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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노종섭] 중환자실 정복기

작성자노종섭/노신사|작성시간26.06.19|조회수25 목록 댓글 1

중환자실 정복기

노종섭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마음의 시계추는 쉼 없이 흔들렸다.  

시술 준비로 분주해지는 몸과 마음 사이로 수만 가지 생각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리고 마침내

운명의 오전 9시.  

움직이는 침대라는 나만의 전용 탑승체에 올라탔다.  

뜨거운 응원의 눈빛으로 배웅해주는 동생의 모습에 힘을 얻으며  

수수께끼 같은 미지의 구역 시술실로 조심스레 진입

하였다.  

 

첨단 장비가 마치 거대한 우주선처럼 압도적으로 

존재했고

내 몸 구석구석에는 살아있는 생명줄들이 정성스럽게 연결되었다.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박까지 마치자  

긴장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그 순간 차분하면서도 단단한 목소리로  

“걱정 마세요, 잘하겠습니다.”  

담당 교수님의 그 한마디는 완벽한 마취 유도제처럼 다가왔다

 

의식은 서서히 우주를 떠도는 듯 스르륵 사라지고  

시공간을 넘나들어 눈을 떴을 때는 어김없이 이 세상 가장 치열한 전장

중환자실이라는 지구 기지에 무사히 안착해 있었다

 

눈이 번쩍 떠지는 순간마다  

인간 몸의 신비로움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진짜 미션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침대 위에서 몸 하나 움직이지 못한 채 4시간의 인내를 견뎌내고

 

마침내 몰래 굳게 지킨 꼿꼿한 자세로  

선연한 자유, 침상 위에서

조차 앉을 수 있는 작은 승리를 쟁취했다.  

 

비행 중 찾아온 본능 앞에서도 품격을 지키기 위해  

소변은 가뿐히 통과시켰지만

 

대변 앞에서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며  

우아한 밀당을 감행했다.  

 

저녁 금식의 시련 속 입 대신 엉덩이로 예술적인 인내를 그려내며  

달콤한 방귀를 삼켜야 했던 나만의 위트 어린 순례였다.  

 

작지만 견고한 이 침상 위 공간에서  

하루를 멋지게 완주한 

자신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  

 

내일은 오늘보다 더 가볍고 건강한 걸음으로  

진짜 지구를 당당히 활보할 것이다.  

 

앞으로 내 삶의 사전에서  

‘스트레스’라는 낱말은 과감히 지워 버리고  

나만의 행복 열쇠들로 빈칸을 채워나갈 것이다.  

 

매일 아침, 단단히 다져갈  몸과 마음의 기초체력은  

수많은 아름다운 날들을 온전히 살아내기 위한  

튼튼한 주춧돌이 될 것이다.  

 

시련을 이겨낸 몸과 마음에게  

더 찬란한 선물을 건네기 위해  

오늘도 새로운 첫걸음을 힘차게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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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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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뚜버기/박종천 | 작성시간 26.06.19
    빨리 회복하셔서
    예전처럼 왕성한 활동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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