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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수상 창고

존경하는 학부모님께

작성자최창의|작성시간03.01.06|조회수44 목록 댓글 0
존경하는 학부모님께

비 온 뒤에 바라보는 학교 앞 가라산은 더욱 푸릅니다.
그 동안 안녕하셨는지요?
지난 두 주 가까이 우리 아이들과 떨어져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 아이들이 김숙자 선생님과 즐겁게 생활하였다고 들었습니다. 선생님이 경륜이 높으셔서 아이들을 세심하게 보살펴 주신 걸로 압니다. 부모님들께서도 여러모로 마음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존경하는 학부모님!
익히 아시겠지만 제가 연수휴가원을 내고 학교 밖에 있던 기간 동안 경기도 교육위원 선거가 있었습니다. 고양,파주,김포지역의 초,중고 학교운영위원들이 2명의 교육위원을 선출하는 선거였는데, 제가 출마를 했습니다. 7월 11일 선거를 치러서 많은 분들의 성원으로 제가 교육위원으로 당선이 되었습니다.
교육위원은 교육·학예에 관한 각종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하는 자리입니다. 대표적인 활동을 들면 5조원 가까운 경기도 교육예산은 물론 각종 교육과 관련된 조례를 심의,의결하고, 교육청 산하기관을 감사,조사하는 역할도 합니다.

제가 교육위원으로 당선되어 교육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어 좋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다름아닌 교육위원에 당선되면 겸직을 할 수 없기에 교직을 떠나야 하는 점입니다. 그래서 방학이 끝나고 8월 말경에 저는 학교를 그만 둡니다. 대신 우리 1학년 4반에는 다른 선생님이 발령을 받아 오시게 될 겁니다. 교육위원이 되어 비는 자리이니만큼 꼭 좋은 선생님이 오시게 될 줄 믿습니다.

학부모님, 제가 성신초등학교에 복직해 근무하면서 학교 뒤뜰에 작은 감나무 한 그루를 심었습니다. 나무처럼 교단에 깊이 뿌리내리고 살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 마음가짐을 실천하여 좋은 선생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올해 우리 1학년 4반을 맡아 가르치면서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도 제 교육관을 깊이 이해해 주시고 여러모로 도와 주셔서 늘 든든하였습니다.

이제 이 모든 일들을 뒤로 하고 떠나야 하기에 아쉬움이 큽니다. 하지만 제가 교육위원으로 가는 길이 결코 교단을 져버리는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더욱 폭넓게 우리 경기 교육을 살펴 보면서 행복하고 아름다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힘쓰는 자리입니다. 4년 교육위원 임기 동안 비록 자리는 바뀌지만 이땅의 참교사임을 잊지 않고 교육 위기를 희망의 기회로 바꾸기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더욱 낮은 자세로 깨끗하고 반듯하게 일하겠습니다.

그 동안 부족한 저를 믿고 따라 준 우리 1학년 4반 사랑스런 아이들을 잊지 못하겠습니다. 저를 사랑하고 밀어주신 학부모님 참 고맙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2002년 7월 15일
성신초등학교 1학년 4반 담임 최창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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