알다시피 신이 아닌 인간이 인간에게 내린 벌이다. 인간이 끝없는 탐욕을 채우기 위해 자연을 함부로 파괴하고 착취한 데서 빚어진 반격이자 엄중한 경고이다. 우리가 이 점을 깨우치지 못하고 근본적인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코로나19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람과 영원히 함께 살면서 더 강하고 악랄한 방식으로 괴롭힐 지도 모른다.

 

다음검색

저작자 표시 컨텐츠변경 비영리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