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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으로 아이들이 모두 편안하게 점심을 [한국글쓰기연구회보 8월호]

작성자운영자|작성시간09.10.19|조회수28 목록 댓글 0

무상급식으로 아이들이 모두 편안하게 점심을

 

                                                                                 최 창 의 (경기도교육위원)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어떤 시간이 가장 기다려질까요? 아마 바깥으로 나가는 체육 시간, 그리고 네 시간 끝나고 밥 먹는 급식시간 아닐까요? 저도 학교 다닐 때 점심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어요. 맛있는 반찬이라도 싸온 날이면 친구들과 함께 밥 먹을 생각에 공부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했지요.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도 급식 시간은 가장 즐거운 시간입니다. 그래서 넷째 시간에 공부를 하다가도 조리실에서 음식 냄새가 풍겨오면 코를 벌름거리기 일쑤지요. 학교 급식이 잘 나오는 날에는 아이들 얼굴이 한층 밝아져서 맛있게 밥을 먹지요.

 

하지만 학교 급식 시간이 학생들 모두에게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급식비를 못 내거나 밀리는 아이들이 그렇지요. 이미 잘 아는 것처럼 학교에서 밥을 먹으려면 한 달에 5만원 가량의 급식비를 내야 합니다. 그리 많은 금액이 아니라도 경제 사정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이 돈조차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교육청에서는 급식비를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저소득층 가정을 판별하여 급식비를 지원합니다. 급식비를 지원받은 아이들이 공짜로 밥을 먹는다고 해서 편안한 것은 아닙니다. 가난한 집안사정을 학교에 그대로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또 공짜로 밥 먹는 아이로 알려질까 봐 눈치를 보느라 마음이 오그라들기도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 잘못도 아닌데 집안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구별을 짓거나 눈치 보지 않고 급식을 먹을 수는 없을까요? 그 방법은 바로 교육청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들여서 가정형편으로 구분하지 않고 전체 학생들에게 무료로 급식을 먹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무상급식”이라고 합니다. 마치 의무교육인 초등학교에서 모든 어린이들이 수업료와 교과서대금을 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러한 무상급식은 이미 경기도의 과천시와 성남시에서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교육청에서는 올해 초등학생에 이어 내년에는 중학생까지 전체에게 무상급식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교육청에서도 올해 새로 교육감이 뽑히면서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무상급식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먼저 급식비 지원이 절실한 농촌지역과 벽지지역, 도시 변두리의 작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하기 위해 171억원의 예산을 편성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의 규모와 쓰임새를 따지는 의회기관인 경기도교육위원회에서 절반인 85억원이 깎이고 경기도의회에서는 전체예산이 싹둑 잘려버렸습니다. 그래서 올해 2학기부터 하려던 경기도의 초등학교 어린이 무상 급식 사업은 시작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급식 예산을 깎아낸 교육위원이나 도의원들은 아이들 무상급식 예산보다 급히 써야 할 곳이 있다고 이유를 들여댔습니다. 또 지역별로 차근차근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예산은 자르면서 저소득층의 급식지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우겨댔습니다. 그러나 이는 무상급식 예산을 삭감하는데 따른 비난여론을 피해보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소득층 급식비 지원과 무상급식은 서로 맞부딪치는 사업이 아니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무상급식은 저소득층 아이들을 골라내는 과정에서 생기는 재산정도에 따른 구분과 위화감을 메꾸고 없애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결국 이번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려던 무상급식사업에 대한 예산 삭감은 어떤 이유와 변명을 들여대도 진실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많은 시민과 학부모들은 새로 당선된 김상곤교육감의 진보적인 교육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발목잡기라고 비판했습니다. 급식비 때문에 상처받고 위축되는 아이들 처지도 정확하게 모른 채 예산을 잘라낸 것은 잘못이라고 크게 항의했습니다. 그리고 의무교육인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이제 무상급식을 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저도 한 사람의 교육위원으로서 급식비 예산 삭감에 반대하며 일주일간 항의농성을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 경기도의 무상급식 사업은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기 때문에 끝장난 것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번 예산 삭감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상급식의 본질과 관점을 올바로 깨닫는 계기가 되었고 무상급식 문제는 경기도를 넘어 전국에서 의제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다가오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교육감, 교육위원 선거에서는 무상급식 사업이 전국에서 쟁점이 될 뿐 아니라 대부분 선거공약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앞으로 우리 모두 무상급식의 단계적인 확대와 차별없는 교육복지를 실현할 수 있도록 더욱 깊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미래의 꿈나무인 사랑스런 아이들이 급식비 못내서 눈치보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점심을 먹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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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으로 아이들이 모두 편안하게 점심을

