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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수상 창고

한 초등학생의 죽음 앞에서

작성자교육자치|작성시간04.01.25|조회수36 목록 댓글 0
한 초등학생의 죽음 앞에서
최창의(경기도교육위원) / 11월 18일 경기일보 '천자춘추'에 실림


며칠 전인 지난 16일, 인천의 한 어린 초등학생이 11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아이는 학교성적을 비관하여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신문 한 귀퉁이에 난 기사를 보면서 한동안 가슴이 멎었다. 12살 꽃같은 아이가 왜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스러진 것일까?

초등학생의 죽음은 이번에 처음 일어난 일이 아니다. 얼마 전에 대전의 한 어린이가 "물고기처럼 자유롭고 싶다"며 세상을 떠난 기억도 생생하다.
이 어린 아이의 죽음을 두고 많은 언론들은 '자살'이라고 쓰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볼 때는 그럴 지도 모른다. 어른들은 보도를 보면서 아이들이 목숨을 하찮게 여긴다고 혀를 끌끌 찬다. 또 한편에서는 요즘 아이들이 몸만 컸지 마음이 약하고, 인내심이 없어서 큰 일이라고 걱정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속내를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잘라 말할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어린 아이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게 맞다. 성적으로 아이들을 줄 세우고 골라내는 경쟁 교육이 빚어낸 타살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어린 아이의 죽음 앞에 깊은 책임을 가져야 한다. 우리 교육 구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필요하다.

교육은 우리 미래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하다. 참된 교육이라면 우리 아이들을 사람답게 기르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북돋워 준다. 그러나 살벌한 경쟁교육은 우리 아이들을 불행에 빠뜨린다. 아이들의 영혼을 짓밟고 심지어는 죽음으로 내몰기까지 한다. 아이들을 살리는 교육을 할 것인가, 죽이는 교육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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