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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수상 창고

깨끗한 우리말로 참된 글을

작성자교육자치|작성시간04.01.25|조회수14 목록 댓글 0
깨끗한 우리말로 참된 글을
최창의(경기도교육위원) / 10월 24일 경기일보 '천자춘추'에 실림

"우리말 살리는 겨레 모임"은 올해 한글날을 맞아 2003년 우리말 훼방꾼과 우리말 지킴이를 뽑아 발표했다. 이 단체가 뽑은 으뜸 훼방꾼은 한자 교육과 사용 확대를 위해 한자교육진흥법안을 대표 발의한 한 국회의원이다. 으뜸 지킴이는 일본식 한자말 투성이인 법률문장을 한글로 바꾸기 위해 '법률 한글화 특별조치법'을 추진한 법제처이다.

이 보도를 보면서 지난달에 세상을 떠난 이 단체의 대표이자 우리말 운동가인 이오덕선생님이 새삼 그리워졌다. 선생님은 온힘을 기울여 깨끗한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사랑한 큰 스승이었다.

선생님은 우리글을 가장 더럽히는 사람들이 제대로 못배운 일반 백성이 아니라 글로 밥벌이를 하는 작가나 언론인, 지식인들이라고 나무랐다. 그러면서 지식인들이 유식한 체 끌어쓰는 어려운 한자말과 일본식 문장을 낱낱이 들어서 쉽고 깨끗한 우리말로 고쳐 일러주었다. 또 생활에서 쓰는 말과 동떨어진 글투에 버릇들지 않은 어린이와 시골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말이 살아있는 우리말이라고 강조하였다. 그 입말을 그대로 글로 써야 깨끗한 우리글이 된다고 했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살아가는 노동자와 농민이 입말로 참된 글을 쓰며 살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론으로만 우리글을 지키고 아낀 것이 아니다. 선생님 스스로 아이들에게 참삶을 가꾸는 글쓰기교육을 실천하면서 얻은 귀중한 시와 글들을 세상에 내보였다. 그 농촌 아이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정직한 글들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었다. 선생님이 남긴 여러 권의 동시, 동화집, 아동문학 평론집, 글쓰기교육 지침서, 우리글 쓰기와 관련된 책들도 우리글을 바로 지키고 바로 쓰는 모범이자 교과서가 되었다.

한 나라의 말과 글은 겨레의 생명이자 문화의 뿌리이다. 말글을 잃어버리면 겨레의 영혼이 병들고 노예의 삶을 살게 된다. 일본제국주의가 왜 그토록 우리 백성들에게 우리말을 못 쓰게 짓눌렀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대신 그 알량하고 시원찮은 일본말을 나라말로 삼아 한겨레의 정신과 혼을 빼놓으려 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서늘하다. 이래도 우리말을 업신여기고 함부로 할 것인가? 이오덕선생님의 몸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 정신은 남아서 우리를 이렇게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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