최 창 의 (경기도교육위원)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어떤 시간이 가장 기다려질까요? 우리가 예전에 학교 다닐 때는 점심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어요. 맛있는 반찬이라도 싸온 날이면 친구들과 함께 밥 먹을 생각에 공부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했지요.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도 급식 시간은 가장 즐거운 시간입니다. 그래서 넷째 시간에 공부를 하다가도 조리실에서 음식 냄새가 풍겨오면 코를 벌름거리기 일쑤지요. 학교 급식이 잘 나오는 날에는 아이들 얼굴이 한층 밝아져서 맛있게 밥을 먹지요.

 

하지만 학교 급식 시간이 학생들 모두에게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급식비를 못 내거나 밀리는 아이들이 그렇지요. 이미 잘 아는 것처럼 학교에서 밥을 먹으려면 한 달에 5만원 가량의 급식비를 내야 합니다. 그리 많은 금액이 아니라도 경제 사정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이 돈조차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교육청에서는 급식비를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저소득층 가정을 판별하여 급식비를 지원합니다. 급식비를 지원받은 아이들이 공짜로 밥을 먹는다고 해서 편안한 것은 아닙니다. 가난한 집안사정을 학교에 그대로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또 공짜로 밥 먹는 아이로 알려질까 봐 눈치를 보느라 마음이 오그라들기도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 잘못도 아닌데 집안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구별을 짓거나 눈치 보지 않고 급식을 먹을 수는 없을까요? 그 방법은 바로 교육청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들여서 가정형편으로 구분하지 않고 전체 학생들에게 무료로 급식을 먹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무상급식”이라고 합니다. 마치 의무교육인 초등학교에서 모든 어린이들이 수업료와 교과서대금을 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러한 무상급식은 이미 경기도의 과천시와 성남시에서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교육청에서는 올해 초등학생에 이어 내년에는 중학생까지 전체에게 무상급식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교육청에서도 올해 새로 교육감이 뽑히면서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무상급식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먼저 급식비 지원이 절실한 농촌지역과 벽지지역, 도시 변두리의 작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하기 위해 171억원의 예산을 편성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의 규모와 쓰임새를 따지는 의회기관인 경기도교육위원회에서 절반인 85억원이 깎이고 경기도의회에서는 전체예산이 싹둑 잘려버렸습니다. 그래서 올해 2학기부터 하려던 경기도의 초등학교 어린이 무상 급식 사업은 시작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무상 급식 예산을 깎아낸 교육위원이나 도의원들은 아이들 무상급식 예산보다 급히 써야 할 곳이 있다고 이유를 들여댔습니다. 또 지역별로 차근차근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예산은 자르면서 저소득층의 급식지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우겨댔습니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려던 무상급식사업에 대한 예산 삭감은 어떤 이유와 변명을 들여대도 진실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많은 시민과 학부모들은 새로 당선된 김상곤교육감의 진보적인 교육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발목잡기라고 비판했습니다. 급식비 때문에 상처받고 위축되는 아이들 처지도 정확하게 모른 채 예산을 잘라낸 것은 잘못이라고 크게 항의했습니다. 그리고 의무교육인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이제 무상급식을 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다시 2010년도 예산편성을 하면서 660억원을 들여 도서벽지와 농어촌지역 초등학생 전체와 도시의 5,6학년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경기도교육위원회 예산 심의에서 지난 추경안 심의 때와는 달리 예산 전액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뒤늦게나마 무상급식의 취지와 필요성에 동감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경기도의회 예산 심의입니다. 경기도의원들은 벌써부터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하면서 무상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해 차상위계층 지원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뜯어고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무상급식 예산을 삭감하는데 따른 비난여론을 피해보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소득층 급식비 지원과 무상급식은 서로 맞부딪치는 사업이 아니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무상급식은 저소득층 아이들을 골라내는 과정에서 생기는 재산정도에 따른 구분과 위화감을 메꾸고 없애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앞으로 우리 모두 무상급식의 단계적인 확대와 차별없는 교육복지를 실현할 수 있도록 더욱 깊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미래의 꿈나무인 사랑스런 아이들이 급식비 못내서 눈치보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점심을 먹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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